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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분쟁에 등장한 ‘댓글부대’? MBK·영풍 “온라인 여론 조작 정황 포착, 수사 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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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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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영풍 상대로 부정적 여론 형성 시도 포착
비방 표현 중복 및 24시간 이내 삭제 패턴
악성 댓글·가짜 뉴스 사회적 문제로 대두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 중인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이 비방 세력에 대한 제재에 나섰다. 언론보도에 대한 조직적 악성 댓글과 주식 종목 게시판 등에 올라오는 비방성 토론글에서 부정적 여론을 형성하려는 시도를 포착해 수사를 의뢰하면서다.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가 내년 1월 23일로 예정된 가운데 이를 둘러싼 갈등도 격화하는 양상이다.

반복적 비방 ID 40여 개 특정

6일 재계에 따르면 MBK·영풍 연합은 전날 보도자료를 내고 “근거 없는 비방 댓글과 악의적인 종목 토론 글을 지속적으로 올리는 ID(계정)들에 대한 제보가 이어졌다”며 수사 의뢰 사실을 알렸다.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나선 지난 9월 이후 이런 일이 반복됐다는 주장이다. MBK·영풍은 고려아연과 양사에 관한 기사 4,000여 건에 달린 댓글 1만5,000여 건과 종목 토론방 게시글 약 6,000건을 분석해 비방 패턴을 유형화하는 작업에 나섰고, 이를 통해 조직적 여론 형성 세력으로 의심되는 ID 40여 개를 1차 특정했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이들 ID는 공개매수 개시일인 9월 13일 이후 활동을 시작했으며, 맹목적 비방 글과 댓글이 주를 이뤘다. 이 과정에서 비방 표현이 중복됐고, 작성 시기도 비교적 단기간에 집중됐다는 게 MBK·영풍의 주장이다. MBK·영풍은 “의심 계정들은 비슷한 시기 활동을 시작해 같은 주제, 같은 표현의 글을 작성하고는 24시간 이내 삭제하는 패턴을 보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MBK·영풍의 특수목적법인(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는 지난달 16일에도 금융당국에 비슷한 의심 사례들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한 바 있다. 최근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된 기사에 MBK·영풍에 대해서는 악의적 비방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에 대해서는 옹호하는 패턴을 보인 댓글들이다.

MBK·영풍은 “이번 수사 의뢰는 조직적인 여론조작 활동과 일부 커뮤니티에서의 여론 조작 활동, 확인되지 않은 가짜뉴스 확산 등에 대해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는 고려아연 최대 주주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며 “이와 같은 행위는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또는 형법상 신용훼손 혐의가 성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은 내부 스트레스로 골머리

고려아연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MBK·영풍의 적대적 M&A(인수합병) 시도로 회사 내부의 스트레스가 극심하다는 입장이다. 고려아연에 따르면 최근 MBK·영풍과의 경영권 분쟁으로 인한 지속적인 언론 노출과 주변의 관심, 우려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심리적 부담과 불안을 느끼고 있다는 임직원이 72.8%에 달했다.

고용 불안을 느끼거나 이직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다는 응답도 59.6%를 차지했다. 경영권 분쟁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에서는 고려아연 임직원 중 76.2%가 매우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이와 함께 응답자의 56.3%는 업무 몰입이 저하되고 있다고 답했다. 조직 내부의 불안감 증대와 어수선한 분위기, 언론 노출에 따른 주변의 우려 증가 등이 원인이며, 심지어 일상생활에서도 걱정과 불안을 느낀다는 응답자가 62.6%를 차지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 10월 28일부터 지난달 1일까지 고려아연 본사 임직원 약 2,000명을 상대로 온라인 무기명 진행됐으며, 설문에는 전체 임직원 중 60%가량인 1,175명이 응했다. 총 18개로 구성된 설문 문항은 한국형 직무스트레스 요인 기본형 측정 도구를 참고했으며, 경영권 분쟁에 대한 이해도와 업무량 증가 수준, 직·간접적 피로도와 스트레스, 업무 및 고용 불안정성에 대한 인식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다.

진짜-가짜 구분 어려운 온라인 세상

한편 온라인의 익명성에 기댄 악의적 댓글 등은 최근 들어 사회 전반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정 인물이나 기관 등을 겨냥한 조직적이고 공격적인 비방으로 인한 피해가 줄을 이으면서다. 올 3월 개봉한 영화 ‘댓글부대’는 이런 현실을 잘 드러낸 작품이다. 영화는 한 대기업의 비리를 취재하다가 정직당한 기자의 시선을 따라 진행된다. 주인공은 ‘완전한 진실은 아니지만 완전한 거짓도 아닌’ 이야기로 온라인 이용자를 현혹하는 이들의 여론 조작 현장을 마주하고 경악한다.

주인공이 거대한 ‘진실 또는 거짓’을 마주하는 순간, 보는 이들 역시 혼란에 빠지게 된다. 주연을 맡은 배우 손석구는 영화 개봉 당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 ‘댓글부대’는 가짜가 진짜가 될 수 있는 사회를 반영한 거라고 생각한다”며 “어떤 사회적 이슈에 접근할 때 그게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기가 너무 어려워진 사회에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온라인 정보는 내가 몰랐던 사실을 활자를 통해 습득한다는 점에서는 소설과 다르지 않다”며 “어떤 뉴스나 정보도 쉽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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