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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에 자금 마련 어려워" 눈물의 마피 분양권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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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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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강화에 돈줄 막힌 수분양자들
분양가 낮춰도 거래 감소세
내년에도 '대출 절벽' 이어져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 일부 수분양자들이 급매로 분양권 매물을 내놓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분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분양권(청약 당첨을 통해 취득한 신축 아파트 입주 권한)을 내놓는 이른바 ‘마이너스 프리미엄(마피)’ 매물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신축 단지, 7,000만원 마피 분양권 등장

27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내년 11월 준공 예정인 서울 강북구 ‘한화포레나 미아’ 전용 80㎡ 저층 매물이 최저 10억2,642만원에 나와 있다. 같은 평형 최고 분양가(10억8,416만원)보다 약 6,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전용 84㎡에도 2,000만원의 마피가 형성됐다.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신설동역 자이르네' 아파트 전용 42m² 분양권의 마피는 7,000만원 수준에서 지난 16일 기준 1억6,900만원까지 올랐다.

서울 강북구 ‘엘리프미아역’(2026년 8월 입주) 전용 74㎡, 서울 구로구 ‘호반써밋 개봉’(이달 입주) 전용 59㎡, 관악구 ‘서울대벤처타운역푸르지오’(2025년 8월 입주) 전용 84㎡ 분양권도 각각 9억8,672억원, 7억7,000만원, 9억8,880만원에 새로운 집주인을 구하고 있다.

이처럼 마피 분양권 물건이 시장에 쏟아지는 원인으로는 강력한 대출 규제가 지목된다. 지난 9월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금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제도가 시행된 데다 시중 은행까지 신축 아파트에 대한 대출을 옥죄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돈줄이 막혀 잔금 마련이 어려워진 집주인들이 손해를 보더라도 매물 정리에 나서고 있다.

경기·인천서도 분양가보다 낮은 매물 잇따라

경기 지역도 서울과 비슷한 상황이다. 내년 6월 입주 예정인 부천시 소사본동 '힐스테이트소사역' 전용 84㎡ 분양권은 1,000만~2,000만원대 마피가 붙었다. 최근 등록된 해당면적 매물가격은 8억6,695만원으로 분양가와 발코니확장비 등을 합친 공급가격 8억8,695만원보다 2,000만원 낮았다. 서울 접근성과 49층 초고층 프리미엄을 내세웠던 힐스테이트소사역은 2021년 12월 진행한 1순위청약에서 경쟁률 12.3대 1을 기록, 전유형 마감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입주를 8개월 앞둔 시점에 대출 규제 직격탄을 맞으며 마피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내달 입주를 시작하는 광명시 광명동 '트리우스 광명' 전용 84㎡도 최대 5,000만원의 마피가 붙었다. 광명2R구역을 재개발한 이 단지는 대우건설·롯데건설·현대엔지니어링 10대 건설사 3곳이 시공사로 참여한 데다 규모도 3,344가구에 달해 지난해 중층을 11억1,910만원에 분양했으나, 현재는 5,000만원 적은 10억6,910만원부터 매물이 나와있다.

서울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인천은 분양권 가격이 더 낮게 형성돼 있다. 연수구 송도동에 위치한 '힐스테이트레이크송도4차' 전용 84㎡ 분양권은 마피가 최대 7,000만원까지 붙었다. 바로 옆 '송도자이더스타'와 '송도럭스오션SK뷰' 전용 84㎡도 공급가보다 최대 5,000만원 낮은 가격에 올라와 있다.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에 공급된 '힐스테이트검단포레스트' 전용 84㎡는 3,700만원 마피가 붙었다.

내년 고강도 추가 대출 규제 예고

분양권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공급을 계획 중인 건설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가격을 낮춘 마피 매물이 늘어날수록 신규 분양단지 메리트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서울에서도 핵심 입지가 아닌 이상 단기간 내 완판은 어려워 3개월 이상 장기플랜으로 분양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분양권 시장 한파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스트레스 DSR 3단계 규제가 적용될 예정이라 차주들의 대출 한도가 더욱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3단계에선 연봉 5,000만원의 직장인이 4.5% 금리로 주택담보대출(30년 만기)을 빌릴 때 기존보다 대출 한도가 2,300만원 줄어든다. 또 3단계 도입 시 기본 스트레스금리의 반영 비율이 100%로 늘어나고 규제 적용 대상도 2금융권의 모든 대출로 확대된다.

이는 매수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부동산R114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중심지 위주로 오른 매매가격 부담감과 대출 규제 강화 기조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해 내년 주택 매수심리가 얼어붙을 가능성이 있다. 즉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세입자로서 사는 삶을 택하는 이들 비율이 증가해 집값 하락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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