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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수렁' 코레일 노조, 무기한 총파업 예고 "성과급 정상화·안전인력 충원"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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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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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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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서울역 광장서 기자회견
인력 충원·기본급 인상·노사합의 이행 요구
코레일 부채 20조원, 하루 이자만 10억원
철도노조가 21일 서울역 앞에서 총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공공운수노조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자회사 직원들이 가입해 있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무기한 총파업을 예고했다. 협상의 여지는 남아 있으나 연말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피해가 불가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철도노조, 내달 5일 총파업

21일 철도노조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철도공사가 지난해 성과급을 7개월간 체불하고 올해 다시 231억원을 체불했다”며 “정부와 사측의 입장 변화가 없다면 12월 5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총파업에 앞서 18일부터 나흘째 준법투쟁(태업)을 진행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4조 2교대 전환 △개통 노선에 필요한 부족 인력 충원 △정부가 정한 기본급 2.5% 정액 인상 △성과급 정상 지급(임금체불 해결) △공정한 승진제도 도입 △외주화 인력감축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7월부터 사측과 수차례 실무교섭과 본교섭을 진행했지만 매번 결렬됐다.

노조 측은 “올해 서해선을 비롯해 중부내륙선, 동해선 등 9개 노선과 51개 역이 개통한다. 새로 교통을 확대하면 당연히 일자리도 늘어나야 하지만 안전인력은 늘지 않았다”며 “2005년 이후 매년 2명의 노동자가 작업 중 사망하는 현실을 바로잡고 다른 공공부문 노동자와 동등한 대우를 요구한다”고 했다. 철도노조는 이날 회견을 시작으로 25~28일 각 지구별로 야간 총회를 진행하고 26일에는 공공운수노조 공동파업-공동투쟁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쌓여가는 적자 속 해마다 반복되는 태업·파업

철도노조의 파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철도노조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회 이상 총 170일간 태업했다. 태업으로 인해 도착이 지연된 열차 시간만 760시간에 달한다. 철도노조가 태업과 파업을 반복하는 이유는 부족 인력 충원 및 임금 인상 등을 놓고 코레일 사측과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레일 측은 지속된 누적 적자로 인해 노조 측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알리오)에 따르면 코레일은 2005년 '철도청'에서 '철도공사'로 전환된 2015년(부채 약 13조5,000억원)부터 매년 적자 폭이 크게 늘고 있다. 작년 말 기준 부채는 총 20조4,000억원, 영업손실 4,415억원에 달한다.

코레일은 지난 2009년 자산과 부채가 각각 18조6,000억원, 8조8,000억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자산이 29조1,000억원으로 15년간 56.5% 늘었고 부채는 20조5,000억원으로 133.0% 급증했다. 부채로 인한 연간 이자만 3,619억원으로 하루 10억원꼴로 나가는 상황이다. 15년간 부채 증가율은 연평균 7.7%, 부채 증가액은 연평균 8,511억원에 이른다. 부채비율은 2009년 88.8%에서 2010년 149.9%, 2012년 244.2%, 2014년 410.9% 등으로 뛰었다. 지난해까지 앞서 9년간 평균 부채비율은 262.2%로, 2017년 이후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진=코레일

정부 "인원 감축 불가피"

코레일의 부채와 적자 폭이 불어난 데는 원가보다 낮게 책정된 운임과 만성 적자 노선의 유지 비용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분석된다. 2022년 코레일 노선별 영업계수 자료에 따르면 연간 화물·승객 수송에 드는 비용이 수익보다 많아 영업손실을 본 코레일 노선은 24개 가운데 22개에 달했다. 영업계수는 노선 운용에 드는 비용을 수익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해 도출한 지표로, 100 이상이면 영업손실을 본 것이고 100 이하면 영업이익이 발생한 것이다.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노선은 정선선으로, 영업계수가 무려 1,260에 육박했다. 100원을 벌기 위해 1,260원을 썼다는 얘기다. 그다음은 중부내륙선(875.9)이었고 충북선(529.2), 장항선(255.3) 등이 뒤를 이었다. 수익을 본 노선은 서해선(89.7)과 경부선(96.9) 2개뿐이었다. 지난해 영업계수 하위 10개 노선은 연간 기준 지난 10년 동안 단 한 번도 영업이익을 얻지 못했다.

특히 1조2,000억원을 들여 지난해 개통한 중부내륙선(이천~충주)은 이른바 '개통 특수'도 누리지 못한 채 처참한 실패를 맛봤다. 1년간 중부내륙선 철도 운용에 들어간 비용이 61억원이었지만 수익은 7억원에 불과해 54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것이다. 실제 중부내륙선은 지난해 개통된 후 100일 동안 하루 평균 450명만 열차를 이용했다. 하루 수송편이 8번인 점을 감안하면 열차당 55명만 태웠다는 의미다.

문제는 앞으로도 적자 행보가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코레일 내부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은 오는 2025년까지 1조2,089억원의 추가 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도 높은 구조 개혁을 하지 않는 이상 매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에 정부도 코레일의 만성 적자 구조 탈피를 위해서는 인력 감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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