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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외국인 비율↑, 인기 지역은 서울 아닌 '충남'? 투자지구 지정 등 호재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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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매수 외국인 비율 0.9%, 비율상 '역대 최대'
인기 지역은 단연 충남 아산시, 각종 호재 쏟아진 영향인 듯
꾸준한 인기 구가하는 아산시, "저렴하고 접근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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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외국인이 국내에서 사들인 부동산이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 우려 등 여파로 내국인의 주택 수요는 주춤했지만 반대로 외국인의 국내 부동산에 대한 투자 수요는 여전히 뜨거운 상태다. 특히 최근 외국인 투자가 몰리는 지역은 다름 아닌 충남 아산시다. 디스플레이·이차전지 관련 기업 투자가 잇따르고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 연장이 추진 중이라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 몰리는 한국 부동산, 인기 지역은 '충남 아산시'

10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부동산을 매수하고 소유권 이전 등기를 신청한 이들 중 외국인 수는 총 1만5,614명으로 전체 매수인의 0.9%를 차지했다. 매수 건수로는 부동산 시장이 활황이던 2020년의 역대 최다(1만9,371명)엔 못 미치지만, 매수 비율로는 2010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높다. 집계가 시작된 2010년까지만 해도 국내 부동산을 매수한 외국인은 4,307명으로 전체 거래의 0.2% 비율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후 제주에서 외국인이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 한국 국적을 부여하는 제도가 시행되면서 중국인을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 비중이 꾸준히 늘어났다.

특히 지방에서 가장 외국인 투자가 활발한 지역은 충남 아산시(2.7%)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아산에서 매매 거래된 아파트·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의 매수자는 1만4,831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외국인 매수자는 402명으로 2.7%를 차지했다. 당초 이 지역은 이용할 만한 식당이나 학교 등 기반 시설이 부족해 외국인이 거주하기 적합한 곳은 아니다. 그럼에도 외국인 부동산 투자가 자주 이뤄지는 건 일자리를 찾아오는 이들에게 세를 놓고 임대 수익을 거두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산에선 국내 최대 규모 디스플레이 생산 시설이 가동되고 있어 이곳에 일자리를 구하는 이들이 느는 추세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이 지역은 소형 아파트나 오피스텔이 매물로 나오면 금방 팔린다”고 최근 지역 부동산 분위기를 설명했다.

지난해 말께 충남 아산 탕정외국인투자지역 등이 첨단투자지구로 지정된 영향도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외 기업의 첨단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아산을 포함한 충남 3곳 등 지역을 첨단투자지구로 지정했다. 첨단투자지구로 지정된 지역엔 부지 장기임대를 비롯해 임대료·부담금 감면, 지방투자촉진보조금 지원특례 등 각종 혜택이 제공되고, 입지규제 최소구역 지정 등 규제 특례는 물론 국가재정사업도 우선지원대상이 된다. 특히 아산 탕정외국인투자지역의 경우 유일하게 단지형 첨단투자지구로 설정되면서 기대가치가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잇따른 디스플레이·이차전지 관련 기업 투자와 GTX 노선 연장에 첨단투자지구 지정 등 각종 호재가 겹친 게 외국인이 몰린 결정적 이유가 됐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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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 탕정외국인투자지역의 모습/사진=충남도

인기 추세 아산시, 2020년부터 투자 증가세

아산시 내 외국인 건축물 거래는 올해 들어 급격히 늘어난 게 아니다. 이미 지난 2020년부터 아산시엔 외국인 투자자가 몰려들기 시작한 바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0년 충청권 외국인 건축물 거래량은 총 1,483건(대전 215건·세종 68건·충북 384건·충남 816건)으로 전년 동기 1,173건(대전 217건·세종 41건·충북 326건·충남 589건)보다 310건 늘었는데, 이중 외국인 거래 비중은 천안(325건)과 아산(236건)에 절반 이상 몰려 있다. 이에 대해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외국인의 건축물 거래는 수도권에 집중됐지만 수도권을 제외하고선 충남 천안과 아산지역에서 외국인 거래가 크게 늘고 있다”며 “외국인도 국내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면서 수도권에 비해 저렴하고 위치나 접근성이 좋은 천안·아산지역을 투자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렇다 보니 아산시는 외국인 및 외국국적동포(고려인) 전국 최다 거주지역으로 등극하기도 했다. 이에 지자체 차원의 외국인 겨냥 정책도 늘어나는 추세다. 아산시는 지난해 9월 함께 외국인 최다 거주지역으로 꼽힌 경기 안산시, 인천 연수구와 함께 '국내거주 외국인 및 동포 정책 제도 개선'을 위한 공동 건의문 채택 및 서명식을 진행한 바 있다. 이민정책 공감대를 형성하고 내·외국인이 상생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선 것이다. 이 같은 외국인 친화적 태도도 올해까지 꾸준한 외국인 유입이 이뤄진 데 영향을 미치지 않았겠느냐는 시장의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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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시장 상승 거래 속속, 본격 회복세는 ‘글쎄’

서울 아파트 시장 상승 거래 속속, 본격 회복세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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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거래 10건 중 4건은 상승 거래
금천·관악·구로는 절반가량 하락 거래
적체 매물 소화까진 힘겨루기 장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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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울 아파트 시장의 거래량이 소폭 줄어든 가운데 직전 거래보다 가격을 높인 상승 거래 비중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전셋값이 오르며 매매가의 동반 상승을 이끈 가운데, 시장 내 누적된 매물을 소화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대부분 지역 상승 거래 소폭 증가-하락 거래 대폭 감소

12일 직방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계약일 기준)은 1,428건으로 전월(2,518건) 대비 약 4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계약 완료 후 30일 이내 신고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같은 수치는 향후 일정 수준을 되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눈에 띄는 점은 상승 거래 비중의 확대다. 2월 서울 아파트 상승 거래 비중은 43%로 전월(39%)와 비교해 4%p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락 거래의 비중은 44%에서 39%로 줄어들었다. 그동안 누적된 저가 급매물이 소진된 후 시장의 하방 압력으로 시장이 재편된 데 따른 영향이라는 게 직방의 설명이다. 상승 및 하락 거래는 특정 아파트 단지의 동일 면적 물건이 반복 거래된 경우 직전 거래와의 가격 차를 비교한 결과로, 시장의 회복 가능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지열별 상승·하락 거래 비중은 다소 차이를 보였다. 먼저 강남권(강남·서초·송파)의 상승 거래는 37%로 전월과 동일한 비중을 유지했다. 하지만 1월 49%에 달했던 하락 거래 비중이 43%로 크게 줄며 회복 가능성에 청신호를 켰다. 지난해 12월 하락 거래 비중이 56%에 달했던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은 지난 1월 41%, 2월 33%로 단계적 축소했고, 같은 기간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또한 지난해 말 51%에서 올해 1월 46%, 2월 42%로 그 비중을 줄였다. 반면 금관구(금천·관악·구로)는 49%가 하락 거래로 확인되며 시장 회복 시점을 늦췄다.

시장의 회복세는 한국부동산원의 매매수급지수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3월 첫째 주(4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4.7로 지난 2월 5일 이후 4주 연속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이는 시장이 최고 활황기였던 2021년 12월(104.2)에는 미치지 않는 수준이지만, 하락세를 거듭하던 2022년 말 또는 2023년 초와 비교하면 30% 이상 치솟은 결과다. 아파트 매매 시장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매매수급지수는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물건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반대로 100보다 높으면 사려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5월 이후 상승세 거듭 전세 시장, 매매 시장에도 영향

업계에서는 수도권 전세 시장의 상승세가 매매 시장으로도 이어졌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의하면 이달 4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08%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5월 넷째 주 저점을 찍은 후 42주 연속 상승세를 거듭한 결과로, 1월부터 3월 첫째 주까지 평균 상승 폭은 0.65%에 달한다.

봄 이사철을 맞은 최근에는 매매 시장에서 적합한 물건을 찾지 못한 수요까지 전세 시장으로 유입되며 상승 폭을 키우는 모양새다. 업계 관계자는 "매매 관망세가 전세 수요로 전환되는 등 전세의 경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으로 역세권이나 정주여건이 양호한 단지의 임차 문의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며 "당분간 전셋값 상승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매 가격이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전셋값의 상승세가 가팔라지며 이른바 ‘깡통전세’ 확산을 우려했던 시장에서는 상승 거래 비중 확대 추세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매매가격의 상승 없이 전셋값 상승만 거듭될 경우 두 가격의 격차가 줄어 소자본으로 주택을 매입하는 갭투자 수요가 유입되기 좋은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2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52.45%로 10년 만에 역대 최저를 기록한 전년 동월(51.23%) 대비 소폭 증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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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만 건대 수준이던 매물, 8만 건대로 적체

다만 본격적인 매수 심리 회복을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전반적인 하락 거래 비중 감소는 확인되지 않은 데다, 일부 지역은 여전히 저가 매물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현상은 매물 적체에 따른 것으로,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12일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8만1,465건에 달한다. 지난해 초 4만 건대로 쪼그라들었던 서울 아파트 매물은 지난해 4분기부터 지난 2월까지 전반적으로 7만 건 안팎을 유지해 왔지만, 이달 6일(8만149건) 이후 줄곧 8만 건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매물 적체는 거래량 감소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청약홈 개편에 따른 신규 분양 거래가 크게 줄고, 특례 보금자리론의 운영 종료로 수요가 위축된 것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금리와 완화된 대출 규제를 적용한 특례 보금자리론은 유효 신청 금액 43조4,000억원 규모를 기록한 후 지난 1월 29일 신청 및 접수를 마감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힘겨루기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리드는 “2월 상승 거래가 증가한 것은 시장 회복 신호가 될 수 있지만, 아직은 저가 매물 소진 후 숨 고르기 단계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일부 지역은 여전히 저가 매물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어 회복을 속단하긴 이르다”며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한 차례 조정될 예정이고, 4월 총선을 기점으로 정부 정책이 바뀔 가능성도 있어 시장은 당분간 횡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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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아파트 외면하는 재건축 조합들, 안 짓는 게 아니라 '못'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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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세 타고 뛰어오른 건설 자잿값, 공사비 부담 급증
"초고층은 더 비싼데" 수익성 고려해 층수 낮추는 조합 속출
'자기자본·PF 리스크' 떠안은 건설사·시행사도 등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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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아파트'를 꿈꾸던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건설 자재 가격·인건비가 나란히 뛰며 공사비 부담이 가중, 초고층 아파트 설립의 장벽이 눈에 띄게 높아진 탓이다. 급등하는 분담금을 견디지 못한 일부 단지는 50층 이상(높이 200m) 초고층 재건축에서 50층 미만 준초고층 재건축으로 눈높이를 낮추는 추세다.

뛰어오르는 공사비, 초고층 아파트 '주춤'

지금껏 초고층 아파트는 '고급화의 상징'으로 꼽혀왔다. 특히 조망권이 좋은 한강 인근 서울 재건축 단지의 경우, '랜드마크' 입지를 점하기 위해 최대한 건물을 높이 올리며 일종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건설 자재 가격 인상으로 공사비가 뛰고, 조합원들의 분담금 부담이 급증하면서 이 같은 '초고층 경쟁'에 본격적인 제동이 걸리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건설용 중간재 물가지수(2015년=100)는 2020년 12월 106.4에서 지난해 12월 144.2로 35.5% 치솟았다. 이는 제조업자가 판매한 상품 전반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22.4%)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레미콘(34.7%) △시멘트(54.6%) △철근(64.6%) △형강(50.4%) △아연도금강판(54.1%) △건축용금속공작물(99.5%) 등 대부분의 건설 자재 가격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린 영향이다.

건설 자잿값 상승세는 정비 사업 비용 증가로 이어졌다. 주거환경연구원이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서울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등)의 연도별 3.3㎡(1평)당 평균 공사비는 2019년 490만2,000원에서 지난해 754만5,000원으로 53.9% 급등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상복합 재개발 현장에서는 3.3㎡당 공사비가 1,000만원을 넘기도 한다"며 "공사비 상승세가 피부로 체감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분담금 부담에 눈높이 낮추는 조합들

공사비 증가는 초고층 아파트 재건축을 추진하는 조합에 '치명타'로 작용했다. 일반적으로 초고층 아파트의 경우 △하중을 버티기 위한 고강도 자재 투입 △복잡한 인허가 절차 △안전 확보 비용 확대 등으로 인해 일반 단지 대비 공사비 부담이 큰 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층수가 50층을 넘어가면 공사비가 최소 40%가량, 경우에 따라 두 배 수준까지도 추가 투입된다고 보면 된다"며 "자재 가격이 인상되면 (초고층 아파트 재건축 조합에) 엄청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부 단지는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눈높이를 속속 낮추고 있다. 무리하게 초고층 아파트 건설을 추진할 경우, 사업 속도가 지연되고 비용이 급증하며 사업성 전반이 악화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일례로 한강 인근 지역에서 70층 이상 재건축을 추진하던 성수전략지구 내 1지구는 최근 소유주 투표를 진행, 50층 이하 '준초고층' 재개발로 눈을 돌렸다. 50층 미만 재개발을 선택한 조합원은 50.97%, 초고층 재개발을 선택한 조합원은 47.47%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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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현상은 비단 한강 인근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서울 개포주공 6·7단지는 지난해 서울시의 '35층 룰(서울의 아파트 층수를 최대 35층으로 제한하는 규제)' 폐지에 따라 49층 재건축을 타진했지만, 결국 기존 안대로 35층 재건축안을 진행하기로 했다. 고층 아파트 건설 시 따라오는 비용 부담이 발목을 잡은 것이다.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도 최고 층수를 49층으로 상향하는 안을 검토했으나, 결국 기존 상한선인 35층 높이로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PF 위기 겪는 시행사·건설사에도 부담

건설사·시행사들 역시 초고층 아파트 설립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 금융규제 강화 움직임 등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껏 대다수 국내 시행사는 부동산 개발 총사업비의 5~10%가량을 자기자본으로 충당하고, 이외 비용을 PF를 통해 충당해 왔다. 자기자본이 적은 상태에서 대출에 의존하는 구조인 셈이다.

문제는 현재 금융당국은 PF 조달 시 시행사의 자기자본 요건을 최대 20%까지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점이다. 국내 대다수 시행사가 영세 업장이다. 충분한 자기자본과 신용을 갖추지 못한 대다수 국내 시행사에는 '규제 리스크' 속 초고층 아파트 사업에 뛰어들 만한 여력이 없다는 의미다. 만약 시행사가 이 같은 한계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초고층 사업을 진행할 경우, 공사 비용 상승으로 사업성이 악화하며 건설업계 내 '연쇄적 부실' 리스크가 발생하게 된다.

신용이 부족한 시행사들은 PF 대출을 받을 때 건설사(시공사)의 보증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업이 벽에 부딪히거나 충분한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보증을 선 건설사가 PF 대출을 대부분 갚아야 한다. 대다수 건설사가 부실 PF 위기에 봉착한 현재, 시행사는 물론 건설사와 금융회사 등이 연쇄적으로 부실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건설업계 전반에 찬 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모두가 선호하던 초고층 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시장의 현시점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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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 의무 유예'하자 강동구 전세매물 대규모 증가, 전세가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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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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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기준 서울 강동구 전세 매물 2,517건 집계
전세값 오르는데 매매가는 연속 하락세
실거주 의무 유예로 전세물량 늘었지만, 수급 불안 해소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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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에 전세 매물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둔촌동 둔촌주공을 재건축한 '올림픽파크포레온' 등의 입주 시기가 다가오면서다. 서울 전셋값이 계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으나, 강동구에서는 신축 대단지를 중심으로 시세가 출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흘러 나온다.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세 매물 대거 쏟아져

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서울 강동구 전세 매물은 2517건으로 집계됐다. 아실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21년 3월 이래 가장 많은 전세 매물이 쌓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동구 전세 매물은 지난해 6월 1000여건에 불과했지만, 불과 9개월여 만에 2.5배로 늘어났다.

강동구 전세 매물은 둔촌동과 길동 등 신축 대단지 아파트 준공일이 다가오는 지역을 중심으로 쏟아지고 있다. 입주 전 잔금을 치르기 위해 일찍이 전세 세입자를 찾는 집주인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총 1만2032가구 규모인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에는 지난 7일 기준 540건의 전세 매물이 나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가 지난달 29일 분양가상한제 아파트의 실거주 의무를 3년간 유예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을 처리하면서 매물이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오는 6월 준공을 앞둔 길동 '강동헤리티지자이'에서도 전세 매물이 급중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 단지에도 전세매물이 100건 넘게 쌓여 있는 상태다. 이 외에도 천호동 '강동밀레니얼중흥S-클래스'(999가구)가 오는 9월 준공을 앞두고 있고 천호동 '천호역마에스트로'(77가구), 같은 동 '더샵 강동 센트럴시티'(670가구) 등도 2025년 준공 예정인 만큼 강동구에 새 아파트 전세 공급이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세 매물이 쌓이자 강동구 아파트 전세 가격도 서울 여타 지역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3월 첫 주(지난 4일 기준) 강동구 전셋값은 지난주보다 0.01%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전셋값 상승률(0.08%)보다 크게 낮다. 그 전주에는 전셋값이 0.04% 하락하기도 했다. 

매매는 15주째 뒷걸음질 치는 중

전세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매매가격은 15주 연속 뒷걸음질 치며 온도차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강북(한강 이북) 지역에서 강북구(-0.09%)·도봉구(-0.06%)·은평구(-0.05%)·서대문구(-0.03%) 등이 떨어졌다. 강남 지역에서도 관악구(-0.06%)·강동구(-0.02%) 등이 하락했다.

반면에 송파구는 0.03% 상승했다. 같은 기간 경기(-0.06%)와 인천(-0.03)도 전주와 같은 하락폭을 그렸다. 경기에선 광주시(-0.29%)·안양 동안구(-0.21%)·광명시(-0.17%)·파주시(-0.14%) 등이 하락했다. 하지만 고양 덕양구(0.09%)와 용인 처인구(0.03%) 등은 올랐다.

인천에선 미추홀구(-0.14%)·중구(-0.07%) 등지가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3% 오르며 지난주(0.02%)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지난달 5일 이후 5주 연속 상승했다. 서울(0.05%→0.08%)과 인천(0.10%→0.14%), 경기(0.06%→0.07%) 모두 올랐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선호단지에 대한 급매물 매수 문의가 존재하지만 매도자들이 희망가격을 쉽게 내리지 못하면서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지역별, 단지별 상승과 하락 거래가 혼조되면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거주 유예로 전세 물량 늘었지만 '수급불안' 여전

한편 지난달 실거주 의무 유예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시장에선 전세 매물 증가로 수급 불안 해소를 기대하고 있다. 실거주 의무 유예 법안의 영향을 받는 아파트는 전국 77개 단지, 4만 9천여 가구로, 온라인 부동산 매물을 확인한 결과, 유예안 통과가 확정된 지난달 말 이후 올라온 매물들이 다수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당장 입주를 앞둔 전국 5만 가구의 경우 급한 불은 끌 수 있게 됐지만, 이번 대책이 완전 폐지가 아닌 '유예'에 불과한 데다 기존 법과의 충돌 여지도 있어 결국 3년 뒤 다시 시장 혼란이 찾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실거주 의무 유예 아파트의 경우 2년의 계약 연장이 가능한 조합원 매물과 3년 짜리 일반 분양 매물 사이에서 전세가격이 이중으로 형성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아파트 입주 물량이 예년에 비해서 크게 모자라기 때문에 실거주 의무 유예로 풀리는 매물이 나오더라도 전세시장 수급 불안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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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치솟는 수도권 신축 미분양 매물, 부동산 양극화 심화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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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받던 수도권 신축 매물, 공급 감소 우려 타고 급등
"지금 사는 게 제일 싸다" 고분양가 감수하는 수요자들
이어지는 고분양가 기조, 지방 부동산 시장만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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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침체 국면을 맞이한 가운데, 수도권 신축 분양권과 입주권이 기형적인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축 아파트 공급 감소가 기정사실화하자, 수요자들 사이에서 신축 매물이 줄고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하며 매수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축 미분양 매물을 둔 수요자들 사이의 '눈치싸움'이 본격화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수도권으로 미분양 수요가 집중되며 지방 부동산 침체 기조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흘러나오고 있다.

고분양가로 외면받던 매물들, 갑자기 상승세?

1년 전 청약 당시 미계약이 속출했던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올림픽파크 포레온)에는 수억원에 달하는 웃돈이 붙었다. 한국부동산원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올해 1월 전용면적 95㎡가 21억8,931만원(약 165만 달러)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12월 전용면적 84㎡도 최고가 19억8,000만원에 손바뀜됐다. 2022년 12월 청약 당시 최초 미계약률이 30%에 달했던 단지라고는 믿기 어려운 상승세다.

2022년 하반기에는 올림픽파크 포레온을 비롯한 수많은 신축 단지가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원인은 높은 분양가였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부동산 호황기'가 저문 이후 집값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것이라 판단한 수요자들이 높은 분양가에 거부감을 느끼며 줄줄이 계약을 포기한 것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2년 당시 수도권 아파트 평균 분양가(3.3㎡당)는 전년 대비 21.25% 급등한 바 있다.

아파트 분양가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건설 원자재 가격 급등이 거론된다. 2021년부터 시작된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세는 건설자재 가격 급등을 초래했다. 건설사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 부담을 상쇄하고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줄줄이 분양가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인 하락 국면을 맞이한 2022년 하반기, 수요자들이 선뜻 납부하기에는 어려운 수준의 금액이었다.

수도권 중심으로 과열 조짐, 지방은 '낭떠러지'

이들 단지의 분양가는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형성돼 있다. 실수요자의 숨통을 옥죄는 금리 역시 제자리를 찾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들 단지에 수요가 몰린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어지는 신축 분양가 상승세 △정비사업 사업성 악화로 인한 재건축 수요 감소 △공급 감소 불안감 △분양가상한제 주택 실거주 의무 3년 유예 등을 원인으로 지목한다.

업계에서는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세로 인한 수익성 악화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요 회복을 확인한 건설사들이 가격을 하향 조정할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건설용 중간재 물가지수(2015년=100)는 2020년 12월 106.4에서 지난해 12월 144.2로 35.5% 치솟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서울·경기 지역에 미분양 매물 수요가 몰리며 지방 부동산 시장 침체가 가속할 것이라는 우려도 흘러나온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비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5만2,458호로 전국 미분양 물량(6만2,489호) 중 82%를 차지하고 있다. 시장 침체를 초래하는 악성 미분양 물량 대다수가 수도권 외 지역에 편중돼 있다는 의미다. 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또다시 '수도권 과열'의 조짐이 감지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올 초 발표된 주택 공급 확대 및 건설 경기 보완 방안(1·10 대책) 외에도 추가적인 부동산 양극화 해소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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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마른 건설사들 "이자 감당도 어려워", 4월 위기설 현실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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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지방 건설사 위기, 법정관리 신청 이어져
"4월에 대거 회생절차 들어갈 것", 4월 위기설에 업계 우려 증폭
올해만 벌써 5개사 부도 및 565개사 폐업, 2019년 이후 최대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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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상승, 분양시장 침체 등의 여파로 연초부터 지방 건설업체의 법정관리(회생절차) 신청이 이어지면서 건설업계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채무 이행을 위해 대기업 계열사들은 자산 매각 등 제살깎기 수단을 동원하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으나, 그마저도 여력이 안 되는 지방 중소 업체들은 부도를 맞거나 아예 폐업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다. 여기에 오는 4·10 총선 이후 중소·중견 건설업체가 대거 무너질 수 있다는 ‘4월 위기설’은 불안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지방 중소 건설업체들, 회생절차 신청 증가

4일 건설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선원건설이 신청한 회생절차와 관련해 지난 26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포괄적 금지 명령은 채무자가 회생절차를 신청했을 때 채권단이 부채 상환 방안을 결정하기 전까지 경매 등 재산권 행사를 금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시공능력평가 122위인 선원건설의 지난해 토건 시공능력평가액은 2,267억9,500만원(약 1억7,000만 달러)으로, 경기지역 상위권 건설업체로 꼽힌다. 현재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서 23가구 규모 공동주택과 용답동 오피스텔(196실), 가평군 설악면 아파트(420가구), 부산 해운대 오피스텔(98실) 등 주거시설을 시공 중이다.

그러나 원자잿값 폭등과 함께 일부 사업 준공 시기가 맞물리면서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선원건설의 공사미수금은 724억원(약 5,500만 달러)에 달한다. 또 단기대여금 86억원(약 646만 달러), 기타미수금 32억원 중 66억원가량을 회수 불가능한 대손충당금으로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선원건설뿐만 아니라 지방의 많은 건설업체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자금난을 피하지 못하고 쓰러지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176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인천 부평구 소재 영동건설은 지난달 설립 30년 만에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했고,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울산 내 토목건축업 1위를 차지했던 부강종합건설(시평 179위)도 같은 달 법원의 포괄적 금지 명령을 받았다.

'4월 위기설' 우려 높아지는데, 금융당국 "근거가 뭔가" 일축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4월 위기설'까지 나돌며 업계 전반을 짓누르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를 겪고 있는 건설사들이 총선이 끝나고 외부 감사 보고서가 나오는 4월이면 대거 법정관리에 들어갈 것이라는 게 위기설의 골자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달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개혁신당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재무상태를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지표인 부채비율 200% 이상인 종합건설사가 14곳에 이르고, 기업 존립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지표인 부채비율 400% 이상인 종합건설사도 2곳으로 확인되는 등 재무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종합건설사 시공능력 순위 10위권 내 종합건설사 중 유동부채비율 70% 이상인 건설사가 7곳, 70% 이상 80% 미만 3곳, 80% 이상 90% 미만 2곳, 90% 이상 2곳이나 됐으며 50위까지 확대하면 유동부채비율 70% 이상인 건설사가 28곳이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최상위 건설사의 절반 이상이 재무 상태가 매우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현재 기업 워크아웃을 준비 중인 태영건설의 부채비율이 257.9%, 유동부채 비율이 68.7%였다는 점에 비춰볼 때 건설사들의 부도 위기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닌 셈이다.

다만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 현장 분위기와 달리, 금융당국은 위기설에 대해 진원지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2일 오전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명확하게 밝혔다. 이 총재는 "부동산 PF는 상당수 정리되는 중이고, 정리하고 있어서 총선 전후로 크게 바뀔 것이라는 근거가 뭔지 오히려 반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아가 PF를 보고 금리 결정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PF가 모두 살아날 수 없지만,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도 "가계부채 문제건 부동산 PF 문제건 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지금 정부의 일"이라며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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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체 상당수 '도산 위기', "건설사 법정관리행 계속 이어질 것"

하지만 업계에서는 4월 위기설이 근거 없이 나오는 얘기는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지난달 20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만 무려 5곳의 건설업체가 부도를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곳에서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2019년(10곳)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들 부도업체는 모두 광주·울산·경북·경남·제주 지역을 거점으로 둔 전문 건설사다.

폐업하는 건설사도 늘었다. 지난 1월 1일부터 2월 18일까지 폐업 신고한 종합건설사는 64곳, 전문건설사는 501곳으로 총 565곳에 달했다. 부동산 활황기던 2021년 폐업한 업체가 361곳이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폐업 기업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건설업체 상당수는 자금 사정도 악화한 상황이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국내 매출 500대 건설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76.4%가 현재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답했고, 자금 사정이 양호하다는 답변은 18.6%에 불과했다.

자금 사정을 압박하는 요인으로는 고금리와 급격한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목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의하면 지난해 건설공사비지수는 153.26으로 3년 새 25.8% 올랐다. 간접비 등을 고려하면 실질 공사비는 50% 이상 늘어난 셈이다. 여기에 최근 금융당국이 밝힌 ‘부동산 PF 정리 로드맵도 4월 위기설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로드맵에는 정부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된 PF 사업장을 경·공매로 넘길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과정에서 PF 대출보증을 선 건설사는 손실이 현실화해 유동성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금융당국의 로드맵은 총선이 끝나는 4월 직후 본격화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건설사의 법정관리행은 계속 이어질 공산이 크다. 지역 건설사의 자금난을 키운 악성 미분양이 좀처럼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부동산 시장을 뒤덮은 악재가 장기간 지속된 저금리의 거품이 본격적으로 터지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라고 분석한다. 당장 수면 위로 부실이 드러나지 않는다 해도 산처럼 쌓인 부채는 언제 어떻게 우리 경제를 위협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대한민국 경제는 과거에도 당국의 ‘안심하라’는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1998년 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국가적 위기를 겪은 바 있다. IMF 사태 당시 김영삼 정권은 "구제금융 신청은 절대 없다"며 위기론을 단박에 일축했고, 경제학자들도 잇따라 장밋빛 전망만을 연일 쏟아냈다. 금융위기 때도 세간에 도는 위기설은 한낱 낭설로 치부했다. 4월 위기설이 실제 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교한 플랜을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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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관악·구로 스카이라인 달라진다”, 서울시 ‘서남권 대개조 구상’ 청사진 제시

“금천·관악·구로 스카이라인 달라진다”, 서울시 ‘서남권 대개조 구상’ 청사진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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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권 융복합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 선언
“1980년대에 멈춘 개발, 낙후·침체 이미지 타파”
낡은 규제 개편→수요 심리 자극으로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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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영등포구와 구로구 등 서울 서남권 준공업지역에 들어서는 아파트는 최대 400% 용적률을 적용받아 40층까지 올라갈 수 있게 된다. 서울시가 공장과 주거지를 엄격히 분리하던 기존 규제를 개선해 산업과 주거, 문화 등이 어우러진 융복합 공간으로 전환하기 위해 용적률 인센티브를 대폭 개선한다는 구상안을 내놓으면서다. 오세훈 서울 시장은 27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서남권 대개조 구상’을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대대적인 규제 완화로 인한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준공업지역 주택 용적률 제한 250%→400% 완화

서울시에 따르면 이번 서남권 대개조 계획안의 대상이 되는 자치구는 영등포구, 구로구, 금천구, 강서구, 양천구, 관악구, 동작구 등 총 7곳이다.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소비·제조 산업 중심지로 근대화와 산업화에 앞장서며 국가 성장을 주도했던 이들 지역은 1980년대 이후 개발이 멈추며 서울에서 가장 침체한 곳으로 평가된다. 오 시장은 “서남권이 낙후·침체의 이미지를 지우고 재도약할 수 있도록 도시 규제를 혁신할 것”이라며 이번 대개조 구상안의 배경을 밝혔다.

먼저 서울시는 준공업지역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도입해 주택 정비 활성화에 나선다. 무분별한 도시 개발과 공동주택 건설을 방지하기 위해 최대 250%로 제한했던 용적률을 400%까지 완화하고, 녹지와 편의시설 등이 더해진 직주근접형 주거지를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강서구와 양천구 등 현행 제도로 재건축이 힘든 노후 공동주택이 밀집한 지역은 용적률 완화 외에도 안전진단 면제 등 노후계획도시특별법을 포함한 패키지형 정비계획을 수립해 기반 시설이 풍부한 새로운 형태의 주거단지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저층 주거지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모아주택 사업의 빠른 추진과 다가구 및 다세대 밀집 지역의 정비도 돕는다. 현재 전국 모아타운 대상지 81곳 중 30곳이 서울 서남권에 밀집된 만큼 이들 지역의 사업 추진이 서남권 대개조의 성패를 가를 것이란 분석에서다. 구체적으로는 주민의 사업 이해도를 높이고 갈등 조정 역할을 수행하는 공공주도 현장지원단과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참여하는 공공관리 시범사업 등 체계적인 행정지원을 지속해서 추진할 방침이다. 또 지역 여건상 정비사업 우선순위에서 밀려 개별 정비에 난항을 겪는 지역은 도로와 주차장 등 부족한 기반시설 조성을 포함한 지역단위의 ‘도시공간 전략계획’을 수립해 소외됨 없이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서남권 주거공간에 녹지와 수변, 문화화 여가 공간을 접목하는 ‘녹색감성’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어디서나 편리하게 녹지에 접근할 수 있도록 공원이나 수변 거점을 연결하는 보행·녹지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대규모 정비 사업을 추진하는 민간에도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개방형 녹지를 최대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둔치가 부족한 지역에는 수상 공원을 꾸미거나, 일부 복개 하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여의도공원과 국립 현충원, 관악산공원 등 거점 공원은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재구조화한다.

서울시는 연내 제도 개선과 지구별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하고, 내년부터 단계적 공사 착수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르면 2026년부터 변화된 서남권의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오 시장은 “도시공간과 시민들의 라이프스타일, 산업경제와 교통 인프라 등 도시 전체의 획기적 혁신을 앞당기는 이번 대개조를 통해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끌어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락세 거듭한 서남권 부동산 시장 활기 돌까

시장에서는 서울시의 도시 활성화 정책이 부동산 시장에도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지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금·관·구(금천·관악·구로)’로 대표되는 서남권 아파트 시장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으로 불리는 동북권과 함께 오랜 침체기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R114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값은 전년 동월 대비 3.95% 하락했는데, 관악구는 8.56% 하락한 변동률로 도봉구(-8.95%)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 구로구 또한 7.33% 하락하며 서남권 아파트 하락세를 이끌었다. 이는 강남권 일대 아파트 가격이 소폭 상승하며 시장 회복의 신호탄을 쏜 것과는 대조되는 성적으로, 같은 기간 송파구 아파트 가격은 2.52%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낡은 도시계획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치기 이전에는 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 등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산적한 가운데 시장 참여자들의 수요 심리를 자극하기 위해서는 높은 수익성이 담보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는 다시 말해 그간의 도시계획은 수요자들이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형태의 부동산을 적시에 공급하지 못하게 한 ‘실패한 도시계획’이라는 의미다. 신도시 업무지역에 과도한 수준의 오피스텔을 건설하거나, 상업지역에 무분별한 생활형숙박시설을 공급해 미분양이 속출한 경우가 대표적 예다. 시장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낡은 도시 계획이 부실 사업장을 양산한 셈이다. 서울시의 이번 서남권 대개조 방안이 고금리와 공사비 증가, PF 부실화 등 각종 악재 속에서 기대한 만큼의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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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짧고, 겨울은 길다" 이어지는 노원·도봉·강북 '부동산 혹한기'

"봄은 짧고, 겨울은 길다" 이어지는 노원·도봉·강북 '부동산 혹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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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집값 절반 됐다? 먹구름 낀 노원·도봉·강북구 부동산 시장
집값 제일 늦게 오르고 제일 빨리 하락, 무리하게 매수한 청년층 어쩌나
고금리 기조 이어지는 이상 가격 회복 어려워, 관망세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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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갖은 부동산 시장 부양 노력에도 불구, 고금리 기조 및 주택 경기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매매 수요가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청년층의 '영끌(저금리 시절 무리하게 대출을 받고 집을 사는 행위)' 수요가 몰렸던 노원구·도봉구·강북구를 중심으로 침체 기조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서울 외곽지 가격 하락세 이어져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둘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04% 하락하며 지난주(-0.06%) 대비 낙폭을 줄였다. 단 올해로 범위를 넓히면 하락폭은 0.35%까지 커지게 된다. 부동산 매매 시장 전반에 찬바람이 불어닥친 가운데, 시장은 노원구·도봉구·강북구의 하락세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비교적 집값이 저렴한 서울 외곽지로, 청년층이 대출을 끼고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금리에 민감한 지역이라는 의미다.

실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노원구·도봉구·강북구의 집값은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 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85.0)가 제자리를 지킨 반면, 노원구·도봉구·강북구가 속한 강북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1.0에서 80.8까지 미끄러졌다(29일 기준). 매매수급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기준선인 100 이하일 경우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의미로 풀이한다.

실거래가 역시 눈에 띄는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5단지아파트’ 전용면적 31㎡는 지난 2일 4억6,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하철 7호선 노원역 역세권에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지만, 가격이 지난 2021년 8월 최고가(8억원) 대비 절반 수준까지 미끄러진 것이다. 도봉구 방학동 ‘벽산1차아파트’ 전용 52㎡는 최근 3억3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 2021년 12월 최고가(5억2,000만원) 대비 2억원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잠깐 오르고 또 내려간다, 하락세 장기화 조짐

업계는 이들 지역에 대해 '가장 늦게 오르고, 가장 빨리 떨어지는 곳'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실제 강남 3구(서초구·강남구·송파구)를 중심으로 서울 집값 전반이 상승곡선을 그리던 지난해 상반기, 노원구·도봉구·강북구 지역 집값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이들 지역이 빛을 본 것은 서울 집값 반등세가 시작된 지 3개월 후, 즉 지난해 7월부터였다. 하지만 겨우 찾아온 상승기류 역시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7월 중순부터 시작된 노원구·도봉구·강북구의 상승세는 약 4개월 만에 멈춰 섰다. 고금리 및 경기 침체 기조로 시장 전반이 가라앉자마자 서울 집값 하락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이다. 하락세 역시 서울 내 여타 지역보다 가팔랐다. 실제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전년 대비 2.95% 하락하는 동안 도봉(-8.95%), 강북(-7.58%), 노원(-6.98%)은 두 배를 웃도는 하락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이들 지역의 하락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일반적으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지역은 고금리 상황 속 매물이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 치솟는 대출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한 집주인들이 줄줄이 집을 내놓으면서다. 반면 신규 대출 장벽이 높아진 만큼 매수세는 오히려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무너지며 자연히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시장 구조가 형성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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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 가격 따라 뛰어오른 아파트 분양가, 실수요자 등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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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라고" 전국 '국민평형' 평균 분양가 6,463만원 뛰었다
눈높이 낮춘 실수요자들, 전용면적 60㎡ 소형 아파트 청약 증가
분양가 급등에 쌓이는 미분양 매물, 건설시장 '혹한기'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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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자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소위 '국민평형'으로 꼽히던 전용면적 84㎡(옛 33·34평)의 입지가 위태로워지고 있다. 고물가 기조로 인해 건설 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자,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에 1순위 청약자가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곳곳에서 한동안 분양가 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분양 시장 침체 가속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너무 비싸니 소형으로" 국민평형 흔들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1,736만원으로 전년(1,546만원) 대비 190만원 상승했다.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계산하면 1년 사이 분양가가 6,463만원 급등한 셈이다.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세로 공사비가 급등한 가운데, 1·3 부동산 대책 이후 서울·경기 주요 지역이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에서 벗어나며 전반적인 분양가가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분양가 급등에 부담을 느낀 실수요자들은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서울 내 1순위 청약자(27만5,141명) 중 전용면적 59㎡ 이하 소형 아파트에 청약한 비중은 자그마치 51.81%(14만2,555명)에 달한다. 아파트 매매 시장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서울의 전용 60㎡ 이하 아파트 매매 비율은 47.2%로, 중형·대형 매매 비율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비단 서울에만 국한되는 현상이 아니다. 서울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아파트 분양가가 높은 제주도의 경우, 평균 분양가가 전국 평균(526만1,000원) 대비 48% 높은 780만1,000원까지 치솟았다(지난해 12월 기준). 이는 전년 동기(695만5,000원) 대비 12.2% 높은 수준이다. 전용면적 84㎡ 기준으로 계산하면 1년 사이에 분양가가 6,000만원 이상 상승한 셈이다.

치솟은 건설 자재 물가, 지쳐버린 실수요자들

아파트 분양가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건설 원자재 가격 급등이 지목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에 따르면, 건설용 중간재 물가지수(2015년=100)는 2020년 12월 106.4에서 지난해 12월 144.2로 35.5% 치솟았다. 이는 제조업자가 판매한 상품 전반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생산자물가지수 상승률(22.4%)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레미콘(34.7%) △시멘트(54.6%) △철근(64.6%) △형강(50.4%) △아연도금강판(54.1%) △건축용금속공작물(99.5%) 등 대부분의 자잿값이 급등하자, 건설사들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줄줄이 분양가를 인상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어지는 경기 침체 및 고금리 기조로 '탈진'한 실수요자들에게 분양가 부담을 견딜 여력이 남아있지 않다는 점이다. 대다수 실수요자는 높아진 분양가를 감당하는 대신 주택 구입을 연기하기를 택하고 있다.

주택 구매 수요가 급감하자 분양 시장은 얼어붙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2,489가구에 달한다. 이는 전월(5만7,925가구) 대비 7.9%(4,564가구) 증가한 수준이다. 3월부터 꾸준히 감소 추세를 보이던 미분양 주택 수가 10개월 만에 상승 전환한 것이다. 특히 분양가가 폭발적으로 뛴 수도권의 미분양 주택은 1만31가구로, 지난해 11월 대비 43.3%(3,033가구) 급증했다. 부동산 시장 전반에 싸늘한 냉기가 감도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분양가 상승이 오히려 건설시장 침체를 부추길 것이라는 비관적인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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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 월세 수요 폭증에 “임차료 더 내거나, 아파트 전세 가거나”

빌라 월세 수요 폭증에 “임차료 더 내거나, 아파트 전세 가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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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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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빌라 월세 지수 6개월 연속 상승세
보증금 낮을수록 월세 상승 폭 커
빌라 기피+매수 관망, 아파트 전세 수요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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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전세 사기가 잇따르면서 빌라 월세가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세를 거듭 중인 연립 및 다세대 주택의 매매 및 전세 거래와 달리, 월세 물건을 찾는 빌라 세입자가 늘어나면서다. 전문가들은 잊을만하면 반복되는 대규모 전세 사기 사건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이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수급 불균형에 지속적인 가격 상승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빌라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2월 100.9로 전월(100.8)대비 0.03% 올랐다. 이는 지난해 7월(100.7) 이후 6개월 연속 오름세다. 월세가격지수는 주택시장의 평균적인 월세가격변화를 측정하는 지표로, 순수월세와 준월세, 준전세를 모두 반영한 수치다. 월세와 달리 빌라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월(98.5)부터 12월(95.9)까지 내림세만을 기록했다.

이처럼 월세 시장과 전세 시장이 극과 극의 움직임을 보이는 배경으로는 수급 불균형이 꼽힌다. 대규모 전세 사기 사태 이후 세입자들이 보증금 미반환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작은 월세를 선호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5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요건이 강화(공시가격의 150%→126%)되면서 시장 내 보증보험에 가입한 전세 물건도 줄었다. 국토교통부에 의하면 지난해 서울의 빌라 임대 거래에서 월세가 차지한 비중은 63.7%로 최근 5년 평균치(48.5%)보다 15.2%p 뛰었다.

보증금 규모가 낮을수록 월세 상승 폭이 크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보증금이 12개월 치 월세보다 작은 ‘일반 월세’의 경우 11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 치에 해당하는 ‘준월세’는 9개월 상승에 그쳤다. 반대로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 치를 넘어선, 이른바 ‘준전세’는 전세와 비슷한 수준의 하락세를 보였다.

치솟는 월세 가격에 빌라의 주된 수요층인 서민들의 주거비용 부담도 늘고 있다. 실제로 서대문구 신촌의 한 빌라 원룸(전용 13㎡)은 지난 1월 보증금 1,000만원·월세 65만원에 임차인을 들였다. 해당 물건의 지난해 임대료가 보증금 1,000만원·월세 60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년 사이 월세가 5% 올랐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1년 주거비용으로 60만원이 추가된 셈이다. 심지어 강남구 등지에서는 보증금 5,000만원 이상에 월세가 150만원에 육박하는 물건도 다수 포착되는 실정이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가 변수가 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전세대출 금리가 내려 차주들의 부담이 줄어들면, 기존 월세 세입자 가운데 전세로 전환하거나 보증금 규모를 늘리려는 시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서울 빌라의 전월세 전환율은 4.7%로 아파트를 포함한 전체 전월세 전환율 5.2%보다 0.5%p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전월세 전환율은 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을 의미하는 말로, 임대 보증금을 마련하는 과정에 대출을 이용하는 경우 이 수치가 높을수록 이자 부담도 크다.

아파트 전세 물건도 급감, ‘빌라는 월세로 아파트는 전세로’

다만 아파트 전세시장은 꾸준히 상승세를 그리면서 빌라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5월 83.4로 저점을 찍은 후 반등해 12월에는 86.6까지 올랐다. 아직 2022년 1월 기록한 103.5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전세 물건을 찾는 수요자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이같은 상승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 사기에 대한 우려가 빌라 기피 현상으로 이어지며 아파트 임대 수요 증가를 이끈 가운데, 향후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진 탓에 관망을 택한 시장 참여자들까지 전세 수요 행렬에 합류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을 키웠다. 지난해 9월 특례 보금자리론 일반형 판매가 중단되고, 초장기 대출이 속속 요건을 강화하면서 무리하게 고금리 대출을 받아 집을 매수하려는 수요자보다, 전세를 살며 매수 타이밍을 가늠하려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6일 서울 전세 매물은 총 34,138건으로 1년 전(53,183건)과 비교해 35.9%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매매는 53,072건에서 77,357건으로 45.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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