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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中 전자상거래 테무에 '소비자 보호법' 위반 경고, 막대한 벌금 예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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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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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테무, 초저가 앞세워 글로벌 시장 위협
전문가들 "짝퉁쓰레기·악성재고 줍는 꼴" 비판
규제 칼 빼든 EU·미국, 불법제품 판매방조 혐의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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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바이두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테무가 유럽연합(EU) 소비자 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대규모 벌금을 물게 될 위기에 처했다. 틱톡 등 중국 플랫폼을 견제하는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잇따라 칼을 빼 들고 있는 모습이다.

EU "테무, 소비자 오도 가능성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 위원회와 벨기에, 독일, 아일랜드를 포함한 국가 규제 기관은 8일 발표한 성명에서 테무가 '소비자를 오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으며 'EU의 제품 안전 규정을 위반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공동으로 요구했다. 여기에는 가짜 할인 및 리뷰 게시, 오해의 소지가 있는 정보 표시는 물론, 고객이 질문이나 불만을 제기할 수 있는 연락처 정보를 숨기는 행위도 포함된다.

이번 요구는 앞서 EU가 테무를 상대로 실시한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 여부 조사와 함께 추가로 진행된다. 테무는 중국 소유의 PDD(핀둬둬) 홀딩스 계열사로, 현재 EU에서 DSA에 따른 별도의 조사를 받고 있다. 앞서 EU는 테무에 소비자 보호 우려에 대한 해결책을 제안할 수 있는 한 달의 시간을 준 상태다. 만약 답변이 거부되면 각국 규제 당국은 해당 국가에서 테무의 수익에 대해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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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도 테무 제품 수입 금지 추진

테무는 미국에서도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판매를 방조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미국 의회는 테무에 대해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UFLPA)’을 위반 혐의를 적용해 수입 금지를 추진하는 중이다. 지난 3월 블레인 루트커마이어 하원의원을 비롯해 반중 성향의 일부 의원은 테무를 UFLPA 적용 대상에 포함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UFLPA는 미 의회가 2022년 중국이 신장웨이우얼(위구르)자치구에서 자행하고 있는 소수민족 위구르에 대한 탄압을 방지할 목적으로 제정한 법이다. UFLPA에는 신장 위구르에서 제조되는 제품을 강제노동 생산품으로 전제하는 일응추정(rebuttable presumption, 증명하지 않으면 사실이라고 전제하는 원칙)이 담겨 있다. 이 지역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에 들이려는 수입업체는 해당 물건이 강제노동 산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 것이다.

앞서 미 하원 중국특별위원회는 지난해 6월 ‘패스트패션과 위구르 대량학살’ 보고서에서 “테무 공급망이 강제노동으로 오염될 위험이 매우 높다”며 “테무에는 UFLPA 준수를 보장하는 시스템이 없고 강제노동으로 만든 제품이 정기적으로 미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보장할 뿐”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테무가 UFLPA를 위반한 것이 밝혀질 경우 사실상 미국에서 사업을 할 수 없게 된다.

고물가가 부른 C커머스의 공습

미국과 EU가 강력한 제재 카드를 꺼내 든 이유는 테무의 공습으로 자국 유통 생태계가 초토화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는 글로벌 업계는 물론 국내 업계에도 만연한 모습이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로 대표되는 C커머스가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악성 재고를 처리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가 하면, 1,500만 명에 달하는 국내 이용자가 짝퉁 쓰레기를 줍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란 지적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C커머스가 전 세계 유통 업계를 단숨에 장악할 수 있었던 첫 번째 요인으로 고물가를 꼽는다. 치솟는 물가에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실질 소득은 줄고 이자 부담이 커진 탓에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찾을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테무는 초저가 전략을 통해 지난해 미국뿐 아니라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호주, 스페인, 네덜란드, 스위스 등에서도 1위 앱에 등극했다. 모두 물가 상승률이 높은 나라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7월까지 1만 명도 안 됐던 테무 앱의 월간활성자수(MAU)는 지난달 670만5,544명으로 폭증한 상태다. 이는 지난 9월 대비 3.4% 오른 수치다. 반면 국내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9월 대비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쿠팡의 경우 3,203만2,351명으로 0.2% 하락했으며 G마켓도 528만5,779명으로 0.3%, 옥션은 259만3,720명으로 5.2% 감소했다.

두 번째 요인으로는 '쓸 만해진' 품질이 거론된다. 그동안 중국산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 수준이 크게 향상됐고 제품군도 다양해진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실제 이전엔 싸구려나 짝퉁(가품)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 들어선 ‘이 정도면 쓸 만하다’는 리뷰가 늘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이 디자인은 한국에서 사간 뒤 생산만 중국에서 해 저렴한 가격에 파는 경우도 많다”며 “광저우를 중심으로 한 중국 제조 생태계의 경쟁력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더구나 ‘마약 빼곤 다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제품군이 다양하고 선택의 폭도 넓다.

세 번째 요인은 중간 유통과정의 생략이다. 이전에는 중국 도매시장에서 제품을 사입한 뒤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 등을 통해 파는 구매대행이 많았으나, C커머스는 이런 중간 유통단계를 빼고 중국 내 생산자와 해외 소비자를 직접 연결한다. C커머스 상륙 전에도 국내 쇼핑 앱에서 팔리는 제품의 상당수는 이미 중국산이었다. 게다가 중국 쇼핑 앱은 해외 직구 형식이라 관세도 안 낸다. 그만큼 가격은 더 저렴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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