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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군제 매출 좋았다" 자신한 中 이커머스 업체들, 실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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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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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쇼핑 축제 광군제, 역대 최장기간 진행
경쟁 격화·내수 침체로 행사 파급력 약화
경기 부양책 쏟아내는 中 정부, 전문가 시선은 '싸늘'

중국의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가 예년과 같은 소비자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연중 내내 진행되는 다양한 쇼핑 페스티벌의 영향으로 광군제의 열기가 식은 가운데, 심각한 소비 부진으로 내수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위기를 감지한 중국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한 경기 부양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알리바바·징둥의 광군제 실적

12일 제일재경 등 중국 경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주요 이커머스 업체들은 광군제 기간 매출이 유의미한 증가세를 보였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21일부터 전날 자정까지 진행한 광군제 행사 기간 총거래액이 10억 위안(1,930억원)을 넘긴 브랜드가 애플, 하이얼, 샤오미, 유니클로, 빅토리아시크릿 등 45곳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다른 대형 이커머스 플랫폼인 징둥도 지난달 14일부터 전날 자정까지 쇼핑객이 지난해 대비 20% 증가했다고 밝혔다. 징둥은 실시간 방송을 통한 주문이 3.8배 늘었고 1만7,000개 이상 브랜드의 거래량이 5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쇼핑객들이 마지막 순간 할인을 받기 위해 온라인으로 몰렸다”며 “이는 중국 소비 시장이 꾸준히 회복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다" 힘 잃은 광군제

주목할 만한 부분은 알리바바와 징둥이 올해 광군제 매출이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들 업체는 매년 광군제 매출을 경쟁적으로 공개하며 판매 실적을 과시해 왔으나, 2022년부터는 관련 수치 발표를 중단했다. 광군제 행사의 파급력이 이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광군제가 힘을 잃은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중국 이커머스 시장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할인 경쟁'이 꼽힌다. 다양한 쇼핑 페스티벌이 1년 내내 이어지는 만큼, 소비자가 굳이 광군제를 기다렸다가 상품을 구매할 필요가 없어졌다는 분석이다. 반구 싱크탱크의 장한(江瀚) 선임연구원은 신화일보를 통해 "지속되는 행사에 쇼핑 피로를 겪는 소비자들도 있어 오히려 구매 욕구가 감소할 수 있으며, 플랫폼 간 경쟁 심화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내수 침체로 중국 소비자의 상품 구매 수요가 저가 필수품에 몰린 점도 광군제 매출 성장세 둔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 이커머스 업체들의 올해 광군제 매출 성장세가 크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금융사 씨티그룹은 올해 광군제 행사 기간 알리바바의 총거래액(GMV)이 전년 대비 3~6% 증가한 5,650억~5,810억 위안(약 109조~1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일본의 경제 신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과거 광군제 시기 알리바바의 GMV가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였고, 올해 할인 행사 기간이 역대 최장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중국의 소비가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中 정부, 경기 부양에 총력

내수 침체의 그림자가 시장 곳곳에 드리우는 가운데, 중국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한 경기 부양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지난 8일 중국 최고입법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제14기 전인대 12차 회의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지방정부 부채 한도를 6조 위안(약 1,165조4,400억원) 늘리고, 지방정부 부채 대환용 특별채권을 향후 5년 동안 8,000억 위안(약 155조3,900억원)씩 총 4조 위안(약 777조원)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액된 자금은 대부분 '지방정부금융기구(LGFV)의 부채 차환'에 이용될 예정이다. 중국 경기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온 '지방정부 재정 고갈'을 정조준한 경기 부양책인 셈이다.

다만 이날 발표엔 기대를 모았던 특별국채 및 지방특별채 발행 시기 및 규모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동안 시장은 중국이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에 동원된 국영은행의 자본 확충을 위해 특별국채를 발행하고, 지방 정부의 유휴 토지와 미분양 주택 매입을 위해 특별채권을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이라고 기대해 왔다.

지방정부 부채 차환 중심의 경기부양책을 접한 전문가들도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황쉐펑 중국 안방사모펀드 리서치 책임자는 로이터통신에 "기대 이상의 것은 보이지 않는다"며 "지방 정부의 숨겨진 부채 대환 방안은 새 일자리를 창출하지 않아 국내총생산(GDP) 성장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호민 리 스위스 PB전문은행 롬바드 오디에 수석 거시 전략가는 블룸버그통신에 "중국 당국이 중앙경제공작회의를 포함한 12월 정책결정회의로 (일부 부양책 결정을) 미루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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