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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부메랑' SK에코플랜트, 자회사 매각 통한 재무부담 해소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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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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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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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친환경 자회사 매각
리뉴어스·리뉴원 지분 각각 75%, 100% 대상
4년간 15곳 인수했다가 차입금 불어나

SK에코플랜트가 리뉴어스(옛 환경시설관리)와 리뉴원(옛 대원그린에너지) 등 국내 친환경 계열사 통매각에 나섰다. 금리 인상 여파 속에 이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기업공개(IPO)도 어려워지자 중대 결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된다.

매각가 최대 2조 거론

1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수처리·폐기물 자회사인 리뉴어스와 매립장 매립 자회사인 리뉴원 매각과 관련해 복수의 국내외 PEF(사모펀드) 등과 접촉하고 있다. 싱가포르 IT 폐기물 기업 SK테스를 제외한 국내 친환경 계열사 전체가 매각 대상이다. SK에코플랜트는 리뉴어스 지분 75%와 리뉴원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0년 11월 리뉴어스를 어펄마캐피털로부터 1조500억원에 인수했다. 이듬해부터 2022년까진 대원그린에너지, 새한환경, 디디에스 등 폐기물 소각 및 매립 자회사 8곳을 8,256억원에 인수한 뒤 리뉴원으로 합병시켰다.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 인수합병(M&A) 시장의 ‘포식자’로 불렸다. 2020년 리뉴어스를 시작으로 2년도 되지 않아 4조원을 투입해 15곳의 친환경기업을 쓸어담으면서다. 회사 간판도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바꿔 달았다.

시장에선 SK에코플랜트 측의 희망 매각가가 1조원 중후반에서 2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친환경 M&A 시장이 활발한 만큼 매각 타이밍은 나쁘지 않다. 지난해 에코비트가 IMM 컨소시엄에 2조7,000억원에 매각됐고, 부방그룹의 수처리 자회사들도 글랜우드PE에 팔렸다. 글로벌 PEF인 EQT파트너스는 폐기물업체 KJ환경을 1조원에, 어펄마캐피탈과 더함파트너스 컨소시엄은 매립업체 제이엔텍을 5,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거래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차입금 급증 재무부담 속 사업 재편

SK에코플랜트가 5년 만에 친환경 자산을 대거 정리하는 것은 막대한 금융 비용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의 총차입금은 2019년 말 1조원에서 2024년 3분기 말 6조4,745억원으로 불었다. 작년과 재작년 이자 비용만 각각 3,200억원에 이른다.

2022년과 2023년 발행한 6,000억원 규모 전환우선주(CPS)와 4,000억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도 고민거리다. CPS는 글랜우드크레딧과 한국투자증권이, RCPS는 프리미어와 이음PE가 매입했다. SK에코플랜트는 내년 7월까지 상장하지 않으면 약속한 원리금에 더해 추가 배당을 지급해야 한다. 배당 규모는 2027년 880억원, 2028년 1,140억원으로 추산된다.

SK에코플랜트는 자금 확보를 위해 지난해 메리츠증권에 리뉴어스 지분 25%를 매각하고, 리뉴원 지분을 담보로 3,000억원 규모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 이 30년 만기 EB 금리가 연 8.45%에 달해 부담이 크다. M&A 이후 통합(PMI) 과정에서 시너지 창출이 어려웠던 점도 매각을 결정한 배경이다. SK그룹 편입 이후 운영 비용이 증가했고 소각장 운영 방식 차이로 기존 직원들이 이탈하며 노하우가 유실됐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SK그룹 리밸런싱 일환

SK그룹 차원에서 계열사 수 조정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SK그룹이 그동안 M&A로 사세를 확장하며 100곳(2018년) 이었던 계열사 숫자가 지난해 200곳을 넘었다”며 “공정거래위원회 감시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SK그룹이 리밸런싱(사업구조 개편)을 위해 SK에코플랜트 자회사를 매각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지난해 SK온·SK에코플랜트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SK온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를 지난해 합병시키며 자산 100조원대 초대형 에너지 기업을 만들었고, SK온과 SK에코플랜트에 알짜 자회사들을 떼어내 이관한 바 있다.

이에 발맞춰 SK에코플랜트도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사업 재편에 나섰다. 미국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기업 어센드엘리먼츠 주식을 매각해 1,300억원을 확보했고, SK㈜로부터 반도체용 특수가스 제조사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와 반도체 유통 전문기업 에센코어를 인수해 신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향후 SK테스와 함께 반도체 설비 구축, 모듈 제조·유통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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