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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단비' 오피스텔, 매매지수 바닥 다져
전세사기 여파에 월세족 늘고, 정부도 지원책 확대
“최근 고점 회복한 아파트와 키맞추기 현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 단행에 이어 한국은행이 3년여 만에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전세사기 사건으로 투자 시장에서 외면받았던 서울 오피스텔 시장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아파트와 가격 차가 벌어지며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 '상승'
15일 한국부동산원의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99.64로 전달(99.61)대비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11월부터 내리 하락세를 기록하던 오피스텔 매매지수가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서울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두 달간 기준선인 100을 기록했던 지수는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 8월 101.21까지 올라갔다. 매매가격이 떨어지던 와중에도 월세 가격은 꾸준히 오른 것이다.
특히 소형 오피스텔의 월세 상승이 눈에 띄었다. 서울 전용면적 40㎡ 이하 소형 오피스텔의 지난 8월 월세가격지수는 101.3으로 면적별 유형 중 가장 높았다. 전용면적 60㎡ 초과 85㎡ 미만의 중형 오피스텔의 지수는 100.63으로 서울 내에서는 가장 낮았다. 월세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률 역시 오르고 있다. 서울 오피스텔 수익률은 지난 8월 4.87%로 2019년 10월(4.86%) 이후 가장 높았다.
이에 서울 곳곳에서 거래도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종로구 내수동 ‘경희궁의 아침 2단지 오피스텔’ 전용 32㎡는 3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2020년 9월 기록한 최고가와 같은 가격이다. 6개월여 만에 1억원 남짓 뛴 곳도 있다. 마포구 공덕동 ‘마포신영지웰’ 전용 53㎡는 8월 5억7,700만원에 손바뀜했다. 1월 기록한 거래가(4억6,000만원)보다 1억1,700만원 높다.
아파트-오피스텔 가격차 및 정부 규제 해제 '호재'로
서울 오피스텔 시장에서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는 건 이 같은 월세 가격과 수익률 상승 때문이다. 여기에 오피스텔 공급이 급감한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분양 예정인 전국 오피스텔은 6,907실로, 지난해 공급 물량 1만6,344실의 42%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서울은 868실이 공급될 계획으로 역대 최저치인 2007년(832실) 이후 1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근 정부 규제가 최근 풀리면서 투자 환경도 개선됐다. 정부는 지난 8월 비아파트 시장 활성화를 위해 2027년까지 준공된 전용면적 60㎡ 이하, 공시가 6억원 이하 신축 오피스텔을 사면 취득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등 부동산 세금을 산정할 때 주택 수에서 제외해 주기로 했다.
서울 아파트가 최근 고점을 회복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시세차익보다는 월세 수익용으로 투자하는 경향이 짙은 오피스텔의 경우 금리 인하 시그널만으로는 가격이 움직이지 않고, 확정이 돼야 가격 변동이 있다는 것이다. 아파트와 가격 차이가 많이 벌어진 것도 투자 매력을 올리는 요인이 됐다. 고종완 한국자산연구원 원장은 “오피스텔의 수요 계층은 중소득층으로, 과거부터 아파트가 오르면 그다음에 오르는 게 오피스텔”이라며 “서울의 경우 최근 강남권 오피스텔의 경우 미분양이 해소되는 등 아파트 가격 상승에 대한 키맞추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금리인하로 높은 수익률 창출 기대
이런 상황에서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권의 예·적금 금리까지 낮아지면서 오피스텔 임대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게 됐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수익률을 5%라고 봤을 때 세금 등 각종 비용을 제외한 실효수익률은 3% 중반대가 나오는데 예금금리가 이보다 낮아졌다는 점에서 오피스텔 임대의 메리트가 있다"며 "오피스텔 매매가가 바닥을 형성하고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매매차익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월세 수요가 지속되면서 매매가격도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이 비교적 싼 현시점에 오피스텔 매입을 고려해 볼만하다는 설명이다.
단 수익형 부동산으로서 오피스텔에 접근할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지만 지역별 편차가 클 수 있다는 점에는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뒤따른다. 윤 연구위원은 "오피스텔은 주변의 공급 상황에 따라 공실률이 크게 변할 수 있어 추가 공급 여건 등을 잘 살펴야 한다"며 "신축 또는 당장의 수익률보다는 임대가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곳을 중심으로 접근해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본격적인 상승세를 점치기는 이른 시기인 만큼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의견도 있다. 올해 1~8월 전국에서 진행된 오피스텔 27개 단지 청약의 평균 경쟁률은 5.3대 1로 2022년(5.2대 1)이나 2023년(6.7대 1)과 비교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결국 1·2인 가구와 신혼부부 등의 임대차 수요가 꾸준한 역세권 중소형 오피스텔을 위주로 투자하는 게 아직은 안전하다는 조언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도 "전세 사기 등의 문제로 오피스텔 월세 수요가 계속되고 있으나 다주택자 규제로 활성화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오피스텔도 양극화가 심화할 가능성에서도 그렇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