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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중단된 카카오엔터 매각 수순, 내부에선 반발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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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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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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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로 경영 부담 확대
노조는 사모펀드 매각 반대 목소리
SM엔터, 2년 만에 다시 시장으로 나올지도

카카오가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기업공개(IPO) 계획을 중단하고 경영권 매각으로 방향을 바꿨다. 최근 몇 년간 연이은 글로벌 투자 유치로 몸집을 키워 왔지만, 시장 불확실성과 실적 악화 등 각종 부담이 겹치면서 결국 출구 전략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카카오엔터 측에서 몸값으로 11조원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보인다.

자회사 부진에 3년 연속 순손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카카오엔터 주요 주주에게 서한을 보내 경영권을 매각할 계획임을 알렸다. 카카오엔터의 최대 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 지분 66.03%를 보유한 카카오이며, 2대 주주는 약 12%를 보유 중인 앵커PE다.

카카오는 2019년 카카오페이지 시절부터 IPO를 준비했지만, 쪼개기 상장 등 논란이 일며 상장 작업을 멈췄다. 여기에 저금리 시절 과도한 인수합병(M&A)으로 외형을 키운 후유증도 적지 않았다. 인수 기업들이 인수 직후 실적이 급격히 악화하는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결국 경영권 매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카카오엔터의 지난해 말 기준 자회사 수는 42개에 달한다.

현재 카카오엔터의 사업은 크게 △뮤직(연예 기획) △스토리(웹툰·웹소설) △미디어(영상 제작) 등 세 부문으로 나뉜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조8,128억원으로 전년(1조8,735억원) 대비 3.2%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806억원으로 2023년(692억원) 보다 16.5% 늘었다. 다만 당기순이익의 경우 3년 연속 순손실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다양한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가 카카오엔터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통매각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특히 초기 투자자인 앵커PE는 이번 매각 결정에 공감의 뜻을 밝힌 반면, 비교적 최근 지분을 보유하게 된 사우디 PIF와 싱가포르 GIC는 매각 참여 여부를 놓고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앵커PE는 2016년부터 카카오엔터 지분을 늘려 왔으며, 사우디 PIF와 싱가포르 GIC는 2023년 IPO를 통한 엑시트를 전제로 카카오엔터 투자에 참여했다.

이번 소식과 관련해 카카오는 “매각에 대해 확정된 사항이 없다”면서도 “그룹의 기업가치 제고와 카카오엔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해당 회사 주주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밝혔다.

노조 “사모펀드 매각 위험해”

카카오 내부에서는 카카오엔터를 비롯한 계열사들이 사모펀드에 매각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주를 이룬다. 사모펀드가 플랫폼을 지배하게 되면, 자금 조달의 상당 부분을 투자자 또는 금융시장에서 충당해야 하는 만큼 그 부담이 노동자와 이용자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은 이날 성명을 내고 “노조는 포털 다음, 카카오엔터 등 카카오의 주요 플랫폼이 사모펀드로 매각되는 것에 대한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2대 주주가 사모펀드로서 영향력을 행사 중인 카카오VX의 사례를 들었다. 카카오VX가 이미 여러 사모펀드가 참여한 상태에서 다시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3년 동안 전체 인력의 30% 이상인 200여 명을 감축했다는 주장했다. 또 다른 계열사 카카오모빌리티 역시 지난 2022년 MBK파트너스 매각이 추진 됐으나, 기업의 장기 비전과 고용 안정성에 대한 내부 직원들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아울러 카카오엔터의 매각 소식이 내부 구성원들에게 사전 공유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노조는 “내부 구성원들이 갑작스러운 매각 소식을 언론 보도를 통해 접했다”며 “사측의 공식 입장 역시 뉴스 보도를 통해서만 전달되고 있으며, 그마저도 구체적인 내용이 부족하고 모호한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SM엔터 지분 향방에 촉각

시장에서는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보유한 SM엔터테인먼트의 지분도 매각 대상이 될지 주목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보유한 SM엔터 지분은 각각 21.18%와 19.5%다. 양사는 지난 2023년 SM엔터 지분을 취득할 당시 카카오가 추후 관련 권리(지분 포함)를 카카오엔터에 넘기는 형태로 계약을 맺었다. 다만 이는 카카오엔터가 IPO에 성공한다는 계산 아래 진행된 것으로, 충분한 현금 여력이 발생할 실현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모기업이 지분을 우선 매입한 후, 자회사에 이를 넘겨주는 방식이다.

그러나 IPO가 사실상 무산된 데다, 카카오엔터 경영권 매각이 본격화하면서 SM엔터 보유 지분 또한 계륵으로 남을 공산이 크다는 게 업계의 주된 시각이다. 이대로 카카오가 카카오엔터를 매각할 경우, 양사의 합산 SM엔터 지분은 40.68%에서 21.18%로 낮아진다. 분할 매각이 이뤄진다 해도 SM엔터 지분을 인수하는 기업은 순식간에 해당 기업 2대 주주로 등극하게 된다. 지분 차이가 1.68%에 불과한 만큼 향후 경영권 다툼이 발생할 가능성 또한 커지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카카오가 카카오엔터 매각 전 SM엔터 지분을 모두 흡수해 40.68%의 지분을 확보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제시되기도 했다. 해당 시나리오에서는 카카오가 SM엔터의 존속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데다, 해당 지분을 매각하기에도 상대적으로 유리한 구조가 된다. 카카오의 SM엔터 지분 관계 정리에 따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또 한 번의 재편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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