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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사모펀드 ‘기업 효율화’의 맹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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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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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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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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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 사모펀드 인수 후 ‘인건비 감소’
중견 위주 감원으로 ‘조직 내 경험’도 감소
사모펀드 경영 방식 ‘견제 필요’

본 기사는 The Economy의 연구팀의 The Economy Research 기고를 번역한 기사입니다. 본 기고 시리즈는 글로벌 유수 연구 기관의 최근 연구 결과, 경제 분석, 정책 제안 등을 평범한 언어로 풀어내 일반 독자들에게 친근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기고자의 해석과 논평이 추가된 만큼, 본 기사에 제시된 견해는 원문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사모펀드(Private Equity Firms, PE)에 고용된 직원 수는 1,200만 명에 달하며 이는 연방 정부 직원 수를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 하지만 사모펀드 인수 후 1년 안에 직원들의 평균 급여가 10% 줄고 3년 뒤에는 18%까지 감소한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인력 개발보다 금융 공학을 중시하는 시스템이 부르는 필연적인 결과로 보인다.

사진=ChatGPT

사모펀드 인수 후 직원 급여 ‘10% 감소’

다른 선진국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인구 문제와 AI로 인한 고용 불안을 마주했고 정책 당국은 문제 해결에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사모펀드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간과하는 듯하다.

단순히 사모펀드가 일자리 수를 늘리는지, 줄이는지에 대한 논의보다는 직원들이 직업 경험을 통해 무엇을 배우고 얼마나 성장하는가를 눈여겨봐야 한다. 하지만 조사에 따르면 사모펀드 인수 후 퇴직한 직원들이 가장 큰 임금 감소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난다. 일자리 수에만 집중하면 기업이 직원들에게 성장의 기회를 제공했는지 빼앗아 갔는지 식별하기 어렵다.

사모펀드 인수 요양 시설 사망률 ‘11% 증가’

시장 상황을 보면 투자자들은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사모펀드를 통한 기업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반면 인적자원 손실도 수면 위로 떠 오르고 있다. 사모펀드가 소유한 요양 시설 거주자의 사망률이 11% 늘어났다는 사실이 가장 충격적이고 확실한 증거다.

3,600건의 기업 인수 사례 속 250만 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는 사모펀드 인수가 실업의 가능성을 1~2%P 높인다고 밝히고 있다. 퇴직하는 직원들의 임금은 줄어들고 잔류하는 직원들은 정체 상태에 머문다. 보통 사모펀드는 고용 독점 기업처럼 전체적인 임금을 억누른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지식 기반의 조직이 생산 위주의 일반 조직보다 폐쇄될 확률이 더 높았다.

사모펀드 인수 후 고용 안정성 하락 추이
주: 인수 전후 기간(분기, 0=인수 시점)(X축), 상관계수(Y축), 95% 신뢰구간

또 다른 조사에 따르면 사모펀드가 인수한 기업은 작년에 기존 직원 100명당 신규 직원 4명을 충원한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해당 숫자는 이직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실제로는 사내에서 멘토나 사내 교육 담당 역할을 수행하는 중견 직원들의 퇴직이 많다. 경험이 많고 하급자들을 지도할 위치에 있는 직원들이 표적이 된다는 얘기다.

사모펀드가 비효율 부문을 정리하고 자원을 재분배해 전체적인 효율성을 개선한다는 의견이 있는데, 어느 정도 동의할 수 있는 주장이다. 인수 후 고임금 근로자들을 보다 생산성이 높은 조직으로 재배치한다는 것도 사실로 드러났다.

사모펀드 인수 후 고임금 근로자 재배치 현황
주: 인수 전후 기간(분기, 0=인수 시점)(X축), 상관계수(Y축), 95% 신뢰구간

하지만 어렵게 쌓은 조직 차원의 지식을 무너뜨린다는 게 문제다. 의료 서비스와 같이 직원들의 전문성에 의존하는 부문일수록 더욱 심각하다. 사모펀드 인수 후 요양 시설 사망률이 11%나 상승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중견 직원 감원으로 ‘지식 자산 와해’

교육훈련 예산도 비슷한 결론에 이르게 한다. 제조업체가 직원 교육에 인건비의 2.5%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500명의 공장이 사모펀드 인수 후에 10%의 임금 감소를 기록했다면 연간 350,000달러(약 4억8,000만원)의 교육 예산도 따라서 줄었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훈련과 생산성의 관계를 크지 않게 생각해도, 2~3년만 지나면 생산성 하락으로 인한 손실이 절감한 비용을 앞서게 될 것이다.

그레이트 힐 파트너스(Great Hill Partners)는 가우커 미디어(Gawker Media)를 인수한 후 보유 채널인 데드스핀(Deadspin, 스포츠 블로그)이 스포츠 콘텐츠만 고수하도록 했고, 이는 기존 직원들의 반발과 사직을 불렀다. 수년간 쌓아 올린 지식 네트워크가 무너지는 데는 하룻밤이 걸리지 않았다. 스튜어드 헬스케어(Steward Health Care, 종합 의료서비스 제공업체)의 경우도 보자. 세르베루스(Cerberus) 사모펀드 인수 이후 스튜어드는 수년간의 경영난을 겪고 작년에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이 역시 직원들을 오로지 비용으로만 보는 관점이 기업을 어떻게 망가뜨리는지 보여준 생생한 사례다.

연봉만 보지 말고 “성장 가능성도”

사모펀드 인수 기업에서 인적자원들이 밖으로 내몰리는 상황에서 학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연봉만 보지 말고 기업의 학습 환경(learning climate)을 평가하도록 하는 것이다. 대학교 취업 센터도 기업의 ‘교육훈련 점수’를 동문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작성해 공유할 필요가 있다.

정책당국은 교육훈련과 세제 혜택을 연동해 사모펀드가 직원 1인당 교육 예산을 늘려 나가도록 유도해야 한다. 직원들의 자사주 보유를 장려하는 정책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 부채 비율이 높은 대기업일수록 감원 및 교육 시간, 이직률 등의 자료를 감사보고서에 포함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The Pedagogy of Private Equity: Why the Real Lesson Is About Human Capital, Not Headcount | The Economy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2차 저작물의 저작권은 The Economy Research를 운영 중인 The Gordon Institute of Artificial Intelligence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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