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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줄어드는 입학인원, 학생들의 전문성 강화 위해 새 방안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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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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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지구 반대편에서 거대한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합니다. 작은 사건도 무관심하게 지나치지 않고 하나하나 신중하게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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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교육부

미국은 1990년대부터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교육예산에도 불구하고 학군별로 공립학교의 교육 품질이 균일하지 못하다는 문제의식이 커지면서 학교선택권(School Choice)제도를 도입해 시행 중에 있다. 현재는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며 공립학교 이외의 대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해 학교선택권제도 중 교육 저축 계좌(Education Savings Account)의 효과성이 주목받고 있으며 관련 입법을 추진하는 주도 늘고 있다. 국회도서관은 9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미국의 사례가 국내 교육예산 활용 방안 논의에 참고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무너진 미국의 공교육, 다양한 방법 시도하는 연방·주정부

미국은 K-12(유·초·중등) 교육예산과 관련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에도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질 높은 교육이 균일하게 제공되지 않다는 점이 이슈로 꼽히고 있다. 미국의 2019~2020학년도 K-12 공립교육 지출 총액은 7,710억 달러로, 7%는 연방정부, 47%는 주정부, 46%는 지방정부가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예산의 상당 부분이 지방정부의 재산세를 통해 조달되기 때문에 주별로 학생 1인당 소요되는 지출액이 다르다. 즉 지역 세금에 따라 학군별로 교육여건의 편차가 크기 때문에 거주지에 기반해 학교가 배정되는 상황에서 부실한 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 문제다.

이에 미국에서는 1990년대부터 공립, 사립 혹은 대안교육 중에서 학부모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는 ‘학교선택권’에 대한 주장이 제기됐고, 현재는 학군에 따른 배정 대신 학교선택권을 이용한 공립학교, 사립학교, 홈스쿨링 등을 선택해 교육받을 수 있게 됐다. 2019년 미국 연방 교육부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학군 별로 배정받는 공립학교 등록 학생은 감소하는 반면 ‘선택한’ 공립학교에 등록하거나 홈스쿨링을 선택하는 비율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학교선택권과 관련한 제도로는 학교 바우처, 세액공제장학금, ESA 등이 있다. 학교 바우처는 저소득층 가구가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학생 몫의 공교육비를 바우처 형식으로 제공하는 제도이며, 세액공제장학금은 사립학교 장학금을 지원하는 비영리기관에 기부한 경우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제도다. 또 ESA는 K-12 학생에게 배정될 주정부 예산을 주정부가 승인한 저축 계좌에 예치해 학부모가 공립학교 대신 선택하는 사립 및 다른 형태의 교육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지난 2011년 애리조나주에서 특수교육 대상자를 위해 처음 도입된 이후 여러 주에서 사립학교 등록금과 비용,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 과외, 지역사회 대학 비용, 고등 교육 비용 및 기타 승인된 맞춤형 학습 서비스와 자료 등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학교 폐쇄 기간에 자녀에게 필요한 다양한 교육 서비스를 구매할 수 있어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ESA를 최초로 도입한 애리조나주에서 2022년 미국 최초로 ESA 대상을 K-12 전체 학생으로 확대하면서 관심을 모았다. 이외에도 2023년에 아이오와주와 유타주에서 각각 1월 24일과 1월 28일에 주지사 서명을 통해 ESA 관련법을 공포했으며 ESA 법안이 발의된 주의회도 15개 이상으로 집계됐다. 교육 저축 계좌는 주정부가 개인별로 지급하는 기금으로, 공립학교 이외의 교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제도라는 점은 동일하나, 교육 저축 계좌의 명칭, 대상자, 예치금 액수는 주별로 모두 다르다.

미국 교육 살리기 위한 ESA(교육 저축 계좌), 성황리 시행 중

일각에서는 ESA의 시행이 공립학교 예산에 타격을 줄 것이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는 ESA를 도입한 주에서 학생 1인당 책정된 주정부 예산의 일부만 개인 ESA 계좌에 지급하고, 나머지는 학생이 등록할 예정이었던 공립학교에 배정하자 공립학교의 등록 학생 1인당 배정 예산이 늘어나는 효과가 나타나면서 종식됐다. 실제로 애리조나주의 경우 2019년 기준 공립학교 학생 1인당 예산은 10,120달러, ESA 평균 예치금(일반 학생 기준)은 6,148달러였기 때문에 차액인 3,972달러는 학생이 원래 배정됐던 학교로 지급된 바 있다.

ESA가 사립학교 지원 용도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에 관해서는 애리조나에 이어 두 번째로 ESA를 도입한 플로리다주에서 ESA 도입 후 시간이 지날수록 학생의 구체적인 필요에 맞춘 교육 소비가 일어났다는 통계가 나오며 불식됐다. 즉 사립학교 학비에 사용되는 비중이 줄고 교육 자료, 특수교육 서비스, 과외, 교과과정 등에 대한 소비가 증가했다는 것이다.

한편 학교선택권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 지방세를 이용하는 것인 만큼 소득 수준과 지역에 따라 ESA 혜택의 편차가 클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시골의 경우 사립학교 자체가 없기 때문에 ESA의 혜택을 누릴 수 없으며, 소득수준이 크게 높지 않다면 ESA 효과가 작을 수 있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플로리다주에서 진행한 연구조사에 따르면 시골 지역 참여자의 경우 도시지역 참여자보다 ESA 예치금 활용 비율이 더 높으며, 학비 외에 다른 종류의 서비스를 구매해 학생의 필요에 따른 맞춤형 교육이 이뤄지고 있었다.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는 ESA를 이용하는 가정의 53%가 평균소득이 해당 주의 소득 중앙값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나, 소득수준이 크게 높지 않은 가정들이 ESA의 혜택을 보고 있다는 사실도 증명했다.

사진=국회도서관 [현안 외국에선?] 제55호

인구 감소로 인한 입학정원 감소, 교육예산 활용 위해 새 방법 모색해야

이명우 국회도서관장은 미국에서 다양한 학교선택권 방안 중 최근 들어 교육 저축 계좌가 주목받는 이유로 "정부의 교육예산이 개인별 맞춤형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되는 점"을 꼽았다. 이어 "교육예산의 일부를 학교 단위에서 학생 개인에게 배정하는 미국의 교육 저축 계좌 제도를 통해 우리나라도 교육예산의 효율적인 활용을 위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이며 국내 교육예산 활용에 새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미국이 무너진 공교육에 대한 대응으로 사교육 철폐가 아닌 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한 점이 ‘학교선택권’의 특성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교육 평준화를 이유로 소위 ‘뺑뺑이’를 통한 의무교육을 실시하며 학생들에게 학교를 배정한다. 고민해야 할 것은 지금이 아닌 미래다. 저출산의 영향으로 학령인구가 점차 감소하고 있는 시점에서 한 반의 정원이 20명 이하로 떨어지는 학교도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국회도서관에서 제안한 교육의 개별화를 넘어 국내 정서에 맞는, 전문 분야에 특성화된 학교들을 개발해 지원하는 등 교육예산을 적극 활용해 국내 교육의 질을 높이는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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