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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두 경로의 외부 충격, 한국·일본 흔드는 무역과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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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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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제에 대해 사실에 근거한 분석으로 균형 잡힌 시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 전달에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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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무역 충격, 글로벌 가격 압박 확대
미국 금융 긴축, 자본 비용 부담 가중
한국·일본, 이중 압력에 대응 전략 분리 필요

본 기사는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의 SIAI Business Review 시리즈 기고문을 한국 시장 상황에 맞춰 재구성한 글입니다. 본 시리즈는 최신 기술·경제·정책 이슈에 대해 연구자의 시각을 담아, 일반 독자들에게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기사에 담긴 견해는 집필자의 개인적 의견이며, SIAI 또는 그 소속 기관의 공식 입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세계 경제는 두 갈래의 충격에 흔들리고 있다. 중국은 무역을 통해 상품 가격을 낮춰 산업 경쟁을 압박한다. 미국은 금융시장을 통해 금리와 자본 조달 비용을 가중시킨다. 한국과 일본은 두 압력을 동시에 받으며 충격이 더 크게 나타난다. 이를 단일한 ‘글로벌 충격’으로 묶어 대응하면 효과는 반감된다. 경로를 구분해 성격에 맞는 해법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ChatGPT

가격 압박과 산업 충격

중국의 수출 확대는 세계 상품시장에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둔화 현상)을 불러온다. 미·중 갈등으로 수출 물량이 다른 시장으로 향하면 유로존의 근원 인플레이션은 2년간 약 0.3%포인트 낮아질 수 있으며, 기술·주택 부문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다. 또 다른 분석은 정책 변화가 없더라도 2025년까지 미국과 유로존 인플레이션이 약 0.2%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다.

중국은 저가 상품을 대규모로 공급해 세계 시장 가격을 낮추고 있다. 한국과 일본은 기계·전자·운송장비 분야에서 중국과 직접 경쟁하기 때문에 충격이 더 크다. 가격 압박이 심해지면 이익률이 줄고, 이는 수출 주문 감소와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임금 협상에서도 기업의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 활동 전반이 위축되는 구조다.

중국 수출 우회에 따른 2년간 예상 디스인플레이션(단위: pp)
주: 지역-유로 지역, 미국, 일본, 한국(X축), 디스인플레이션 효과(Y축)

무역 흐름에서도 구조적 중복이 확인된다. 2025년 중반에도 중국의 대일 수출과 일본의 대중 수출은 매달 수백억 달러 규모를 유지했다. 환율과 관세 변동으로 등락은 있었지만, 여전히 산업 구조의 핵심 연결망이다. 중국산 제품이 한국·일본 기업이 진출한 시장으로 들어오면, 결국 글로벌 한계 공급자(생산비가 가장 낮은 업체)가 가격을 결정한다. 그 결과 국내 기업은 가격 경쟁력이 약해지고 마진이 축소되며 투자 계획을 미루게 된다. 이는 금융 불안정이 아니라 전형적인 경기 사이클 충격이다.

2010~2024년 수출 시장 점유율(2010년 1월 = 100)
주: 연도(X축), 지수(Y축)/유로 지역(파란색 선), 중국(노란색 선), 미국(빨간색 선)

한국과 일본의 대응 과제

일본의 지표는 이러한 충격을 분명히 보여준다. 2025년 중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기준선인 50 아래로 떨어졌고, 철강·자동차 부문의 부진이 공식 통계로 확인됐다. 2024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사실상 제자리 수준에 머물렀다. 대외 수요 변동성이 국내 성장을 압도했음을 보여준다.

한국도 비슷한 양상이다. 2025년 성장률 전망은 1% 안팎으로 낮아졌고, 서울의 주택 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지방 시장은 약세가 지속됐다. 통화정책은 관세 충격을 받은 산업을 근본적으로 지켜낼 수 없으며, 일시적 완화 효과에 그친다. 지속 가능한 해법은 수출시장 다변화와 산업 구조 조정이다.

미국발 금융 충격의 전이

또 다른 충격 경로는 금융시장을 통해 나타난다. 2025년 2월 말부터 미국의 금융 여건이 급격히 긴축되면서 금리 상승, 신용스프레드 확대, 주가 하락, 달러 강세가 동시에 진행됐다. 성장 기대가 낮아지고 관세 불확실성이 커진 결과다. 이 충격은 자본 흐름과 자산 가격을 매개로 아시아 전역에 빠르게 전이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국 시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가 수익률에 강한 영향을 미친다.

일본과 한국은 개방도가 높고 주식·외환시장이 활발해 충격에 특히 민감하다. 위험 프리미엄이 상승하고 통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며 해외 자금 조달 비용이 커진다. 이는 중국발 무역가격 충격과는 성격이 다른 금융 사이클 충격이다.

중립 금리와 정책적 시사점

중립 금리는 경기를 과열시키지도, 억제하지도 않는 균형 금리로, 금융 사이클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핵심 지표다. 최근 분석에 따르면 금융 요인이 정책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미국에서 가장 크고 중국에서도 뚜렷하다. 일본은 경기 사이클에, 한국은 금융 사이클의 변동성에 더 민감하다.

따라서 미국발 위험자산 가격 충격은 동아시아 경제에도 영향을 주지만, 국가별로 작동 방식은 다르다. 월가의 변동성만으로도 각국의 중립 금리가 흔들릴 수 있다. 단순히 연준의 행보를 그대로 따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미국발 충격이 자국 경제에 어떤 경로로 작동하는지 먼저 파악하는 것이 정책 대응의 출발점이다.

두 충격에 맞는 대응 체계

중국과 미국에서 오는 충격은 경로와 성격이 다르다. 중국발 디스인플레이션은 상품 가격을 낮춰 기업의 이익률을 줄이고, 미국발 금융 충격은 대외 차입 비용을 높여 자금 조달 환경을 악화시킨다. 전자는 이익률 하락, 후자는 자본 비용 상승으로 이어지는 만큼 대응 수단도 달라야 한다.

거시 정책은 이에 맞게 조정돼야 한다. 중국발 경기 둔화로 물가가 하락세를 보이면 금리 인하로 내수를 자극할 수 있다. 동시에 부동산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거시건전성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 반대로 미국발 금융 불안이 더 클 경우에는 유동성 공급, 통화스와프, 신용보증 같은 안전판을 우선 가동하면서 정책금리는 국내 물가 흐름에 맞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핵심은 어떤 충격이 더 긴급한지, 그리고 어떤 수단이 동원되는지를 명확히 알리는 것이다. 시장은 불확실성보다 분명한 신호를 높게 평가한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Two Storm Tracks: China's Disinflationary Trade Shock and America's Financial Shock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본 기사의 저작권은 스위스 인공지능연구소(SIAI)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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