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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비 상승세 심각, 구내식당·편의점 도시락도 올랐다 지난해 소비자물가지수 3.6% 올랐다지만 체감은 달라 갈수록 팍팍해지는 서민 경제, 원인은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에 있단 의견도
연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또 3%를 넘어가면서 2년 연속 ‘고물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외식 물가의 상승세가 심상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들의 외식비 부담을 줄이는 구내식당과 편의점 도시락마저 물가 상승의 영향을 비껴가지 못하자,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전 정부의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이 지금의 사태를 초래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구내식당 물가 상승률 역대 최대치
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구내식당 식사비 소비자 물가지수는 116.01로 전년 대비 6.9% 올랐다. 이는 구내식당 식사비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지난 2001년 이후 역대 최고치로, 심지어 대표 먹거리 지표인 전체 외식(6.0%), 가공식품(6.8%)의 물가 상승률보다 높다. 구내식당과 더불어 식사비 부담을 줄이는 대체재인 ‘편의점 도시락’ 가격도 크게 올랐다. 지난해 편의점 도시락 물가 상승률은 5.2%로 2022년 2.1%에 비해 2.5배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대표 외식 품목 8개 중 서민 음식의 대표로 꼽히는 ‘김밥·김치찌개’ 등 분식류나 백반류의 가격도 상승세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2023년 12월 서울 기준 김밥 가격은 3,323원으로 전월 대비 0.94% 인상됐으며, 김치찌개 가격은 8,000원으로 전월 대비 0.97% 증가했다.
심각한 물가 상승세, 최저임금 인상이 독 됐나
이처럼 갈수록 치솟는 외식 물가에 서민 경제는 더욱 팍팍해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2023년 소비자물가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놨을 때 111.59로, 2022년 107.72 대비 3.6% 올랐다. 하지만 체감 물가에 해당하는 생활물가·신선식품지수는 각각 3.9%, 6.8%씩 올라 소비자물가지수를 상회했다.
정부는 국제 원자재 가격 안정과 세계적인 디스인플레이션 기조에 따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작년보다 완화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지만 아직 불확실한 요소가 산재해 있다. 지난 4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약 2.6%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기상 여건,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따른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성 등 물가지수 변동 요소가 있어 확신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난 정부의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이 지금의 최악의 물가 상승률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근거로는 최근 한국경제연구원의 ‘최저임금의 쟁점과 경제적 영향’ 연구 결과를 제시한다. 연구에 따르면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이 국내 경제 상황을 더욱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단순 근로자 대체 및 소득재분배 악화를 비롯해 차상위 계층의 임금 상승 압력에 따른 임금 인플레이션, 가격을 통한 소비자로의 전가 효과 등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