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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등장한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 계획, 시장·여당 반대에 '홍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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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그린벨트 해제 통한 주택 공급 대책 제시
"장기적이고 일시적인 대책" 실효성 논란 이어져
야당도 비판 목소리 합세, 입법 후속 조치 암초 부딪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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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8·8 부동산 대책'을 통해 서울·경기 지역 그린벨트 해제 방안을 발표한 이후 1개월이 지났지만, 정책을 둘러싼 비판적 여론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시장 곳곳에서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 섞인 목소리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정부는 이달 중으로 후속 입법 조치를 단행하며 대책 추진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 계획, 현실성은?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최근 10년간 그린벨트 해제와 주택 공급까지의 소요 기간’ 자료에 따르면, 2014년부터 10년간 해제된 전국 그린벨트 33곳 중 입주까지 7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 지역은 28곳(84.8%)에 달했다.

이 중 입주까지 7년이 소요된 지구는 6곳, 8년이 소요된 지구는 5곳이었으며, 10년 이상 걸린 지구도 4곳에 달했다. 반면 5년이 걸린 지구는 2곳, 6년이 걸린 지구는 3곳에 그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계 관계자는 "정부는 최근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 공급 대책을 제시하며 5~6년 후면 일반분양이 가능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6년 이하의 짧은 기간 내로 입주가 시작된 전례는 사실상 극소수"라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8·8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며, 올 말까지 신규 택지 후보지 8만 호를 마련하기 위해 서울과 인접 경기도 지역 그린벨트 일부를 해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 공급 확대를 공언한 것은 2012년 이후 무려 12년 만이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대책 발표 이후 후속 조치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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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성 부족하다" 시장 비판 확대

그러나 시장에서는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 계획에 대한 비판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그린벨트 해제는) 일시적으로 주택 공급 증가 효과를 낼 수는 있지만, 중장기 대책인 데다 근본적 해결책도 아니다"라며 "당장 입주까지 몇 년이 걸릴지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 아닌가. 현재의 서울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일대 부동산 과열을 막기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그린벨트 해제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지난달 12일 성명을 통해 “그린벨트는 현세대와 미래 세대 모두를 위한 자연유산”이라며 “그린벨트나 국공유지는 현재 사람들의 성과물이 아닌, 몇십 년 동안 개인의 재산권을 강제하면서 지정하고 오랜 기간 토지 소유자의 희생을 무릅쓰고 어렵게 지켜온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요청을 강하게 거부해야 할 서울시장이 서울시 그린벨트 훼손에 앞장서겠다고 발표한 것에 경실련은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좋은 위치의 그린벨트 땅을 훼손해 마곡, 위례, 판교, 과천 등에 많은 주택이 공급됐지만 모두 적정 분양가보다 비싼 판매용 아파트로 공급되며 주변 집값만 끌어올렸다”며 “3기 신도시 등 수도권에서 지정한 택지도 사업 추진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에서 서울의 허파를 허물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도 '반기'

야당 역시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 방안에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지난달 “정부가 (8·8 부동산 대책의) 핵심으로 꼽는 그린벨트 해제는 공급 부족을 해결할 수 없고, 정부 대책엔 지방에 대한 배려도 없다”며 “집값은 못 잡고 지방은 죽이는 정책을 발표해 놓고 야당의 무조건적인 협조를 요구하는 것은 무능을 넘어 오만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런 가운데 만약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그린벨트 해제 방침을 비판하며 정부의 8·8 대책 후속 입법안에 반기를 들 경우, 당정의 '8·8 부동산 대책'을 위한 후속 입법 움직임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정부는 지난달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와 함께 제5차 부동산 시장 및 공급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를 열고, 8·8 부동산 대책을 위한 법률 제·개정안을 이달 내로 발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정부는 3년 한시로 재건축·재개발 지역 정비사업의 최대 용적률을 법적 상한 기준에서 30%p 상향하는 내용의 ‘재건축·재개발 사업 촉진에 관한 특례법(가칭)’ 제정과 도시정비법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정위원회의 조정 대상을 민간 개발사업까지 확대하는 ‘부동산개발사업관리법’도 제정하기로 했으며, 소규모 건설사업자의 취득세 중과를 완화하고, 등록임대사업자에 대한 취득세·재산세 감면 일몰 기한을 연장하기 위한 조세특례제한법과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이달 중 발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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