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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LNG 수출 제한 해제 계획 수립한 트럼프, 변수는 바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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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 적극적으로 LNG 수출 확대 추진
바이든 정부 "LNG 수출 확대 시 미국에 오히려 악영향"
수출 제한 해제 현실화하면 국내 기업엔 호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신규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제한 조치를 해제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의 핵심 LNG 수출처인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LNG 수입을 확대하는 가운데, 적극적으로 LNG 공급을 늘리고 EU 측에 수입 확대를 주문해 시장 주도권을 공고히 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이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LNG 수출 확대를 비판하는 보고서를 내놓으며 트럼프 당선인의 행보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LNG 더 팔자" 트럼프의 구상

22일(현지시간) CNN방송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 직후 바이든 행정부가 올해 1월 결정한 LNG 수출 제한 조치를 해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하루 평균 3억2,800만㎥ 규모의 LNG를 수출해 온 세계 최대 LNG 수출국 중 하나지만, 지난 1월 미국 에너지부가 신규 LNG 프로젝트에 대한 승인 보류를 결정하고 승인 기준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이후 신규 수출을 중단한 상태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 같은 결정에는 미국의 주요 LNG 수출처인 EU의 러시아산 LNG 수입 확대가 영향을 미쳤다. 해운·에너지 데이터 기업 케이플러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중순까지 EU 각국이 수입한 러시아산 LNG는 1,650만 톤(t)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수입량(1,518만 톤)보다 8.7% 많은 수준이자, 종전 최대치인 2022년 1,521만 톤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상태다. 그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엄청난 (미국의 대EU 무역) 적자를 보상해 주기 위해 (EU가) 우리의 석유와 가스를 대규모로 구매해 줘야 한다고 EU에 얘기했다"며 그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면, 끝장을 볼 때까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같은 날 올로프 질 EU 집행위원회 무역 담당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이 이미 차기 미 행정부와 에너지 문제를 포함해 건설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와 에너지 부문을 포함해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보고서로 트럼프 행보에 '제동'

다만 트럼프 당선인의 계획이 순항할 수 있을지는 불명확하다. 바이든 정부가 최근 ‘미국 LNG 수출 에너지·경제·환경 평가’ 보고서를 발표하는 등 신규 LNG 수출 승인을 차단하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기 때문이다. 해당 보고서는 현재의 미국 LNG 수출만으로도 향후 수십 년간 전 세계 수요를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으며, 수출이 증가할 경우 오히려 미국 내 LNG 도매가격이 30% 이상 뛸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LNG 수출 확대가 미국의 에너지 안보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의 LNG 주요 수출국인 EU는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 차후 EU의 LNG 수입이 점진적으로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향후 세계 최대 LNG 수입국으로 떠오른 중국이 EU의 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봤다.

이는 정부 부처의 공식 보고서인 만큼, 트럼프 차기 행정부 역시 LNG 수출 승인과 관련해 이번 보고서를 검토해야만 한다. 이에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마지막 순간에 트럼프의 천연가스 계획에 장애물을 던졌다”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이후 바이든 정부의 보고서를 폐기하고, 석유와 천연가스 채굴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는 새로운 정책 보고서를 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韓 산업계 영향은?

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바이든 정부의 제지를 뚫고 LNG 수출 제한 조치를 해제할 경우, 국내 에너지 기업들에 수혜가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차후 미국의 LNG 생산·수출이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시장 성장 가능성에 주목한 일부 기업은 선제적으로 현지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일례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 현지에서 LNG터미널 사업을 벌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LNG 사업은 가스전 등에서 가스를 생산하는 사업, 생산한 가스를 터미널에 저장한 뒤 운송하는 사업, 항만 등에서 가스를 액화해 부피를 줄인 뒤 선박으로 수출하는 사업 등 세 단계로 나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이 중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고 투자 비용도 적은 터미널 사업에 우선 진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 LNG 시장이 성장하면 국내 조선업계에도 훈풍이 불어들 가능성이 높다. LNG 수출이 늘어나면 운송에 필요한 선박 수요도 자연스럽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중국이 주축인 컨테이너선 시장과 달리 고부가가치 선박인 LNG선 시장은 국내 조선사가 80%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현시점 진행 중이거나 이미 계획돼 있는 LNG 프로젝트 규모를 고려하면 향후 2~3년간 100척 이상의 신규 LNG 선박 수요가 생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국내 조선업체들도 속속 선제 대응에 착수하고 있다. 한화그룹은 미국 텍사스에 LNG 터미널을 보유한 에너지 회사 넥스트디케이드의 지분 15%를 확보하는 등 미국 시장 진출 채비를 마쳤다. 미국 LNG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넥스트디케이드를 통해 확보한 정보 및 네트워크를 LNG선 수주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도 LNG선 성능 개선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는 등 미국발(發) LNG선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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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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