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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대광고, 연구 윤리 문제, 학술지의 영향력 지수 경쟁 등 학계에 구조적 문제 존재 하지만 상온·상압 초전도체 연구 자체는 여전히 잠재력이 높아 H3S, LaH10과 같은 성공 사례가 5~10가지나 있어, 지속적인 관심·발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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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온 초전도체는 물리학의 성배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관련 논문이 잇따라 철회되고 검증되지 않은 주장들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는 분야이기도 하다.
초전도는 물질이 저항 없이 전기를 흘려보낼 수 있는 특이한 현상에 물리학자들이 붙인 이름이다. 이 현상은 1세기 이상 전부터 알려졌지만, 지금까지 초전도는 엄청나게 낮은 온도에서만 발견됐다. 또한 남극의 한겨울 기온에 근접한 온도에서 초전도가 발생한 사례는 극소수에 불과하며, 지구 중심부 깊숙한 곳의 압력과 맞먹는 엄청난 고압을 가해야 한다.
랑가 디아스의 연구 논란과 초전도 연구의 지속적인 발전과 관심
초전도체가 상온에 가까운 온도에서 작동한다면 공중 부양 열차, 개선된 MRI 스캐너, 더 나은 에너지 저장 장치, 더 효율적인 전자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잠재력 때문에 이 분야는 많은 과대광고를 낳았고, 종종 실망감을 안겨줬다. 2023년 7월 한국 연구팀은 상온 초전도체(LK-99)를 발견했다고 주장했지만, 다른 동료 과학자들은 이 연구팀의 결과를 재현하는 데 실패했다고 보고했다.
또한 온라인 과학전문지 언다크는 로체스터대학의 물리학자 랑가 디아스(Ranga Dias)의 연구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도했는데, 디아스의 논문은 지난 2년 동안 네이처(Nature) 저널에 발표한 논문 2편과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발표한 논문 1편 등 총 3편을 철회됐다. 세 편의 논문 중 두 편은 초전도와 관련된 것이었는데, 지난 8월 뉴욕타임스는 디아스가 소속 대학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계에서 초수소화물로 알려진 물질(수소가 풍부하게 함유된 물질로, 엄청난 고압을 가해야 하지만 고온에서 초전도를 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물질)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버팔로대학 화학과의 계산 재료 과학자 에바 주렉(Eva Zreck)과 같은 연구자들은 초수소화물의 가능성을 보고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초전도체를 둘러싼 분쟁과 논쟁의 원인을 더 깊이 들여다보기 위해 과거 디아스와 공동 연구를 한 적이 있는 주렉 교수와 함께 초전도 연구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학술지와 연구 생태계에 관해 논의했다. 주렉 교수에 따르면 디아스와의 공동 실험 결과는 문제의 소지가 없었으며 이번 사태가 그녀의 과학적 명성에 타격을 주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증명의 어려움과 오류 가능성, 그리고 학계 구조 변화의 필요성
상온 초전도체 발견은 그 자체로 여파가 크기 때문에 많은 연구자들이 실험을 재현하고 싶어 하고, 그 결과 오류가 드러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주렉 교수에 따르면 어떤 금속이 초전도체인지를 실험적으로 증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예를 들어 수소화물의 경우 다이아몬드 모루 세포에서 자성 물질이 많다고 해서 실제로 외부 자기장을 밀어내는 마이스너 효과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게다가 디아스가 수행한 실험과 같은 고압 실험에서는 측정하고자 하는 것을 측정할 수 있도록 실험을 설계하기도 어려운데, 해당 실험 결과를 해석하는 일도 난해하다.
이런 상황에선 실험의 해석 범위를 제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제일원리 계산법을 사용하는데, 이 계산법은 원자 및 전자 수준에서 물질의 특성을 분석하고 예측할 수 있는 이론적 틀과 실험 결과와 비교하여 검증할 수 있는 통찰력을 제공함으로써 초전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초전도체의 경우 계산 과정이 복잡하며 단순화와 근사치에 의존할 경우 계산 결과가 부정확할 가능성이 있어 연구자의 실수가 발생할 수 있다. 물론 연구자가 의도적으로 조작한 경우는 실수와는 다른 문제며, 발생해서는 안 되며 용납되어서도 안 된다고 주렉 교수는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선 연구자보다 학술지의 역할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최근 논문 철회 사건과 관련하여 학술지가 게재를 수락하는 연구에 대해 더 신중했어야 한다는 시각이다. 또한 일부 학술지가 영향력 지수를 높이기 위해 연구 게재 기준을 낮추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하지만 주렉 교수는 이러한 문제들이 학술지 혹은 연구자들의 개별적인 요인이 아니라 학계 전체의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연구자들은 자금 지원을 받기 위해 자신의 연구를 더 중요하게 보이도록 왜곡하고, 학술지도 영향력 지수를 높이기 위해 해당 연구들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으며, 자금 지원 기관은 효율적인 의사 결정을 위해 유명 학술지에 게제된 이력이 있는지를 평가하기 때문에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최선의 환경이 조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논란을 넘어 과학의 발전을 향해, 여전히 높은 잠재력과 기대
이번 논란으로 인해 이 분야의 명성이 훼손되어 젊은 과학자나 연구 지원 기관의 유입 감소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상온·상압 초전도체는 아직 잠재력이 많은 분야다. 상온·상압 초전도체만 만들 수 있다면 노벨상을 받을 수 있고 잠재적으로 많은 특허로 돈을 벌 수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믿고 있다. 아울러 최근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스타트업을 설립하는 등 연구 동기를 유지할 수 있는 요소가 다각화돼 앞으로 많은 지원과 관심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만 언론에서는 안 좋은 부분이 더 많이 조명되는 경향이 있어, 성공 사례에 대한 격려와 관심도 잃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수많은 실험과 이론적 계산을 통해 특정 초전도 특성을 갖는 것으로 밝혀진 H3S에 대한 미하일 에레메츠(Mikhail Eremets)의 연구는 성공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주렉 교수는 밝혔다. 에레메츠와 러셀 헴리(Russell Hemley)에 의해 LaH10에 대한 연구도 진행됐으며, 고압 수소화합물 중 현재 모든 사람이 동의할 수 있는 초전도 특성이 있는 사례는 적어도 5~10가지나 있다. 결과적으로 초전도체 연구 분야가 논란으로 인해 평판이 훼손된 것은 맞지만 논란을 교훈 삼아 더 많은 발전을 이루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영어 원문 기사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 게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