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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고금리, 기업 파산, 금융 붕괴’로 이어지는 파괴적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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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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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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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와 기업 채무 증가, 금융 불안 위험 가중
비은행 금융기관 증가도 시장 취약성 확대
기업 리스크 관리와 파산 제도 정비 시급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지속적인 고금리와 기업 채무의 증가로 금융 불안 위험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용 대출 시장에서 비은행 금융기관의 역할이 커지는 것도 시장의 취약성을 확대하고 있다. 각국 중앙은행이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높은 금리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기업 부문 리스크에 대한 관리 강화와 금융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 개발이 시급하다.

사진=CEPR

고금리 지속 및 기업 채무 증가, 금융 불안 키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비금융 기업들은 전례 없는 정책 지원 속에 경제 위기를 비교적 유연하게 헤쳐갈 수 있었다. 하지만 2022년 초반 거의 동시에 시작한 글로벌 통화 긴축은 금융 환경을 심각하게 변화시켰다. 최근 일부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조치가 향후 정책 변화를 예고한다고 해도 여전히 높은 차입 비용은 기업 재무 상황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기업들의 대출 규모도 많은 국가에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해 재무 압박을 더한다. 다수의 기업이 단기 내 상당한 재금융(refinancing)이 필요한 이른바 ‘만기 장벽’(maturity wall)에 처해 있는데 대부분 이전보다 훨씬 높은 금리로 대출을 연장해야 하는 처지다. 특히 신용 등급이 낮거나 부동산 부문에 속한 기업들은 이미 높은 부채 상환 비용과 자산가치 하락에 허덕이고 있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기업 자본 조달 비용, 팬데믹 수준 상회

2022년 이후 급하게 치솟은 금리로 재금융 리스크가 늘어난 기업들은 유지 가능한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2023년 이후 채권 수익률(bond yield) 및 ‘채권 수익률 스프레드’(bond spread, 벤치마크가 되는 미국 국채 수익률과의 차이, 자본 조달 비용을 의미)가 다소 줄었음에도 기업들의 차입 비용은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글로벌 채권 수익률 추이
주: 연도(X축), 수익률(Y축), 고수익 채권 수익률 스프레드(주황), 고수익 채권 수익률(적색), 투자등급 채권 수익률 스프레드(연두), 투자등급 채권 수익률(녹색), 팬데믹 기간(음영), *고수익 채권: 신용 등급이 낮은 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 *투자등급 채권: 일정 신용 등급 이상의 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출처=CEPR

자산 가치 급락과 재금융 비용 상승으로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들이 추가 압력을 받는 가운데, 상업 부동산 부문의 취약성은 한계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 와중에 변동 금리로 대출을 받은 기업들의 부담은 더 크다. 높아진 경제적, 정책적 불확실성도 자산 가치 하락과 기업 신용 등급 하락을 부채질해 위험을 키운다.

당해연도 만기 채권 규모 및 채권 수익률 비교(2019년, 2025년)
주: 만기 채권 규모(단위: 10억 달러)(X축), 가중 평균 채권 수익률(%P, Y축), 2019년(연두), 2025년(주홍), *원 크기=채권 규모/출처=CEPR

짧은 기간 내 재금융이 필요한 기업들은 긴축 정책으로 줄어든 신용 공급 때문에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다. 실제로 다수의 기업이 지출을 줄이고 신규 대출을 제한해 금융 비용을 상쇄하려 애쓰고 있다. 전통적인 재무 위기 지표(financial distress indicator, 현금 흐름, 수익률, 이자 비용 등 포함)를 넘는 세심한 관리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국채 수익률 인상에 따른 상대적 지표 변화(낮은 재금융 필요 기업 대비 높은 재금융 필요 기업)
주: 국채 수익률 인상 후 기간(X축), 변화율(%P), 투자(좌상단), 무형자산 투자(우상단), 총 부채(좌하단), 금리(우하단), 68% 신뢰구간(짙은 음영), 90% 신뢰구간(옅은 음영)/출처=CEPR

고금리와 경기 침체 결합 시 기업들 채무 불이행 ‘쇄도’

코로나19 위기 당시 기업 파산은 광범위한 재정 및 통화 정책 개입으로 예상보다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의 경제 상황은 또 다른 위험을 제기한다. 지속적인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결합하면 기업들의 연쇄적인 채무 불이행을 불러, 팬데믹 기간 은행들이 축적한 완충 자본(capital buffers)의 소진을 부를 수 있다.

실제 시뮬레이션 결과도 수요 감소와 높은 차입 비용이 결합한 거시경제 환경은 채권자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기업 대출이 특정 기업에 몰려 있는 후진적 은행 시스템을 보유한 신흥 시장 및 개발도상국에 금융 불안이 더해진다.

늘어난 비은행 금융기관도 금융 안정 위협

한편 기업 신용 시장에 급격히 늘어난 비은행 금융 기관들도 금융 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지난 20년간 비은행권이 글로벌 신디케이트 융자(global syndicated loans, 대규모 기업 대출을 위해 복수의 대출 기관이 연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꾸준히 늘어 2022년에는 40%에 이르렀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 경제권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글로벌 신디케이트 융자에서 비은행권 금융 기관이 차지하는 비중
주: 연도(X축), 비중(Y축), 전 세계, 미국, 영국, 캐나다, 독일, 브라질(보기 좌측부터)/출처=CEPR

비은행 금융기관 대출은 재무적으로 취약하거나 생산성이 떨어지는 기업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어 생존 자체에 허덕이는 이른바 좀비 기업(zombie firms)도 다수를 포함한다. 또한 대출을 위한 자금 자체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관련 데이터도 부족해 정확한 리스크 파악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다. 기업 융자가 비교적 규제 영향력 밖에 있는 금융 기관에 집중되는 상황에서 기업들의 채무 불이행이 이어지면 시스템적 위기를 부를 수도 있다. 따라서 비은행권 융자에 대한 관리감독 및 데이터 수집을 강화하는 것도 위험을 경감하기 위한 필수 조치다.

파산 및 구조조정 제도 정비 시급

금융 의무 이행이 불가능해진 기업의 회생 및 정리를 위한 파산 프레임워크(insolvency framework)는 팬데믹 이후 지속적으로 정비돼 왔지만 지역에 따른 격차는 아직도 크다. 문제는 구조조정 메커니즘(restructuring mechanism)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역에서 긴축이 지속되면 투자가 훨씬 빠르게 줄고 차입 비용은 가파르게 오른다는 것이다.

어려움 속에서 살아남은 회사들 중 일부는 좀비 기업이 되어 자원 배분을 왜곡하고 경제 성장을 방해하기도 한다. 따라서 특히 개발도상국들의 경우 파산 프레임워크를 강화하는 것은 장기적 금융 안정을 위한 핵심 조치 중 하나다.

자금 조달 비용이 치솟는 가운데 많은 기업이 악성 대출로 갈아타는 기업 채무 위험은 금융 시스템 전체를 악화시킬 수 있다. 정책 당국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친 위험을 평가하고 금융 안정을 위한 선제적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비은행 금융 기관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와 파산 프레임워크를 개선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원문의 저자는 나시라 아바스(Nassira Abbas)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 부국장 외 8명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Corporate sector vulnerabilities in a high-rate world: Growing risks to financial stability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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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