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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화된 부동산 시장 옥석 가리기, ‘생활형 숙박시설’도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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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 시설과 주거 시설이 결합한 형태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해 주목받던 생활형 숙박시설(생숙)이 소유자들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정부가 2년의 유예기간 끝에 다음 달 15일부터 숙박시설로 사용하지 않는 생숙에 대해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불과 2년여 전까지만 해도 웃돈을 얹어 거래되던 매물들은 이른바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라 불리는 금액 인하에도 거래가 되지 않고 있으며, 분양자와 소유주들은 관련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거리로 나서고 있다. 정부는 2년의 유예기간을 둔 만큼 예고한 대로 이행강제금 부과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준주택 인정해 달라 vs 형평성 어긋나

서울 중구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인근의 공인중개사무소들은 최근 한산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사업시행 인가 후 재정비촉진계획이 수정을 거듭하며 본격적인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공사가 활발한 세운푸르지오지팰리스도 거래가 뚝 끊겼기 때문이다. 해당 물건은 2021년 분양을 시작한 생숙으로, 내년 9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 관계자는 "재작년에 프리미엄 3,000만원을 주고 계약한 분도 있었는데, 지금 계약금이나 중도금을 포기하고 나가려는 분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정부가 각종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며 수요가 아파트로 몰린 데다가, 당장 10월부터는 생숙을 주거 용도로 사용할 경우 해마다 상당한 이행강제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부담이 함께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분양가보다 최저 5,000만원에서 2억원대까지 낮춘 생숙 매물들이 넘쳐나고 있다. 심지어 아예 분양 가격을 낮추는 단지도 나왔다. 내년 8월 준공 예정인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롯데캐슬르웨스트(84㎡)는 16억1,000만원에 분양을 시작했지만, 최근에는 이보다 5,000만원 내린 15억6,000만원에 수분양자를 모집 중이다.

하지만 이같은 파격적인 조건에도 매수하려는 이들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분양자와 소유주들은 지난 5일 국토교통부 세종청사 앞에서 생숙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날 전국에서 모인 5,000여 명의 집회 참가자는 "내 집에서 쫓겨나게 생겼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생숙을 주거시설로 이용할 수 있는 준주택으로 인정해달라고 촉구했다.

국토부는 이행강제금 부과를 예정대로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국 10만 호에 달하는 생숙 소유자 가운데 상당수가 이미 숙박업 신고를 마쳤으며, 이제 와서 주거용으로 인정해 주면 형평성에 어긋나게 된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실제 이행강제금 부과 역시 각 지자체의 현장 확인 등이 필요한 만큼 당장 수만 명이 거액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해야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구단위계획 변경 비롯, '불가능'에 가까운 오피스텔 변경

생숙은 숙박용 호텔과 주거형 오피스텔이 합쳐진 개념으로 숙박업을 할 수 있는 영업용 건축물을 의미한다. 호텔과 비슷해 보이지만, 취사 시설 등을 설치할 수 있고 개별등기가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처럼 주거와 숙박의 중간적 성격을 지닌 생숙은 소규모 투자로도 수익형 부동산을 소유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강조하며 2010년대 후반 크게 주목받았다.

하지만 생숙이 각종 주거용 부동산 규제를 피하며 부동산 시장 과열을 부추기는 투기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또 수분양자 중에는 "실제 거주가 가능하다"는 분양사 측의 말만 믿고 분양을 받은 이들도 적지 않았다.

시장이 과열되고 대도시를 중심으로 투기 세력까지 생기자, 2021년 정부는 건축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생숙을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규제를 강화했다. 해당 개정안은 생숙을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경우 오피스텔이나 주택으로 용도 변경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본격적인 시행에 앞서 2년의 유예기간을 둔 뒤 오는 10월 14일까지 용도 변경을 마치지 않은 주거용 생숙에 대해서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또 생숙을 숙박용도로 사용할 경우에는 숙박업 등록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소급적용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따라 미신고 시에는 공중위생관리법 위반으로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분양공고에서도 '주거시설로 사용할 수 있다'는 허위 또는 과장 광고를 할 경우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히는 등 엄중히 경고했다.

문제는 생숙의 용도 변경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데 있다. 가장 먼저 생숙과 오피스텔 등 주거용 건축물은 건축되는 조건 자체가 다르다. 생숙이 들어선 부지는 대부분 상업지역에 집중돼 있는데, 주택 용도로 바꾸기 위해서는 이들 지역을 주거지역 또는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해야 한다. 하지만 이같은 지구단위계획의 변경은 도시관리계획 결정 5년 이내에는 변경이 불가하고, 만약 변경할 시에도 처음 지정과 똑같은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매우 오랜 시간에 걸린다.

만약 오피스텔로 용도를 변경한다고 가정하면 발코니 설치 제한, 전용면적 85㎡ 초과 바닥난방 불가, 세대당 1대 이상 주차장 확보 등의 건축기준을 따라야 하며, 학령인구 유발에 따른 학교 추가 확보, 공공서비스 등 기반시설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유예기간의 장단과 상관없이 실제 전환 자체가 불가능에 가까운 셈이다. 현재 전국에 분양된 10만3,000실의 생숙 중 오피스텔로 전환에 성공한 사례는 약 1%에 불과한 1,200실이다.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freepik

"부동산 시장 진짜 옥석 가리기는 지금부터"

전문가들은 한때 주목받던 생숙의 애물단지 전락을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에 들어서며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하는 신호로 풀이했다. 법적으로 다소 불안정한 위치에 있는 물건들의 가치가 저마다의 위험 수준에 맞게 조정되는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것이다.

지리적 위치를 기준으로 가치가 책정되는 분양시장에서도 이미 옥석 가리기가 시작됐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속출하는 등 지역마다 극과 극의 청약 경쟁률을 보이면서다. 부동산 거래정보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7월 기준 지역별 평균 청약경쟁률은 서울이 101.1대 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북(85.4대 1), 경기(22.2대 1), 강원(9.9대 1), 경남(2.3대 1) 등 순을 보였다. 반면 경쟁률이 1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역도 있었다. 대전(0.8대 1), 인천(0.6대 1), 부산(0.3대 1), 제주(0.1대 1) 등이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와 공급대책을 비롯해 2년 넘게 거래를 미뤘던 매물들이 쏟아지며 부동산 시장의 옥석 가리기는 한층 심화할 전망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현재로서는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가 더 심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으며,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시장이 하락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거나 매물이 많을 때는 수요자들이 신중하고 보수적인 전략으로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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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면 뛰는 마포구 집값, 매매가와 함께 전세가도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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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아파트들이 가파른 가격 상승을 보이고 있다. 전용면적 84㎡ 아파트들이 20억원의 몸값을 목전에 두면서다. 남쪽으로 한강을 마주하고 있는 이들 마포구 소재 아파트들은 광화문, 여의도 등 서울 내 핵심 업무지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을 내세우며 두드러진 상승세를 자랑하고 있다.

마포구를 중심으로 한 서울 전체 아파트 가격이 올해 2분기 이후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매매가와 함께 전세가 역시 상승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역전세난 우려는 일단락됐지만, 곧 다가오는 이사 철과 맞물려 추가 상승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8개월 사이 3억원 넘게 뛴 마포구 집값, 서울에서도 '독보적'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마포구 염리동에 위치한 마포프레스티지자이(84㎡)는 최근 19억2,000만원에 새 주인을 만났다. 같은 면적이 지난 1월 15억9,000만원에 거래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8개월 사이 3억3,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현재 나와있는 매물 중에는 20억5,000만원에 달하는 물건도 있어 전고점인 20억원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분석이다. 염리동 외에도 아현동, 용강동, 대흥동 일대의 동일 면적 아파트들이 일제히 연초와 비교해 2억원 넘게 오른 매매가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조사에서도 마포구 아파트값 상승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7월 마포구 아파트 매매가는 전월 대비 0.6% 상승하며 서울 강북지역에서 가장 큰 상승 폭을 그렸다. 이는 자녀가 없거나 아직 어린 젊은 부부 사이에서 선호도가 높은 소형 아파트의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마포구와 서대문구, 은평구가 속한 서북권 소재의 전용면적 40~60㎡ 아파트들은 7월 전월 대비 0.62%의 상승 폭을 기록하며 서울에서 가장 큰 가격 상승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처럼 가파른 가격 상승은 마포구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만 국한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9로, 전주 대비 0.2p 하락하며 지난 2월 넷째 주 이후 25주 연속되던 상승세를 끝낸 후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매매수급지수는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KB부동산이 제공하는 서울 아파트 가격 변동률에서도 상승세가 주춤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주간 단위로 0.08%씩 오르던 상승세가 이달 4일 기준 0.04% 오르는 데 그치면서다. 특히 강남 지역이 0.08%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강북 지역은 0.01% 하락하며 상승세를 마감했다. 심지어 도봉구 등에서는 전고점 대비 '반값'에 가까운 거래도 심심찮게 포착되고 있다. 도봉구 창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의 경우 과거 최고가가 5억9,900만원에 달했지만 최근 3억원대 거래가 속속 신고되고 있으며, 창동의 또 다른 단지에서도 직전 최고가인 6억원의 절반에 가까운 3억3,500만원의 가격으로 손바뀜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4월부터 시작된 강한 반등에 대한 시장 참여자들의 피로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풀이했다. 정부가 각종 부동산 관련 정책 완화를 내세운 3월 말을 기점으로 시장에 풀려 있던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됐고, 이후 호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여전히 높고, 건설사 PF 부실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하반기 서울 집값 반등이 얼마나 탄력을 받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 월 거래량 4,000건 돌파 목전

다만 서울 전체를 기준으로 본다면 여전히 상승 거래가 과반을 차지하며 규제 완화와 집값 바닥 심리 확산 등의 영향으로 서울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실제로 지난 6월 기준 서울에서 직전 거래보다 1% 이상 높은 가격에 거래된 아파트 비율은 51.89%로 2021년 11월(52.85%) 이후 처음으로 절반을 넘었다.

전체 거래량도 꾸준히 증가하는 모양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내내 1,000건을 하회하던 서울 아파트 월 거래량은 올해 3월 이후 꾸준히 3,000건을 웃돌고 있으며, 지난 8월에는 3,133건의 거래가 신고됐다. 시장에서는 8월 거래 건에 대한 신고 기한(30일)이 아직 남아 있는 만큼 4,000건 돌파도 충분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매매가 따라 오른 전세가, 이사 수요 더해지며 오름세 지속 전망

전문가들은 시장 회복세와 함께 불이 붙은 전세가 상승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거래가의 경우 소유자와 거주자가 동일하다면 단기간의 가격 변동이 전체 경제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지만, 전세가의 경우 향후 계약 종료 시점에 시세가 떨어지면 보증금 반환에 어려움을 겪는 임대인이 늘어 큰 혼란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은 0.07%를 기록하며 지난해 1월(0.03%) 이후 1년 7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중구, 강남구, 광진구, 송파구 등 주요 단지의 전세가가 크게 오르며 전체 상승률을 견인했고, 이 가운데 구축 아파트의 전세가 상승이 두드러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은 부동산 시장이 가장 침체했던 지난해 12월 1%의 전세가 하락률을 기록한 바 있다.

전셋값 상승 요인으로는 전세대출금리 하락과 시장 분위기 반등 등이 꼽힌다. 여전히 5~6%대 금리를 유지 중인 주담대와 달리 전세대출 금리는 3~4%대로 내려오며 전세 수요를 늘렸고, 아파트 매매가 상승세가 전세가 동반 상승 흐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 외에도 정부의 대출규제 완화 조치 등이 역전세 우려를 일단락시키며 임차 및 임대 수요심리 개선에 큰 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서울은 전세가 하락세를 유지 중인 지역이 지난달 14곳에서 이달 6곳으로 크게 줄었고, 이들 지역 역시 낙폭이 둔화하는 등 가격 회복의 체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다가오는 가을 이사수요까지 더해지면 가격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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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대란’ 슬그머니 고개 들자, 정부 “지방 미분양 주택 양도세 감면 검토”

‘미분양 대란’ 슬그머니 고개 들자, 정부 “지방 미분양 주택 양도세 감면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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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분양이 심각한 지방에 양도세 감면 등 세제 혜택 검토에 나선다. 또 주택 공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공공주택 공사비 인상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 규제 완화도 손본다.

8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세금과 금융, 공급 계획 등을 담은 ‘주택공급 활성화 대책’을 이달 내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지방 미분양 해소 방안을 비롯해 PF 연대보증 관행 개선, 공공주택 건설 시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를 공사비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을 중점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토막' 난 착공 물량, "건설사 자금난 해소해야 더 큰 대란 막을 수 있어"

정부가 이같은 내용의 활성화 대책을 추진하는 것은 주택 공급 시장이 절박한 위기에 처해 있는 데다, 중견 건설사의 자금난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국 누적 분양 물량은 7만9,631가구로 지난해 동기와 비교해 44.4% 급감했다. 2~3년 후 주택 공급량의 선행지표로 활용되는 착공 물량 역시 이 기간 54.1% 떨어졌다.

전국적으로 주택난이 가시화하자 정부는 민간의 주택 공급 역량을 강화해 공급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로는 미분양이 심각한 지역에 5년간 양도소득세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이 가운데 민간 리츠(부동산투자 펀드)를 활용해 지방의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민간 건설사의 자금난 해소를 돕는 방식으로 사업을 활성화하려는 의도다.

얼어붙은 PF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금융 대책도 논의한다. 구체적으로는 현재 연평균 10%대의 PF 대출 금리를 5%대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는 방안 등이 검토 중이다. 정부는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해 시장에 확산하는 공급 부족 우려를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8월 29일 열린 주택공급 혁신위원회 회의에서 “시장에서 소화하는 방법이 원칙이지만, 최후의 부분에 대해서는 공공의 역할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시적 양도세 감면은 약 2년 전 한차례 거론된 바 있다. 2019년 6월 장석춘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방 미분양 주택에 대해 취득세를 50% 감면해 주고, 취득 후 5년 이내 양도하는 경우 양도소득세를 전액 면제해 주는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당시 장 의원은 "전국 미분양 주택 87%가 지방에 있다"고 짚으며 "최근 주택 가격 하락에 거래까지 끊기면서 주택시장 전체가 침체하고 있다"고 발의 배경을 밝혔다. 이어 "특히 지방 도시들은 자동차나 조선업 등 지역기반산업 침체까지 겹쳐 주택이 완공되고도 주인을 만나지 못한 경우가 많아 활성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해당 법안은 조세소위에 머물다 2020년 5월 제20대 국회의 임기 종료와 함께 폐기됐다.

'역대급' 위기에 등장했던 양도세 감면 조치

지방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사례는 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2010년 4월 임시국회를 통과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같은 해 5월 시행되면서다. 당시 양도세 감면 대상 지역은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미분양 주택으로, 주택건설사업자 등이 일정 기간 내 시·군·구 등 기초자치단체에 미분양으로 신고한 경우에 한해 세금을 감면했다.

다만 당시 정부는 건설업계의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분양가를 인하할 것을 촉구했고, 건설사의 분양가 인하폭에 따라 양도소득세 감면폭에 차등을 뒀다. 분양가 인하율이 10% 이하일 때는 60%, 10~20%는 80%, 20% 초과는 100%의 양도세를 감면하는 식이다. 분양가 인하율 산정은 건설사가 최초 입주자 모집 공고에 공시한 분양가와 매매계약서에 기재된 금액을 기준으로 했다. 당시 양도세 감면 대상에는 다주택자와 비거주자인 외국인도 포함됐으며, 이듬해 3월에는 미분양주택을 매입해 임대사업을 하는 임대사업자에 대해 양도세 50%를 감면하는 조치도 시행했다.

"양도세 감면 논의는 곧 대형 위기 신호"

시장 참여자들은 정부의 이번 양도세 감면 방안 논의가 2000년대 후반에 버금가는 미분양 사태가 올 수도 있다는 신호로 보고 있다. 한 차례 홍역을 앓은 만큼, 신속한 조치로 2~3년 후 발생할 수 있는 미분양 대란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미분양 물량이 쌓일수록 건설사들의 실적은 악화하며, 이는 도산으로 이어져 금융 전반과 실물경제에 대한 타격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

정부는 빠르면 오는 20일 부동산 공급 대책을 발표할 방침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지난 5일 서울 용산구 한국인터넷광고재단 회의실에서 열린 '소규모 주택 관리비 투명화 방안 이행상황 점검회의' 기자간담회에서 "추석 연휴 코앞에 중요한 대책을 발표할 수는 없기에 일정을 가급적 당겨 보겠다"며 "국토부의 해외일정 등이 있어 대략 20일에서 25일 사이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논의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국토부) 내부적으로 8월 말 주택공급혁신위원회를 소집했었는데, 조만간 현안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회의에 들어갈 것"이라며 "미분양 대책 등을 논의하는 주거공급 TF와 건설업계의 전반적 카르텔 문제 해결을 위한 건설산업 혁신 TF를 나누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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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1순위 청약자’ 전년 대비 47% 증가, 지난달엔 연초 대비 ‘130배’ 급증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1순위 청약자’ 전년 대비 47% 증가, 지난달엔 연초 대비 ‘130배’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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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알려야 할 수많은 이야기 가운데 독자와 소통할 수 있는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정보는 물론 재미와 인사이트까지 골고루 갖춘 균형 잡힌 기사로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올해 상반기 수도권에서 진행된 아파트 분양 1순위 청약자가 지난해 상반기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단지별로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의 경쟁률이 가장 치열했다. 청약 시장의 열기는 하반기에도 계속돼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이 36.62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 회복에 따른 대출 잔액 증가를 우려하며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 1순위 청약 흥행 쏟아져

8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1순위 청약 접수 인원은 총 13만7,947명으로 집계됐다. 작년 하반기 9만3,276명에 그쳤던 것보다 47%(4만4,671명) 가까이 급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지난해 하반기 3만1,872명에서 올해 상반기 5만3,571명으로 2만1,699명 늘어났다. 같은 기간 경기는 4만8,522명에서 7만4,163명으로 2만5,641명 늘면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인천은 1만2,882명에서 1만213명으로 2,669명 감소했다. 다만 일반분양 물량이 4,105가구에서 2,835가구로 줄면서 평균 청약 경쟁률은 3.대 1에서 3.6대 1로 올랐다.

단지별로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 단지가 인기를 끌었다. 운정신도시의 운정 자이시그니처는 4만1,802명이 접수하며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1순위 청약자가 몰렸다. 이 밖에도 동탄2신도시, 고덕국제도시, 시화MTV 등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 단지가 흥행에 성공했다.

8월 수도권 1순위 청약 경쟁률 연초 대비 130상승

상반기 청약시장의 열기는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36.62대 1을 기록했다. 올해 1월 0.28대 1이던 경쟁률보다 무려 130배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1순위 청약통장 접수 건수로 비교 시 흥행 열기는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 1월 수도권에 나온 일반공급 1,649가구 가운데 접수된 1순위 통장은 459개에 불과했지만, 지난달에는 3,007가구 모집에 11만131개의 1순위 통장이 몰렸다. 공급물량 대비 1순위 통장 수를 단순 비교해 보면 연초 대비 무려 240배나 증가했다.

1순위 청약 경쟁률은 올해 꾸준한 상승 추세를 보였다. 지난 2월 1순위 평균 경쟁률이 2.12대 1 기록을 시작으로 4월에는 6.74대 1, 4월 8.49대 1, 5월 6.78대 1, 6월 21.95대 1, 7월 9.31대 1로 점차 상승했다.

업계는 분양가가 더 높아지기 전에 내 집 마련에 나서려는 수요자들이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부부의 통장 보유 기간을 합산하고, 청약 기회도 인당 1회로 늘리는 등의 청약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면서 아껴온 청약 통장을 적극 사용하는 수요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부동산 회복 조짐에 재차 가계부채 늘어나자 경고 나선 'IMF'

청약시장의 활기를 띠는 만큼 대출액도 늘고 있다. 여기에 은행이 대출 문턱까지 낮추자 지난 2분기 산업대출이 24조원 가까이 늘었다.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023년 2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대출금’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모든 산업 대출금은 1,842조8,000억원으로 1분기보다 24조3,000억원 늘어났다. 이 가운데 서비스업 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1,174조9,000억원에서 1,188조4,000억원으로 13조4,000억원이나 증가했다. 특히 서비스업 가운데 부동산업의 증가 폭이 약 6조원으로 가장 컸다.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도 크게 늘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8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680조8,120억원으로 7월 말보다 1조5,912억원 늘며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을 포함한 주담대 잔액은 514조9,997억원으로 전월 말(512조8,875억)보다 2조1,122억원이나 늘었다.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드러내며 가계부채가 늘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잇따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국내 GDP 대비 높은 가계부채 비중을 지적하며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 정책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헤럴드 핑거 IMF-한국 연례협의단 대표는 지난 6일 기자브리핑에서 “한국 주택시장이 정상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일부 지역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이미 높은 가계부채도 지난 분기에 다시 반등했다”면서 “한국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이 OECD에서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로 부채 증가율을 낮추는 데 정책적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증가를 부르거나 시장이 안정화된 시점에서 불필요한 조처는 일부 조정 및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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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자 성지’로 떠오른 화성·평택, 전세가가 매매가 추월하는 ‘기현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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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 매입)가 급증하고 있다. 올해 초까지 꽁꽁 얼어붙었던 아파트 가격이 5월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집값이 바닥을 다졌다'고 보는 수요자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에서는 송파구와 강동구, 강남구 중심으로 다수의 갭투자가 포착됐으며, 경기도에서는 지난해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던 화성시와 평택시가 갭투자의 성지로 떠올랐다. 시장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무리한 투자가 깡통전세(경매 등을 이유로 보증금 미반환 위험이 있는 물건) 같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개발 호재 집중된 평택, 작년 큰 하락세 기록한 화성은 반등 기대

4일 부동산 데이터 분석기관 아실에 따르면 올해 3월부터 8월까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갭투자가 이뤄진 지역은 경기도 화성시로 집계됐다. 이 기간 화성시에서 체결된 5,145건의 매매계약 중 갭투자는 332건이다. 이는 전체 계약의 6.4%에 해당한다. 이어 평택시(241건), 시흥시(223건), 인천시 연수구(223건), 성남시 분당구(220건) 등의 순을 보였다. 이 가운데 성남시 분당구는 전체 계약의 약 11.8%가 갭투자로 나타났는데, 이는 대규모 정비사업이 다수 진행 중인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아실은 아파트 매입 후 집주인이 직접 거주하지 않고 전월세를 놓은 계약을 갭투자로 분류한다.

갭투자는 매매가와 전셋값 차이가 5,000만원을 넘지 않는 단지를 중심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전셋값이 집값 회복세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그리며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 결과 화성시에서는 무자본 갭투자까지 포착됐다. 화성시 우성읍에 위치한 미성102단지(전용면적 76㎡)는 6월 9,500만원에 거래됐는데, 한 달도 되지 않아 1억원에 전세 세입자를 들였다. 이 외에도 평택시 현덕면에 영흥아파트(전용면적 59㎡)는 지난 6월 7,500만원에 거래된 후 7월 6,400만원에 전세를 들였으며, 평택시 용이동 평택용이금호어울림1단지(전용 67㎡)는 7월 2억9,350만원에 매매된 뒤 8월 2억8,000만원에 기존 전세 세입자와 갱신계약을 맺었다.

지역별 특성으로는 개발 호재가 많아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지역에 갭투자가 몰리고 있다. 반도체 특화 단지로 지정된 후 외지인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평택시가 대표적인 예다. 실제로 평택시 외지인 투자 비율은 6월 기준 534건으로 전체 투자의 22%에 달했다. 올해 1월 186건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불과 5개월 사이 3배 가까이 뛴 것이다.

서울에서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갭투자가 늘고 있다. 가장 많은 갭투자가 포착된 곳은 송파구로, 전체 거래 1,506건 중 175건이 갭투자로 확인됐다. 이는 전체의 11.6%에 해당한다. 이어 강동구 (162건·12.3%), 강남구(145건·11.0%), 노원구 (131건·9.4%) 등 순을 보였다. 인근 공인중개사들은 강남권 생활 인프라를 누리면서도 방이동, 거여동, 마천동 등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지역이 많다는 점이 송파구 갭투자 증가를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투자 금액은 5억원 이하가 다수를 차지했다. 실제로 지난 7월 새 주인을 찾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84㎡)은 8월 전세 보증금 16억9,5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집주인은 2억5,000만원을 투자해 20억원에 가까운 아파트를 산 셈이다.

전문가들은 갭투자 성행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인 대출 금리와 전세가 하락 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역전세(기존 전세보증금보다 시세가 하락해 갱신 시 돌려줘야 하는 금액이 더 큰 경우)나 깡통전세 같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갭투자가 성공하려면 전세가와 매매가가 동시에 올라야 한다"며 "5년 미만의 단기적인 접근은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갭투자에 유리한 시장 환경, 하락기엔 '대란' 예고

사실 경기 남부 지역에 집중된 갭투자 증가 현상은 올해 초부터 예견된 일이었다. 1월부터 3월까지의 조사에서도 화성시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갭투자를 기록하면서다. 이 기간 화성시는 100건의 갭투자를 기록했으며, 평택시는 66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들 갭투자 가운데는 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이 90%에 육박하는 등 통상 위험 수위로 판단하는 70%를 훨씬 웃도는 사례가 대부분으로 확인됐다. 당시 화성시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쌓여있던 급매물이 소진되고 집값이 조금씩 오를 기미가 보이자 갭투자 매물을 찾는 투자자가 급증했다"며 "집값이 꾸준히 오른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부동산 시장이 마음처럼 흘러가지 않으면 전세금을 반환하기조차 어려운 사람들이 우후죽순 쏟아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거래 규제가 완화되는 등 부동산 시장이 갭투자에 유리한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갭투자를 비롯한 투자 거래도 투기가 아닌 시장의 일부로 수용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전세 사기가 급증하고 시장 참여자들의 우려가 커지자 보증금을 돌려줄 여력이 없는 집주인이 집을 사고파는 데 제재를 가할 방도를 고민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보증금을 제3자에게 예탁하는 에스크로 제도, 집주인의 자기자본 비율이 30%를 넘도록 하는 방안 등이 제시됐다.

한은 총재 "가계부채 줄이려는 정부 차원의 노력 절실"

부동산 시장이 갭투자 등으로 과열됐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한국은행(이하 한은)에서도 이례적으로 투자에 유의하라는 메시지를 내놨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4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여 년간 금리가 1% 안팎으로 굉장히 낮았다"며 "지금 젊은 세대는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낮은 금리를 기대하며 집을 샀다면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발언은 올해 초까지 주춤했던 가계대출 규모가 증가하며 부실 위험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올해 2분기 주택담보대출은 14조원 넘게 증가하며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1,863조원에 달했다.

이 총재는 이에 앞서 지난달 22일에도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해 경기를 부양하는 것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보인 바 있다. 당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한 이 총재는 "미시적 부동산 완화 정책을 환수하고 조정해야 한다"고 말하며 "일단 가계부채 흐름을 조정해 보고, 기대한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을 때는 거시 정책을 고민해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국가 경제가 제로 성장이 되면 그때는 이미 손 쓰기가 어려운 만큼, 늦기 전에 정책 의지를 가지고 성장률에 집중해 디레버리징(빚 줄이기)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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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 전세 평균가격 ‘14개월 만에 상승’, 하반기 상승세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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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연구원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이 1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특히 서울에선 강남 지역 주도로 상승 전환이 일어났다. 지난해 급격한 금리 인상 여파로 매수세가 위축됐다가 올해 들어 급매물이 소진된 후 매매 호가가 상승한 영향이다. 다만 최근 재차 상승 중인 주담대 금리와 지방의 미분양 적체 현상 심화에 따라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주춤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 전셋값 상승, 강남 지역이 주도

지난달 31일 KB국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8월 서울의 평균 전셋값은 5억7,131만원으로 지난해 6월(6억7,792만원) 이후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평균 전셋값(2억8,682만원)도 지난해 6월(3억4,188만원) 이후 14개월 만에 반등했다. 다만 아파트와 달리 빌라·다가구주택 등을 포함한 연립주택의 가격은 7월보다도 하락한 1억4,508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지역의 전셋값 상승은 강남이 주도했다. 강북 14개구 전셋값은 4억7,933만원으로 지난달(4억8,009만원)보다 떨어진 반면, 강남 11개구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6억5,432만원으로 지난 7월(6억5,114만원)보다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상승의 주요인으로 시중에 줄어든 전세 매물 감소를 꼽았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1,111건으로, 지난 2월(4만9,776건)보다 37.5%나 줄었다. 특히 동작구, 광진구, 마포구 등에선 60% 넘게 감소했다.

최근 몇 달 사이 정부의 역전세 대책에 따라 시중금리가 전반적으로 안정된 점도 전셋값이 상승 전환한 이유다. KB국민은행 부동산연구원 관계자는 “시중은행 금리가 안정되면서 전국 아파트 시장의 매매와 전세 모두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특히 전세사기 등의 우려로 빌라나 다가구주택 시장이 여전히 외면받는 점도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진 배경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슬슬 다시 오르기 시작하는 주담대 금리

최근 몇 달간 하향 안정화 추세였던 대출 금리가 재차 오름세를 보이면서 부동산 시장 반등이 오래가지 못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31일 은행연합회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카카오뱅크의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신규 취급 기준)는 연 4.16%로 지난 6월(4.02%)보다 0.1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의 주담대 평균 금리 역시 연 4.14%에서 4.17%로 0.03%포인트 올랐다.

지난 4~6월 연 3%대 금리에 머물던 인터넷은행들의 주담대 금리가 4%대로 진입한 가운데 시중은행 금리도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4.28~4.65%로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연 4.21~6.1%,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3.83~5.97%를 집계됐다. 특히 상단 금리는 연 6%까지 올라가며 향후 금리 추세가 상승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한국주택금융공사도 이달부터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인상 적용했다.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은 지난달보다 0.25%포인트 상승한 연 4.65~4.95%, 우대형은 0.20%포인트 상승한 4.25~4.55%로 결정됐다.

주담대 금리가 재차 상승하고 있는 배경에는 미 국채 금리 급등 쇼크 영향으로 덩달아 상승 중인 국채 시장에 있다. 1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AAA) 금리는 4.36%로 연중 최고치에 근접했다. 앞으로도 시장 금리는 미국의 고금리 기조가 지속될 거란 우려에 따라 지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쌓여가는 미분양, 위기감 고조된 지방 주택시장

지방의 미분양 적체 현상이 심화되면서 부동산 시장 상승세가 주춤할 것을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 이후 완판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분양 시장과 달리, 지방에선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청약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국토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전국 누적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9,399가구로 전월 8,892가구보다 5.70% 늘어났다. 이는 지난 2021년 4월 9,440가구 이후 2년 3개월 만에 최고치로 전체 악성 미분양 가운데 지방이 78.8%를 차지했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공급 물량 조절, 할인 분양 등 사업자의 자구책으로 청약경쟁률이 개선됐고, 분양 시장에 대한 긍정적 인식도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세종, 대구, 창원 등 미분양 우려가 큰 지역에서는 분양 추진에 소극적인 상황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지방의 미분양 문제가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물론, 건설업계 침체마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분양 시장과 달리 지방 분양 시장의 시공사들은 공사비를 제때 받지 못하거나 원자잿값 상승으로 자금난에 빠졌다. 특히 대구와 같이 미분양 적체가 심각한 지역에선 자금 수혈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전반적으로 위기감이 고조된 상황”이라면서 “이른 시일 내 미분양 해소가 나타나지 않으면 공사비 회수가 어려워진 업체들이 도산할 가능성도 적지 않고, 이는 전국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6월 말까지 분양대금을 회수하지 못해 건설사들이 떠안고 있는 주택 부문 미청구 공사비는 8대 건설사 기준 15조3,45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6조6,000억원보다 무려 132%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지방사업장이 많은 중견건설사를 모두 합치면 미청구 공사비는 더욱 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서울에만 지나치게 몰리는 유동성을 분산할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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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줄고 수요 강한 ‘소형 아파트’, 높아진 몸값에도 식을 줄 모르는 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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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및 청약 시장에서 소형 평형 아파트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1인 가구 중심의 인구구조 변화로 인한 수요 증가와 중소형 평형 공급 부족이 맞물려 발생한 결과다. 향후 가속화될 고령화 전망 등을 고려할 때 1인 세대가 더욱 늘어나면서 소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의 배경

2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국의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3.08 대 1로 집계됐다. 이는 85㎡ 초과(9.19 대 1), 60~85㎡ 이하(7.02 대 1)를 웃도는 결과로, 특히 서울에선 60㎡ 이하가 71.58 대 1을 기록했다.

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1~2인 세대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행정안전부가 발간한 ‘2023 행정안전통계연보’에 따르면 1인 가구 비중은 2013년 전체 33.6%에서 지난해 41.0%로 증가했다. 2인 가구 역시 20.3%에서 24.2%로 증가한 반면, 3인 가구는 18.6%에서 16.9%로, 4인 이상 가구는 27.5%에서 17.8%로 감소했다.

소형 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점도 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 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의 84㎡ 미만 소형 아파트 분양은 전년(물량 1만4,897세대) 대비 36.36%나 줄었다. 또 59㎡ 아파트 일반공급 물량도 2015년 5만2,855가구에서 2020년 3만6,048가구, 2021년 2만7,347가구, 2022년 1만5,237가구로 감소했다.

가구수 사상 최대치 찍었던 2020년 이전부터 인기

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나타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2인 가구 비중이 빠르게 늘어나기 시작한 2016~2017년 이후부터 소형 아파트는 재조명받기 시작했다. 이후 1인 가구 비율이 역대 최대치로 증가했던 2020년 이후부터는 그 열기가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열기가 뜨거웠던 만큼 소형 아파트의 몸값도 계속 오르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60㎡ 이하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는 1,651만6,500원으로 전년 동월(1,362만9,000원) 대비 21.18%나 상승했다. 이는 60㎡ 초과~85㎡ 이하 아파트의 분양가(1,606만4,400원)보다도 높으며, 2017년(1,161만원)보다는 무려 42.3%나 높다.

올해 5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60㎡ 이하 소형 아파트 분양가가 3.3㎡당 2,000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자재비, 인건비 등 공사비 물가 상승과 함께 2020년 이후 계속 감소 중인 소형 아파트 공급물량이 분양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59㎡ 아파트는 분양가, 취득세, 재산세 등 자금 부담이 비교적 덜해 수요가 매해 늘어나고 있다”면서 “특히 집값이 재차 상승하는 추세가 되자 공급은 줄고 수요는 강한 소형 아파트의 분양가가 더 크게 뛰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4월 분양된 전북 ‘정읍 푸르지오 더 피스트’ 본보기집/사진=대우건설

소형 아파트 인기는 계속된다

소형 아파트 인기의 결정적인 요소는 1~2인 세대 증가에 따라 급증한 수요에 있다. 결국 앞으로 소형 아파트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선 1~2인 세대의 증가 추이를 살펴봐야 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2년 12월 31일 기준 주민등록인구는 5,143만9,038명으로 3년 연속 감소했으나, 이 가운데 1인 세대가 972만4,256세대로 전체 41.0%를 차지하며 사상 처음 40%를 돌파했다. 특히 전 연령대에서 1인 세대는 증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대가 2.7%, 30대 3.8%, 60대 4.3%, 70대 이상이 5.4%나 증가했다.

1인 세대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60대 이상이 37.2%(361만3,245세대)로 전체 3분의 1이 넘었다. 여기에 50대 이상 1인 가구(161만6,451세대)까지 포함할 경우 약 523만 세대로 과반에 달한다. 현재 1인 세대가 과반이 넘는 상황에서 향후 가속화될 고령화 전망까지 고려하면 1인 세대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 역시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내 W대학 부동산학과 관계자는 “청년층의 대학 진학 및 취직에 따라 독립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외에도 높아지는 혼인 적령기, 이혼의 증가 및 개인 중심의 생활 가치 상승 등이 1인 가구 증가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면서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사회 구조와 생활 양상이 빠른 속도로 바뀌면서 이러한 트렌드는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며, 그에 따라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공간 특히 소형 아파트 등의 수요 역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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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셋값 ‘14주 연속 상승’, 일단락된 역전세난 우려에도 “나무보다 숲을 봐야”

서울 아파트 전셋값 ‘14주 연속 상승’, 일단락된 역전세난 우려에도 “나무보다 숲을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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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꾸준히 회복세를 그리면서 역전세를 우려하던 임대인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전셋값이 최고조에 달했던 2021년 하반기만큼은 아니지만, 꾸준한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을 비롯해 지난 7월 말부터 완화된 대출 규제로 집주인의 부담이 크게 줄어든 데 따른 현상으로 분석된다.

서울 전셋값 14주 연속 오름세

25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정보시스템(R-ONE)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5% 오르며 직전 주(0.09%)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이로써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4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역세권 등 주거 여건이 양호한 단지에서는 더 큰 상승세가 그려졌다. 성동구는 0.32%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으며, 송파구(0.31%)와 마포구(0.25%), 강동구(0.25%), 광진구(0.2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도 전세 시장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국토부 조사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소재의 잠실엘스(전용 84㎡) 전셋값은 지난해 12월 8억5,000만원을 기록한 바 있는데, 최근 거래에서는 동일 면적 물건이 11억5,000만원에 새로운 임차인을 만났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서는 10억원~12억원대의 전세 보증금을 제시한 물건들이 다수 포착됐으며, 최고가는 15억원을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마포구 아현동 소재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전용 84㎡) 역시 같은 기간 6억9,000만원에서 9억원으로 전셋값이 올랐다. 아현동의 한 공인중개업자는 "올해 봄까지만 해도 8억원대에 로열층 전세 물건을 찾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10억원을 웃돌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신규 공급이 몰리며 전셋값 급락을 기록했던 강남권도 안정세를 되찾아가는 모양새다. 3월 입주를 시작한 개포동 소재 개포자이프레지던스(전용 84㎡)는 8억5,000만원으로 저점을 찍은 후 최근 12억5,000만~17억5,000만원의 호가를 형성하고 있다. 최근 전세 실거래가는 13억7,000만원이다.

업계는 전세 시장이 바닥을 다진 후 반등에 돌입했다고 보고 있다. 이로써 올해 하반기 심화할 것으로 예측됐던 역전세난 우려는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역전세는 전세 계약 시점에 전셋값이 하락해 새로운 계약의 보증금보다 반환해야 할 금액이 많은 상황을 뜻한다. 통상 전세 시장은 새로운 임차인이 지불하는 보증금으로 이전 임차인의 보증금을 반환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금 융통에 어려움을 겪는 임대인들의 보증금 반환이 늦어질 경우 부동산 시장 전체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부동산 시장은 2021년 하반기 전셋값이 역대 최고점을 찍자, 이때 체결된 전세 계약의 만기가 돌아오는 2023년 하반기 역전세난이 불어닥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보증금 반환대출 완화 향한 엇갈린 시선

업계에서는 최근 전셋값 상승세의 가장 큰 원인이 정부의 보증금 반환대출 규제 완화 조치라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활성화가 예상되는 시장에서는 물건의 가격이 급등하는 흐름을 보이기 때문이다. 앞서 7월 정부는 전세 보증금 반환 용도에 한해 대출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전세금 반환이 어려워진 임대인에 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 대신 총부채상환비율(DTI) 60%를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이는 전셋값 하락으로 보증금 반환이 지연돼 주거 이동에 제약을 받는 등 임차인들의 불안이 급증한 데 따른 결정으로,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를 위한 지원 정책이라는 점에서 시장 참여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실거주가 아닌 임대 목적으로 운영되는 아파트의 전셋값 하락은 명백한 '투자 실패'며, 정부가 투자 실패까지 보호해 줄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들은 집주인의 투자 실패에 따른 주택 매각 및 채무조정은 자연스러운 시장의 흐름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시장의 흐름을 방해해 각종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이번 대출 규제 완화는 전세금 반환 목적으로만 제한돼 투자에 악용될 우려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보증금 반환 리스크를 간과한 채 무리하게 전세를 끼고 집을 산 임대인을 구제해 갭 투기를 방조한다"는 비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정책 악용 차단 방안 필요성↑

물론 이같은 우려와 비판은 앞으로도 전셋값이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무의미한 것이 된다. 문제는 전셋값의 상승세는 결국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와 일맥상통한다는 사실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 현상은 곧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규모도 함께 증가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 회복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올해 2분기 말 주담대 잔액은 전분기 말과 비교해 14조1,000억원 늘며 역대 최대 증가폭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전체 가계신용 잔액이 9조5,000억원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전문가들은 주담대 잔액이 쌓이는 속도와 전체 금융 시장에서의 비중을 고려하면 점검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그동안 침체하던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앞다퉈 내놓고 있는 50년 만기 주담대는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수요를 자극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정부의 각종 부동산 관련 정책이 투자자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순기능 극대화에 힘써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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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들은 "경기는 나쁜데 부동산만 오른다"지만, 부동산 반등 통해 국내 경제 회복 도모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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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1로 7월(103.2) 대비 0.1포인트 내렸다. 석 달 연속 100을 웃돌았으나 지난 2월 -0.5포인트 하락 이후 6개월 만에 처음 하락한 모양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총 15개 지수 중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등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보통 100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고 해석한다.

이번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전반적으로 하락했다는 평이 나온다. 최근 부동산 시장에 활기가 감돌면서 주택 가격 지수가 올랐으나, 여전히 체감 인플레이션 수준은 높은 데다 중국의 부동산발 경기 침체로 인해 우리나라의 수출 개선 기대가 옅어져 올 하반기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치를 낮게 봤다는 분석이다.

다만 부동산 시장은 실물 경제 및 금융 시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만큼, 최근 '불씨'가 지펴지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반등하게 된다면 올 하반기 우리나라의 경제도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주택 가격 지수는 상승, 그러나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 인식은 6개월 만에 하락

이번에 한은이 발표한 8월 CCSI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7월과 비교해 6개 지수 중 생활형편전망(95), 가계수익전망(100)이 각각 1포인트씩 상승했다. 현재생활형편(91)과 소비지출전망(113)은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현재경기판단(72)과 향후경기전망(80)은 각각 -3포인트, -4포인트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상저하고(한 해의 경기가 상반기에는 저조하고 하반기에는 고조되는 현상) 기대심리에 의해 경기 전망 지수가 오르고 있던 와중, 최근 체감 물가가 높아지고 중국 부동산발 리스크, 반도체 업황 회복 지연 등 영향으로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한편 8월 금리수준전망지수는 118로 지난달 대비 6포인트 올랐다. 해당 지수는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과반수 이상이면 100을 웃돈다. 이어 황 팀장은 "현재 기준금리가 3.50%로 동결된 건 사실이나, 최근 시중 대출 상승 및 미국 등 주요국의 금리 인상 압력으로 인해 금리 인상을 예측한 분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8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07로 전달 대비 5포인트 오른 모양새다. 1년 뒤 집값 상승을 점치는 소비자가 과반수 이상이었단 얘기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지난해 11월 61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하락한 뒤 9개월 연속 상승세다. 이에 황 팀장은 "전국 주택 거래량과 매매가격이 올라가는 등 주택시장에 활기가 감돈다"며 "아직 지역 편차는 크며 금리가 높은 수준이므로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8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7월과 같은 3.3%로 조사됐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올해 2월 4.0%까지 상승했다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분위기다. 황 팀장은 "집중호우, 폭염 등의 기상 악화로 농산물 가격이 오르고 석유류 가격도 상승했기 때문에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줄어들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향후 우리나라 경제 전망 나타내는 지표는 엇갈려

이처럼 전반적으로 향후 경기 전망을 다소 어둡게 바라보는 소비자동향지수와 마찬가지로, IMF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7월 세계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4월 발표 당시 1.5%에서 1.4%로 하향조정됐다. 세부적으로는 지난해 1월 2.9%로 예측한 이후 △2.1% △2.0% △1.7% △1.5% △1.4% 등 5차례 연속 떨어졌다. 특히 올 7월 미국, 유럽연합, 영국, 일본 등의 경제성장률은 상승세로 전환된 사례와는 대조적이다.

이같은 우리나라 미래 경제에 대한 '암울감'은 대외적 여건, 그중에서도 특히 심화되고 있는 미중 패권경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패권경쟁에서 중국이 사실상 '패자'로 추락하면서, 대중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무역 또한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7월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6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6월 수출액은 542억4,000만 달러(약 72조6,545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6% 줄어든 데다, 월간 수출은 지난 10월부터 9개월 연속 줄어들었다.

반면 올 하반기 우리나라 경제를 낙관적으로 바라보는 지표도 나온다. 특히 최근 경제계의 경기 전망은 개선되는 분위기다. 코로나19부터 이어진 긴 침체기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단 이유에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기준 상위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월 BSI 전망치는 93.5로 집계됐다. 전월(94.9)보다는 1.4%포인트 감소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난해 2월(91.5)보단 개선된 모양새다.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제 회복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인 부동산 시장, 회복 조짐 보인다

이처럼 우리나라 경제 전망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상승 국면으로 돌아설 수만 있다면 실물 경제 회복 또한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 A씨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만큼, 이번 8월 소비자심리지수에서 기준 금리 인상의 기대가 엿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도 "그러나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되찾기만 해도 건설업계를 포함한 내수 시장의 반등을 꾀해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최근 서울 및 부산을 중심으로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한 기업들의 소식이 쏟아지면서, 서울 아파트 거래가 늘어나고 부동산 시장이 기지개를 켤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삼성물산은 2,600억원대 서울 가락쌍용2차 아파트 리모델링 시공사업을 수주했으며, DL이앤씨는 5,400억원대 부산 중동5구역 재개발권을 맡았다. 또한 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과 포스코이앤씨도 3,500억원대 재개발 사업을 수주했다.

또한 거래량의 경우 서울 아파트 1월 거래량은 1,412건, 2월 2,455건, 3월 2,983건이었고 4월부터 6월까지는 꾸준히 3,000건 이상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최대 거래량이 1,740건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매매가 하락 폭도 줄어드는 추세다. KB부동산의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2022년 1월 기준 100)는 90.1포인트로, 2월 대비 3.5포인트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선 거래량 증가와 매매가 하락 폭 둔화를 부동산 시장에 활기가 감도는 근거로 해석한다.

반면 미분양 물량이 여전히 소화되고 있지 않는 등 부동산 반등을 억제하는 변수도 존재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 전국 미분양 물량은 6만8865호로, 청약 열기가 재점화하기 직전이었던 지난 2013년 말 6만1,091호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시 말해 아직 주택 잉여 공급분이 여전히 많이 존재하는 만큼, 미분양 물량이 먼저 소화돼야 주택 가격이 올라가는 등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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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비용 증가로 ‘재개발·재건축 사업’ 지연 사례 속출, 시공권 포기하는 건설사까지 나타나

건설비용 증가로 ‘재개발·재건축 사업’ 지연 사례 속출, 시공권 포기하는 건설사까지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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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전경/사진=게티이미지뱅크

건설비용 증가로 재개발·재건축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에서도 공사비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는 등 조합과 시공사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선 사업 지연이 사업 중단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을 우려하는 가운데, 상황이 악화될 경우 ‘매몰비용 폭탄’이 건설업계를 비롯한 금융시장 전반의 불안을 야기할 거란 지적이 나온다.

서대문구 북아현 2구역·홍제3구역, 재개발 사업 진행 중단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 2구역에선 일부 빌라 재개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공사비를 놓고 조합과 시공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해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시공사는 평당 859만원의 공사비를 요구하고 있지만, 조합은 당초 평당 490만원이었던 공사비를 610만원까지 인상했다며 추가 인상을 거부하고 있다.

급기야 시공사업단이 평당 719만원으로 중재안을 내놨지만 조합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조합 측이 "시공사를 교체하겠다"고 주장하자 양쪽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결국 지난 12일로 예정됐던 시공사업단 주최 ‘공사비 설명회’가 취소됐고, 공사비 갈등 소식에 이른바 ‘재개발 프리미엄’을 웃돈을 주고 매수한 기존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극대화되고 있다.

서울의 다른 재개발 단지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 조합은 최근 시공사와의 공사비 갈등으로 ‘시공사 교체’를 총회 안건으로 상정했다. 중구 신당 9구역 역시 조합이 정한 공사비 조건에 맞는 건설사를 찾지 못해 사업 진행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잇따른 공사비 갈등 소식에 재개발 매물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관심 역시 크게 줄어들었다. 서대문구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지난해보다 공사비가 약 20% 가까이 올랐다. 계속되는 추가 인상에 조합원 반발이 심화되면 사업 자체가 휘청일 수 있어 결국 조합이 시공사 교체 카드를 꺼낸 것”이라면서 “문제는 시공사 교체 소식이 알려지면서 관심을 보이던 신규 매수자가 싹 사라졌다”고 전했다.

수도권 및 지방에서도 사업 지연 속출, 이미 '전국적인 현상'

재개발·재건축사업이 지연되는 현상은 이미 지난해부터 전국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6월 부산진구 부산시민공원 인근 촉진 2-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조합은 임시총회를 ‘GS건설 시공사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시공사였던 GS건설이 지난 3월 평당 987만원의 공사비를 제안했지만, 조합 측은 공사비가 지나치게 비싸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경기 과천시 ‘과천주공 10단지’ 재건축 정비사업을 담당하던 DL이앤씨도 최근 사업 참여를 포기했다. DL이앤씨는 과천주공 10단지 조합원에게 보낸 공지문에서 “최근 건설경기 및 수주환경 등 외부 상황에 생긴 여러 변화에 따라 재건축사업 참여가 어렵다”고 알렸다. DL이앤씨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는 이 단지 시공권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1년여간 공을 들여왔지만 공사비 상승 등으로 인한 건설경기 악화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이 밖에도 경기도 성남시 산성구역 재개발 사업도 시공사 선정 입찰에 단 하나의 건설사도 참여하지 않고 유찰되면서 사업 진행이 늦어지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경기 악화로 업계에선 정비사업 수주 옥석 가리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올해 대다수 재건축·재개발 시공사 선정 사업지에서 수주가 유력함에도 사업성을 이유로 건설사가 발을 빼고 있으며, 건설사가 경쟁 없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권을 획득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전경/사진=서울연구원

이러다 사업 취소되면 어쩌나”, 사업 포기 후폭풍 우려도

일각에선 재개발·재건축 사업 지연이 사업 중단으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업 중단이 단순히 추진위나 조합 해산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그동안 사업에 투입된 자금의 정산 문제는 조합이나 건설업계에 엄청난 후폭풍으로 돌아올 수 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대부분 시공사로부터 빌린 돈으로 진행된다. 시공사는 사업이 무산되면 빌려준 금액 회수에 나서는데, 이를 매몰비용 결산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이 매몰비용이 조합원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크다는 점이다.

과거 부동산 활황세 속 무분별하게 진행됐던 2012년, 재개발·재건축 시장에선 건설경기 및 부동산 시장 악화로 사업 중단이 전국적으로 벌어졌다. 당시 서울과 수도권의 주요 재개발·재건축 구역 10여 개가 자발적으로 사업을 중단했다. 일례로 사업을 포기했던 ‘경기도 부천시 춘의1-1 재개발구역’의 조합원들은 시공사인 대우건설과 GS건설로부터 그간 조합에 운영비 등으로 빌려준 돈과 손해배상금 등의 명목으로 325억2,000만원(가구당 평균 4,600만원)의 매몰비용 정산을 요구받았다.

매몰비용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쪽은 건설업계도 마찬가지다. 사업장에 투입된 시간과 노력은 둘째치고 투입 자금이 적지 않기 때문에 결산 전까지 재무 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건설경기를 더욱 악화시키고 몇몇 기업을 도산으로 이끌면서 금융 시스템 전반의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B대학 부동산학과 관계자는 “올 하반기 부동산 경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아직 재개발·재건축 사업 중단에 따른 후폭풍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건설 업황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사업 지연이 계속되거나, 부동산 경기가 재차 하락 국면으로 돌아설 경우 사업장 중단이 속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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