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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인터넷은행 설명회 44곳 관심 19일 예비인가 신청서 접수 일정 확정 혁신·포용·자금력 '핵심 요소'
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위한 전초전이 시작됐다. 금융당국은 예비인가 신청서 접수 일정을 오는 19일 공표, 내년 상반기 중에 관련 심사를 모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19일 예비인가 로드맵 발표
12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여의도 금융감독원 대회의실에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심사 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에는 IT업체 5곳, 금융회사 19곳, 법무법인 4곳, 컨소시엄 관련 단체 7곳 등 총 44곳의 기업과 단체가 참석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설명회에서 사업계획 중 '혁신성'과 '포용성'을 추가 고려요소로 살펴보겠다고 했다.
기존 금융권의 상품·서비스 공급상 한계가 있는 분야에서 금융관행 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혁신적 사업모델'을 제공할 수 있는지 여부, 중점 고객군 자금공급계획 실현을 위해 기술·정보 등을 연계한 대안신용평가모형 구축이 가능한지 여부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아울러 서민금융 지원 및 중금리대출 공급계획 평가와 함께 차별화된 고객군을 목표로 한 사업계획을 제공할 수 잇는지 여부, 비수도권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계획 등도 세부 심사항목으로 평가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본금 및 자금조달방안(150점)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50점) △혁신성(350점) △포용성(200점) △안정성(200점) △인력·영업시설·물적설비(50점) 등 6개 분야로 나눠 총 1,000점을 만점으로 평가한다.
당국은 오는 19일 예비인가 신청서 접수일정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내년 1분기에 희망사업자들로부터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받은 후 심사에 들어가며, 2개월 이내에 예비인가 심사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신청서 접수가 내년 1분기 중임을 고려하면 내년 4~5월 경엔 예비인가 취득 사업자가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당국은 만약 예비인가를 획득한 사업자가 있다면 내년 중 본인가 절차도 마무리할 예정이다.
‘데이터+자본력’ 2파전 유력
현재 제4인뱅 진입을 노리는 은행들은 각종 컨소시엄에 참여했거나 참여를 검토 중인 상황이다. 도전장을 낸 컨소시엄은 △더존뱅크 △한국소호은행 △유뱅크 △소소뱅크 △AMZ뱅크 등 다섯 곳이다.
먼저 전사적자원관리(ERP) 업체인 더존비즈온이 주축인 더존뱅크는 ERP 솔루션으로 축적한 기업 데이터를 개인사업자 대출에 활용한다는 밑그림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유리하다. 그간 인뱅 3사가 신용평가모형 고도화를 위해 외부에서 데이터를 확보했던 것과 달리, 은행 설립 주체가 자체 데이터를 보유했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더존뱅크에는 신한은행이 일찌감치 우군으로 참여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더존비즈온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디지털 신사업을 모색 중으로, 더존뱅크 참여가 확정되면 TF에서 컨소시엄을 지원한다.
한국소호은행은 한국신용데이터(KCD)가 리더다. KCD는 소상공인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로 알려진 핀테크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 기업)이다. 김동호 KCD 대표는 소상공인과 관련한 데이터를 토대로 소상공인 특화 은행을 만들어보겠다는 뜻에서 제4인뱅에 참여했다. 우리은행과 우리카드는 KCD가 주도하는 한국소호은행에 참여해 힘을 싣는다.
유뱅크는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업체인 렌딧이 중심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의료기업 루닛, 삼쩜삼 운영사 자비스앤빌런즈, 트래블월렛, 현대해상, 현대백화점 등이 참여를 예고했다. 유뱅크 컨소시엄은 저출생·고령화에 주목한다. 1금융권에서 소외됐지만 중요 경제 활동 주체로 역할을 하는 3개 포용금융 주요 고객군이 중소기업·소상공인, 시니어, 외국인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이 밖에 소소뱅크는 35개 소상공인 유관 단체와 11개 정보통신기술(ICT) 업체가 연합했고, AMZ뱅크는 농업 유관 단체 등이 참여한다.
기존 금융사들도 참전을 적극 고려 중이다. 아직 투자 의사를 분명히 하지 않았지만 기업은행은 유뱅크 컨소시엄 참여가 유력하다. 기존 은행 중에서는 농협은행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농협이 신한·우리은행이 각각 투자한 더존뱅크, 한국소호은행에 참여하면 해당 컨소시엄 승리 가능성이 커진다. 대형 시중은행 두 곳을 이길 만한 자본력을 갖춘 곳이 나오기 어려워서다.
기업은행이 유뱅크 참여를 확정 짓고, 농협은행까지 가세하면 승리는 유뱅크 몫이 될 확률이 높다. 그러나 농협은행이 경쟁사인 신한·우리은행과 손잡으면 디지털 기술과 영업 노하우가 유출될 우려가 있다. 기업은행도 농협은행과 많은 부분에서 사업이 겹친다. 이런 이유로 농협은행이 소소뱅크와 손잡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제4인뱅 경쟁 구도가 기존 레거시 은행 간 자존심을 건 싸움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무수익여신·비상금대출 등 악성채무 증가세
전문가들은 제4인뱅의 주요 평가 잣대로 중저신용자(신용등급 4등급 이하·신용평점 하위 50%) 금융 공급을 꼽는다. 금융당국이 전통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외면했던 ‘포용금융’이 인뱅 설립 이유라는 점을 다시 강조할 가능성이 커서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큰 중저신용자를 상대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어야 한다는 취지다.
대주주의 안정적인 자본 입증도 제4인뱅 선정의 핵심 요소로 거론된다. 기존 시중은행이 ‘쩐주’로 참여한다고 해도 지분율 제한이 있는 만큼, 대주주가 될 기업이 흑자를 일으킬 몇 년 뒤까지 여러 차례 증자를 할 수 있는 자체적 자금력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또한 포용 금융 기조에 따라 총대출에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치인 30%를 달성해야 하는데, 이는 재무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실제로 인뱅 3사의 악성 채무는 지속 증가 증세를 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인뱅 3사의 돈을 회수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무수익여신’ 잔액은 5,3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5% 증가했다. 특히 상환 능력이 부족한 20대 이하 차주의 연체율이 늘고 있다. 인뱅 3사의 지난 8월 말 기준 신용대출 연체액은 3,944억원으로, 3년 전인 2021년 말(675억원) 대비 약 484% 증가했는데, 이 중 20대 이하의 신용대출 연체액은 같은 기간 무려 440%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인뱅 3사의 비상금대출 연체 잔액도 317억3,100만원으로 전체 연체 잔액의 67%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