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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해년 걸릴 문제를 5분 만에, '윌로우' 기술패권 판도 변화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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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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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구글 퀀텀 AI의 10년 도전 '결실'
슈퍼컴퓨터를 넘어선 연산 능력
“오류 수정에 획기적 발전”
구글 퀀텀 AI의 '윌로우'/사진=구글

구글이 공개한 차세대 양자컴퓨팅 칩 '윌로우(Willow)'가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우주의 나이보다 긴 10셉틸리온년(우주 나이 138억 년의 약 72조 배)이 걸리는 연산을 단 5분 만에 처리하는 혁신적 성능을 선보이면서 컴퓨팅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 이는 1947년 최초의 트랜지스터 발명, 1971년 최초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출현에 견줄 만한 혁신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구글, ‘윌로우’로 양자컴퓨팅 혁신

13일(현지시간) 더가디언에 따르면 구글이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에서 개발한 윌로우는 초콜릿 한 조각 크기(4cm)의 작은 칩이지만, 기존 양자컴퓨터의 최대 약점이었던 오류 발생률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큐비트(양자컴퓨터의 기본 단위)는 외부 간섭에 민감해 오류가 발생하기 쉬운데, 윌로우는 큐비트를 배열한 3x3, 5x5, 7x7 구조에서 오류율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구글 퀀텀 AI의 설립자 하르트무트 네벤(Hartmut Neven)은 "30년 숙제였던 양자 오류 수정의 문제를 해결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퀀텀 AI에 따르면 윌로우는 랜덤 회로 샘플링(RCS) 벤치마크에서 기존 수퍼컴퓨터가 10셉틸리온년 동안 처리해야 할 계산을 단 5분 만에 완료했다. 이 같은 결과는 단순히 기술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양자컴퓨팅이 실제로 상업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을 증명한 사례로 기록된다.

퀀텀 AI 연구진은 추가적인 진전도 이뤄냈다. 큐비트 배열의 품질을 개선하면서 개별 물리적 큐비트보다 수명을 대폭 늘린 것이다. 이로써 양자컴퓨터는 더 오랜 시간 동안 계산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이와 관련해 네븐 설립자는 "확장 가능한 논리적 큐비트의 가장 설득력 있는 프로토타입"이라며 "실용적이고 매우 큰 규모의 양자컴퓨터를 실제로 구축할 수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윌로우가 기존 컴퓨터로는 복제할 수 없는 실용적이고 상업적으로 의미 있는 알고리즘의 구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의 양자 프로세서 '시커모어(Sycamore)'/사진=구글

상용화 한발짝 '성큼'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에 따르면 양자컴퓨팅 시장은 2040년까지 1,730억 달러(약 248조원)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재 2,000억 달러 규모인 글로벌 사이버보안 시장은 양자컴퓨팅 시대를 맞아 2030년까지 5,000억 달러(약 718조원) 이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양자컴퓨팅의 상용화는 3단계로 진행될 전망이다. 현재부터 2030년까지는 노이즈가 있는 중규모 양자컴퓨터(NISQ) 시대로 제한적 상용화가 시작되고, 2030년에서 2040년에는 기존 컴퓨터 대비 확실한 우위를 보이며 시장 규모가 900억~1,700억 달러로 성장, 2040년 이후에는 오류 보정이 완벽해진 전면적 상용화가 실현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큐비트 수가 2018년 이후 12개월마다 두 배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전체 기술 투자가 50% 감소했음에도 양자컴퓨팅 분야는 12억 달러(약 1조7,200억원)의 벤처캐피탈(VC) 투자를 유치했는데, 맥킨지는 2040년까지 이 분야가 4,500억~8,500억 달러(약 646조~1,220조원)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록체인 보안 위협

이런 가운데 IT업계 안팎에선 양자컴퓨터가 엄청난 양의 고난도 계산을 단시간 내에 처리할 수 있는 만큼 블록체인 등 기성 암호체계를 손쉽게 깰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미 구글과 IBM 등은 차세대 양자암호 기술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합성수 소인수분해식 기반인 기존 공개키암호화(PKC) 방식은 양자컴퓨터가 고도화되면 단숨에 깰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영국 서섹스대학 등도 양자컴퓨터로 블록체인 암호체계를 해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양자암호통신은 양자의 물리적 성격을 활용해 정보를 보호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보의 도·감청 시도를 상당폭 차단할 수 있어 차세대 네트워크 보안기술로 꼽힌다. 정보 송수신자가 암호키를 나눠 가진 뒤 제3자가 정보를 들여다볼 때 정보값 자체를 어그러지게 하는 양자키분배 방식(QKD), 무작위 ‘순수 난수’를 생성해 수학 알고리즘으로는 암호를 깨기 어렵게 하는 양자난수생성(QRNG) 방식 등이다. 이들을 통하면 기존 해킹 기술로는 정보를 빼가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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