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IPO 재도전 SGI서울보증, ‘공적 자금 회수’ 시급 예금보험공사는 완주에 사활
Picture

Member for

3 months 2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수정

희망 공모가 상단 2만원 낮춰 잡아
순이익 감소, 배당 수익률 하락 가능성
100% 구주 매각 방식 그대로 유지

국내 최대 민영보증보험사 SGI서울보증(서울보증)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한다. 지난 2023년에 이은 두 번째 IPO도전이다. 서울보증은 이전 시도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만큼 올해는 분기배당 확대, 밸류 하향 등으로 IPO를 완주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만 오버행 등 일부 우려는 해소되지 않고 있어 흥행을 확신할 수 없는 분위기다.

1년 5개월 만의 재도전, 욕심 버렸다

4일 서울보증의 최대 주주 예금보험공사(예보)에 따르면 서울보증은 지난달 24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지난해 10월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지 약 3개월 만의 일이다. 예보의 보유 지분 93.85% 중 전체 발행주식의 10%에 해당하는 698만2,160주가 공모 대상이며, 1주당 희망 공모가 범위는 2만6,000~3만1,800원이다.

서울보증은 2월 20부터 26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이후 3월 5일과 6일에는 공모주 일반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 예보와 함께 국내·외 딜 로드쇼(DR)도 실시한다. DR은 상장 전 사실상 마지막으로 기관투자자를 만나 청약 실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자리로, 서울보증은 이번 DR에서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맞물려 오랜 시간 유지해 온 배당주이자 가치주로서의 매력을 강조할 계획이다.

서울보증은 2023년 9월에도 같은 수의 동일한 규모의 IPO를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서울보증이 제시한 희망 공모가는 1주당 3만9,500~5만1,800원이었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등 국내 손해보험사는 물론 프랑스 코페이스(Coface), 미국 트래블러스(Travelers) 등 해외 손보사까지 비교기업군(피어그룹)에 포함해 산정한 값이다.

시장에서는 서울보증이 적정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과도하게 부풀렸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부진한 수요예측 성적표를 받아 든 서울보증은 같은 해 10월 IPO 일정을 자진 철회했다. 서울보증 측에서는 철회 이유로 시장의 투자심리 악화를 꼽았으나, IB 업계에서는 높은 수준으로 책정된 희망 공모가와 시장의 눈높이가 너무 큰 괴리를 보였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이번 도전에서 서울보증은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보 등 국내 손보사로만 피어그룹을 구성했다. 이를 토대로 희망 공모가를 2023년 당시보다 최대 2만원 낮춰 잡았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상장 보험사의 PBR이 낮게 평가받는 국내 증시 실정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실패 사례를 발판 삼아 이번에는 반드시 IPO에 성공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고 해석했다.

실물경기에 민감한 반응, 순수익 급감에 배당 매력 희석

국내 보증시장 규모는 2023년 말 잔액 기준 약 1,926조원이다. 서울보증은 최근 3년 동안 25% 내외의 시장점유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탄탄한 입지를 다져 왔다. 향후 보증보험 시장이 개방된다면 손해보험사들이 시장에 진입해 경쟁하게 될 가능성도 있지만, 2023년 말 기준 전체 손해보험 중 보증보험의 비중은 보험료 기준 약 2%가량으로 낮아 서울보증의 시장 내 경쟁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문제는 보증보험 특성상 경기 상황에 따라 손해율 및 구상률의 변동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서울보증처럼 수익의 대부분이 보증보험료에서 발생하는 경우, 실물경기의 영향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는 경기 불확실성이 짙었던 지난해 큰 폭의 내림세를 그린 순이익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서울보증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은 1,279억원으로 전년 동기(2,623억원) 대비 51%가량 감소했다.

서울보증은 순이익 감소의 원인으로 경기침체와 정부 금융지원 종료를 꼽았다. 2022년까지는 코로나19 관련 대출 연장 등 정책 지원에 따라 보험금 청구가 감소해 탄탄한 실적을 유지했지만, 2023년 초를 기점으로 보험금 지급이 늘면서 순이익이 크게 휘청였다는 설명이다. 보험금 지급이 늘면서 경과손해율 역시 2023년 67.6%에서 지난해 1분기 81.6% 큰 폭으로 뛰었다. 경과손해율이 100%에 가까워질수록 흑자가 줄어들고, 이를 넘어설 경우 적자 전환을 의미한다.

서울보증은 순이익 중 배당금으로 나가는 비율(배당성향)을 2년 연속 50% 이상으로 유지 중이다. 만약 서울보증이 현재 순이익을 기준으로 배당성향을 50% 이상 유지한다면, 배당 수익률은 4%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 지난해 상반기 누적 순이익 791억원을 토대로 연간 순이익이 1,600억원이라고 가정한다면, 이 가운데 절반을 주주에게 배당할 때 주당 배당금은 1,145원 수준이다. 서울보증의 이번 공모 희망가액 상단이 3만원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배당수익률은 3.6%에 그친다.

여타 보험사들과 금융지주 역시 주주환원율 50%를 강조하는 등 시장 내 대체재가 많다는 점도 서울보증에는 악재다. 키움증권이 전망한 올해 주요 보험사 배당수익률은 DB손보 6.5%, 삼성화재 5.28%, 삼성생명 4.50% 수준으로 대부분 4%를 상회한다. 대체재가 많은 상황에서 타 보험사보다 낮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하면 ‘고배당’을 앞세운 서울보증의 매력 또한 퇴색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기업가치 제고는 차순위

서울보증의 IPO는 예보가 추진하는 공적자금 회수 작업의 일환이다. 예보는 지난 1998년 외환위기로 지급불능 상태에 빠진 대한보증보험과 한국보증보험을 합병해 SGI서울보증을 출범했다. 이후 2001년까지 총 10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까지 예보가 서울보증으로부터 회수한 자금은 4조원 남짓에 불과하다.

예보의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 청산일은 2027년 12월 31일로, 예보는 그 전까지 서울보증의 상장과 주가 부양을 통해 6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셈이다. 현재 예보는 서울보증 상장 이후 보유 지분을 여러 차례 분리 매각해 지분율을 33.85%까지 떨어뜨린다는 계획을 밝힌 상태다. 이는 일반주주 입장에서 오버행(잠재적 과잉매물) 부담으로 다가오는 대목이기도 하다.

신주 매각 없이 100% 구주 매각으로 진행된다는 점도 시장 참여자들에게는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일반적으로 상장 기업은 신주 발행을 통해 자금을 모은다. 이렇게 모인 자금은 해당 기업의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활동에 사용된다. 투자자들은 ‘상장 후 기업가치가 얼마나 올라갈 것인가’를 고려해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서울보증의 경우처럼 구주 매각 방식은 상장사가 아닌, 기존 주주에게 투자금이 흘러 들어간다. 예보가 서울보증 IPO를 공적자금 회수 작업의 일환이라고 밝힐 수 있었던 배경이자, 이번 IPO의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이유다.

Picture

Member for

3 months 2 weeks
Real name
안현정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