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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뱅 3사 중 ‘케이뱅크’만 역성장, 업비트 예치금이 ‘고금리 부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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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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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 최대 카카오뱅크·첫 연간흑자 토스뱅크
상장 시급한 케이뱅크는 순이익 급감
업비트 특수 끝났나, 거래소 의존 ‘양날의 검’
케이뱅크 사옥/사진=케이뱅크

인터넷전문은행 3사 중 케이뱅크만 역성장하고 있다. 순이익을 비교하면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와 격차가 점점 벌어졌으며, 주택담보대출을 취급하지 않는 토스뱅크에도 뒤처졌다. 기업공개(IPO)가 시급한 케이뱅크는 최근 주관사를 선정하고 있지만, IPO 흥행을 위해서는 수익 다각화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케이뱅크 1Q 순익 161억, 전년比 68.2% 급감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토스뱅크(하나금융지주 사업보고서 기준)는 올해 1분기 18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나금융은 토스뱅크 지분 9.5%를 보유한 주주로 사업보고서에 토스뱅크 실적이 기재된다. 지난해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한 토스뱅크는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6.4% 성장했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도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1,830억원, 당기순이익 1,3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3%, 23.6% 늘었다. 수신 잔액은 60조4,000억원으로 분기 최초로 60조원을 돌파했다.

이에 반해 케이뱅크의 1분기 성적표는 암울했다. 올해 1분기 케이뱅크는 16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500억원) 대비 68.2%나 감소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케이뱅크의 당기순이익은 1,2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0배 이상 증가하며 역대 최대 순익을 기록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2022년 연간 실적(836억원)도 뛰어넘은 역대급 순익을 기록한 배경으로 빠르게 유입된 새로운 고객들을 꼽았다. 케이뱅크의 가입고객 규모는 1,274만 명에 달한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힘입어 제휴한 업비트 고객이 급증한 지난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증가폭(321만 명)이다.

고객이 늘며 수신도 가파른 성장을 보였다. 지난해 말 케이뱅크의 수신은 28조5,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말 19조700억원 대비 49.8% 늘어난 수치다. 케이뱅크는 △플러스박스 고액 예치 고객 대상 금리 인상 및 한도 폐지 △생활통장 연계 입출금 리워드 △돈나무 키우기 △K패스 기능 MY체크카드·ONE체크카드 출시 등이 요구불예금 증가로 이어졌고, 이에 전체 수신도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의 가계 수신 중 요구불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3년 말 47.1%에서 지난해말 59.5%로 늘었다.

가상자산 예치금 수수료 상승 영향

올해도 머니마켓펀드(MMF) 운용 수익 확대와 플랫폼 광고 매출 본격화를 통한 비이자수익이 늘어났다. 하지만 가상자산거래소 예치금 이용료율 상향으로 이자 비용이 늘어난 것이 수익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뱅크는 국내 1위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의 원화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지금까지 케이뱅크의 실적은 업비트를 통한 높은 가상자산 예치금이 뒷받침해 왔다. 1분기 기준 두나무의 예치금은 5조4,994억원으로 케이뱅크의 전체 수신 잔액(27조7,979억원)의 20% 수준이다. 가상자산거래소들은 고객에게 예치금 이용료를 지급하고 있는데, 거래소들의 예치금 경쟁에 따라 업비트 예치금 이용료율이 0.1%에서 2.1%로 상승했다. 이 때문에 케이뱅크가 지급하는 이자 비용도 급증했다.

문제는 예금이 늘어난 만큼 대출도 함께 늘었느냐는 점이다. 케이뱅크의 올해 1분기 수신 잔액은 27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넘게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대출 잔액은 16조9,000억원으로 14% 증가에 그쳤다. 수신이 여신을 앞서면서 쌓인 유동성은 결국 수익률이 낮은 국공채(3.0%)나 환매조건부채권(RP·2.92%) 등에 운용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이어졌다. 자금을 적극적으로 굴리지 못한 결과 전체 수익성도 함께 낮아진 것이다.

특히 대출 포트폴리오의 절반 이상이 주담대에 집중돼 있다는 점도 수익성 측면에서 제약 요인으로 지목된다. 올해 1분기 기준 케이뱅크 전체 여신 가운데 주담대 비중은 50.7%에 달한다. 주담대는 금리가 낮고 회전율이 떨어지는 특성상 자산 규모에 비해 수익 기여도가 낮다. 이 영향으로 케이뱅크의 예대율은 60.8%, 순이자마진은 1.41%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예대율 73.3%)나 토스뱅크(NIM 약 1.8%)에 비하면 다소 뒤처진다.

케이뱅크 사옥/사진=케이뱅크

수익성 유지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 필요

이에 시장에서는 올해 세 번째 IPO를 준비하는 케이뱅크를 두고 수익성 유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인터넷은행 3사 모두 가계 대출이 제한적이고 이자 수익이 감소한 외부 환경은 동일하지만 케이뱅크만 실적이 뒷걸음질 친 건 그간의 실적이 가상자산 예치금에 의존해 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케이뱅크는 고객 확보를 위해 높은 예금 금리를 유지하면서 대출 금리를 비교적 낮게 설정하고 있다. 1분기에만 고객 수가 90만 명 늘어나면서 1년 새 30%가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단기 유동성 확보에는 유리하지만 비용 부담이 크고 이자 마진도 축소되는 전략이다. 업비트 예치금 이자 비용이 늘어난 상황에서 이런 전략은 장기적으로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동시에 상장 일정도 촉박하다. 지난 2021년 케이뱅크는 사모펀드(PEF)로부터 7,000억원대의 투자를 유치하며 상장 기한 조건을 걸었다. 2026년 7월까지 상장을 완료하지 못할 경우 동반매도청구권에(드래그 얼롱·Drag Along) 따라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최대 주주인 BC카드는 재무적 투자자(FI) 지분을 인수하거나 제4자에 넘겨야 한다.

지난 2월 상장예비심사 효력이 만료되면서 케이뱅크는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장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상장 기한이 1년 정도밖에 안 남은 만큼 시간이 넉넉하지 않다. 실제로 케이뱅크는 최근 주요 대형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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