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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인하 9월로 밀리나, 연준 이사들 트럼프 압박에도 일제히 신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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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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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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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틱 총재 “3~6개월은 더 지켜봐야”
9월 이전 금리 인하 '시기 상조'
6월 FOMC 금리 인하 가능성 '뚝'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과 국가신용등급 강등 여파 속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고위 인사들이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대해 신중론을 펼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금리 인하 압박에도 불구하고, 연준은 적어도 9월 이전까지는 현행 금리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는 분위기다.

연준 위원들, 조기 금리 인하 기대에 '찬물'

19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불확실한 경제 전망 속에 오는 9월 이전에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미국 모기지은행협회(MBA)가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6월이나 7월에 우리가 상황을 명확히 파악하게 되지는 못할 것"이라며 "지표를 수집하고 더 정확한 그림을 얻으며,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를 지켜보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6월, 7월, 9월에 예정돼 있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비슷한 어조로 당분간 금리를 조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협상이 장기화할 경우 그 여파가 여름까지 이어질 수 있고, 실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까지는 그 이후 몇 달이 더 걸릴 것"이라며 신중한 통화정책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보스틱 총재는 인터뷰에 앞서 열린 행사에서도 정책 입안자들이 경제 상황이 어떻게 정착되는지 확인하려면 "3~6개월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무역 협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전돼 관세가 더 크게 인하될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보스틱 총재는 "그런 경우라면 우리가 일부 조치를 앞당겨 시행할 수도 있다"면서 "물가 수준을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플레이션과 향후 물가 상승에 대한 대중의 기대심리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연준의 이중 책무(물가 안정과 완전고용)를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 측면이 더 걱정된다"며 "주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으로 인해 향후 미국 경제가 어떻게 재편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러한 불확실성이 정책 결정자뿐 아니라 기업과 가계에도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 역시 관망세를 강조했다. 그는 "연준이 잠재적인 물가 상승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30년물 美 국채 수익률, 한때 5% 돌파

실제로 4월 인플레이션 지표는 월가의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잠재적인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게 전문가 중론이다. 이 같은 불안은 국채 매도로 이어져 장중 장기 국채 수익률(금리)이 치솟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19일 뉴욕 시장에서 미국 국채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은 한때 10bp(0.10%포인트) 넘게 치솟으며 4.566%까지 급등했다. 또한 초장기물 국채인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한때 12bp 넘게 급등하며 5.03%까지 날아올랐다. 30년물 미국 국채 수익률이 5.03%까지 상승한 것은 지난 2023년 11월 5.18%를 기록한 이후 1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여기엔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강등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무디스는 지난 16일 미국 정부의 신용등급을 최고 등급인 ‘Aaa’에서 한 단계 낮은 ‘Aa1’으로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잇따른 행정부와 의회의 무책임한 재정 운영으로 재정적자가 지속 확대되고 있으며, 개선의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등급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시장은 가뜩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부과로 경제 성장 둔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미국 국채 매도세가 한층 커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프랭클린템플턴 인베스트먼트솔루션의 부최고투자책임자 맥스 곡먼은 "재정 지출은 통제가 전혀 되지 않고 있고, 이러한 흐름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대형 기관 및 해외 투자자들이 미국 국채에서 점진적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달러화는 하락 압력을 받으며 미국 주식의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중 협상 타결로 경기 둔화 우려 줄어

이런 가운데 현재 시장에서는 6월 17~18일로 예정된 FOMC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을 10% 미만으로 보고 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 가격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올해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두 차례(각 0.25%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 4월 말까지 기대됐던 네 차례 인하 전망에서 대폭 줄어든 수치다.

이 같은 전망에는 미국과 중국이 90일간 상대국에 부과하는 관세를 큰폭 낮추고 협상을 이어가기로 합의한 사실도 반영됐다. 경기 둔화 우려가 약해져 연준이 서둘러 금리를 내릴 필요성이 줄었다고 보는 까닭이다. 실제 미국 대표 금융사 골드만삭스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향후 12개월 안에 미국의 경기 침체 확률이 35%라고 전망했다. 이는 이전 전망치(45%)보다 10%p 내려간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관세가 생산 차질을 일으킬 만큼 높게 유지될 위험이 낮아졌다"며 "향후 관세 정책 방향성에도 긍정적 신호가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침체 위기가 누그러지면서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도 개선됐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기존보다 0.5%p 올린 1%로 제시했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도 같은 기간 성장률을 0.1%p 상향해 1.3%로 예상했으며, 미국 금융사 내셔널와이드의 캐시 보스트잔치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가 1%라고 내다봤다. 이는 이전보다 0.5%p 오른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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