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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빅테크 상륙에 흔들리는 공공 시장, 새 판 짜는 K-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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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변화로 허물어진 공공 클라우드 시장 장벽
MS 첫 CSAP 인증 이어 AWS·구글도 진출 본격화
네이버 'AI 독립', NHN '수익 다각화'로 생존 모색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들이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할 채비를 마쳤다. 그간 클라우드 산업에서 비관세장벽으로 불린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인증제(CSAP)’ 덕에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은 한국 CSP(Cloud Service Provider)들이 주도해 왔지만, 해외 업체에 대한 보안인증 제한이 사라지면서 미국 빅테크들의 진출이 본격화했다. 외산 클라우드 기업과 토종 기업 간 경쟁 구도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각 기업의 기술 혁신 수준과 맞춤형 솔루션 제공 역량 등이 시장 점유율 확보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외산 클라우드, 국내 민간 시장 점령 이어 공공 시장도 침투

19일 IT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인증에서 ‘하’ 등급 인증을 획득했다. 지난해 12월 MS가 하 등급 인증을 받은 데 이어 미국 클라우드 업체가 해당 인증을 받은 건 두 번째다. 아마존웹서비스(AWS)도 동일한 보안 인증 심사를 받는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은 네이버클라우드·KT클라우드·NHN클라우드 같은 국내 CSP들이 미국 클라우드 업체들과 경쟁을 피해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유지했지만 올해부터는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기존에는 국내 공공기관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인증을 받아야 했는데, 해외 업체들의 보안인증은 제한됐다. 사실상 CSAP가 국내 시장의 방파제 역할을 해온 것이다. 최근 완화되긴 했지만 국제 표준인 AES 알고리즘 대신 아리아, 시드 등 국내 암호화 알고리즘 기반의 암호 모듈을 사용한다는 규정도 빅테크에 허들로 작용했다.

하지만 2023년 정부는 클라우드 보안인증을 3가지(상, 중, 하)로 나누고, 하 등급에 한해 해외 업체들에 문을 열어줬다. 하 등급은 소프트웨어 등을 통한 ‘논리적 망분리’가 허용되기에 해외 인프라스트럭처를 기반으로 서비스하는 해외 빅테크의 진출이 가능한 영역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발 관세 정책은 국내 CSP 사업자들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미국 정부의 요구를 수용해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서 보안인증제를 완전 철폐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업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어서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2022년부터 ‘무역장벽 보고서’ 등을 통해 한국 공공기관의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인증제’가 미국 클라우드 기업을 겨냥한 무역장벽이라고 규정하며, 공공 클라우드 시장 개방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네이버의 데이터센터인 '각 춘천'의 남관 서버실/사진=네이버클라우드

美 빅테크 공세 속 CSP 3사 기술 강화

이에 국내 클라우드 기업들은 차별화된 전략으로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NHN클라우드는 최근 공공·금융 시장을 공략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기업 시장에서도 점유율 확대를 추진 중이다. NHN클라우드 김동훈 대표는 “AI 시장이 성장하면서 AI 클라우드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NHN클라우드는 국내 CSP 중 가장 많은 GPU 리소스를 확보하고 있다”며 경쟁력을 강조했다. 특히 NHN클라우드는 GPU(그래픽처리장치)를 구독형 서비스 'GPUaaS'로 제공해 기업들이 필요할 때만 AI 학습을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차별화된 시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KT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기술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난해 기술본부를 신설했고,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전문가들도 잇달아 영입했다. 지난달에는 기술력 강화를 위해 미국 클라우드 운영·관리 서비스(MSP) 기업인 랙스페이스와 기술 협업을 시작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유연성과 확장성을 극대화하는 통합 서비스형 인프라(laaS)를 개발할 예정이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고유의 AI 파운데이션 모델과 데이터센터를 강점으로 내세우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네이버의 AI 거대언어모델(LLM)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고객이 자사에 맞는 AI를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그간 금융, 제조, 헬스케어 등 여러 분야에 하이퍼클로바X를 적용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한국수력원자력과 손잡고 원전 운영에 특화된 AI 플랫폼 ‘뉴로클라우드 포 하이퍼클로바X’를 구축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세계 시장의 문도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 9월 팀네이버와 사우디아라비아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이 업무협약을 체결한 네이버클라우드는 아랍어에 기반한 LLM 개발은 물론 AI,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로봇 분야에서 폭넓게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대기업들 ‘AI 데이터센터’ 경쟁 확대

국내 대기업들도 시장 공략에 힘을 싣고 있다. 먼저 LG CNS는 국내 톱 게임사, 국내외 물류사 등 다양한 기업의 IT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며 MSP 사업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기반의 AM(애플리케이션 현대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지난해 8월에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5개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AM 워크숍 ‘이노베이션 x 액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LG그룹 차원에서 AI 데이터센터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LG CNS와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등 LG 계열사 3곳은 최근 각사 역량을 합친 데이터센터 솔루션 ‘원(One) LG’를 개발했다. LG CNS가 데이터센터 설계·구축·운영을 하고 LG전자가 공조시스템,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설비 등을 맡는 구조다. 이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 AI 데이터센터 수요도 정조준한다. 이미 LG CNS는 현지기업 시나르마스와 합작법인을 세우기도 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지역에서 구축 예정인 AI데이터센터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2026년 완공 예정인 이 프로젝트는 사업 규모만 3억 달러(약 4,316억원)에 이른다.

AI 데이터센터에 주목하는 것은 삼성도 마찬가지다. 삼성SDS는 최근 AI 데이터센터 건립 목적으로 삼성전자 구미1사업장 부지를 215억원에 매입했다. 삼성SDS는 국내에 상암·수원·구미·춘천·동탄 등 5곳의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인데, 이번 건립 계획은 특히 AI 수요 확산에 본격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차원인 만큼 막대한 투자가 예상된다. 아울러 삼성SDS는 미국 뉴저지·새너제이,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브라질 상파울루 등 세계 주요 거점 8곳에도 SCP 리전(복수의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을 확보한 상태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경우 AWS, 네이버클라우드 등 CSP들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AWS 인증인 '데브옵스 컨설팅 컴피턴시(DevOps Consulting Competency)'를 획득했다. 해당 인증을 획득하면 소프트웨어(SW)의 개발 수명 주기의 각 단계를 최적화하고, 고객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보다 전문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네이버클라우드의 전문가 인증 관련 '서버리스 마스터', '서포트 마스터' 등도 확보했다. 이를 통해 MSP 역량을 더욱 강화, 그룹 계열사뿐 아니라 대외 사업 비중도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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