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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직원들 ‘제 역할’ 찾아주는 관리자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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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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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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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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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역량, ‘적합한 업무 할당’에서 가장 빛나
수평적 업무 이동 통해 다양한 업무 기회 부여
직원 경력 개발 장려도 “독보적”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치열해지는 경쟁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생산성을 향상시켜 경쟁사들을 압도할 방법을 찾을 수밖에 없다. 기술 발전과 혁신이 거의 중심에 놓이지만 관리자들이 직원들과 회사 성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유능한 관리자가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동기 부여나 관리감독의 차원이 아닌 효과적인 ‘업무 할당’에서 찾아보는 연구가 진행됐다. 자주 간과되는 역할이지만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력은 다른 무엇보다 크고 오래갔다.

사진=CEPR

중간 관리자 역량, ‘효과적 업무 할당’이 가장 중요

관리자에 대한 전통적인 평가 지표는 고과 리뷰, 팀 성과, 직원 만족도 등을 포함한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유능한 관리자의 구체적인 정의부터 시작했다. 나이 서른 전에 승진하고 빠른 경력 발전과 연봉 인상, 상사의 긍정적인 평가와 부하 직원들의 높은 인정으로 대표되는 ‘고성과자’(high-flyers)다. 연구 대상 관리자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이들이 ‘뛰어난 성과’를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됐다.

또 해당 연구는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직원 20만 명과 중간 관리자 3만 명을 두고 10년 넘게 활동해 온 다국적 기업의 방대한 자료를 분석했다. 특히 이 회사가 운영하는 관리자 순환 근무제(managerial rotation policy, 관리자들을 주기적으로 다른 팀에 재배치)의 효과에 집중해, 앞에서 정의한 ‘고성과 관리자’들이 직원 생산성과 기업 성과에 기여하는 부분을 따로 떼 연구할 수 있었다.

연구의 가장 중요한 시사점은 고성과 관리자들이 조직 내 직원들의 업무 재배치에 매우 능하다는 사실이다. 직원들의 역량과 가능성에 더 잘 맞는 역할을 찾아준다는 얘기다. 실제로 저성과 관리자와 일하다 고성과 관리자 밑으로 옮긴 사람은 저성과 관리자 밑에서 머무는 동료들에 비해 수평적 직무 이동이 7년 동안 57% 더 많았다. 이렇게 동일한 급여를 받으며 역할만 바뀌는 수평적 이동은 직원들이 다른 직능이나 조직을 경험해 보고 본인의 능력에 가장 잘 부합하는 자리를 찾도록 해준다.

연구 대상 조직에서는 48%가 같은 팀 내에서 역할 변경을 경험했고, 37%는 역할을 유지하면서 팀을 옮겼다. 나머지는 팀도, 역할도 바뀌었다. 이러한 경험은 직원들이 다양한 체험을 통해 본인의 역량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더 적합한 자리를 발견하도록 도움을 줬다. 이 과정에서 이직률이 높아지지도 않았다.

고성과 관리자와 수평적 직무 이동 간 관계
주: 수평적 직무 이동(상단), 관리자 변경 후 기간(분기)(X축), 수평 이동 증가율(Y축) / 수평적 직무 이동 구성(하단), 전체 이동, 팀 내 이동, 역할 유지·팀 변경, 역할·팀 모두 변경(위부터)/출처=CEPR

고성과 관리자와 일하면 승진, 연봉, 생산성 “훨씬 높아”

효과적인 직무 재할당이 주는 이점은 팀 차원을 넘어선다. 고성과 관리자 밑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그렇지 않은 직원들보다 승진할 확률이 7년 동안 평균 41%나 더 높았고 따라서 연봉도 10% 더 많았다. 이것이 단순한 숫자만이 아닌 것은 업무 성과가 실제로 향상됐기 때문이다.

고성과자가 이끄는 조직의 상대적 매출은 0.18 표준편차 더 높았고, 이는 유능한 관리자에 의한 업무 재할당이 직원들의 생산성과 연봉 인상에 직접적인 영향을 줬음을 증명한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성과가 지속된다는 점이다. 심지어 저성과 관리자 밑으로 자리를 옮긴 다음까지 개선된 성과가 이어졌다.

고성과 관리자와 연봉 수준(승진 횟수) 간 관계
주: 관리자 변경 후 기간(분기)(X축), 승진 횟수 증가율(Y축)/출처=CEPR

고성과 관리자와 헤어져도 ‘성과 지속’

연구 결과는 그간 당연시돼 온 조직 고성과의 근본 원인에 대해서도 다른 목소리를 낸다. 예를 들어 직원들의 수평적 업무 이동은 고성과 관리자들의 인맥을 통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져 이들 관리자가 실력보다 관계에 의존한다는 통설을 뒤집었다. 한편 고성과 관리자 밑을 떠나는 것이 해당 직원의 미래 성장 기회를 제한하기는 했지만 업무 성과가 현저히 떨어지는 결과로 이어지지도 않았다. 이는 고성과 관리자의 주된 기여가 인재를 알아보고 활용하는 능력에 있는 것이지 동기 부여나 관리감독이 아니라는 사실도 보여준다.

고성과 관리자 결별 후 성과 추이
주: 수평적 직무 이동(상단), 관리자 변경 후 기간(분기)(X축), 수평 이동 증가율(Y축) / 승진 횟수 증가율(하단), 관리자 변경 후 기간(분기)(X축), 승진 횟수 증가율(Y축)/출처=CEPR

또한 더 넓은 조직 차원에서 봐도 고성과 관리자와 접촉 기회가 많은 팀이나 현장은 그렇지 않은 동료들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앞질렀다. 과거에 고성과자가 관리하던 공장 인력들의 1인당 생산량은 더 높고 생산 비용은 낮았다. 관리자들의 직원 개개인에 대한 영향이 조직 차원의 생산성 향상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공장 생산성 및 고성과 관리자 접촉 기회 간 관계
주: 생산성과의 관계(상단), 과거 고성과 관리자 접촉 정도(X축), 생산성(Y축) / 생산 비용과의 관계(하단), 과거 고성과 관리자 접촉 정도(X축), 생산 비용(Y축)/출처=CEPR

고성과 관리자는 직원 경력 개발 ‘독려’

한편 고성과 관리자들은 더 많은 조직원이 ‘직원 개발 프로그램’(worker development programmes)에 참여하도록 독려하기도 했다. 연구 대상 기업은 최근 ‘인재 시장’(talent marketplace)과 ‘유연 프로젝트제’(flexible projects)라는 사내 플랫폼을 도입했다. 각각 직원들이 자신의 역량을 공유하고 조직 내부에서 다른 역할을 찾도록 하는 것과 고정적인 역할을 떠나 다른 단기 과제에 참여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들이다.

여기서도 고성과 관리자와 함께 일하는 인력들의 참여율이 훨씬 높았다. 유연 프로젝트제 등록률이 17% 더 높았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 비율도 5% 높았으며, 실제 프로젝트 지원자도 26% 더 많았다. 이러한 적극적인 참여는 유능한 관리자가 조성한 ‘성장 문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직원들이 본인의 경력 및 역량 개발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기회를 찾도록 격려한 덕분이라는 것이다.

결국 모든 결과는 경영 의사 결정의 장기간에 걸친 영향력을 보여준다. 효과적인 직무 배분의 이점은 해당 관리자의 임기가 끝난 후까지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직원 경력 개발을 통해 지속되는 것이다.

원문의 저자는 버지니아 미니(Virginia Minni) 시카고 대학교(University Of Chicago) 부스 경영대학원(Booth School of Business) 조교수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Good managers, better matches: Job allocation effects on worker productivity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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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