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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반도체 쇼크’, 메모리마저 中에 역전당했다 “기초연구부터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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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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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EP 3대 게임체인저 분석 보고서
반도체 기초, 설계 기술 모두 중국이 앞서
中 정부, 반도체 국산화 정책 추진 성과

중국이 우리나라의 반도체 기술 수준을 모두 추월했다는 전문가 설문 결과가 나왔다. 2022년 시행된 같은 조사에선 “한국이 고집적·저항 기반 메모리 기술 등에서 중국보다 앞서 있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2년 만에 뒤집힌 것이다.

기초 역량 등 모든 분야에서 뒤처져

24일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3대 게임체인저 분야 기술수준 심층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중국은 첨단 패키징을 제외한 모든 기술 분야 기초 역량이 우리나라를 앞서고 있으며 한국이 전통적으로 강점이 있는 메모리 기술에서도 중국이 기초 역량 부문은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기술 선도국을 100%로 봤을 때 고집적·저항 기반 메모리 기술 분야는 한국이 90.9%로, 중국(94.1%)보다 낮은 2위였다. 한국의 고성능·저전력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도 84.1%로 중국의 88.3%보다 낮았다. 전력반도체 역시 한국이 67.5%, 중국이 79.8%였고, 차세대 고성능 센싱 기술도 한국이 81.3%, 중국이 83.9%였다.

반도체 첨단 패키징 기술은 한국과 중국이 74.2%로 동일한 점수였다. 반면 공정 기술(한국 86.9%, 중국 81.0%)과 양산 기술(한국 87.0%, 중국 81.2%)에서는 한국이 여전히 우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대만(92.4%)과 미국(93.5%)에 비하면 순위가 밀린 상태다. 미국은 반도체 전체 시장 점유율 50.2%로 1위를 기록했는데, 시스템 반도체 및 EDA(전자설계자동화) 기술에서 절대적 강자 위치에 있었다.

대만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점유율 70% 이상(TSMC 64.9%)으로 이 분야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첨단 패키징 기술도 가장 앞섰다. 이에 반해 한국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9.3%로 대만에 크게 밀렸다. 반도체 첨단 패키징 기술도 대만, 미국, 일본에 이어 4위 위치에 있다. 기술 수준을 사업화 관점에서 평가했을 때 한국은 고집적·저항 기반 메모리 기술과 반도체·첨단 패키징 기술 부문에서만 중국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분야 전체를 대상으로 한 기술 생애주기에 따른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중국은 공정과 양산에선 우리나라보다 낮은 순위를 보였지만 기초·원천, 설계에선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기초·원천, 설계 부문 기술 수준은 비교국 가운데 최하위로 평가돼, 반도체 생애주기 중 가장 취약한 부분으로 분석됐다.

킹뱅크 DDR5 제품 이미지/사진=킹뱅크 홈페이지

2년 만에 뒤집힌 전문가 평가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2022년 시행된 기술 수준 평가에도 참여했다. 당시 이들은 고집적·저항 기반 메모리 기술, 반도체 첨단 패키징 기술, 차세대 고성능 센싱 기술 등은 한국이 앞서 있다고 봤지만 2년 만에 판도가 뒤집힌 것으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중국이 반도체의 높은 대외 의존도에 경각심을 갖고 2014년부터 반도체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고 국산화를 위한 정책 추진과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17일 중국의 한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 한 장에 글로벌 반도체업계가 발칵 뒤집힌 것이 단적인 예다. ‘중국 반도체, 거침없는 기세’ 등의 문구가 적힌 해당 사진은 현지 D램 모듈업체 킹뱅크의 ‘중국산(産)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 D램으로 만든 32GB(기가바이트) 모듈’ 광고였다. 당시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 중국 공장에서 생산한 D램으로 장난친 것”, “중국의 ‘D램 굴기’가 결실을 맺었다” 등 분석이 엇갈렸는데, 해당 제품의 정체는 중국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16나노미터(㎚·1㎚=10억분의 1m) 기술로 양산한 DDR5 D램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이후 테크인사이츠가 시장에 풀린 중국산 DDR5 D램 모듈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DDR5 D램은 전 세대인 DDR4보다 용량이 크고 전송 속도도 두 배가량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CXMT가 활용한 16㎚ G4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21년 본격 양산한 10나노 3세대(1z·15.8~16.2㎚) 공정과 같다. 한국과 CXMT의 D램 기술 격차가 3년으로 좁혀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테크인사이츠는 “CXMT가 미국 제재를 뚫고 16㎚ D램을 양산한 데 의미가 있다”며 “삼성, SK하이닉스와 경쟁할 준비가 됐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R&D 확대 및 반도체 인재 대우 개선해야

이에 전문가들은 한국 반도체 산업이 기초 연구 및 설계 역량을 강화하고, 시스템 반도체 및 첨단 패키징 기술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기초 연구 및 설계 기술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한국의 반도체 R&D(연구개발) 투자 비율(매출 대비 9.5%)이 미국(19.5%)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만큼, R&D 투자 확대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첨단 패키징 기술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재 한국이 대만, 미국, 일본에 밀려 4위로 크게 뒤처진 상황에서 패키징 생태계를 조성하고 R&D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반도체 핵심 인력이 해외로 유출되는 문제도 지적됐다. 핵심 인재의 연봉·복지 개선 및 해외 인력 유치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공정 및 양산 기술 격차 해소를 위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경쟁력을 강화하고, 특히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빠른 속도로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고 있고 대만·미국과의 기술 격차도 점점 벌어지고 있다"며 "한국이 반도체 강국으로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기초 연구, 설계, 패키징 기술까지 전반적인 생태계를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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