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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 도는 수도권 청약시장, 평균 경쟁률 1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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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일부 단지, 전 타입 미달
가격 경쟁력 및 단지 입지가 원인
서울 내 강남·비강남 양극화도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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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도에서 청약을 진행한 단지가 모두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이제는 수도권도 흥행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경기권 공급이 증가한 데다 공사비 상승 영향으로 분양가도 올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경기도 내 2만 가구가 넘는 공급이 예정되면서 분양시장에서는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도권도 1순위 청약 흥행 실패

2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2일 경기도에서 청약 접수를 진행한 ‘이천 자이 더 레브’, ‘김포 북변 우미린 파크리브’, ‘양평 하늘채 센트로힐스’, ‘오산세교2 한신더휴(A16블록)’ 등 4개 단지가 모두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김포 북변 우미린 파크리브’는 501가구 모집에 1.398건이 접수되면서 평균 경쟁률 2.79대 1을 기록했는데 1순위 청약에서 일부 타입 미달이 발생, 2순위 청약에 와서야 전 타입 마감에 성공했다. ‘오산세교2 한신더휴(A16블록)’는 1순위 745가구 모집에 1,257건 접수됐고, 평균 경쟁률은 1.69대 1이었다. 오산세교2 한신더휴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단지였지만, 1순위 청약에서 일부 타입 미달이 발생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나머지 2개 단지는 평균 경쟁률이 1대 1에도 못 미쳤다. ‘이천자이 더 레브’는 603가구 모집에 245건 접수돼 평균 경쟁률 0.4대 1로 전 타입 미달했다. 2순위 청약까지 포함해도 286건이 접수돼 0.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양평 하늘채 센트로힐스’는 191가구 모집에 25건 접수되면서 평균 경쟁률 0.13대 1로 전용 59㎡B 타입을 제외하고 전 타입 미달했다.

경기권 4개 단지가 흥행에 어려움을 겪은 상황에서 다음 달 경기도에 2만3,257가구, 인천에 3,567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특히 경기는 성남 산성역 헤리스톤(일반분양 1,224가구) 등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가 분양 앞두고 있어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인은 서울과 가까운 입지 조건 및 가격

다만 수도권의 모든 아파트 청약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든 것은 아니다. 사실상 수도권 분양 흥행은 서울과 인접한 입지 조건 및 분양가 경쟁력에 따라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성남 '분당 금호어울림 그린파크'는 39.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공공분양으로 나온 '분당 금호어울림 그린파크'는 74가구 모집에 2,898건의 청약 통장이 제출된 것으로 집계됐는데, 특히 전용 74㎡ 타입은 22가구 모집에 1,043건이 접수되며 타입 최고 경쟁률인 47.41대 1을 올렸다.

안산 단원구 고잔연립9구역 재개발 단지인 '한화포레나 안산고잔2차'도 평균 경쟁률 10.65대 1(92가구 모집 980건 접수)을 기록하며 비교적 괜찮은 성적을 올렸다. 전용 53㎡ 타입에서 5배수 미달(3.55대 1)이 나왔지만 나머지 5개 타입에서 모두 1순위 마감을 기록하며 두 자릿수 경쟁률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서울과 인접한 곳이라는 점과 대형 건설사가 시공을 맡은 리모델링 단지라는 다양한 요소가 조화를 이뤄 분양 흥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분당 금호어울림 그린파크'의 경우 수도권에서 상급지로 평가받는 분당에 공공분양으로 공급돼 분양가가 비교적 합리적으로 책정됐다는 부분이 청약자들의 접수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분양가는 3.3㎡당 약 2,400만원가량으로 책정됐는데 단지가 자리한 야탑동의 평당 시세가 3,083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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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 1채로 비강남 2채 산다, 서울 내 양극화 격화

한편 이 같은 부동산 양극화 현상은 서울 내에서도 점차 심화하는 추세다.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에 따르면 강남 3구와 그 외 서울지역 아파트의 매매 가격 격차는 3월 기준 3.3㎡당 3,372만원으로 집계됐다. 강남과 그 외 지역 간의 아파트 가격 격차는 2022년 3,178만원으로 전년 대비 격차가 일시 줄어든 이후 2023년 3,309만원, 2024년 현재 3,372만원(3월 기준)으로 다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담은 1·10 대책과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대한 개정, 신규 분양시장에서의 청약열기가 강남권 매입 선호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권 매입 수요가 회복되면서 강남 3구 아파트 가격으로 서울 그 외 지역 아파트 가격을 나눈 배율도 상승했다.

집값 호황기인 2020~2022년 3.3㎡당 강남 3구 아파트 가격으로 서울 그 외 지역 아파트 가격을 나눈 배율은 1.9 배에 그쳤으나 집값이 하향 조정세를 탄 2023년~2024년엔 2배로 상승했다. 이는 강남 3구 아파트 1채로 기타 서울 내 지역 아파트 2채를 구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과 경기·인천 지역의 아파트 매매 가격 격차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2015년 기준 3.3㎡당 서울과 경기·인천 지역 간 아파트 매매가격 차이는 792만원에서 2021년 2,280만원까지 꾸준히 확대됐다. 이는 2022년 기준금리 인상 영향과 2023년 GTX 교통 호재 및 1기 신도시 등 노후 계획도시 정비사업 추진 호재 등으로 2년 연속 축소됐으나 올해 들어 2,261만원으로 다시 확대되는 양상이다. 서울과 경기·인천 지역의 3.3㎡당 아파트 매매가격 배율은 2015년 1.8배에서 2017년 2배로 확대된 이후 2019년 2.5배에서, 2023년과 2024년 3월 현재 2.3배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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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가 목 조른다" 가중되는 금융권 부담, 탈출구는 시장 회복?

"부동산 PF가 목 조른다" 가중되는 금융권 부담, 탈출구는 시장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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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PF 신디케이트론 가동, 은행권 부담 8,000억원
PF 리스크에 허덕이는 제2금융권, 충당금 '폭탄'
서울 중심으로 상승하는 집값, 시장 회복 본격화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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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금융당국의 주문에 따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연착륙 지원에 약 8,0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부동산 PF 부실 리스크를 중심으로 금융권의 자금 지출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다만 국내 부동산 시장이 점차 회복의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금융권의 PF 관련 비용 부담 역시 조만간 해소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흘러나온다.

부동산 PF 신디케이트론 부담 가시화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 달 중순부터 은행과 보험사가 1조원 규모로 조성하는 'PF 신디케이트론'이 본격 가동된다. 신디케이트론은 PF 사업장 사업성 평가 결과에 따라 경·공매를 진행하는 사업장을 대상으로 △경락자금대출 △부실채권(NPL) 매입 지원 △일시적 유동성 위기 지원 등 3개 유형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투입되는 자금은 은행이 80%, 보험이 20%를 각각 부담할 가능성이 크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이 총 8,000억원을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은행권은 연내 신디케이트론 1조원이 조기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PF 사업장 '옥석 가리기'에 따라 올해 하반기 150여 곳의 사업장이 시장에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1조원으로는 이들 사업장을 지원하기도 빠듯하다는 것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필요에 따라 신디케이트론 규모를 최대 5조원까지 늘리거나, 추후 참여 금융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편 금융권 내에서는 금융당국의 압박이 업계 전반의 건전성을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부실 가능성이 큰 PF 시장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리스크'라는 의미다. 2조원 규모 상생금융 방안, 서민금융진흥원의 출연요율 인상 등으로 금융사들의 비용 부담이 꾸준히 가중되고 있다는 점 역시 은행권 불만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러다 다 죽어" 제2금융권 비상

제2금융권에도 '비상'이 걸렸다. 금융당국은 지난 14일 '부동산 PF의 질서있는 연착륙을 위한 향후 정책 방향'을 발표, PF 사업장에 대한 사업성 평가 등급을 기존 3단계(양호·보통·악화우려)에서 4단계(양호·보통·유의·부실우려)로 세분화했다. 평가 기준을 세분화해 사업장 옥석 가리기에 나선 셈이다. 금융당국은 평가 대상인 사업장 5,000여 곳 중 2~3%는 만기 연장이 어려워 경·공매로 넘어가야 하는 '부실 우려' 사업장인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부실 우려 사업장 대부분이 제2금융권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달 발간한 리포트를 통해 2금융권의 부동산 PF 예상 손실액이 △증권 3조1,000억~4조원 △저축은행 2조6,000억~4조8,000억원 △캐피탈 2조4,000억~5조원 등에 달할 것이라 분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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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업종에서 추가로 적립해야 할 충당금 규모는 최소 3조원에서 최대 8조7,000억원으로 전망된다. 업권별로 살펴보면 △증권 1조1,000억~1조9,000억원 △저축은행 1조~3조3,000억원 △캐피탈 9,000억~3조5,000억원 등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PF 지원 정책 및 '옥석 가리기'가 금융권 전반의 거대한 비용 부담을 야기한 셈이다.

부동산 시장의 회복 조짐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금융권의 PF 부실 관련 부담이 조만간 해소될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도 흘러나온다. 서울시를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가 서울 시내 아파트 116만 가구를 표본으로 가구당 평균 가격(호가와 시세, 지역별 평균 등을 반영해 산정)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서울 강남구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25억8,135만원으로 전고점(2021년, 26억949만원)의 99% 수준까지 회복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상승세를 타면 강남구 같은 고가 지역이 먼저 오르며 시장 상황을 이끈다"며 "지금은 중저가 지역이 (상승세가) 지지부진한 상태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고가 지역의 상승세가 다른 지역까지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중구(89%), 강동구(88%), 노원구(87%), 강북구(87%), 관악구(86%), 도봉구(85%) 등은 상대적으로 가격 회복이 느린 상황이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며 시장에 '봄바람'이 불 경우, 부동산 PF 부실화에 대한 우려 역시 한풀 꺾일 가능성이 크다. 건설사의 숨통을 옥죄던 미분양 매물이 해소되는 것은 물론, 횡보하던 재건축 사업들에도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 상황이 개선되며 수익성이 확보되면 건설사들의 금융권 및 정부 지원 의존도 역시 낮아지게 된다. 시장 회복이 금융권의 PF 지원 부담이 해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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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완화·금리 인하 '불확실성' 증대에 업계서도 비관 전망, "2분기 주택경기 침체 심화할 것"

규제 완화·금리 인하 '불확실성' 증대에 업계서도 비관 전망, "2분기 주택경기 침체 심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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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건설업체 관계자 83% "최소 1년은 경기 침체 이어질 것"
규제 완화 기대감 하락에 기준금리 동결 흐름까지, "주택시장 진입 문턱 여전히 높아"
금리 인하 지연에 주담대 금리 상승 분위기 확산, 인터넷은행도 평균 금리 연 4%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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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경기 침체가 최소 1년 후에나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총선 이후 여소야대 정국이 이어지면서 규제 완화 기대가 꺾인 데다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마저 높아진 탓이다. 지난 1분기에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이 상승하는 등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이는 억제돼 있던 거래가 일부 회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국지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선이다.

주택경기 침체 장기화 흐름, "1년 뒤에나 회복될 것"

21일 대한주택건설협회가 전국 주택건설업체(회원사) 300곳을 대상으로 주택경기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설문에 응한 83개 업체 중 41곳(49%)은 2분기 주택경기가 1분기보다 더 침체할 것으로 전망했다. 1분기보다 경기가 호전될 것으로 답한 곳은 9곳(11%)에 불과했다.

주택경기가 회복하는 데는 최소 1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2년 후 주택경기가 호전될 거라는 응답이 40%(33곳)로 가장 많았고, 1년(25%)과 1년 반(18%)이 소요될 것이란 응답이 뒤를 이었다. 결과적으로 주택건설업체 응답자의 83%가 최소한 1년은 주택시장 침체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측한 셈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의 조사 결과 5월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도 74.1로 전월 대비 2.0p 하락했다.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기준선인 100을 넘으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업체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100을 하회하면 그 반대를 뜻한다. 해당 지표가 하락세를 보였다는 건, 결국 3월 이후 서울 중심으로 거래가 살아나고 가격이 반등하고 있음에도 공급 주체인 건설 업계는 여전히 시장을 회의적으로 보고 있단 의미다. 이에 대해 주산연은 "총선 이후 재건축 등에 대한 규제 완화 법령 개정이 난항을 겪는 와중 금리 인하 시점이 불확실해진 게 사업경기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총선 대패한 여당,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

실제 총선 이후 시장에선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사그라진 상황이다.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대패해 여소야대가 더욱 강화되면서 규제 완화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설, 적체되는 매물 등 영향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규제 완화 기대감마저 사라지면서 시장 분위기가 둔화하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긍정적인 기류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분기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10만5,67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9% 늘었다. 특히 서울 지역은 올 1분기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8,60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8% 증가하면서 전체 증가율을 상회했다. 지난 3월에는 서울 지역에서 아파트 최고가 경신 거래가 속출하기도 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당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계약일 기준)은 4,026건으로 전달 대비 61.9% 급증, 신고가 거래도 304건으로 전달보다 45% 가깝게 늘었다. 이에 시장 일각에선 이를 근거로 부동산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이번 매매거래량 증가세가 단기 실적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리드는 "서울 아파트 최고가 경신과 거래량 증가 등 흐름은 그간 급격히 위축됐던 거래가 올해 들어 일부 회복되면서 나타난 국지적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고가 거래 비중도 부동산 호황기와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한 수준"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직방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서울 아파트 신고가 거래 건수(계약일 기준)는 944건으로 전체 거래 1만1,324건의 8.3%에 그쳤다. 서울 아파트 신고가 거래 비중은 지난 2021년 52.6%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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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도 '불확실', 경기 회복 요원하기만

하반기 금리 인하 불확실성이 늘었단 점 역시 악재다. 당초 올 초까지만 해도 하반기엔 금리 인하가 이뤄지리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 지연을 시사하면서 사정이 바뀌었다. 앞서 지난 1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다음 기준금리 변동이 인상될 것 같지는 않지만, 올해 들어 지금까지 데이터는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는 확신도 주지 못했다"며 고금리 장기화가 불가피함을 공식화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를 좇는 한국 특성상 미국이 선제적인 금리 인하를 하지 않을 경우 한국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지연으로 인한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 및 이에 따른 부동산 거래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는 점차 오르는 추세다.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 중 지난 3월 주담대 평균 금리를 연 3%대로 책정한 곳은 하나은행(연 3.71%)과 농협은행(연 3.89%) 두 곳뿐이다. 시중은행 대비 대출금리가 저렴한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도 연 4%를 넘어섰다. 결과적으로 주택시장에 대한 진입 문턱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부동산 경기 회복도 요원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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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에셋도 팔린다" 삼성 계열사 몸담은 오피스, 줄줄이 새 주인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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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람코자산신탁, 최근 더 에셋 매각자문사 선정
첫 삽 뜬 순화동 삼성타운, '강남 삼성타운' 시대 저무나
핵심 부동산 매각 이어가는 삼성, 오피스 부동산 시장 '격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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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계열사가 몸담은 서울 시내 소재 부동산 자산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삼성생명 종로타워 △삼성생명 본관 △삼성화재 본관 △삼성SDS타워 등 삼성 측의 핵심 부동산이 줄줄이 새 주인을 찾은 가운데, 최근 들어서는 서울 강남업무지구(GBD) 랜드마크로 꼽히는 '더 에셋(The Asset, 과거 삼성물산 서초사옥)'의 매각전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속도 붙은 '더 에셋' 매각 시도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달 중 삼성화재 본사가 입주한 더 에셋 오피스빌딩의 매각자문사로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와 세빌스코리아를 낙점했다. 더 에셋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지하 7층~지상 32층 규모 건물로, 연면적 8만1,117㎡(2만4,538평)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GBD 우량 오피스 자산들의 평균 매각가 △강남역 초역세권 입지 △우량 임차인 등을 고려, 매각가가 3.3㎡당 4,000만원 중후반대에 이를 것이라 추산하고 있다.

더 에셋은 2007년 12월 준공된 뒤 줄곧 삼성물산 산하 건물이었으나, 지난 2018년 9월 코크렙43호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코크렙43호리츠)를 통해 코람코자산신탁의 품으로 넘어갔다. 당시 매각가는 7,484억원으로 국내 오피스 거래 사상 최고 수준이었다. 내년 하반기 더 에셋을 담고 있는 코크렙43호리츠가 청산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코람코자산신탁이 최적의 매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매각에 나섰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삼성화재 이전설'이 매각 부추겼다?

일각에서는 삼성화재의 2026년 본사 이전 전망이 코람코자산신탁의 자산 매각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해 삼성 측은 ‘순화동 삼성타운’의 첫 삽을 뜬 바 있다. 순화동 삼성타운은 서울 중구 순화동의 옛 중앙일보 본사 일대에 축구장 30배 크기 연면적(21만4,735㎡)의 대규모 복합 건축물을 신설하는 사업으로, 오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순화동 삼성타운이 완공되면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증권, 삼성카드 등 삼성그룹의 금융 계열사들이 줄줄이 본사를 옮길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강남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타운의 시대가 저물고, 삼성의 중심축이 다시금 강북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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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에셋 타워/사진=코람코자산신탁

더 에셋의 안정적 입주자인 삼성화재가 순화동으로 이전하며 공실이 발생할 경우, 더 에셋의 투자 가치 역시 미끄러질 가능성이 크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삼성화재를 잃기 전 선제적으로 더 에셋 빌딩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코람코자산신탁 측은 삼성화재 본사 이전이 매각 판단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팔려나가는 삼성 부동산

주목할 만한 부분은 더 에셋 외에도 삼성 계열사가 몸담은 서울 시내 핵심 부동산들이 속속 새 주인을 찾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 말 삼성생명은 서울 종로2가 종로타워를 약 3,000억원에 팔아치웠고, 2016년엔 태평로2가 삼성생명 본관(5,800억원)과 을지로 삼성화재 본관(4,400억원)을 각각 부영그룹에 매각했다. 2018년에는 삼성물산이 서울 금천구 가산동 물류센터를 2,300억원에 처분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서울 잠실 삼성SDS타워가 8,500억원에 KB자산운용의 손에 넘어갔다. 삼성SDS타워는 지상 30층, 지하 7층, 연면적 9만9,536.9㎡ 규모의 건물로, 현재 삼성SDS가 전체 오피스를 임차해 본사 사옥으로 사용 중이다. 임대차만기일은 10년 후인 2034년 6월 30일이다. 최소 10년 동안 공실 우려가 없는 우량자산인 셈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을 중심으로 한 오피스 부동산 시장 격변기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최근에는 부동산을 여러 채 갖고 있어 봐야 (기업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목소리가 크다. 삼성 역시 일찌감치 자산을 매각해 신사업 성장 동력원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 계열사들이 줄줄이 경기도 남부, 강북 등으로 중심축을 옮기고 있지 않나. 관련 시도가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손바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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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미분양은 늘고 인허가는 줄고, 불안정한 상황속 대형 건설사에 몰리는 수요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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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3월 주택 인허가·착공, 전년 대비 뚝
1분기 전국 부도 건설업체 9곳
정부, 부동산 PF 연착륙에 속도
청약자들, 신용등급 견조한 건설사로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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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8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사비 상승 및 고금리 여파로 올해 1분기 서울 주택 인허가 물량도 전년 대비 절반가량 감소했다. 건설업계 전반에 연쇄 부도 위기감이 감도는 가운데, '5월 위기론'까지 확산하면서 대형 건설사에만 청약 수요가 몰리는 쏠림현상도 포착된다.

다 지어도 안 팔린 ‘악성 미분양’ 8개월 연속 증가, 인허가·착공도 부진

지난달 3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3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인허가 실적은 2만5,836가구로 전월(2만2,912가구)보다 12.8% 증가했지만, 1분기 총 주택 인허가 실적은 7만4,558가구로 지난해보다 22.8% 줄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은 1만423가구로 작년 1분기 대비 14.2% 감소했고 서울은 6,493가구로 같은 기간보다 무려 49.1% 줄었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가 2만2,644가구로 지난달보다 10.6% 증가, 비아파트는 3,192가구로 30.9% 늘었다. 하지만 이 역시 1분기 기준으로 보면 아파트 인허가는 6만6,023가구로 지난해 1분기보다 20.3% 감소했고, 비아파트는 8,535가구로 38.1% 줄었다.

인허가가 줄면서 착공 실적도 감소했다. 지난달 착공 실적은 1만1,290가구로 전월 1만1,094가구 대비 1.8% 확대됐으나 1분기 기준으로는 전국 착공 실적 4만5,359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6% 감소했다. 유형별로 1분기 기준 아파트 착공은 3만7,793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1% 줄었고, 비아파트는 7,566가구로 31.4% 감소했다.

착공 감소로 인해 분양 실적 또한 3월 기준 2,764가구로 전월 2만6,094가구보다 89.4% 줄었다. 이어 3월 준공 실적은 4만9,651가구로 전달 3만8,729가구보다 28.2%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기준 준공 실적은 12만5,142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2% 늘어났다. 유형별로 아파트는 11만3,755가구로 작년 1분기보다 59% 증가했다. 하지만 비아파트의 경우 1만1,387가구로 같은 기간보다 40.1% 감소했다.

지방 건설사들 회생절차 이어져, 건설업계 연쇄 부도 빨간불

착공 실적이 2~3년 후 주택 시장 상황을 가늠하는 지표라면, 인허가는 3~5년 후의 상황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향후 주택 공급난이 심화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특히 지방의 인허가 실적 감소는 국내 건설 사업 추진의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 인허가 대비 분양 물량은 37.6% 수준으로 2022년(45.8%) 대비 8%p가량 감소했다. 인허가를 받은 주택이 착공하기까지의 기간은 지난해 상반기 11.6개월로 1년 가까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2021년 상반기(7.9개월)와 비교하면 4개월이나 늦어진 셈이다. 사업 기간 지연은 시행사를 비롯한 개발사업 주체의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인허가와 착공·준공이 줄어든 데는 복합적인 이유가 있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주택 매입 수요가 감소한 데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담으로 대부분 건설사가 개발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공사비 급등으로 인해 정비사업이 올스톱되거나, 아예 시공사를 찾지 못하는 곳 기업도 허다하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시장을 비롯한 비아파트 시장은 초토화되다시피 했다.

이렇다 보니 최근 건설업계에는 연쇄 부도 위기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에서 부도가 난 건설업체(금융결제원이 공시하는 당좌거래정지 건설업체, 당좌거래정지 당시 폐업 또는 등록 말소된 업체는 제외)는 1월 3곳에서 2월 2곳, 3월 4곳 등으로 증가해 총 9곳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1곳 △경기 1곳 △부산 2곳 △광주 1곳 △울산 1곳 △경북 1곳 △경남 1곳 △제주 1곳 등이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3곳) 대비 약 3배 늘어난 수치로 2019년(15곳) 이후로는 최대치다. 종합건설사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1분기 폐업 신고(변경, 정정, 철회 포함)한 종합건설사는 134곳으로 전년 동기(119곳) 대비 12.6% 늘었다.

회생 절차에 돌입하는 지방 소규모 건설사도 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하루 동안에만 건설사 2곳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 공고가 내려졌다. 서울회생법원에서는 에스원건설에 대한 회생 절차 개시가 결정됐고 수원회생법원에서는 유원건설에 대해 회생 절차 개시가 결정됐다.

에스원건설은 강원 지역 시공 능력 8위인 종합건설업체로,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에스원은 부동산 PF 부실과 공사 미수금 급증 등에 따라 현재 자본 잠식 상태다. 법원은 에스원건설에 오는 7월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라고 공고한 상태다. 유원건설은 경기 평택을 기반으로 하는 소규모 건설사로 2022년 재무제표에 대해 대주회계법인 측으로부터 감사 의견거절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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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위험 없는 상위 건설사에만 청약 수요 몰리는 현상도

이런 가운데 부동산 PF 부실 우려와 악성 미분양 증가, 고금리 등으로 건설 업계 전반의 부침이 지속되면서 올 초부터 업계를 덮쳤던 이른바 ‘4월 위기설’은 이제 달을 넘겨 '5월 위기설'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금융권에 따르면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35조6,000억원으로 최근 3년 새 무려 46.6% 늘었다. 증권사의 PF 채무보증 역시 지난 3월 22일 기준으로 16조9,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건설사가 제공한 PF 보증액 등도 17조1,000억원에 육박했다.

문제는 올 연말까지 만기 도래하는 부동산 PF 대출 14조원 가운데 절반 이상(58.4%)인 8조2,000억원가량이 브릿지론으로 이 중 6조4,000억원 정도가 상반기 만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브릿지론은 부동산 시행사들이 사업 초기에 사용하는 비용(토지 매입·인허가 등)을 융통하는 고금리 단기 차입금으로, 예정된 일정대로 착공하면 문제가 없으나, 사업이 지연될 경우 본PF로 넘어가지 못해 막대한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즉 브릿지론을 상환하지 않고 만기 연장을 한다는 것은 사업이 착공, 분양 등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정부는 부동산 PF 연착륙을 위해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금융업권과 건설업계 등과의 협의를 거쳐 마련한 PF 정상화 방안을 다음 주말께 발표할 방침이다. 사업성이 있는 PF 사업장에 은행과 보험사의 유동성을 공급해 숨통을 트이게 하고, 이들 금융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내용이 골자다. 사업성이 떨어지는 PF 사업장은 금융당국의 '옥석가리기'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투자자와 수요자들 사이에서 시공사를 판단함에 있어 안정성과 신뢰성이 하나의 중요한 척도로 자리 잡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업계에 따르면 안정적인 재무 구조는 기본이고, PF 보증 규모가 크고 부채비율이 낮아 신용등급이 견조한 건설사들이 주목받고 있는 추세다. PF 보증 규모가 클수록 해당 건설사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고 있음을 의미하는 데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 부채비율이 낮다는 것은 건설사가 부채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자본으로 운영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는 재무적 안정성이 탄탄하고, 경제적 변동에도 강한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아울러 건설사의 신용등급은 해당 기업의 재무 상태와 미래 리스크를 평가하는 중요 지표라는 점에서 높은 신용등급을 보유한 건설사는 현재는 물론 미래에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신뢰를 제공한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향후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에 나설 때 이러한 기준들을 모두 충족하는 건설사가 공급하는 단지에 주목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 때문에 서울과 지방, 브랜드와 비브랜드, 아파트와 비아파트의 양극화는 더욱 심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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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 GS건설 '4조원 차입금 만기', PF 우발채무 리스크 주의해야

한국신용평가, GS건설 '4조원 차입금 만기', PF 우발채무 리스크 주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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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평, 올해 건설사 손실 최대 9조원 전망
GS건설, 국내 건설사 중 차환 부담 가장 크다 
신용등급 강등에 이자 부담까지 겹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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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청진동 GS건설 본사 그랑서울 사옥 전경/사진=GS건설

올해 신용등급이 떨어진 건설사들 가운데 GS건설이 연내 갚아야 할 차입금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가 커지는 와중에 검단아파트 붕괴사고 여파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고 신사업을 확대한 영향이다. 주택 착공과 분양·입주가 연기될 경우 PF우발채무 차환 위험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GS건설, 연내 갚아야 할 차입금 규모 가장 커

26일 한국신용평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사 손실은 최대 9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공사비 상승으로 착공이 미뤄지고 분양률이 떨어져 공사비를 회수하지 못한 사례가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는 건설사 유동성 위기로 직결된다. 미착공·미분양에 따른 손실 예상금액은 충당부채로 인식 공사채권 대손비용으로 처리되는데, PF차입금 상환과 차환에 따른 부담은 운전자금을 증가시킨다. 문제는 자금조달 환경이 녹록지 않다는 데 있다. 건설업계 조달 시장은 부동산 PF 리스크 현실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심이 얼어붙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주요 모니터링 대상 건설사로 롯데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신세계건설 등 4곳을 제시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2022년 이후 신용등급이 하락했다. 이에 한국신용평가는 유동성 확보와 PF우발채무 부실화 여부를 중점적으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PF 사업성이 떨어지면 건설사 부실이 전이·확대돼 잠재 손실이 증가해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파악한다는 목표다. 이 중 단기 차환 부담이 가장 큰 곳은 GS건설이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GS건설의 차입금 규모는 약 4조원이다. △PF보증 2조원 △공모사채 2,000억원 △금융기관 차입 1조8,000억원 규모다. 이어 △롯데건설 3조5,000억원 △HDC현대산업개발 2조4,000억원 △신세계건설 2,800억원 순이다. GS건설은 가뜩이나 검단아파트 붕괴사고 여파로 재무 사정이 악화되고 있어 PF우발채무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불안 요소를 가지고 있다. 외부 변수에 대응하기엔 기초 체력이 약하단 의미다.

신용등급 강등, 신규차입도 쉽지 않아

GS건설은 주차장 붕괴에 따른 재시공과 입주예정자 손해배상으로 5,524억원의 비용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잠정 실적 기준 3,88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사고 관련 충당부채 설정으로 지난해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62.5%로 전년대비 46.1% 증가했다. 차입금은 같은 기간 4조9,000억원에서 5조7,000억원으로 늘었다. 국내외 주택사업 관련 운전자금 소요와 대여금 지출, GS이니마 등 신사업 종속회사들의 차입증가와 자이씨앤에이 인수 등에 따른 영향이다. 들어오는 돈이 줄고 나가는 돈이 늘면서 지난해 GS건설의 EBITDA(상각전영업이익)는 -1,945억원으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PF지급보증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약 3조1,746억원이며, 미착공 또는 분양미개시 현장과 관련된 외주사업 규모는 1조3,938억원이다. 분양과 입주가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우발채무 현실화 위험이 줄어들 수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 외주사업 미착공 현장 중 지방에 분포하는 비중이 48.7%로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앞서 언급한 대로 PF 우발채무 단기 차환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GS건설의 현금이 줄고 차입금이 늘어나는 추세가 계속되면 자금 조달은 더 어려워진다. 신용등급이 또 떨어질 수 있어서다. GS건설의 신용등급은 지난 2월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락했다. 여기에 ‘EBIT/매출액’이 2% 미만을 기록하거나 순차입금의존도가 30%를 넘으면 신용도가 또 떨어질 수 있다. 지난해 GS건설의 EBIT/매출액과 순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9%, 16.4%다.

이때문에 신규차입도 녹록지 않다. GS건설은 만기 예정 차입금은 신규 차입을 통해 상환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신규 차입에 공모 회사채 발행이 포함될지는 미지수다. 또한 GS건설이 차입금에 대한 차환에 성공하더라도 현재 회사에 가중된 재무부담은 풀어야 할 숙제다. 한국기업평가가 GS건설의 사업보고서 등을 분석한 결과 GS건설의 연결 기준 차입금의존도는 지난 2022년 12월 28.7%였지만, 2023년 12월에는 30.4%로 1.7%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2024년에는 31.4%, 2025년에는 32.6%로 상승세를 지속하며 현재의 재무부담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앞으로 신용등급이 더 하락한다면 더 큰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한기평에 따르면 GS건설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이상 추가로 떨어질 경우 레이팅트리거(Rating Trigger)가 발동할 수 있다. 채무자의 신용등급이 일정 단계 이하로 떨어지면 기한이익상실(EOD) 또는 채무자의 보증보험증권 제출 등 추가 의무가 부담되는 조항이다. 1단계 하락시 차입금 960억원, 2단계와 3단계는 각각 403억원, 807억원의 EOD 가능성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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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플자이 투시도/사진=GS건설

내달 회사채 상환 앞둔 GS건설, 2년 만에 금리 3배↑

오는 4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GS건설은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해 이자 부담까지 가중된 상황이다. 발행 당시 금리는 1.80%로 정해졌는데, GS건설의 3년물 채권 개별 민평금리가 약 2.5%로 평가됐던 점을 놓고 보면 70bp(1bp=0.01%포인트) 정도 금리를 낮춰 발행했다. 당시 신용평가사들은 GS건설을 두고 신규사업 투자관련 자금소요가 감소해 재무안정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GS건설의 신용등급 전망도 상향 가능성이 높은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이에 GS건설의 신용등급이 A에서 A+로 상향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부각됐으며, 덕분에 발행금리를 낮출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GS건설은 지난해 3월 2년 만기 회사채를 발행해 1,500억원을 조달했다. 금리는 6.5%에 달했다. 당시 GS건설의 2년물 회사채 민평금리는 5.1%수준이었는데, 무려 140bp 높이고서야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다. 2년여 만에 회사채 발행금리가 1.80%에서 6.52%로 약 3배가 된 것이다. GS건설의 신용등급을 비교해 보면 오히려 더 높은 금리부담을 지게 된 2023년에는 A+였고, 2021년에는 A였다. 크레딧업계에 따르면 이달 15일 기준 GS건설의 3년 만기 회사채 개별민평금리는 5.4% 수준이다. 기존 회사채 발행조건에서는 GS건설이 부담할 1년 이자비용이 36억원이지만, 민평금리 수준에서 차환된다고만 가정해도 1년 이자는 108억으로 증가한다. 이런 가운데 최근 건설채 투심이 위축된 만큼 가산금리까지 고려하면 이자 부담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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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물 쌓여도 가격 안 떨어지네" 부동산 시장 회복 조짐, 여기가 집값 바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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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시장, 매매 물건 누적에도 '상승 전환'
빠르게 매물 소진되는 전세 시장, 상승세 뚜렷
일시적인 현상인가, 시장 회복의 시발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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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매매 시장이 매물 누적 압박을 이겨내고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집값 상승 기대로 처분이 급하지 않은 '갈아타기' 매물이 증가한 한편, 전세가가 뛰며 매매가 상승 압력이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점진적인 '회복'의 조짐이 감지되는 가운데, 업계는 차후 시장 반등의 가능성에 촉을 곤두세우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난다?

최근 전국 부동산 시장에서는 아파트 매매 물건이 증가 추세가 관측되고 있다. 28일 부동산정보앱 아실에 따르면, 서울시 내 매매 매물은 전년 동기(5만9,728개) 대비 39% 증가한 8만3,320개로 확인됐다. 2021년 부동산 호황기 당시 4만여 개에 그쳤던 매매 물건이 3년 사이에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같은 기간 경기도에서는 매물이 11만5,904개에서 15만2,849개로 31% 증가했으며, 인천에서도 누적 매물이 28% 급증했다. 통상적으로 이처럼 시장 전반에서 매물이 누적될 경우, 매매가는 자연히 하락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 쌓이고 있는 매매 매물의 호가는 시세보다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 소위 '급매물'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상황은 아니라는 의미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하 기대가 확산하면서 '부동산 가격 바닥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며 "시장 회복을 기대하며 매물을 높은 가격에 내놓고, 추후 더 비싼 지역으로 갈아타려는 집주인들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실제 이달 셋째 주 서울 집값은 보합(0%)을 기록하며 기나긴 하락 국면에서 벗어났으며, 넷째 주(25일 기준)에는 전주 대비 0.01% 뛰며 17주 만에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들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부동산 거래량 역시 시장 회복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 1월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3만2,111건으로 전월(2만6,934건) 대비 19.2% 증가했으며, 지난달 전국 주택 거래량은 총 4만3,491건으로 전월 대비 1.1% 증가했다. 지난해 8월(3만9,277건)부터 12월까지 위축돼 있던 매매 거래 시장이 올해 들어 활기를 되찾은 것이다.

급감하는 전세 매물, 전세가도 '상승곡선'

누적된 매매 물건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전세 매물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수도권의 전세 매물은 △서울 -28.9% △경기 -27% △인천 -38% 등 눈에 띄게 감소했다. 시장 내 매물이 줄며 전셋값 역시 상승 흐름을 탔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의하면 이달 넷째 주(25일 기준) 서울 전세가는 46주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매매시장 불확실성으로 인해 매수 대기자가 전세 수요로 전환됐고, 이에 따라 역세권·신축 등 정주 여건이 양호한 단지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전세-매물-감소-추이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9,390만원 수준이다. 같은 달 서울의 KB부동산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110.8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전국 6,000여 개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해당 지역의 전셋값 전망을 조사, 0~200 범위로 수치화해 나타낸 것이다. 지수가 기준선을 100을 넘어서면 '상승'을 전망한 비중이 높다고 풀이한다.

전세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수급 불안이 지목된다. KB부동산 기준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9.1로 전년(62.0) 대비 2배 이상 급등했다. 전세수급지수(0~200)는 아파트 전세시장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지수가 기준선(100)보다 높을수록 시장 내 전세 매물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이처럼 전세가가 상승세를 보일 경우, 매매 시장 역시 간접적인 상승 압력을 받게 된다. 전세 시장의 변화가 서울 부동산 시장의 매매가 회복세를 일부 견인하고 있다는 의미다.

부동산 시장 반등은 언제쯤

관건은 이 같은 회복의 '조짐'이 본격적인 부동산 시장 반등으로 이어질지다. 최근 수년간 부동산 매매 시장은 눈에 띄게 위축돼 있다. 고금리 기조 장기화로 주택 구입 부담이 눈에 띄게 증가한 가운데, 다주택자·법인 등이 취득세 부담을 고려해 줄줄이 매입을 멈추면서다. 다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취득세율은 현재 최대 12%에 달한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취임 이후 취득세 중과 완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나, 정작 관련 법률 개정은 아직 지지부진한 상태다.

더욱이 현재 부동산 시장은 무주택자, 1주택자 등 실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절대적인 거래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의미다. 문제는 시장이 반등하기 위해서는 꾸준히 매매가 발생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에 업계 일각에서는 '집값 바닥론'의 확산이 시장 회복의 열쇠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가격 상승을 기대한 실수요자들이 얼어붙었던 매매 시장에 대거 진입할 경우, 다주택자 투자 수요 이탈의 빈틈이 메워지며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한편에서는 현재 집값이 '최하단'이라고 단정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 등 집값이 상승 전환한 지역을 중심으로 집값 바닥론이 확산하고 있지만, 부동산 경기가 좋아졌다고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지난 17주간 가격 하락세가 그렇게 크지 않았다. (하락폭이 크지 않았던 만큼) 급작스러운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회복의 조짐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으나, 차후 시장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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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금 이자, 수분양자가 대신 내세요" 유동성 위기에 휘청이는 건설업계

"중도금 이자, 수분양자가 대신 내세요" 유동성 위기에 휘청이는 건설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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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분양 시장 침체로 가라앉은 건설업계, '사고 사업장' 속출
중도금 이자 감면 혜택이 사라졌다? 일부 수분양자, 상환 의무 떠안아
대형 건설사까지 피해 가지 못한 유동성 위기, 업계 혼란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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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업계 전반이 줄줄이 휘청이고 있다. 건설 경기가 꾸준히 악화하며 건설사의 유동성 위기가 가시화하는 가운데, 사고 사업장이 속출하며 업계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현장 곳곳에서는 중도금 무이자 혜택 등을 믿고 계약을 체결했다가 '낭패'를 본 수분양자들의 푸념이 흘러나오고 있다.

흔들리는 중도금 무이자 혜택

일반적으로 분양에 당첨된 수분양자는 대략 분양가의 10%를 계약금으로 납부하고, 이후 분양가의 40~60% 수준의 중도금을 납부해야 한다. 중도금은 보통 4~6회에 걸쳐 내며, 이후 남은 잔금을 분양 시점에 납입하면 된다. 사실상 청약 당첨자 입장에서 가장 큰 부담은 중도금인 셈이다.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대부분의 당첨자들은 건설사가 주선하는 중도금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자다. 만약 금리가 5%인 상황에서 6억원 아파트를 분양받았을 경우, 수분양자는 대략 1,500만원에 달하는 중도금 이자를 상환해야 한다. 이에 건설사들은 초기 분양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중도금 이자 감면’ 혜택을 제공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이 같은 건설사들의 혜택이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분양 시장 전반이 얼어붙으며 유동성 위기로 중도금 이자를 부담할 수 없는 사업장들이 속출하면서다.

건설사가 이자를 부담하지 못할 경우, 상환 의무는 청약 당첨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 30가구 이상 아파트를 분양할 때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 보증은 건설사 부도 시 아파트 공사를 마무리하는 용도로 쓰일 뿐, 중도금 무이자 같은 마케팅 혜택은 보전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건설사 혜택을 믿고 계약을 체결한 수분양자들이 줄줄이 낭패를 보게 되는 셈이다.

한국건설의 '중도금 이자 미납' 사태

실제 지난 1월에는 전남·광주 중견 건설사인 한국건설이 은행에 중도금 이자를 납부하지 못하며 수분양자 측에 상환 의무가 돌아가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1월 11일, 금융권은 지난 11일 해당 아파트 분양자들에게 한국건설 측이 납부해야 할 중도금 이자 상환을 요구하는 안내 문자를 보냈다. 해당 아파트 분양과 관련해 중도금을 추가로 대출해 줄 수 없으며, 건설사 측이 중도금 이자를 납부하지 않았으므로 수분양자가 직접 해당 금액을 상환하라는 내용이었다.

해당 아파트는 '중도금 무이자 조건'으로 분양이 이뤄졌다. 기본적으로 중도금 대출이자를 한국건설이 부담하고, 한국건설이 이를 부담할 수 없을 경우엔 분양자가 부담하는 형식의 계약이 포함됐다는 의미다. 중도금 이자는 가구당 매월 70만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측은 해당 신축 아파트의 공정률이 50% 상당을 보여야 함에도 30%대 낮은 공정률을 보이고, 지난해 9월 이후 관련 공정률을 은행에 제출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수분양자 측에 상환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혼란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한국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지목된다. 최근 대다수 건설사들은 △고금리 기조 △아파트 분양 시장 침체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다수 국내 건설사가 사상누각(沙上樓閣, 기초가 약해 무너질 염려가 있는 상황)"이라며 "(중도금 이자 관련 혼란은) 한국건설만의 일이 아니다. 건설경기가 회복되지 못하면 비슷한 혼란을 겪는 단지가 곳곳에서 등장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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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마저 '휘청'

더 큰 문제는 유동성 위기가 비단 중소 건설사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코오롱글로벌의 경우 업계 내에서 '제2의 태영건설'이 될 것이라는 우려를 샀다. 코오롱글로벌의 미착공 사업장 3곳(PF 규모 약 6,100억원)의 우발채무 리스크가 부각되면서다. 단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13일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대전 봉명 사업장에 대한 최종 기표를 마무리, 브릿지론을 본 PF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장의 PF 규모는 총 2,491억원으로, '우발채무 리스크'가 불거진 사업장의 PF 규모 중 40% 이상을 차지한다.

통상 본 PF로의 전환이 이뤄진 사업장은 차후 착공, 분양 수순을 밟게 된다. 이들 사업장의 본PF 전환 여부가 올해 코오롱글로벌의 유동성 관리의 '관건'으로 지목돼온 이유다. 당시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이번 본 PF 전환으로 일각에서 제기하던 우발채무, 워크아웃 등의 우려가 종식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남은 미착공 현장도 성공적으로 전환을 마무리하고 비주택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를 통해 주택 부문 리스크를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유동성 리스크가 불거진 신세계건설은 최근 경기 여주시 자유CC, 트리니티클럽, 하남·고양·안성 스타필드의 아쿠아필드·조경사업 등을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에 매각, 약 1,8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회사 측은 이번 레저산업 매각 및 신세계영랑호리조트 합병을 통해 지난해 말 953%에 달했던 부채비율이 400%까지 줄어들 것이라 설명했다. 신세계건설 관계자는 “레저산업부문 매각을 통해 선제적인 추가 유동성 확보로 재무 구조가 대폭 개선될 예정”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본업인 건설업 분야에서 체질 개선 작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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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침체에 "재건축보단 리모델링", 특별법 수혈에도 결심 굳히는 신도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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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장려하는 정부, 정작 시장은 "리모델링이 낫다"
정책에 흔들리는 1기 신도시, 하지만 "리모델링 강세 이어질 듯"
정책 매력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경기 악화 등 부담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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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계획도시 특별법으로 재정비가 추진되는 1기 신도시 평촌에서 재건축이 아닌 리모델링을 결정한 단지가 나왔다. 정부가 특별법으로 재건축 촉진에 나섰지만 막상 시장은 정책적 매력이 크지 않다고 보는 분위기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는 점도 재건축에 부담을 가중한다. 이렇다 보니 재건축과 리모델링 사이 갈팡질팡하던 단지들도 하나둘 결심을 굳히는 모양새다.

목련2단지, 재건축 아닌 리모델링 결정

20일 업계에 따르면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목련2단지'는 최근 권리변동계획 확정총회를 열고 과반의 동의를 얻어 수평·별동 리모델링 계획을 확정했다. 총회 가결로 목련2단지는 195% 용적률의 994가구를 299.74% 용적률의 1,023가구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공사비는 3.3㎡당 778만원, 추정 비례율은 80.23%다. 공사비가 오르면서 조합원들은 4억7,900만원(전용 58㎡ 기준)의 분담금을 내야 할 것으로 추정된다. 2021년 추정치 2억8,600만원의 두 배 규모다. 목련2단지는 노후계획도시 특별법 적용 대상이다. 지하철 4호선 범계역 승강장과 약 120m 거리에 위치한 초역세권 단지로, 용적률 인센티브도 노릴 수 있었다. 그런데도 목련2단지 조합원들이 기존 추정치의 두 배 규모 분담금을 내면서까지 리모델링을 결정한 건 최근 공사비 상승으로 재건축 이점이 크게 깎여나간 탓이다.

이전에도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공공기여 등 기존 부담 요소로 인해 재건축 매력도는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엔 공사비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조합원들 사이에선 '재건축으로 돌아서면 감당 못 할 지각비를 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실제 주거환경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480만3,000원이던 3.3㎡당 평균 공사비는 지난해 687만5,000원으로 훌쩍 뛰었다. 건설 원가의 30%가량을 차지하는 건설 자재비가 급등했고 주 52시간 근로제, 안전 기준 강화 등에 따른 간접비도 늘어난 여파다.

공사비 급등에 따라 재건축 추진을 결정한 서울 강남권 아파트들도 시공사를 구하지 못해 안달이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27차아파트가 대표적이다. 해당 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은 최근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재입찰 공고를 냈다. 3.3㎡당 공사비를 907만원으로 낸 1차 공고에는 아무도 입찰하지 않았고, 957만5,000원을 제시한 2차 공고엔 SK에코플랜트 단 한 곳만 참여하자 세 번째 공고까지 내건 것이다.

이전부터 부담으로 작용하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나 공공기여 등 규제 대못도 여전한 압박이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오른 집값에서 개발비용과 평균 집값 상승분을 뺀 금액을 초과 이익으로 보고 조합원에게서 환수하는 제도다. 그나마 오는 27일부터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부담금이 면제되는 초과 이익 기준은 기존 3,0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높아지고 부과 구간도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조정되는 등 부담이 적어지긴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매력이 크지는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러잖아도 조합원마다 수억원의 분담금을 내는 상황인데, 여기서 초과 이익을 조금 덜 걷는 정도는 티도 안 난다는 것이다. 공공기여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서는 1기 신도시별로 기본계획을 세우며 기준용적률을 정하도록 하는데, 이를 기준으로 공공기여 비율을 1구간(10~40%)과 2구간(40~70%)으로 차등화한다. 현재 용적률 200%인 아파트가 특별법을 적용받아 용적률 300%가 되면 10~40%를 공공기여로 내놔야 하는 셈이다.

리모델링-재건축 '갈팡질팡', "정책 이슈 민감도 높아"

문제는 리모델링이냐 재건축이냐의 선로를 두고 갈팡질팡하는 양상이 거듭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오히려 평촌 신도시는 재건축으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전까지는 지금처럼 리모델링이 한창 인기였다. 평균 용적률이 높아 기존 용도구역의 용적률 제한으로는 재건축 사업성 확보가 어렵고 안전진단 통과도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평촌 신도시 54개 단지 가운데 27개 단지에서 리모델링이 추진됐고, 지난해 주택산업연구원의 설문조사에서도 1기 신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리모델링 지지(32.4%)가 재건축(31.8%)보다 높게 나온 게 바로 평촌이었다.

그런데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했단 소식이 들려오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서 특별정비구역에 주는 혜택에 구미가 당겼던 것이다. 가령 3종 일반주거구역이라면 기존에는 용적률이 최대 300%로 제한돼 있지만, 특별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 450%까지 늘릴 수 있다. 기존 용도지역 용적률로는 부족했던 재건축 사업성이 확보되는 셈이다. 더불어 일정 수준의 공공기여를 약속하는 등 정부가 제시하는 조건을 충족하면 그간 재건축 사업의 발목을 잡던 안전진단도 면제받을 수 있다. 당시 평촌신도시재건축연합회 관계자는 "아파트 노후화로 생활이 불편한 가운데 안전진단 등의 문제로 재건축이 어려우니 대안으로 리모델링이 인기를 얻었던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가 재건축 빗장을 허물고 있는 데다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여러 단지가 재건축으로 선회해 추진준비위원회를 꾸렸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흐른 지금은 앞서 상술했듯 다시금 리모델링 기조로 서서히 돌아서기 시작했다. 막상 펼쳐본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의 혜택이란 게 크게 와닿지 않은 탓이다. 재건축이냐 리모델링이냐를 결정하는 데 적잖은 피로가 발생하면서 혼란이 가중된 셈이다. 이는 평촌만의 문제가 아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1기 신도시에 위치한 353개 아파트 단지 중 29개 단지에서 리모델링이 추진됐는데, 이중 상당수가 재건축 선회를 원하는 소유주와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정부의 거듭된 규제 완화책에 마음이 흔들린 이들이 리모델링과 재건축을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이리저리 부딪힌 영향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례는 결국 재건축, 리모델링 등 사안이 정책 이슈에 얼마나 민감한가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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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약한 정책에 시장선 리모델링 강세 분위기

다만 시장 분위기를 보면 갈팡질팡하는 상황에서도 재건축보단 리모델링이 더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1기 신도시들도 리모델링을 결정한 이들이 적지 않다. 경기도 용인시에선 이미 수지구 풍천덕동을 중심으로 상현동·죽전동까지 리모델링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부분 아파트가 용적률이 200%를 넘어 재건축은 사업성이 떨어진다 판단한 영향이다. 통상 아파트의 용적률은 180%를 넘으면 재건축 사업성이 없다고 본다. 이에 대해 용인시 리모델링 단지의 한 조합 관계자는 “정부가 노후도시특별법을 통해 용적률 500% 등의 혜택을 준다고 발표했는데 대상지가 20년 경과한 100만 ㎡ 이상의 공공택지”라며 “용인시 수지구는 1지구가 94만 ㎡, 2지구가 96만 ㎡로 통합 개발이 확정돼야 규모를 충족하게 돼 현재로서는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부동산 경기 영향도 크다. 최근 부동산이 불황을 면치 못하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치가 풀썩 주저앉았다. 구태여 고층 아파트로 재건축할 필요 없이 현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게 차라리 더 이익일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반의 의견이다. 이에 재건축으로 눈을 돌리던 이들도 다시금 리모델링에 관심을 갖는 모양새다. 평촌 일부 단지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내건 재건축 정책에 효용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 거듭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대 광역시를 포함한 전국 130여 개 단지에서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올해 발주 기준 19조원가량인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37조원, 2030년에는 44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차원의 추가적인 인센티브가 나오지 않는 한 리모델링의 강세는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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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전면 폐지하겠다"

윤 대통령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전면 폐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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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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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서 21번째 민생토론회 개최
무리한 현실화율로 각종 세금 부담 늘어나
하반기부터 10년간 10조 투입하는 뉴빌 사업 추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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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예술공장에서 '도시혁신으로 만드는 새로운 한강의 기적'을 주제로 열린 스물한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대통령실

부동산 공시가격을 2030년까지 시세의 90%까지 올리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이 내년부터 전면폐지된다. 정부는 무리한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 인상으로 보유세 등 각종 부동산 세금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이를 낮추는 방향으로 공시제도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다.

무모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폐지 예고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서울 영등포구 문래예술공장에서 '도시혁신으로 만드는 새로운 한강의 기적'을 주제로 민생토론회를 개최하고 “정부는 원도심 재생, 거주비용 절감, 품격있는 문화 융성을 통해 수도 서울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켜 명실상부한 글로벌 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 원도심을 대개조하는 '뉴:빌리지(뉴:빌) 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겠다"며 "기존 예산을 효율적으로 재편해 추가 재정부담 없이 향후 10년간 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전임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전면 폐지도 선언했다 뉴:빌 사업은 아파트와 달리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단독주택과 빌라촌을 타운하우스와 현대적 빌라로 재정비하는 사업이다. 하반기 시범사업 공모를 시작해 2025년부터 본격 추진한다.

이어 윤 대통령은 "소규모 재건축은 중앙정부가 서울시나 다른 지방정부와 협력해 주민들이 마음먹으면 빨리 (정비 사업을) 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며 "소규모 재생을 하면 특성을 살려 다양한 형태로 할 수 있도록 규제도 좀 많이 풀어달라"고 관계 당국에 주문했다. 아울러 "징벌적 과세부터 더 확실하게 잡겠다"면서 "정부는 더 이상 국민들께서 마음 졸이는 일이 없도록 무모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전면 폐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도입된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은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매년 단계적으로 높여 최장 2035년까지 90%로 끌어올리는 것이 골자다. 부동산 시장 왜곡을 막겠다는 취지지만, 국민의 재산세와 거주비 부담을 가중시켰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건설경기 침체로 민간 역할이 부진한 만큼 공공 부문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며 △신축 중소형 주택 10만호를 정부가 매입해 저렴한 전‧월세 공급 △장기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한 임대료 규제 완화 및 세제 지원 확대 △청년‧서민층 주거비 지원 강화 △문화예술 인프라 재정비 등을 언급했다.

땜질식 처방 아닌 구조적 문제 개선해야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두고 그간 일각에서는 땜질식 처방이 아닌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기존의 현실화 계획은 매년 세율조정 등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구조적으로 세부담이 가중되는 구조인 만큼, 현실화 계획의 문제 및 추진 여건상 한계 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송경호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재정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90% 시세반영률 목표의 문제점으로 가파른 시세반영률 인상 속도로 주택가격 하락기에 공시가격과 시세·실거래가 역전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 점을 짚었다. 예를 들어 2021년 60%이었던 현실화율이 이듬해인 2022년 63%으로 오른 상황에서 주택가격이 0~4.76% 하락하는 경우 시세는 하락하지만 공시가격은 상승한다.

부동산 공시가격 급등에 따라 세부담이 급격하게 커진 부작용도 발생했다.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계획 시행 전인 2011~2020년 연평균 공시가격 변동률은 공동주택 3.02%, 단독주택 4.39% 토지 4.66%였다. 그러나 현실화계획이 시행된 2021~2022년 연평균 변동률은 공동주택 18.12%, 단독주택 7.07%, 토지 10.26%로 크게 차이났다. 특히 공동주택의 현변동률은 3.02%에서 18.12%까지 뛰어 올랐다.

이에 따라 주택분 종부세는 2018년 4천억원, 2019년 1조원, 2020년 1조5천억원에서 2021년 4조4천억원으로 크게 늘었으며, 2022년 4조1천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주택분 재산세도 2018년 4조5천억원에서 2019년 5조1천억원, 2020년 5조8천억원, 2021년 6조3천억원, 지난해 6조7천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이에 대해 송 부연구위원은 기존의 현실화 계획은 매년 세율조정 등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구조적으로 세부담이 가중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존 현실화 계획을 따를 경우, 세제개편 없이는 현실화 계획만으로 주택분 재산세 부담이 약 34%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송 부연구위원은 현행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체계 내에서 목표 현실화율 하향조정, 목표 달성 기간 연장, 가격대별 차등 계획 폐지 등 부분적 개선만으로는 현실화 계획의 구조적 문제 및 추진여건상 한계 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공시제도는 60여 개 행정목적으로 활용돼 사회적 영향이 광범위한 만큼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국민의 수용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공시가격 현실화 필요성 및 타당성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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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래가와 공시가격

시세는 실거래가를 토대로 추정하지만, 일반적으로 시세의 변동성은 실거래가의 경우보다 작다. 시세는 부동산 시장 전체의 흐름을 전반적으로 보여주지만, 실거래가처럼 특정 시점의 집값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공시가격은 시세를 기준으로 추정되나, 사람들은 대체로 시세가 아닌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현재 집값을 인식한다. 따라서 시세와 실거래가의 차이가 크고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높을수록 사람들은 공시가격 평가에 대한 형평성 문제를 더 심각하게 느끼게 된다.

이런 현상은 주택가격 하락 시기에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 실제로 공시가격 현실화율 90% 목표 달성 시 주택가격 하락 시기에 공시가의 실거래가 역전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공시가격 현실화율 조정 및 정확한 시세 추정은 주택가격 평가에 대한 근본적인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더욱이 공시가격은 주택 보유세와 건강보험료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만큼, 이 가격이 집값을 웃돌게 되면 조세 행정에 대한 불신과 조세 저항도 커지게 된다.

공시가격이 집값과 역전되는 현상을 막으려면 집값 등락률이 커질수록 공시가격과 집값 차이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정부는 고가주택의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높이겠다는 목표 아래 공시가격을 끌어올리는 데에만 주력해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모든 주택에 대해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일정하게 적용해야 한다. 다시 말해 주택가격에 상관없이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일정하도록 평가하고, 유사한 주택가격에 대해서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표준편차가 줄어드는 방향으로 공시가격 현실화율 정책이 시행돼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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