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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IT 격전지 인도, 빅테크 투자 뭉칫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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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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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AI 테스트베드로 인도 선호
MS·구글 투자한 벵갈루루·텔랑가나주
'인도 실리콘밸리'로 급부상

글로벌 기술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재 확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인도가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나 볼 법한 복지 시설을 갖춘 캠퍼스들이 인도 곳곳에 들어서는 등 인재 유치를 위한 환경 조성에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인도 시장 진출 구글, 1호 오프라인 매장 및 캠퍼스 오픈

24일(이하 현지시간) IT 매체 폰아레나에 따르면 구글은 애플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인도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 계획이다. 앞서 애플은 2023년 뭄바이에 첫 애플스토어를 열었으며 이후 뉴델리에 추가로 매장을 열었다. 구글은 현재 인도 내 첫 매장 위치를 선정 중인데 뉴델리와 뭄바이가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매장 크기는 약 1만5,000평방피트(약 1,393.5m²)로 예상되며, 개장까지 최소 6개월이 걸릴 수 있으나 일정은 유동적이다.

앞서 구글은 19일 인도의 IT 중심지인 벵갈루루에 네 번째이자 인도 내 최대 규모의 캠퍼스도 공식 개소했다. 새 캠퍼스의 이름은 ‘아난타(Ananta)’로, 이는 산스크리트어로 ‘무한’을 뜻한다. 캠퍼스 내부에는 조용한 업무 공간과 더불어 크리켓장, 미니 골프장, 해먹이 설치된 휴식 공간 등이 마련됐다. 또한 직원들의 육아를 지원하기 위해 구글의 대표 색상들로 꾸며진 대형 어린이집도 함께 조성됐다. 블룸버그는 “벵갈루루에 이런 캠퍼스가 생겼다는 것은 AI의 붐 속에서 인도의 기술 허브에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한층 치열해졌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벵갈루루는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AI,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 개발의 핵심 거점이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메타, 아마존 등 글로벌 IT 기업들도 인도의 방대한 기술 인재 풀을 두고 치열한 채용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Arm Holdings를 비롯한 여러 글로벌 기업들 역시 벵갈루루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운영 중이다.

AI 산업 허브 '텔랑가나주', MS 37억 달러 투입

벵갈루루와 함께 인도 남부의 텔랑가나주도 새로운 IT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텔랑가나주는 한때 인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이었으나, 1990년대 이후 IT 산업이 주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되면서 텔랑가나주의 주도인 하이데라바드는 ‘사이버(Cyber)’라는 단어를 합친 ‘사이버라바드’(Cyberabad)란 별칭까지 얻었다. 텔랑가나주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지역의 IT 수출량은 2023년 2조4,000만 루피(약 33조원)로 2014년 대비 네 배 이상 증가했고, 일자리는 90만 개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텔랑가나주가 인도에서 IT 도시로 부상한 배경에도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가 있다. MS는 텔랑가나주에 37억 달러(약 5조2,900억원)를 투자했다. 또한 MS는 660메가와트(MW) 용량의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해 인도 내 토지 매입도 끝냈다. 이는 유럽 내 50만 가구의 연간 전력 사용량과 맞먹는 규모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텔랑가나주와 협약을 맺고 2030년까지 3조6,300억 루피(약 6조366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텔랑가나주 찬단벨리, 하이데라바드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센터 3개를 건설할 계획이다. 포레스터 리서치의 인도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인 아슈토시 샤르마는 “인도는 대규모로 우수한 기술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시작”이라며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에서 연구개발(R&D), 혁신, 디지털 역량 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인도에는 500만 명 이상의 프로그래머가 있으며, 매년 약 150만 명의 신입 엔지니어가 대학을 졸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디지털 시장 중 하나로, 매년 수천만 명의 신규 인터넷 사용자가 유입되며 온라인 쇼핑, 영상 스트리밍, 소셜미디어 콘텐츠 소비가 급증하고 있다.

이 같은 환경 덕에 IT 기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유통업체, 월가 금융사 등 다양한 다국적 기업들이 인도에서 ‘글로벌 역량 센터(Global Capability Center·GCC)’를 운영하고 있다. 인도 IT 산업 협회인 나스콤에 따르면 현재 인도의 GCC에서 190만 명이 근무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250만 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많은 기업이 AI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는 감원 삭풍

반면 미국 실리콘밸리에는 감원 칼바람이 좀처럼 그치지 않는 분위기다. 구글은 AI 투자를 확대하면서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최근 안드로이드, 크롬, 픽셀 등 다양한 부서 인력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패키지를 제안했다. 미국 경제전문 방송 CNBC가 입수한 내부 문서를 보면, 안드로이드, 크롬, 크롬 OS, 구글 포토, 구글 원, 픽셀, 핏비트, 네스트 등의 플랫폼과 디바이스 부서가 인력 조정 대상에 포함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구글이 AI 중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하드웨어 부문을 정리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구글은 최근 가상현실(VR) 헤드셋 제조업체 HTC Vive의 엔지니어링팀 일부를 인수하며, 안드로이드 XR 플랫폼 개발을 본격화할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이는 AI와 XR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스마트 글라스 및 헤드셋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메타도 이달 10일부터 성과에 기반한 해고를 단행하는 전략적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메타는 전 세계 인력의 5%를 감축할 계획이지만, 머신러닝을 비롯한 기타 비즈니스 핵심 직군에 대한 채용은 오히려 적극 진행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AI 인프라 투자를 위해 다른 비용을 절감하고, AI 사업 중심으로 인력 재배치를 더 가속화할 것이란 신호로 해석된다.

다른 빅테크 기업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1월에만 아마존, MS 등 주요 기업들은 6,000명 이상을 감원했다. 이는 기업의 AI 전략이 기초연구와 모델 개발에서 벗어나, 이제 상용화 단계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GPT, 달리(DALL-E) 같은 모델이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순수 연구보다는 이를 응용하고 상용화하는 역량이 더 중요해진 탓이다. 실제로 메타 CEO(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는 “이제 더 작고 효율적인 AI팀으로도 충분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도 “이제는 AI의 비즈니스 가치 창출에 집중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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