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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타벅스 직원들 파업 확대, "바리스타 임금 아껴 CEO 항공료 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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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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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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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스타벅스 노조 파업 확산
서부 일부 5일간 파업, 동부도 동참
노조 "24일까지 수백개 매장 동참할 것"
사진=스타벅스

미국 스타벅스 노동조합이 임금 인상과 부당 노동행위 근절을 요구하며 시작한 파업이 미국 내 여러 도시로 확산 중이다. 스타벅스는 수익 부진에 지난 CEO 교체까지 단행했으나, 연말 소비 대목을 앞두고 파업 사태로 매출에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신임 CEO만 누리는 파격적 혜택

22일(현지시각) 로이터·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달 20일 로스앤젤레스·시카고·시애틀 지역 스타벅스 노동조합이 파업한 데 이어 이튿날은 뉴저지·뉴욕·필라델피아·세인트루이스 등에서 일하는 스타벅스 근로자들도 파업에 동참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파업 지역은 콜럼버스, 덴버, 피츠버그로 확대될 것이며 24일까지 미 전역 수백개 매장이 파업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는 먼저 지난 9월 취임한 브라이언 니콜 최고경영자(CEO)가 연간 기본급 수십억원과 100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받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근로자와 임금 격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2018년부터 6년 반 동안 미국의 멕시칸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치폴레의 이익을 7배 늘리고, 주가를 800% 끌어올린 니콜 CEO는 스타벅스로 옮기는 대가로 현금 1,000만 달러(약 145억원)와 7,500만 달러(약 1,090억원) 규모의 주식 등 총 8,500만 달러(약 1,235억원) 상당의 보수를 받기로 했다. 주식 보수는 회사의 성과에 따라 3∼4년에 걸쳐 나눠 지급될 예정이다.

이에 더해 그는 연간 기본급으로 160만 달러(약 23억원)를 받고, 목표 성과를 달성할 경우 현금 보상으로 최대 880만 달러(약 127억원)를 더 받을 수 있다. 또 2025년 회계 연도부터는 성과에 따라 연간 최대 2,300만 달러(약 334억원)의 주식 보너스를 받을 자격도 주어진다.

노조 “임금 인상해달라”

일부 노조원들은 니콜 CEO가 본사와 캘리포니아의 자택 왕복비용을 회사 측이 지원해 주는 것을 겨냥해 “우리는 한 잔에 9달러짜리 (비싼) 커피를 팔고 있지만, 그 수익은 전부 CEO의 전용기에 연료를 가득 채우는 데에 쓰인다”며 차별적인 복리후생제도를 비판하기도 했다. 실제 영국 BBC에 따르면 니콜 CEO의 계약서에는 그가 회사 본사가 있는 곳으로 옮길 필요가 없으며, 집에서 본사로 출퇴근할 수 있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업무와 관련된 여행은 물론 출퇴근에도 회사 항공기를 이용할 자격이 있다는 점도 명시돼 있다. 스타벅스는 임직원이 일주일에 최소 3일은 사무실에 있어야 한다는 하이브리드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신임 CEO는 매주 출퇴근을 해야만 한다.

노사 단체협상의 또 다른 쟁점은 임금이다. 그간 바리스타들은 인플레이션과 대도시의 높은 생활비를 고려할 때, 현재의 임금이 부적절하다고 주장해 왔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워커스 유나이티드는 시급 파트너(파트타이머)의 최저임금을 즉시 64% 인상하고, 3년의 계약 기간 동안 77%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시카고의 한 노동자는 “회사 측은 시급 18달러 이상을 지급하고 복리후생도 제공한다고 얘기하지만, 우리 지역 최저 임금은 시간당 17달러 미만”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과 높은 생활비를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는 지적이다.

사진=맥도날드

美 최저임금 인상의 그림자

실제 미국 곳곳에서는 치솟는 물가를 감당하지 못해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주가 패스트푸드 체인 노동자들의 최저 시급을 20달러로 인상한 것도 같은 이유다. 지난 4월 캘리포니아주는패스트푸드 체인 노동자들의 최저 시급을 20달러로 인상했다. 지난해 15.5달러였던 최저임금은 올해 1월 16달러로 소폭 인상됐는데, 불과 넉 달 만에 4달러가 더 오른 것이다.

캘리포니아의 최저시급은 원래도 적은 편이 아니었다. 미국 내에서 세 번째로 많은 수준이었다. 안 그래도 높은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오른 배경엔 고물가를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이 자리한다. 실제 캘리포니아 패스트푸드 노동자의 평균 연봉은 3만4,000달러(약 4,940만원)로, 최저 생계비(약 5만6,000달러)에 한참 못 미친다. 노동환경도 열악하다. UC버클리노동센터 연구에 따르면 패스트푸드점 직원의 87% 이상이 1년에 한 번 넘게 근무 중 다쳤고, 90%는 휴식 시간 보장과 초과근무 수당 지급을 거부당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은 인건비 비중이 높은 요식 사업에 직격탄이 된다. 식자재 업체도 임금 인상의 영향권 아래에 있다. 임금 인플레이션을 감당하기 위해 운용 인력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별점이 높은 일부 고급 레스토랑은 아직 인건비를 감당할 여력이 되는 데다 고객의 기대 수준을 맞추기 위해 적절한 규모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지만 나머지 레스토랑은 그렇지 않다.

해당 업계 종사자도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이미 캘리포니아주 내 피자헛의 일부 지점은 최저임금 인상에 앞서 배달 기사 1,200여 명을 해고하거나 다른 파트로 배치했다. 피자헛 레스토랑 가맹점 운영 법인인 서던캘리포니아피자도 840여 명의 배달 근로자를 해고했다. 소비자들은 외식 비용 부담이 커졌다. 맥도날드가 최저임금 인상을 제품 가격에 반영한 결과 빅맥세트는 지역에 따라 11.3~18달러 수준이다. 일부 지역에선 원화로 약 2만4,000원을 내야 빅맥세트를 먹을 수 있다.

인건비 인상의 그늘은 다른 기업에서도 찾을 수 있다. 글로벌 물류업체 UPS는 관리직 직원을 중심으로 1만2,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매출과 수익 둔화가 원인이다. 업계에서는 UPS가 지난해 택배기사 연봉을 14만5,000달러에서 17만 달러로 올린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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