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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남매 전쟁’ 아워홈 주인 '한화'로 바뀌나, 주주간 합의 안 되면 정관 문턱 넘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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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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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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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아워홈' 인수 추진, 급식 사업 재진출 노려
1.5조 가치, 57.84% 경영권 인수 실사 착수
아워홈 오너 일가 우선매수권이 변수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사진=한화갤러리아

한화그룹 셋째 아들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 부사장이 아워홈 인수에 팔을 걷어붙였다. 2020년 급식사업 부문을 매각한 지 4년 만에 대형 급식업체를 인수하며 시장 재진출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다만 아워홈 인수를 마무리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아 보인다. 3대주주인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과 4대주주인 셋째 구명진 씨(19.6%)가 보유한 우선매수권이 막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한화 김동선 부사장, 아워홈 인수 검토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경영권을 인수하기 위한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수대금 조달을 위한 금융기관 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단계로 파악된다. 이번 아워홈 경영권 인수 검토는 김동선 부사장의 의지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올해 초부터 아워홈 인수를 물밑에서 검토하다 6월경부터 본격적으로 협상장에 앉았다.

김 부사장이 생각하는 방향은 아워홈의 급식사업을 가져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통해 진행하고 있는 푸드테크 사업과 시너지를 내는 그림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푸드테크 사업을 펼치면서 서울 한남동에 로봇 파스타 레스토랑 ‘파스타X’를 선보인 데 이어, 로봇 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인수하고 경기 성남시에 대규모 연구·개발(R&D) 센터를 열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자회사인 한화푸드테크가 급식사업본부를 신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단체급식 사업에 재진출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2019년 호텔·리조트 사업과 시너지가 큰 외식브랜드 사업을 제외하고 위탁급식(푸디스트)·식자재 유통(소후레쉬) 사업을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VIG파트너스에 매각한 바 있다. 단체급식·식자재유통 사업은 업사이드가 크지는 않지만 현금창출력은 꾸준하다는 평가다. 아워홈의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은 전년 대비 약 8% 늘어난 1조9,835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6% 증가한 943억원을 기록했다.

한화그룹이 주력하고 있는 우주항공, 방산, 에너지 사업장이 단체급식 수주에 용이하다는 점에서 사업적 시너지도 크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계열사가 추가적으로 관련 사업 수익성을 끌어올릴 기술적 역량도 확보하고 있다. 로봇 사업을 영위하는 한화로보틱스는 지난 3월 단체급식 업체인 CJ프레시웨이와 푸드서비스 산업에 로봇·자동화 솔루션을 적용하기 위해 업무협약을 맺었다.

김 부사장은 또 백화점 중심이던 한화갤러리아의 사업 구도를 바꿔 신사업에 매진하고 있다. 김 부사장이 국내 입점을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 수제 버거 파이브가이즈의 성과도 기대 이상인 상태다. 출범 1년째를 맞은 파이브가이즈는 국내에서 4개 점포가 글로벌 매출 10위 안에 들었다. 최근에는 미국 본사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내년 하반기 일본에 진출해 7년간 도쿄를 포함한 일본 전역에 20개 이상의 매장을 열기로 했다.

아워홈 차녀·막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할 수도

한화 측은 아워홈 오너가 차녀 구명진씨와 구지은 전 부회장이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 지분 매각에 반대하더라도 지분 매수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워홈 지분은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구미현 회장이 19.28%, 구지은 전 부회장이 20.67%, 구명진씨가 19.60%를 보유하고 있는데,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 지분이 57.84%에 이르는 만큼, 이 지분만 확보해도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 지분 인수 후에도 불편한 동거가 예상된다. 한화 측이 경영권은 가지고 있지만 구명진씨와 구지은 전 부회장 측 인사를 대표하는 사내이사들과 갈등은 피할 수 없어서다. 아워홈은 2016년부터 회사 경영권을 둘러싸고 오너 2세 남매 간 다툼을 벌여왔다. 그러다가 올해 5월 구본성 전 부회장과 손잡은 구미현 회장이 구지은 전 부회장을 이사회에서 퇴출시키고 대표이사직에 오르며 분쟁이 일단락됐다. 그럼에도 구명진씨와 구지은 전 부회장의 보유 지분은 변동이 없는 상태인 데다 해당 지분 합산 시 40.27%에 달한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번 딜의 성사 여부가 구지은 전 부회장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부친의 유훈을 계승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그는 2년 전 별세한 고(故) 구자학 아워홈 창업회장 회고록 '최초는 두렵지 않다'를 발간, 서문을 통해 “아버지의 기록을 찾고 정리하면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이제야 비로소 아버지의 길을 따라 걷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이런 유지를 꼭 계승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지분 매각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이에 비해 지분 매각에 나선 구본성 전 부회장은 여러 구설수에 오른 인물이다. 대표이사 시절인 2017년 7월부터 2021년쯤까지 임원 지급 명목으로 상품권 수억원어치를 구입해 임의로 현금화한 뒤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 9월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결국 구지은 전 부회장 측과 구본성 전 부회장 측의 의견이 통일되지 않을 경우 일차적으로 회사 정관에 따라 결정이 내려질 수밖에 없다. 정관에 따르면 아워홈은 네 남매 가운데 누군가가 지분을 제3자에 매각할 경우 다른 형제가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돼 있다. 2022년 기준 아워홈 정관 제 9조(명의개서) 3항에 따라 주식을 양도할 경우 양도자는 양도 당시의 주주명부상 주주에게 우선적으로 각 주주의 주식비율에 따라 양도해야 한다. 또 정관에는 ‘일부 주주가 주식인수를 포기할 시 잔여 주주에게 주식비율에 따라 양도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렇다 보니 시장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오너일가의 분열로 구본성 전 부회장과 구미현 회장 지분 57.84%를 안정적으로 확보하지 못할 경우 인수작업이 좌초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자금 조달도 과제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인수자금 조달은 또 다른 장애물이다. 현재 아워홈의 기업가치는 약 1조5,000억원으로 평가되며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인수하려는 지분 가치는 8,600억원에 달한다. 2년 전 이들 남매가 지분 매각을 추진할 당시엔 기업가치를 최대 2조원에 책정했으나 시장에서 본 적정가와는 괴리가 있었다. 이에 거래 성사를 위해 가격 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속적인 순손실로 결손금이 쌓여있는 데다 올해 9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을 포함한 유동자산은 2,356억원에 불과하다. 자체적인 보유현금으로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선 모회사인 ㈜한화의 유상증자 지원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한화의 유동자산은 27조원 수준이다. 모회사로부터 지원을 받지 않는다면 인수금융을 일으킬 수도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기업신용등급은 'A-'로 전반적으로 채무상환능력이 좋고 재무구조도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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