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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이자 깎으려 법원행 택했나" 홈플러스 대출금리 8% 아닌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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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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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 1.2조 인수금융 단독 리파이낸싱
실질 금리는 만기수익률(YTM) 기준 최고 14%
홈플 6월까지 회생계획안 제출,향후 협상 주목
사진=메리츠증권

메리츠금융그룹이 작년 홈플러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차환) 당시 적용했던 금리가 14%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간 알려진 금리는 8% 수준이었는데 실제로는 그 2배에 가까웠던 것이다.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만큼, 업계에서는 메리츠 인수금융 금리가 몇 %까지 조정될지 주시하고 있다.

MBK, 지난해 홈플 대출금리 최고 14%로 차환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메리츠는 지난해 5월 홈플러스 인수금융 리파이낸싱 당시 단독 주선사로 나서 1조2,000억원을 대출해 줬다. 메리츠금융그룹 전체에서 메리츠증권의 익스포저가 6,551억2,000만원으로 가장 크고, 캐피탈과 화재가 각각 2,807억7,000만원씩 부담했다.

시장에서는 당시 금리가 8%로 정해졌다고 알려진 바 있는데, 이는 쿠폰 금리였고 만기수익률(YTM)은 최고 14%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즉 원금 상환 전까지는 연 8%의 이자를 부담하되, 원금 상환시에는 3.5~6%의 금리를 더 얹어주기로 합의한 것이다.

홈플러스가 2,500억원을 1년차에 조기상환할 시 금리는 8%에 3.5%를 더한 11.5%가 된다. 2년차에 3,500억원을 조기상환하면 8%에 5.5%를 더한 13.5%의 금리가 적용된다. 만약 조기상환하지 않는다면 YTM은 8%에 6%의 추가 수수료를 더한 14%가 되는 구조다.

쿠폰금리를 낮게 설정하고 YTM을 높게 잡는 건 중순위 트랜치에서는 종종 있는 일이다. 다만 이 경우 만기 전 이자 부담을 낮춰주기 위한 장치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향후 영업이나 투자 유치 혹은 자산 매각 등으로 돈을 많이 벌었을 때 더 갚으라’는 취지인 것이다.

이자율 재조정 가능성

이 같은 구조는 당시 홈플러스가 기존 은행권과 협상이 진행되지 않자 메리츠금융과 급히 협상에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홈플러스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당시 부동산이나 경영권 매각 등을 통해 만기 이전에 투자금 회수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해당 조건을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4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해 오는 6월 3일까지 법원에 회생 계획안을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메리츠는 담보권 실행을 통해 온전히 자금 회수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지켜보는 가운데 홈플러스 임직원과 협력업체를 벼랑 끝으로 내몰면서 담보권을 실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IB업계는 홈플러스가 메리츠에 이자율 인하를 요청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메리츠의 대출금은 충분한 담보권을 가지고 있고 담보신탁형태로 즉시 담보권 실행이 가능하다”며 “MBK 측의 강력한 자구책을 지켜보고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홈플러스가 메리츠에 상당한 이자를 지급하면서 동시에 기업 정상화를 추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현재 여론을 고려하면 메리츠도 한발 물러설 공산이 크다고 본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MBK가 메리츠증권으로부터 이자를 깎는 등 더 유리한 대출 조건을 끌어내기 위해 전략적으로 법원행을 택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회생절차에 들어간 이상 메리츠는 좋건 싫건 핵심 채권단으로서 회생계획에 참여해야 하는데, 고통 분담을 요구받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홈플러스가 상거래 채권(납품 대급) 지급을 재개하고 노동자 권익을 지키겠다는 등 메시지를 내놓는 것도 메리츠를 향한 은근한 압박 아니냐는 관전평도 있다.

메리츠證 재정건전성 '적신호'

업계에서는 이번 홈플러스 사태가 메리츠증권의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팽배하다.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의 자산건전성 지표는 2022년부터 악화되는 모습이다. 주요 원인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부동산 관련 요주의 및 고정이하자산 증가다. 특히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1조2,000억원 규모의 해외 부동산 PF는 글로벌 경기 상황에 따라 투자금 회수와 처분에 장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메리츠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금융 위험 익스포져는 2024년 말 기준 134%로, 대형사(58%) 및 중소형사 평균(52%) 대비 두 배를 훌쩍 넘는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부동산 PF에 따른 건전성 위험 지적에 대해 "선순위 대출 비중이 96%로 매우 높고 담보인정비율(LTV)도 42%로 안정적인 자산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험성이 있지만 모두 회수 가능한 형태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부동산 금융 외적인 ‘빅딜’을 통해 성과를 개선하다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메리츠증권은 2022년 이후 국내 부동산PF 시장이 위축되고 부실화가 대두되는 등 '부동산 불패 신화'의 쇠락과 함께 IB 딜을 확장하는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자금난에 처한 기업의 구원투수로 나서면서 조금씩 영역 확장에 나섰다. 지난 2023년 롯데건설의 유동성 위기에 메리츠증권을 포함한 메리츠금융그룹이 9,000억원을 출자한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고려아연 분쟁사태에는 고려아연 사모사채를 1조원을 인수하면서 이자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부동산금융과 비슷한 방식의 '선순위 담보 고이자 수익모델'은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에서 발목이 잡혔다. 메리츠증권의 2024년 말 기준 자본 규모는 6조9,000억원 수준이다. 홈플러스 사태에 노출된 대출채권은 9,359억원으로, 전체 자본 대비 14%에 해당한다. 이렇다 보니 부동산 금융 익스포져에 더해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로 요주의이하 여신 규모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한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담보권 실행을 통한 채권 회수 계획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메리츠증권을 포함한 메리츠금융은 담보권 실행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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