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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7월부터 中 API 접근 차단
오픈AI LLM 이용하던 업체들 타격 예상
바이두·알리바바 "LLM 지원하겠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다음 달부터 중국 사용자들의 서비스 이용을 엄격하게 차단할 계획이다. 이에 중국 기업들은 오픈AI의 거대언어모델(LLM)을 활용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없게 됐다. 오픈AI의 이번 결정은 AI 등 첨단 기술에 대한 대중국 규제를 확대하고 있는 미국 정부의 움직임에 발맞추는 조치로 풀이된다.
오픈AI, 중국 기업 API 접근 차단
중국 관영 증권시보는 25일 오픈AI가 중국 내 사용자들에게 7월 9일부터 지원되지 않는 국가·지역에서의 접속을 차단한다는 경고성 이메일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오픈AI 측도 로이터통신에 “서비스 지원 국가가 아닌 곳에서의 접속을 차단하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현재 오픈AI는 161개 국가에서 챗GPT 등 자사 AI 도구와 LLM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으나 중국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중국 AI 스타트업이나 개발자들은 AI 업계에서 가장 성능이 좋다고 평가받는 오픈AI의 LLM을 이용해 애플리케이션 등 각사의 서비스를 개발해 왔다.
오픈AI의 조치로 중국 AI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해지자 현지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자사의 LLM을 무료 제공하겠다고 밝히며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중국 최대 검색엔진이자 AI 개발 선두 주자인 바이두는 개발자들이 자사 플랫폼 ‘어니’로 옮겨올 수 있도록 무료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오픈AI API 이용자들에게 그에 필적하는 규모의 어니 3.5 토큰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알리바바 역시 자사 LLM 모델인 큐원+의 무료 토큰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중국 생성형AI 스타트업 지푸AI도 개발자들이 자사 플랫폼으로 옮겨오도록 돕겠다고 전했다. 1억5,000만 개의 무료 토큰과 맞춤형 트레이닝 과정 등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지푸AI는 “국산 LLM으로 옮겨올 수 있도록 특별한 이주 계획을 발표한다”며 “우리 회사의 LLM 모델인 GLM은 오픈AI 상품 생태계를 완전히 벤치마킹한 자생 기술로 보안과 제어력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中의 여론 조작 활동 차단 목적도 내포
업계에서는 이번 오픈AI의 차단 조치가 미국의 중국에 대한 기술 규제 강화 흐름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부터 AI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통제해 온 조 바이든 행정부는 최근 게이트올어라운드(GAA·Gate All Around)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과 관련된 최첨단 AI 기술에 대한 추가 규제까지 검토하며 중국 AI 산업의 발전을 견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여론 조작 활동을 차단하려는 통제의 일환이란 해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오픈AI는 최근 몇 달간 자사 모델을 이용해 여론을 조작하는 은밀한 시도 최소 5건을 차단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오픈AI는 지난달 자사 블로그를 통해 “위협 행위자들이 지난 3개월 동안 우리의 AI 모델을 사용해 짧은 댓글과 다양한 언어로 된 긴 기사를 만들고, 가짜 소셜미디어(SNS) 계정을 만들었다”며 "러시아 2곳과 중국, 이란 각 1곳이 이런 시도를 했고 이스라엘 그룹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시도는 우크라이나 및 가자 전쟁, 인도 선거, 유럽과 미국의 정치 등의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오픈AI는 이들 조직이 그들의 영향력 행사를 위해 어떻게 챗GPT를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오픈AI에 따르면 중국은 중국어와 한국어, 일본어, 영어로 게시물을 작성하기 위해 챗GPT를 사용했고, 이란은 사이트에 게시한 기사를 챗GPT로 만들었다. 중국은 또 지난해 하반기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과 관련된 기사를 한국어를 비롯한 영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로 번역해 일본 비난에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게시물과 댓글 생성에 챗GPT를 이용했다. 아울러 이스라엘의 정치 캠페인 기업은 미국과 캐나다인들을 겨냥해 가자 전쟁에 대한 친이스라엘 게시물을 생성하는 데 오픈AI 기술을 사용했다.
챗GPT 차단한 中 당국에 대한 맞불 조처란 의견도
한편 오픈AI의 이번 결정이 챗GPT를 차단하고 있는 중국 규제 당국에 대한 맞불 조처라는 시각도 있다. 현재 중국 정부는 챗GPT 사용은 물론 우회접속까지 차단하고 있다. 중국이 챗GPT 접속을 원천 차단한 데는 정치적 이유가 가장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 세계의 이례적인 관심이 집중된 챗GPT를 통해 민감한 정치 정보들이 자국민에게 노출될 것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차단 조치를 취하고 나섰다는 것이다.
실제로 챗GPT에 ‘1989년 6월 4일 톈안먼 사태’에 대해 질문하면 "중국 정부가 대규모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민주화 시위대를 무력 진압한 사건"이라는 답변이 나온다. 또한 "중국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한 토론과 비판의 목소리를 30년 이상 억압해 왔지만, 사태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운동과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시한다. 아울러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상황에 대해 질문하면 "중국 당국이 신장에서 억류와 구금, 강제노동 등 일련의 인권 침해를 자행하고 있다"는 답변이 나온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 챗GPT의 이런 답변들은 ‘정치적 위협’으로 간주될 수 있는 주장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