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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6년째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좀비기업' 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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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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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가치도 뚝
자산 매각·부동산 재평가는 잠깐 숨통 틔우는 수준
7조원대 쇼핑몰 사업 투자에도 회의론

롯데쇼핑이 금융비용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6년째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롯데쇼핑은 자산 매각과 부동산 재평가 카드를 통해 유동성을 확충한다는 계획이지만 일각에선 제값을 받고 자산을 매각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쇼핑, 번 돈으로 대출 이자도 못 내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이자보상배율은 6년째 1.0배를 밑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이자보상배율이 1.0배를 밑돈다는 뜻은 사업으로 벌어들인 돈으로 금융비용을 다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롯데쇼핑의 이자보상배율은 2019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0.4~0.9배를 오갔다. 2019년엔 0.9배, 2020년엔 0.7배를 기록하다가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2021년엔 0.4배로 뚝 떨어졌다. 이후 2022년이나 2023년의 이자보상배율도 0.8배, 0.9배 수준을 기록했다. 벌써 6년째 이자보상배율이 1.0배 아래에 머문 것이다.

낮은 이자보상배율은 롯데쇼핑이 채권 발행에 나설 때 언급되곤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우려를 불식시켜 주는 든든한 구원투수가 있었다. 첫 번째는 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지원이었고 두 번째는 롯데쇼핑이 보유한 알짜 부동산이었다. 그룹의 계열사 ‘형님’이 도와주거나 정 안 되면 부동산만 매각해도 채권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었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과거 롯데쇼핑의 회사채 발행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자산 매각 카드, '제값' 받기 어려울 것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예전과 달라졌다. 롯데케미칼은 중국 석유화학 회사들의 대규모 증설에 발목이 잡힌 탓에 더 이상 도움을 줄 수 있는 형편이 못 된다. 이에 롯데쇼핑은 쇼핑 자산 매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알짜가 아니고서는 제값을 받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팽배하다. 특히 백화점 점포는 구조적인 특수성으로 인해 땅값만 받고 매각되는 경우가 많다.

한 부동산 매각 주관사 관계자는 “백화점 건물은 에스컬레이터가 중간에 뚫려있고 건물 외곽에 엘리베이터가 있는 구조에 변화를 주기 쉽지 않다. 쉽게 리모델링을 할 수 없으니 매수자 입장에서는 땅값만 주고 사려고 하고, 철거 비용 등을 매도자에게 얹는 경우가 많다”며 “한마디로 제값을 받고 팔기 어렵다는 뜻”이라고 했다.

롯데백화점의 미래형 쇼핑몰 타임빌라스 수원/사진=롯데쇼핑

7조원 쇼핑몰 투자에 재무 리스크 불안도

롯데쇼핑이 운영하는 롯데백화점이 국내외 쇼핑몰 사업에 7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다. 올 상반기 말 기준 롯데쇼핑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이 3조원을 밑도는 가운데 유통업황 악화가 이어지고 있어 대규모 투자로 인한 재무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다.

롯데백화점은 향후 2030년까지 국내 쇼핑몰 수를 13개로 늘리고, 이를 통해 매출 6조6,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롯데쇼핑 측은 롯데월드몰과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통해 복합 쇼핑몰의 성공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2014년 오픈한 월드몰은 롯데백화점이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 이후 K-패션, 글로벌 F&B, 팝업 등을 유치하며 매년 25%씩 성장을 이어왔으며 연간 방문객수만 5,500만 명에 이른다. 지난달 1,000만 누적 방문객을 동원한 베트남의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는 개점 약 4개월 만에 초단기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 연말에는 3,000억원 달성도 점쳐지고 있다.

문제는 재무 건전성이다. 앞서 롯데쇼핑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지속적인 매출 감소와 재무구조 개선 방안 제시 부족 등을 저평가 원인으로 꼽았다. 경쟁사들이 신사업과 M&A를 통해 외형 확대에 집중해 온 것과 달리 롯데쇼핑은 최근 5년간 저효율 마트와 슈퍼 등의 점포를 구조조정하면서 매출이 감소 추세다. 지난 2018년 연결기준 17조8,208억원에 이르던 매출액은 2019년 17조6,220억원, 2020년 16조1,844억원, 2021년 15조5,736억원, 2022년 15조4,760억원, 2023년 14조5,559억원으로 떨어졌다. 올 상반기 매출액도 6조9,411억원으로 직전연도(7조1,838억원) 대비 3.38% 감소했다.

여기에 경쟁사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부채비율로 재무 건전성에 대한 의구심 등이 제기되면서, 롯데쇼핑의 시가총액은 10월 31일 기준 1조8,670억원에 머물렀다. 이마트(1조8,202억원)에 비해서는 높았지만 GS리테일(2조2,619억원)과 BGF리테일(1조9,997억원) 보다 낮은 수준이다. 특히 시총이 가장 높은 GS리테일의 지난해 매출액은 11조6,125억원으로 롯데쇼핑 보다 약 20.2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통 업황도 우호적이지 않다. 이에 롯데쇼핑은 2026년까지 영업이익을 1조원에서 8,000억원으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롯데쇼핑의 영업이익은 2021년 2,076억원, 2022년 3,862억원, 2023년 5,084억원으로 지속 확대됐지만, 같은 기간 이자부담이 확대되면서 당기순손실이 이어졌다. 지난해에는 세전계속사업이익 1,840억원이 유입되면서 1,692억원 순이익을 얻었으나, 올해 상반기 들어서는 68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다시 적자전환했다. 올 상반기 금융비용도 3,12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883억원) 대비 8.36%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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