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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세계 최강 미국 이끄는 군사력과 금융 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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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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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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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패권, 군사력과 금융 파워가 견인
강력한 군사력과 금융 지배력이 선순환 구조 형성
중국 인민폐 ‘기축 통화 도전’ 견제해야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미국의 세계 최고 지위는 군사력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금융 지배력과 함께하는 것이다. 미국의 지정학적 영향력을 지탱하기 위한 군사력은 유리한 조건으로 국방 예산을 조달할 수 있는 금융 분야의 위상이 있어 가능하며, 강력한 군사력은 다시 금융 지배력을 강화하는 선순환을 만들어낸다. ‘엄청난 특권’(exorbitant privilege, 미국이 기축 통화 보유국으로서 누리는 혜택)이라고 일컬어지는 미국 달러의 지위도 군사력이 글로벌 금융 파워를 만들어냈던 역사적 선례들과 맥을 같이 한다. 하지만 미국의 특권은 영원하지 않으며 세력 구도의 변화에 따라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사진=CEPR

군사적 패권이 금융 지배력으로 연결

미국의 금융 및 군사 분야 위상은 우연한 사건의 소산이 아닌 현재의 금융 질서를 있게 한 지정학적 사건들로 가능했다. 역사를 돌이켜 보면 군사력은 금융 지배력의 도래를 알리는 전조의 역할을 했는데, 대표적인 예가 제1차세계대전 발발 이후 미국 국채 수익률이 영국보다 낮아지면서 미국이 세계 금융 질서의 중심 위치에 등극하게 된 일이다.

유사한 사례는 나폴레옹 전쟁(Napoleonic Wars) 이후 영국이 네덜란드를 대신해 금융 패권을 장악한 사건에서도 볼 수 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들은 군사력과 금융 지배력 사이의 긴밀한 관계를 증언하는데, 지정학적 불안이 가중된 시기에 더욱 그러했다.

역사상 군사 패권과 채권 수익률 간 상관관계
제1차세계대전 전후 미국과 영국 채권 수익률
주: 연도(X축), 수익률(Y축), 미국 국채 10년물(실선), 영국 국채 10년물(점선), 제1차세계대전 발발 시점(수직 점선)/출처=CEPR
나폴레옹 전쟁 전후 영국과 네덜란드 채권 수익률
주: 연도(X축), 수익률(Y축), 영국 국채 10년물(실선), 네덜란드 국채 10년물(점선), 나폴레옹 네덜란드 침공 시점(수직 점선)/출처=CEPR

리스크 고조 시기에 미국 채권 수요는 오히려 증가

미국 달러의 기축 통화 지위를 설명하는 이론은 다양하다. 견고한 무역 네트워크와 탄탄한 금융 시장을 주원인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지만 이것만으로는 군사력과 금융 지배력 간 상관관계를 규명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시기에 미국이 안전성을 선호하는 투자자들 덕에 낮은 채권 수익률로 인한 이점을 누리는 사실에 주목하면 추측이 가능하다.

걸프전이나 이라크 전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도 미국 채권 금리는 강력한 군사력이 투자자들에게 안정감을 심어주는 가운데 어김없이 하향 곡선을 기록했다. 이러한 사례들은 군사력이 미국의 금융 지배력을 지원하는 데서 나아가 근원적 요인으로 작용함을 말해준다.

지정학적 위기에 따른 미국-선진국 간 채권 수익률 차이
주: 연도(X축), 미국-선진국 간 채권 수익률 스프레드(좌측 Y축), 미국 지정학적 리스크 지수(우측 Y축), 미국-선진국 간 채권 수익률 스프레드(실선), 미국 지정학적 리스크 지수(점선), *채권 수익률 스프레드 = 미국 채권 수익률 - 선진국 채권 수익률, *선진국: 호주· 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영국, 냉전 종식(End of Cold War), 걸프전(Gulf War), 이라크 전쟁(Iraq), 우크라이나 전쟁(Ukraine)/출처=CEPR

군사력과 금융 파워가 만드는 ‘선순환 구조’

실제로 1차대전과 2차대전 승전국인 미국은 전후 낮은 인플레이션과 금융 시장 안정성을 유지한 반면 패전국들은 치솟는 물가와 주체할 수 없는 부채 가치 하락에 허덕여야 했다. 결국 미국이 패전으로 인한 경제적 혼란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투자자들에게 설득해 대외 신용도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도 군사력에 있었다.

하지만 미국이 보유한 두 가지 지배력은 영원하지 않고 도전에 흔들릴 수 있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우선 군사력과 금융 파워의 연관 관계를 더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강력한 군사력이 해당 국가의 채무 변제 능력에 대한 확신을 강화하는 동안 금융 파워는 유리한 조건으로 군사력을 강화할 수 있는 자금 동원력을 높여 준다.

그럼에도 중국과 같이 견고한 금융 시장을 보유한 경쟁자가 달러화의 위상을 흔드는 데 성공한다면 두 영역에서의 선순환은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 중국이 인민폐(renminbi)를 국제 통화로 만들려는 시도가 미국의 금융 시스템은 물론 현재의 패권적 지위에 크나큰 위협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미국, 무책임한 차입 자체하고 군사 예산 유지해야

미국은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현재의 지위를 당연한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차입금 증가와 재정 관리 부실이 현재 누리는 특권을 빼앗고 군사적 지위와 금융 안정성을 저해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국방 예산 조달을 위한 차입은 재정 문제만이 아닌 전략적 투지임을 인식해야 한다. 군사력이 미국의 지정학적 지배력을 강화함으로써 금융 부문에서의 위상을 높여 장기적으로 차입 비용을 낮춰준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따라서 급격한 국방 예산 감축은 미국의 자금 조달상 이점을 앗아갈 가능성이 높다. 군사력 약화는 차입 비용을 늘려 높은 금리가 글로벌 영향력 감소를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한편 중국이 인민폐의 세계화에 성공한다면 달러화 위상을 약화시켜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불안정을 가져올 확률이 높다. 지정학적 힘의 균형이 바뀌는 것은 시간문제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군사력과 금융 지배력은 미국이 글로벌 리더의 지위를 유지하는 핵심 요인이다. 미국 달러화의 ‘엄청난 특권’도 경제적 편리만이 아닌 미국 글로벌 패권의 토대로 보는 것이 옳다. 지나친 부채 규모와 방만한 재정 관리가 두 영역 사이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신중하게 금융 건전성과 군사력을 유지해야 한다. 실수하면 미국의 안보는 물론 세계 질서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원문의 저자는 피에르 야레드(Pierre Yared) 컬럼비아 대학교(Columbia University) 교수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US military strength secures financial dominance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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