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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아시아 통화 역사적 저평가" 재조명, 달러 약세 속 원화 반등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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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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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저평가된 아시아 통화에 주목, 원화 반등 여력 커
인도네시아 루피아, 인도 루피, 대만달러 등 함께 거론
위안화 절상 막으려는 中에 추가 상승 어렵다는 분석도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아시아 신흥국 통화들이 다시 주목 받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조치 이후 달러 강세가 한풀 꺾이면서 그간 저평가됐던 원화와 대만 달러, 인도네시아 루피아 등이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지난 주 미국 달러 가치가 급락하고 대만달러 등 아시아 주요 통화 가치가 이례적으로 급등하자 일각에서는 아시아 통화가 약세가 아닌 강세를 보이는 '역(逆) 외환위기'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시아 주요 통화, 역사적 평균 대비 저평가

11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은 "가장 안정적인 통화로 꼽히던 아시아 주요 통화의 가치가 역사적 평균 대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수년간 라틴아메리카 캐리 드레이드의 인기에 밀려 2위를 차지했던 아시아 통화가 이제는 저렴함의 상징이 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국제결제은행(BIS)의 실질실효환율(REER)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한국 원화가 10년 이동평균 대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해 가장 저평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저평가된 통화로는 인도네이사 루피아, 브라질 헤알, 대만달러, 인도 루피가 뒤를 이었다.

골드만삭스그룹은 원화를 달러 자산을 대체할 수 있는 가장 유망한 통화로 지목하며 인도네시아 루피아, 인도 루피, 남아공 랜드 등을 유망한 신흥국 통화로 꼽았다. 영국의 글로벌 금융그룹 바클레이즈 역시 원화와 더불어 싱가포르달러, 대만달러 등의 추가 상승 가능성에 주목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전망에 대해 "달러 약세, 중국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감, 미국과 아시아 간 무역 협상 진전 가능성 등이 맞물리면서 아시아 통화의 매력이 재부상하고 있다"며 "아시아 통화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저렴해 수익 실현 여지가 크다"고 보도했다.

대만달러 급등에 아시아 주요 통화 동반 강세

실제로 이달 초 감지된 대만달러의 급등세가 인근 국가 통화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아시아 통화 전반이 강세 흐름을 타고 있다. 대만달러의 폭등(절상)은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단 2거래일 동안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지난 1일 종가 32.077대만달러였던 환율이 이틀 새 8~9% 급락해 장중 29.458대만달러까지 떨어졌다. 2일 하락률(절상률)은 4.15%로, 1980년대 이후 하루 기준 최대폭을 기록했다. 6일 이후 일부 반락이 나타났고, 이후 30대만달러선에서 환율이 회복된다.

원화 역시 2일 2.5% 급등한 데 이어 5일 1.5% 추가 상승하면서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싱가포르달러 역시 아이사 통화 강세 분위기 속에서 절상 압력을 받았다. 중국 위안화도 연휴 뒤 거래가 다시 시작되면서 1달러에 7.23위안까지 올라 지난 3월 20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엔화는 간밤 0.9% 급등한 뒤 1달러에 143.99엔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호주달러는 지난 6월 5개월 만의 최고치(0.6449달러)에서 거래되면서 다른 통화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아시아 통화 강세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세계 무역 및 동맹 재편 움직임 속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 비중을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무역 협상에 대한 기대가 고조되면서 아시아 통화에 대한 투자 심리는 점차 개선되고 있다. 블룸버그 아시아 통화 지수는 4월 저점 대비 약 3% 상승했고, 글로벌 자금은 인도네시아·태국·한국 등 아시아 통화 채권을 사들이고있다. 달러 약세 압력이 커지자 홍콩 통화청은 페그제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 개입에 나서기도 했다.

美 통화 정책 불확실성으로 세계 경제에 영향

이러한 아시아 통화 강세 배경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세계 무역 및 동맹 재편 움직임 속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 비중을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대만달러 급등 시점이 미-대만 무역 협상 종료와 겹치면서 이러한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과거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등이 말했던 '아시아판 브레턴우즈 협정', 곧 아시아 국가들이 자발적으로 통화를 평가절상할 가능성도 다시 떠오르고 있다.

많은 아시아 통화가 심각하게 저평가된 상태인 만큼 이론적으로는 타당하지만, 관광 부진을 겪는 대만 등이 10% 평가절상을 견디기는 실제로 고통스러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대만과 한국이 안보를 미국에 의존하는 점이 통화 절상 압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만 중앙은행은 이러한 거래 가능성을 거듭 부인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대만달러 급등에 당국의 암묵적 승인이 있었고, 미국 역시 이를 환영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기적으로 아시아에서 시작된 환율 불안은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을 일으켜 세계 증시 상승세에 제동을 걸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 정책 방향도 주요 변수다. Fed는 금리를 묶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앞으로 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영국 중앙은행(BoE) 역시 이번 주 회의에서 트럼프 관세 정책의 영향 등을 생각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나온다. 노르웨이와 스웨덴 중앙은행은 금리를 묶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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