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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금융위기' 수준, 외환당국 ‘외환 스왑 한도 증액’으로 즉각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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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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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50원 돌파
15년 9개월 만에 최고치
국민연금 외환 스왑 확대

외환당국이 국민연금공단과의 외환 스왑(FX Swap) 한도를 확대했다. 미국 정책 변화와 국내 경기 우려 등으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급등하는 환율을 잡기 위한 조처다.

현물환매입 수요 흡수로 외환시장 안정

20일 외환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은 전날 국민연금공단과 외환 스왑 거래 한도를 기존 500억 달러에서 650억 달러(약 94조3,000억원)로 증액하기로 합의했다. 거래 기한은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양 기관이 외환 스왑을 맺게 되면 국민연금이 해외 주식을 사는 등 달러를 매수해야 할 때 시장 대신 한은을 통해 달러를 조달하게 된다. 한은이 국민연금으로부터 원화를 받고 달러를 내주는 것이다. 외환 시장의 ‘큰손’인 국민연금의 달러 매수 수요를 당국이 흡수함으로써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줄일 수 있다.

앞서 외환당국은 지난 2022년 9월 23일 국민연금과 100억 달러 규모의 외환 스왑 계약을 맺었으나 이후 환율 상황 변동이 커지면서 그 규모를 지속적으로 키워왔다. 지난해 4월 13일엔 350억 달러로 늘렸고, 올해 6월 21일엔 500억 달러까지 확대했다. 그리고 약 6개월 만에 다시 150억 달러 증액을 결정한 것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외환 스왑거래가 외환시장 불안정 시 국민연금의 달러 매입 수요를 흡수할 수 있어 외환시장 안정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스왑 거래 기간 중 외환보유액이 거래금액만큼 줄어들지만, 만기 시 자금이 전액 환원되기 때문에 외환보유액 감소는 일시적”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측도 "환율 급등 시 외환 스왑을 통한 해외 자산 환헤지는 해외 투자에 수반되는 환율 변동 리스크를 완화해 기금 수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한다"고 밝혔다.

계엄 사태 이후 원화 가치 불안정

이번 결정은 가파르게 상승하는 환율 여파에 따른 것이다. 최근 글로벌 달러 강세 기조에 국내 자산 전반에 대한 불안 심리가 겹치면서 원화 가치가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주간거래 종가(1,435.5원)보다 17.5원 오른 1,453.0원에 거래를 시작해 등락을 반복하다 오후 3시 30분 기준 1,451.9원을 나타냈다.

환율이 1,450원선을 돌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13일(1,483.5원)이후 15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국내 정치 불안과 경제 체력 약화로 인해 투자 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이달 3일까지만 해도 1,400원 아래에 머물렀던 환율은 비상계엄 사태 직후인 4일 새벽 1,440원을 돌파했다. 이후 환율은 1,410원대에서 움직이다가 7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정족수 미달로 폐기되며 불확실성이 증폭되자 1,430원대까지 고점을 높였다. 지난 14일 탄핵소추안이 가결됐지만 떨어지기는커녕 1,450원대 후반에서 움직이는 모습이다.

강달러에 각국 환율도 비상

미국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는 소식도 환율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기준금리를 추가로 25bp(1bp=0.01%포인트) 내리면서 세 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이어갔지만, 내년 금리인하 폭은 기존 100bp에서 50bp 수준으로 대폭 줄여 잡았다. 시장의 예상보다 더 매파적이었다는 평가다.

이후 시장에서는 FOMC 결과에 따른 달러 강세가 이어졌다. 연준의 금리 인하는 시장 전망에 부합했으나, 앞으로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예고에 달러가 강세를 보였고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도 일제히 급락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04% 오른 108.17을 기록했다.

미국 주식과 채권 등 달러화 자산이 블랙홀처럼 해외 자금을 흡수하고 있는 것도 강달러를 부추기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의 환율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18일 브라질 헤알화 환율이 장중 달러당 6.21헤알까지 상승(헤알 가치 하락)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라질중앙은행(BCB)이 긴급 개입해 환율을 6.10헤알대까지 끌어내렸으나 달러 대비 환율은 여전히 연초에 비해 26% 급등한 수준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분석에 따르면 BCB는 이번 주에만 60억 달러(약 8조7,000억원)를 외환시장에 쏟았다.

캐나다달러의 미국 달러화 대비 환율 역시 같은 날 달러당 1.43캐나다달러로 치솟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쇼크가 발생한 2020년 3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여기엔 전날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이 쥐스탱 트뤼도 총리가 주도한 재정 지출 확대를 거부하며 전격 사임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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