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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의 약 66%는 한국 문화가 이미 선진국 수준에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발전하기 위해 우선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는 ‘일자리’라고 답했으며,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를 가장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0년 전에 비해 정치, 경제, 문화 분야별 선진국 수준의 인식 높아져…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5,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2년 한국인의 의식·가치관 조사’ 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1996년에 시작된 조사로 2013년부터 3년마다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 8번째를 맞았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최대 허용 오차 ±1.4%p이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한국과 한국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한국 대중문화에 대해 “우수하다”고 답한 비율은 96.6%로 2008년에 비해 43%p 상승했는데, 조사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한국 전통문화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답변인 “우수하다” 95.1%, “한국 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89.8%, “우리나라는 살기 좋은 곳이다” 90.4%, “우리나라 역사가 자랑스럽다” 85%로 집계되어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 역시 전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13년 이후 선진국(G7) 대비 우리나라의 분야별 수준을 질문한 결과에서도 65.9%는 문화 분야에서 이미 선진국 수준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경제 분야는 “선진국 수준에 다소 미흡하다” 61.1%, 정치 분야는 “선진국 수준에 크게 못 미친다” 56.4%로 부정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가정경제 수준에 대한 문항에서는 "중산층보다 낮다"라는 응답이 지난 2019년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2.2%p 소폭 감소하여 57.6%가 "중산층보다 낮다"라고 답했으며, "중산층이다" 36.1%, "중산층보다 높다" 6.3% 순으로 응답했다. 주변과의 생활 수준 차이에 대해서는 68.1%가 ‘비슷’하다고 응답했다.
개인의 자유 권리의 중요성↑, 현재에 충실하고 소확행을 즐기는 국민들
삶의 방식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3.4%는 “막연한 미래보다 현재 행복이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특이한 것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이러한 인식이 높아지는 것으로 집계되어 이른바 현재 행복에 충실하자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 현상이 청년뿐만 아니라 전 세대에 걸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행복도는 절반 이상 “행복하다”라고 답해 2008년 이후로 지난 14년 동안 자국민 행복감 인식도가 ‘중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삶의 만족도 역시 63.1%가 “요즘 삶에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라고 답했지만, 세부항목 중 ‘소득/재산’ 분야에 대해서는 38.9%만 “만족한다”고 답했다.
결혼에 대한 인식조사에서는 결혼의 필요성을 묻는 문항에 “반드시 해야 한다”라는 응답이 17.6%로 나와 조사가 시작된 1996년(36.7%)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배우자 선택 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로는 1996년부터 올해까지 계속해서 ‘성격’이 1위를 기록했으며, 혼전순결, 이혼, 사실혼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으로 바뀌어 개인의 자유나 권리를 중시한다는 인식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처음 설문 문항으로 들어간 “성인이 된 자녀는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해 한다”에는 80.9%가 “그렇다”라고 답했고, ‘부모부양의무’에 대한 긍정 응답은 51.2%로 두 질문 모두 고연령일수록 긍정 응답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다만 ‘부모 부양 의무’에 대한 긍정 응답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다.
일(학업)과 여가생활의 균형에 대해서는 일과 여가를 조화롭게 병행하는 삶에 대한 자기 결정성이 높아지고 있는 양상을 보였다. 3년 전 응답률에서는 “여가보다는 일에 집중한다” 48.4%, “일보다 여가를 즐긴다” 17.1%로 일에 더욱 집중한다는 추세를 보였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한국 사회의 쟁점, 일자리·경제 양극화 심각, 북한 문제는 적대감↑
우리 사회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일자리 ▲빈부격차 ▲부동산·주택 ▲저출산·고령화로 조사되었으며, 경제 양극화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8.6%가 심각하다고 답변했다.
사회 쟁점에 대한 인식을 10점 척도로 살펴보았을 때, 소득분배에 대한 인식에서 노력에 의한 소득 격차는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소 우세해 평균 6.6점으로 나타났으며, ‘생계/복지 책임 주체’로는 ‘당사자‘가, ‘경쟁’에 대해서는 “사회를 발전시키는 긍정적 요소”로 집계되어 각각 반대 의견보다 조금 더 우세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자유나 질서’의 인식은 평균 5.5점으로 ‘사회적 질서 우선’(30.9%)과 ‘개인의 자유 우선’(33%) 의견이 팽팽했으며, 환경보호 인식 역시 평균 5.3점으로 ‘환경보호 우선’(31.9%)과 ‘경제성장 우선’(29%)으로 맞섰다.
한국 사회로부터 개인이 스스로 가진 것들에 대해 받는 대우가 공정하다고 느끼는지에 대한 질문에서는 두뇌·능력(50%), 일과 관련된 기술(49.1%), 노력(35.8%), 경력(34.6%)순으로 ‘공정하다’고 답했다. 지난 조사에 비해 4가지 항목 모두 공정하다고 답하는 긍정 응답이 증가했다.
갈등이 심한 집단으로는 보수와 진보의 진영 싸움이 89.5%로 1위를 차지했으며 정규직과 비정규직, 부유층과 서민층이 그 뒤를 이었다. 사회의 신뢰도는 신뢰할 수 없다는 부정평가가 신뢰할 수 있다는 긍정평가보다 절반 정도 낮은 수치를 보였다. 국민들의 사회 신뢰도 역시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북한에 대해서는 ‘협력 대상이다’(34.1%), ‘적대적 대상이다’(26.5%), ‘경계 대상이다’(17.9%) 순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북한에 대한 비우호적인 응답률이 높아졌다. 통일 시기에 대해서도 부정평가가 지배적이었는데, 통일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53.3%), 굳이 통일할 필요가 없다(36.6%), 가급적 빨리 해야 한다(10.1%)순으로 발표되었다.
끝으로 국민들이 희망하는 미래 한국은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역시 80.5%가 긍정적으로 답했으며, 난민 수용도 44.1%가 긍정해 다문화 수용성도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