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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커머스 기업들, 무역 불확실성 속 美 물류창고 임대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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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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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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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무역 정책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
가정집도 물류창고로, C커머스의 새로운 물류 거점
"향후 3년간 아시아 물류기업이 미국 시장 수요 주도할 것"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이 미국 내 물류 시설 임대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서 들어오는 상품에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선언하자, 미국 현지에서 상품을 배송할 물류 거점을 확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C커머스, 미국 내 창고 운영 확대

2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의 물류창고 운영업체 프롤로지스(Prologis)는 중국에 본사를 둔 제3자물류(3PL) 제공업체와 전자상거래 기업들은 2024년 3분기까지 미국 내 순 신규 창고 임대의 20%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캘리포니아 남부와 뉴저지 중부 같은 주요 유통 허브 지역에서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부동산 서비스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아시아에 본사를 둔 3PL 회사들의 임대 규모는 약 2,200만 평방피트(약 204만㎡)에 달하며, 이는 미국 내 모든 3PL 임대 건수의 4분의 1을 차지한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의 미주 물류 및 산업 서비스 사장 제이슨 톨리버는 "아시아 창고 운영업체들이 지난 2년 동안 낮은 임대료 전대 조건과 더 높은 가용성의 이점을 활용했다"며 "아시아의 다른 지역에서의 제조업 및 수입 증가도 아시아 제3자 물류 회사의 확장을 촉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아시아에 기반을 둔 3PL과 그 수요가 적어도 향후 3년 동안 미국 물류 시장의 중요한 수요 동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는 3PL 회사의 전반적인 임대가 글로벌 무역, 제조업의 변화, 국경 간 전자상거래의 증가로 인해 매년 성장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10%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차고·거실도 물류 기지로

최근 미국 내에서 늘어나는 이른바 ‘가족 창고(family warehouse)’도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새로운 물류 거점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중국 인스타그램 샤오훙수(小紅書)와 중국판 틱톡 더우인(抖音) 등에 접속하면 중국어와 영어로 “가족 창고를 제공합니다”라는 광고를 찾아볼 수 있다. 광고를 클릭하면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필라델피아 같은 도시에 사는 이들이 “우리 집의 창고를 소규모 물류창고로 쓸 수 있으니 연락 달라”고 홍보하는 내용이 나온다. 이들은 “주문 패키지 배송과 반품 처리까지 직접 도와주겠다”고도 했다.

현재 미국 내 가족 창고는 약 5,000개로 추산되며 주로 의류, 전자기기, 생활용품을 취급한다. 평균 거래 규모는 창고당 월 2,000~4,000건이며 패키지당 처리 비용은 1달러 수준이다. 특히 뉴욕 퀸즈, LA 한인타운, 시카고 차이나타운 등 아시아계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다.

물류 프로세스는 3단계로 체계화돼 운영된다. 첫째, 중국에서 대량 입고된 제품이 가족 창고에서 품목별, 판매처별로 분류돼 재고 관리 시스템에 등록된다. 둘째,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주문이 접수되면 24시간 내 개별 포장과 배송 라벨 작업이 이뤄진다. 마지막으로 반품된 제품의 검수와 재판매 가능 여부 판단, 초과 재고의 할인 판매나 도매상 납품 등 재고 관리가 진행된다. 이런 현지 물류 시스템 구축은 기존 중국 직배송 대비 배송 시간이 2주 이상에서 2~3일로 대폭 단축되는 효과를 가져왔다.

관세 폭탄 피하기 비상

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움직임이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미국의 무역 정책 변화에 대비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중국산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고, 800달러 미만 소포에 대한 면세 혜택인 '디 미니미스(de minimis)' 정책 폐지를 언급했다가 번복한 사건은 중국 기업들에 강력한 경고 신호가 됐다.

미국 관세국경보호청에 따르면 2018 회계연도부터 2021 회계연도까지 디 미니미스가 적용되는 패키지의 67.4%가 중국에서 왔다. 이 기관은 2024 회계연도 동안 646억 달러(약 92조8,000억원) 상당의 13억6,000만 개 패키지를 디 미니미스로 처리했다. 디 미니미스의 폐지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저가 소포가 입국 전에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기존 20% 관세와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따른 추가 10%를 포함한 관세가 부과됨을 의미한다. 이는 많은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그동안 활용해 온 직접 배송 모델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중국 물류 기업들은 미국 내 창고 네트워크를 강화함으로써 어떤 정책 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하고, 동시에 성장하는 크로스보더 전자상거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단기적인 현상이 아닌, 새로운 글로벌 무역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적인 구조 변화의 일부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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