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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카오, 만화 종주국 일본 웹툰 시장서 '왕좌의 게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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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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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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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웹툰 시장, 카카오·네이버가 장악
픽코마, 선두 차지하며 독주 체제 공고히
라인망가도 일본 시장 공략 본격화
사진=카카오 픽코마

네이버와 카카오가 글로벌 웹툰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일본 만화 시장에서 카카오의 웹툰 플랫폼 픽코마(piccoma)가 선두를 차지하며 독주 체제를 공고히 하는 가운데, 네이버도 라인망가(LINE Manga)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을 더욱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카카오 픽코마, 지난해 일본 앱마켓 소비자 지출액 전체 1위

21일 모바일 데이터 분석업체 데이터닷에이아이(data.ai)에 따르면 픽코마는 2024년 일본 앱마켓(게임 포함)에서 4억9,700만 달러(약 7,025억원)의 소비자 지출을 기록하며 전체 1위에 올랐다. 특히 게임 분야를 제외한 부문에서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 연속 1위를 유지했다.

픽코마는 지난 2016년 일본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후, 현지 맞춤형 콘텐츠 제작에 집중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2021년에는 대원미디어의 자회사 스토리작과 합작해 일본 현지 스튜디오를 설립했고, 지난달에는 일본 콘텐츠기업 가도카와와 협력해 주간 만화 잡지 서비스를 출시하며 전통 만화 독자층까지 공략하고 있다.

이에 더해 픽코마는 최근 일본 현지 콘텐츠 수급망을 고도화하는 '콘텐츠 라이브러리' 전략을 통해 실적 도약에 나서고 있다. 사업 본질인 웹툰·웹소설 등 콘텐츠를 강화하는 정공법으로 회사 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현지 파트너들과 협력을 강화해 양질의 콘텐츠 수급을 확대하고 공급 시스템을 독자 친화적으로 개편하는 방식이다. 전 세계적으로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는 '나 혼자만 레벨업'을 애니메이션화하고 '픽코마 노벨즈 대상'을 통해 발굴한 웹소설을 웹툰화하는 등 기존 콘텐츠 사업도 다양화하며 사업 시너지 전반을 극대화한다는 구상이다.

픽코마가 본격적인 수익 강화 움직임에 나서면서 일본 도쿄증시 IPO 가능성도 재점화되고 있다. 앞서 픽코마는 2021년 매출 급증에 힘입어 해외 국부펀드로부터 6,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하며 상장 가능성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와 그룹 사법 리스크에 연이어 발목을 잡히면서 유야무야된 상황이다. 그러나 최근 실적도약 기대감과 함께 카카오가 그룹 계열사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등 다각적인 쇄신 의지를 보이면서 픽코마의 IPO 시계가 다시 빨라질 것이란 게 시장의 시각이다.

네이버웹툰 일본어 서비스 라인망가/사진=라인디지털프론티어

네이버도 3위 수성, 카카오와 엎치락뒤치락

지난해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한 네이버웹툰도 일본 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와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데이터닷에이아이에 따르면 네이버 계열사 라인디지털프론티어가 운영하는 라인망가는 지난해 일본 앱마켓에서 4억1,800만 달러(약 6,000억원)의 소비자 지출로 3위를 기록했다. 1위 자리는 픽코마에 내줬지만, 지난해 8월과 9월 일본 앱 매출 1위를 기록하며 픽코마와의 격차를 줄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2013년에 일본 시장에 진출한 이후, 월간활성이용자(MAU)와 유료 이용자 증가에 힘입어 전체 콘텐츠 매출을 꾸준히 확대했다. 네이버 측은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에서 “라인망가가 역대 최고 MAU와 유료 이용자를 기록한 것을 토대로 네이버의 콘텐츠 매출이 전년대비 6.4% 증가한 4,62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라인디지털프론티어는 원래 라인의 자회사였으나 지난 2020년 네이버웹툰의 미국 법인 웹툰엔터테인먼트 자회사로 편입하며 조직을 정비했다. 이와 함께 일본 종이 만화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디지털 만화가 중심이던 기존 플랫폼에 세로로 읽는 웹툰 비중을 대폭 늘렸다. 또한 한국에서 쌓은 풍부한 웹툰 풀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를 통해 일본 시장에 소구할 수 있는 작품을 가려내는 감각도 길렀다. 특히 라인망가는 실적 확대의 열쇠를 적극적인 IP(지식재산권) 영상화에서 찾고 있다. 라인망가는 오는 3월 네이버웹툰 '여신강림'을 내년 3월 일본 극장에서 실사영화로 공개할 계획이다. 이 같은 영상사업을 필두로 일본에서 웹툰 IP 확장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일본 시장, 웹툰 산업의 핵심지

웹툰의 발상지 한국의 대표 웹툰기업 네이버와 카카오에 있어 만화 종주국인 일본 시장은 상당히 중요하다. 만화와 같은 콘텐츠에 대한 인당 소비량이 높고, 만화 콘텐츠에 대한 관심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특히 한국 웹툰의 주요 수출 거점으로 자리 잡으며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4 웹툰 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한국 웹툰의 주요 수출국 중 일본이 40.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 보니 일본 시장 1위라는 상징성을 두고 네카오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카카오는 단일 플랫폼 단위의 경쟁력을 내세워 픽코마가 일본 시장 선두임을 강조한다. 지난해 일부 기간 MAU에서는 밀렸지만 여전히 거래액 부문에서는 픽코마가 선두를 지키고 있다. 반면 네이버는 라인망가와 이북재팬(E-book Japan)의 합산 거래액을 들고나온다. 이북재팬을 통해 웹으로 각종 만화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는 일본을 시작으로 글로벌 웹툰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카카오는 픽코마의 성공을 기반으로 2018년 인도네시아 ‘네오바자르’를, 2021년 북미 ‘타파스 미디어’를 인수하며 글로벌 웹툰 플랫폼을 강화했으며, 태국·대만·유럽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네이버도 2021년 북미의 대형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6억 달러(약 8,620억원)에 인수하며 북미 시장 공략을 강화했고, 왓패드와 네이버웹툰을 통합 운영해 원천 IP를 기반으로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025년에도 일본시장에서 웹툰에 대한 도전을 이어갈 것이며 미국, 유럽 사우디아라비아에 이르기까지 네이버의 전장은 더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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