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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무관세 가능성, EU는 '집중 포화'? 트럼프發 관세 전쟁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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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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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무역 흑자국' 英에 호의적 태도
대규모 무역 적자 안겨준 EU에는 '관세 폭탄' 시사
EU, 철강·알루미늄 관세 및 상호 관세로 압박 가중돼

영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을 피해 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이 영국과의 교역에서 유의미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영국이 트럼프발(發) 관세 전쟁의 영향권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다.

英 언론 "영국은 아직 관세 무풍지대"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23일(이하 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우방국이나 경쟁국을 가리지 않고 관세 폭탄을 무차별 투하하고 있으나, 영국은 여전히 무풍지대이며 앞으로도 관세 부과 예외 국가로 남아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세계 각국에 무역 불균형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으나, 영국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 대해서는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이 영국과의 교역을 통해 막대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2023년에 미국의 대영국 무역 흑자는 145억 달러(약 20조6,970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영국 간 교역이 균형을 이루고 있고, 양측이 모두 앵글로·색슨 연대를 유지하려고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영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알루미늄 등의 품목에 보편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영국이 예외를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타머 총리는 27일 예정돼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을 통해 관세 관련 논의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EU는 '관세 직격탄'

영국이 트럼프 2기 행정부와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반면, 유럽연합(EU)의 경우 트럼프발 '관세 폭탄'으로 인해 막대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22일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 EU가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부과로 인해 최대 280억 유로(약 42조원) 규모의 수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철강과 알루미늄을 소재로 하는 파생 제품들까지 포함한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기 행정부(2018년) 당시에도 국가 안보를 이유로 철강 제품에 25%, 알루미늄 제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해당 조치로 인해 관세가 부과된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 규모는 약 70억 유로(약 10조4,990억원) 규모였다. 당시 EU는 보복 조치로 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과 농산물, 의류 제품 등에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이후 2021년 미국이 일정 수량을 초과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만 관세를 부과하는 '관세 할당제'를 도입했고, EU는 모든 보복 조치를 유예하며 양국의 1차 관세 전쟁이 일단락됐다. EU는 이번에도 미국의 관세 부과에 '신속하고 비례적으로' 대응할 것이며, 첫 단계로 이전에 유예했던 보복 관세를 되살릴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EU에 대한 상호 관세 부과도 시사했다. 그는 지난 15일 행정부에 교역국이 부과하는 세금과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지시하는 메모에 서명하고, EU의 높은 부가가치세를 대표적인 문제로 지적했다. 유럽 국가들은 평균 22%의 부가세를 부과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평균 7%의 판매세를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추가 관세는 세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EU 집행위원회도 성명을 내고 “이 같은 조치는 잘못된 방향이며 EU는 불공정한 무역 장벽에 강경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대EU 무역 적자 '역대급'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EU를 대상으로 무역 장벽을 높이는 것은 양국의 '무역 불균형' 때문이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EU는 지난해 미국과 무역에서 3,333억 유로(약 503조원) 규모의 상품을 수입했으며, 미국은 EU로부터 5,316억 유로(약 803조원)어치 상품을 사들였다. 미국 입장에서는 약 2,000억 유로(약 302조 원) 수준의 무역 적자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2023년 미국의 대EU 무역 적자(1,566억 유로) 대비 25% 이상 증가한 수치이자, 기존 최대치였던 2021년 1,669억 유로(약 251조7,000억원)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무역 불균형이 미국과 EU의 각기 다른 경제 상황에서 기인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유로존 경제가 부진한 가운데, 호황을 맞이한 미국 경제가 수입을 늘리며 무역 불균형이 심화했다는 것이다. 한편에서는 기업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움직이며 미국의 무역 적자 폭이 커졌다는 진단도 나온다. 영국 컨설팅 업체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의 클라우스 비스테센은 “미국 기업들이 관세가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해 (인상된) 관세 부과 전에 더 저렴한 가격에 재고를 많이 축적하려고 한 것”이라며 관세 요인이 미국의 수입 확대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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