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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일러메이드, 5조원 규모 매각 추진, 센트로이드·F&F 갈등 속 성사 여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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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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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제프리스, 6~7월 중 테일러메이드 매각 절차 착수
최대 출자자 F&F 매각 반대, 센트로이드는 펀드 회수 나서
엔데믹 이후 골프산업 침체, 5조원 매각 가능성은 미지수

세계 3대 골프 브랜드 테일러메이드의 경영권 매각이 이르면 다음 달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 측이 기대하는 기업가치는 약 5조원 수준으로 현재 중국·중동계 자본의 인수 가능성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인수 당시 기업가치가 2조1,000억원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희망 매각가격에 거래가 성사될 경우, 매각 측은 최대 3조원을 회수하는 셈이다. 다만, 테일러메이드 인수펀드의 최대 출자자로 참여한 F&F 측이 제3자 매각에 반대하며 사전동의권 등의 법적 권한 행사를 예고하고 있어 거래 성사 여부를 두고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센트로이드·F&F, 사전동의권 행사 두고 갈등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테일러메이드 매각 주관사 JP모건과 제프리스는 오는 6~7월 잠재적 원매자들에 티저레터를 배포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중국·중동계 전략적투자자(SI)들이 후보로 거론돼 온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티저레터를 보내 의향을 물을 것으로 보고 있다. 테일러메이드 경영권을 갖고 있는 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이하 센트로이드) 측은 매각가 5조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측이 제시한 매각가 5조원은 지난 2016년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한 골프전문기업 아쿠쉬네트홀딩스의 모회사 타이틀리스트의 주가를 고려한 가격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테일러메이드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약 2억2,200만 달러(약 3,100억원)로 집계됐는데, 여기에 15~16배를 적용해 기업가치(EV) 5조원을 산정한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아쿠쉬네트홀딩스의 EV/EBITDA 배수는 이와 비슷한 14.5배였다.

다만, 2021년 테일러메이드 경영권 인수 당시 사모펀드의 최대 출자자로 참여한 패션 기업 F&F는 매각에 반대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F&F는 공문을 통해 "매각을 강행할 경우 사전동의권을 적법하게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센트로이드 측은 '법대로 가자'며 제3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동일한 펀드에 운용사와 투자자로 참여한 양 측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갈등을 빚는 모양새다.

센트로이드는 2021년 테일러메이드를 2조1,000억원에 인수했다. 선순위 인수금융으로 1조원을 조달했고, 프로젝트 펀드인 '센트로이드 제7의1호'에서 중순위 메자닌 4,633억원을, 또 다른 펀드 '센트로이드 제7호'에서 후순위 지분(보통주) 투자금 6,059억원을 각각 조달했다. 당시 SI로 나선 F&F는 중순위 메자닌에 2,000억원을, 후순위 지분투자에 3,000억원을 각각 투자하면서 부채를 제외한 인수대금 1조원 중 절반인 5,000억원을 댔다.

F&F, 테일러메이드 美 나스닥 상장 추진 주장

업계에서는 양측이 갈등을 빚는 근본 원인을 F&F가 투자자로서의 이익에 만족하지 않고 좀 더 낮은 가격에 테일러메이드의 새 주인이 되려 하는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F&F는 이미 다른 펀드 출자자들에게 테일러메이드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뒤, 자신은 대주주로 남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가가 5조원을 오르내리는 만큼 당장 인수에 나서기보다는 상장 이후 기업가치를 키워 경영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운용사인 센트로이드는 2027년 펀드 만기를 앞두고 조기 회수에 방점을 찍었다. 센트로이드는 최근 투자자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제3자 매각이 가장 빠르고 안정적인 회수 방안이며, 지금이 바로 회수 적기"라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나스닥 상장에 대해서는 시장 변동성에 따른 주가 리스크를 이유로 회수가치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또 글로벌 최상위권 운용사들이 이미 매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부각했다.

업계는 이번 매각이 순조롭게 마무리될 경우, 센트로이드가 수천억원에 달하는 성공보수를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테일러메이드 인수 당시 은행 대출을 제외하고 센트로이드가 투입한 자기자본이 1조원 수준으로, 희망 매각가가 5조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출금을 상환하더라도 4년 만에 3~4조원을 회수하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내부수익률(IRR)이 8%를 넘기면 성공보수를 받는 구조인 만큼, 센트로이드가 받을 성공보수는 사모펀드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최대 출자자인 F&F도 투자 원금의 4배에 달하는 2조원을 손에 쥘 수 있다. 4년 만에 출자를 통해 거둘 수 있는 수익으로는 괄목할 만한 성과라는 점에서 단순 수익만 놓고 보면 F&F가 반대할 이유가 없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F&F가 매각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매수권 행사를 염두에 두고 매각가를 낮추려는 전략을 전개하는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F&F는 센트로이드와의 계약에 따라 제3자 매각 시 동일한 조건으로 테일러메이드를 인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권을 보유하고 있어 입찰 가격이 낮을수록 유리하다.

MZ세대 이탈 등으로 국내 골프장 이용객 하락

F&F와의 갈등이 아니더라도, 현재 골프 시장의 침체를 감안하면 테일러메이드가 매각 측의 희망가인 5조원에 팔릴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시장의 중론이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역대급 호황을 누리던 골프산업이 엔데믹 이후 총체적 위기를 겪고 있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골프장 이용객은 △2019년 4,170만992명 △2020년 4,673만6,741명 △2021년 5,056만6,536명 △2022년 5,058만3,383명 △2023년 4,772만2,660명으로 2022년부터 하락하고 있다.

골프업계 불황에는 주요 소비층인 MZ세대 이탈과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 등이 영향을 미쳤다. 최근 이들 사이에서 '골프는 기본비용이 높아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2023년 한국골프지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골프장 이용자 월평균 지출 비용은 45만8,000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대세로 떠오른 러닝은 엄청난 가성비를 자랑한다. 러닝은 골프처럼 외곽 지역으로 가 한나절 시간을 쓰면서 비싼 비용을 내지 않아도 되는 데다 달리고 싶으면 당장 집 밖으로 나와 달리면 되는 간편한 운동이기 때문이다.

국내 골프장 인수합병(M&A) 시장도 침체를 겪고 있다. 2022년 포스코는 인천 송도의 명문 골프장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을 약 3,000억 원에 인수했다. 당시 홀당 인수가가 160억 원으로 국내 골프장 거래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한때 100억 원을 넘기던 홀당 인수가는 지난해 60억~90억 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골프 의류·용품 시장 역시 침체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프랑스 골프 브랜드 까스텔바작을 비롯해 크리스에프앤씨, 한세엠케이 등의 매출이 크게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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