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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에 몰린 올해 외지인 지방아파트 매수세, "대기업 입주한 천안·아산 산단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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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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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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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경남·충북’, 올해 외지인 아파트 매수 가장 많아
평균 연령층 젊고, 대기업 입주 ‘산업단지’ 위치한 지역 위주
지방소멸 대응 위해선 ‘질 좋은 일자리' 제공하는 기업들 유치에 힘써야
충남 천안시 서북구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

올해 서울과 기타지역에 거주지를 둔 외지인의 지방 아파트 매수가 충청권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매수가 가장 많았던 충남에선 전체 아파트 거래의 26.8%가 외지인 거래로 성사됐다. 외지인 매수세가 몰렸던 지역들의 공통점은 대기업이 입주한 산업단지가 자리 잡고 있다는 점과 평균 연령이 젊어 자녀 출산 등에 따른 지역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었다. 이에 지방소멸 해결을 위해선 지방의 질 낮은 일자리와 저임금을 가장 먼저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남, 외지인 거래 비중 26.8% 달해

16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외지인의 지방 아파트 매수가 가장 많았던 지역은 충남, 경남, 충북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충남에서 발생한 1만8,430건의 거래 가운데 외지인 거래는 4,940건으로 26.8%를 차지했다. 이어 경남은 2만2,821건 중 3,532건(15.48%), 충북은 1만4,278건 중 2,966건(20.77%)으로 집계됐다.

이외에는 △경북 2,938건(16.97%) △대구 2,830건(16.47%) △강원 2,545건(21.07%) △전북 2,224건(16.85%) △광주 1,956건(16.11%) △전남 1,952건(17.33%) △대전 1,864건(18.99%) △세종 1,131건(35.53%) △울산 1,131건(12.32%) △제주 267건(16.21%)의 순으로 나타났다.

충청권의 지역의 거래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충남에선 천안시 서북구가 1,396건으로 거래 건수가 가장 많았고, 아산시가 1,028건으로 뒤를 이었다. 충북에선 청주시 흥덕구에서 608건에 거래가 집중된 가운데 △청주시 서원구(532건) △충주시(359건) △청주시 상당구(299건) 등 순으로 많았다.

이들 지역의 특징은 주변으로 대기업이 입주한 산업단지가 있다는 점이다. 천안시에는 삼성전자와 삼성SDI가 위치해 있으며, 아산시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 서산시는 롯데케미칼, HD현대오일뱅크, LG화학 등이 자리한 산업단지가 각각 위치해 있다. 아울러 대체로 평균 연령이 젊어 지역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지난달 말 기준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지역은 천안시 서북구(39.6세)였으며, 이 외에도 아산시(41.4세), 천안시 동남구(43.9세), 서산시(45.6세) 등의 지역들도 평균연령이 40대 초중반에 그쳤다.

KTX 천안아산역 주변의 아파트 단지/사진=천안시

지방소멸 위기 대책의 주요 과제

우리나라의 수도권 편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6개국 가운데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인구는 지난 2019년 9월 기준 전국 인구(5,170만 9,000명)의 50%를 돌파했고, 지금도 증가세다.

반면 지방은 인구 유출과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소멸 위기에 봉착해 있다. 2018년 한국고용정보원이 발표한 ‘한국의 지방소멸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30년 안에 시·군·구와 읍·면·동의 40% 이상이 소멸할 전망이다. 이에 역대 정부는 수도권 과밀을 막고 지방 살리기에 나선 지역 균형발전에 역점을 두고 지방자치 분권, 세종시 건설, 공공기관 지방이전 사업 등을 중점적으로 펼쳐왔지만, 결과적으론 저출산, 고령화, 수도권 집중이라는 트라이앵글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실정이다.

윤석열 정부도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를 구성해 ‘지방시대’를 이끌기 위한 향후 5년간의 종합계획을 내놨다. 지방자치단체, 대학, 기업 등이 협력해 지역에서 인재를 기르고 정주하게 한다는 취지로 기획된 이번 종합계획은 그동안의 경제특구와 차별화된 10가지 이상의 혜택과 유아 돌봄부터 대학 진학까지 지역이 자율적으로 예산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대책을 골자로 한다. 특히 지방 교육기관을 적극 활용해 육성된 인재가 지방에 정착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이 집중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일반 사기업들이 이 같은 계획에 어느 정도 동참할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정책 효과를 우려하는 시선도 적지 않다.

한국지방행정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종합계획의 핵심은 지방으로 이전할 의지가 있는 기업에 있다. 정부 정책을 따르는 공기업의 경우 지역 인재를 일부 뽑아야 하지만, 일반 사기업은 그럴 의무가 없기 때문”이라며 “결국 정부가 반도체나 이차전지 등 첨단분야 사업 내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지역에서도 길러낼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해 기업들을 유인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한편 대기업이 입주한 산업단지가 위치한 지역 위주로 외지인의 지방 아파트 매수가 몰린다는 사실은 지방소멸 위기에 대처하는 우리 정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시사한다. 문화 소외, 기회 박탈, 부족한 육아 대책 등이 지방소멸의 원인으로 꼽히는 가운데 지방의 질 낮은 일자리와 저임금 등을 우선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정책에 역량이 집중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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