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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나노보다 2나노 수요 커" 시장 장악 나선 TSMC 삼성전자, 고객사 확보·설비 전환 등에 속도 삼성전자 3나노 공정 '걸림돌' 된 GAA, 2나노에선 다를까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내년부터 양산 예정인 2나노(1nm=10억분의 1m)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정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애플을 고객사로 확보한 TSMC는 차후 높은 수율과 생산 능력 확대를 바탕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공정 전환 등에 속도를 내며 맞불을 놓고 나섰다.
TSMC, 내년 2나노 양산 착수
16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내년 4월부터 2나노 공정 시험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현시점 TSMC의 2나노 시험 생산 수율은 이미 60%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토대로 시장은 TSMC가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들의 2나노 칩 테스트 생산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2나노 공정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첫 양산 칩은 애플 아이폰에 탑재될 것이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웨이저자 TSMC 회장은 최근 “고객 수요를 살펴보면 3나노보다 2나노에 대한 수요가 더 크다는 것을 발견했다”며 “이는 예상치 못했던 일이며 현재 적극적으로 생산 능력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TSMC 측은 차후 2나노 웨이퍼의 생산 능력을 월평균 5만 장 수준으로 확대, 초기부터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의 2나노 도전
TSMC의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일본 기업 프리퍼드네트웍스(PFN)의 2나노 기반 인공지능(AI) 가속기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PFN은 도요타, NTT, 화낙 등 유수의 대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일본 내 ‘AI 국가대표 스타트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기업이다. 삼성전자는 PFN의 AI 가속기를 2나노 공정 기반으로 양산하고 2.5차원(I-Cube S) 첨단 패키지 기술까지 제공하기로 했다. I-Cube S는 여러 개의 칩을 하나의 패키지 안에 배치, 전송 속도는 높이면서 패키지 면적을 줄이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고객사 확보와 동시에 2나노 공정 양산을 위한 설비 확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올해 4분기부터 화성 사업장 소재 파운드리 라인인 ‘S3′에 2나노 생산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각종 장비를 반입하기 시작했다.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1만5,000장을 생산할 수 있는 기존 3나노 라인을 2나노 공정으로 전환하겠다는 구상이다. 내년 1분기부터는 주요 고객사들의 2나노 칩을 테스트 생산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차후 삼성전자의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력이 2나노 경쟁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차세대 트랜지스터 기술의 안정적인 적용 여부가 시장 경쟁력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조직 개편을 통해 새 파운드리사업부장에 선임된 한진만 사장은 최근 취임 후 임직원에게 보낸 첫 메시지로 “GAA 공정 전환을 누구보다 먼저 이뤄냈지만, 사업화에 있어서 아직 부족함이 너무 많다”며 2나노 공정의 빠른 램프업(생산능력 증가)을 주문하기도 했다. GAA는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 게이트(전류가 드나드는 문)와 채널(전류가 흐르는 길)이 닿는 면을 4개로 늘린 공정 기술로, 닿는 면이 3개인 기존 핀펫(FinFET) 구조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가 빠르고 전력 효율이 높다.
삼성전자의 아픈 손가락 'GAA'
하지만 시장은 삼성전자의 GAA 역량에 대한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가 3나노 GAA 공정 도입 과정에서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업계 최초로 GAA 기반의 3나노 양산을 시작했고, 올해 7월 업계 최초로 3나노 공정 기반의 웨어러블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W1000'을 공개했다. 통상적으로 제품 양산이 진행할 때는 60% 이상의 수율이 확보돼야 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W1000 공개 이후 삼성전자의 3나노 GAA 1세대 수율이 60%가 넘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삼성전자가 수율 문제로 엑시노스 2500 양산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3나노 공정의 수율과 품질 문제가 재차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3나노 GAA 공정 수율은 2분기 기준 20%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며 "본격적으로 양산에 돌입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경쟁사인 TSMC를 의식해 무리하게 신기술과 선단 공정을 도입하면서 수율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조만간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가 자사 모바일 AP 제품인 엑시노스 2500을 갤럭시 Z플립 신제품에 적용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파운드리 3나노 2세대 공정에서 최초로 GAA 공정을 적용하게 되면서 그동안 양산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 공정이 안정화됐고 양산에 돌입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갤럭시 S25 시리즈에는 물량 확보가 안 돼 탑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Z플립 시리즈 프리미엄 모델에는 충분히 탑재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엑시노스 2500이 탑재될 예정이던 갤럭시 S25 시리즈를 건너뛰고 수율을 안정화한 후 공급을 재타진한다는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