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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 JB금융지주 3대 주주·DGB금융지주 대주주 올라서 지난해 대부업 조기 청산, 새로운 수익 사업 찾기에 중점 DGB금융지주 중심으로 새 발판 마련, 금융권 이목 집중
OK저축은행이 지방금융지주의 지분을 대거 매입하며 금융업계의 이목을 끌어모았다. JB금융지주의 3대 주주 자리를 꿰차는가 하면, DGB금융지주의 최대 주주에 등극하는 등 '투자자'로서의 시장 영향력을 본격적으로 드러내는 양상이다. OK금융 측은 단순 비이자부문에서 이익를 내기 위한 지분 투자라는 입장이지만, 금융권에서는 차후 OK저축은행이 이들 지방금융지주의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지방금융지주 지분 적극 매입
OK저축은 올들어 JB금융지주의 주식 62만3,402주(지분율 0.42%) 매입, 지분율을 10.63%까지 높였다. JB금융 이사회 진출을 앞두고 '3대 주주' 입지를 굳건히 하기 위해 추가 매입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JB금융이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과 이사 선임 등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 2016년 JB금융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프놈펜상업은행을 인수했던 OK저축은행이 JB금융 측의 '백기사'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OK저축은행은 DGB금융의 지분율 지난해 3분기 말 대비 0.96%포인트 늘리며 최대 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 배당 수익이 좋았던 경험이 (매입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고금리와 경기둔화로 시장이 어려워 수익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단순 투자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 업계에서는 OK저축은행에 숨겨진 '뜻'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DGB금융도 JB금융과 같이 주주추천을 통해 사외이사 후보를 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OK저축은행이 이사회에 진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DGB금융의 대주주가 바뀐 가운데, 금융권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구은행은 지난달 7일 금융당국에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했으며, 현재 관련 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심사 과정 도중 대주주 변경은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단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인가 신청 당시의 대주주(국민연금공단)를 기준으로 심사를 진행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대부업 철수 후 본격 사업 전환
OK금융이 지방금융지주 투자를 이어가는 근본적 이유로는 '사업 전환'이 지목된다. OK금융은 지난 2014년 OK저축은행의 전신인 예주저축은행과 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오는 2024년 말까지 대부업을 철수하기로 금융당국과 약속한 바 있다. 대부업 청산 마무리 후 증권사 등을 인수,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OK금융그룹은 지난 2018년과 2019년 각각 원캐싱과 미즈사랑을 청산했으며, 지난해에는 OK금융그룹의 마지막 대부업체 러시앤캐시(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금전대부업 라이선스를 반납함으로써 대부업 철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OK금융이 저축은행을 앞세워 지방금융지주 추가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그룹의 실적을 견인하던 대부업이 청산된 이상, 차후 그룹을 지탱할 새로운 수익 사업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었다. 실제 OK금융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는 2021년 2,09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대출자산도 2조원 이상이었다. 이후 OK금융그룹은 지방금융지주 투자를 꾸준히 확대, '대주주'의 입지를 굳혔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상호저축은행법과 감독규정이 ‘저축은행은 특정 한 회사의 유가증권에 대해 15%를 넘게 보유할 수 없고, 자기자본 50% 내에서 투자해야 한다’고 규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 관계자는 “OK저축은행이 DGB금융지주의 최대 주주로 올라선 만큼 주시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지분 투자 자체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1차전 마친 OK금융, 차후 나아갈 길은
한편 일각에서는 OK금융의 최종 종착지가 DGB금융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흘러나온다. 대부업 철수 이전, OK금융은 지분과 별개로 DGB금융의 대주주 자리에 오를 수 없었다. 금융당국이 대부업을 영위 중인 회사가 대주주에 오르는 건 부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사회, 사장단 선임 등에 강력한 입김을 미칠 수 있는 대주주 자리에는 제약이 존재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하지만 OK금융이 대부업 조기 철수를 통해 대주주 자격을 갖췄고, 이후 적극적인 지분 매입을 통해 대주주 자리에 올라서는 데 성공했다. 기존 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이 DGB금융의 지분을 지속적으로 처분, OK금융의 지분율 확대에 속도가 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DGB금융에 대주주 외 이렇다 할 유력 주주가 없는 만큼, 차후 OK금융의 영향력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의 기존 대주주였던 국민연금(7.99%)을 제외한 유력 주주(우리사주조합, 삼성생명)들의 지분율은 약 3%대에 그친다.
금융권의 이목은 차후 OK금융의 행보에 집중되고 있다. OK금융의 선택에 따라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OK금융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증권사와 손해보험사를 순차적으로 인수,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다만 이 경우 치열한 시장 경쟁, 매물 부족 등으로 인해 차후 사업 확장에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