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에어프레미아 품는 타이어뱅크, 감자·유증으로 자본잠식 해소 나설까
Picture

Member for

7 months
Real name
김민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수정

1,200억원에 지분 22% 인수
자본잠식 해소에 대규모 자금 필요
대명소노는 180억원 차익에 만족
사진=에어프레미아

타이어뱅크가 사모투자회사 AP홀딩스를 통해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하면서 항공업 진출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타이어뱅크는 감자와 유상증자, 전환사채 매입 등으로 에어프레미아의 자본잠식을 해소하고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2대 주주인 대명소노가 티웨이항공에 집중하며 발을 뺀 가운데, 에어프레미아의 유연한 시장 포지션과 성장 잠재력에 주목한 전략적 결정으로 평가된다.

AP홀딩스 지분율 46%→70%

21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AP홀딩스는 에어프레미아 2대 주주인 JC파트너스·소노인터내셔널 측 지분 22%를 1,194억원에 인수할 것을 표명했다. 이를 위해 AP홀딩스는 계약금 200억원을 납부했으며, 1,000억원가량의 잔금이 남았다. 잔금의 납입 시한은 9월 말로, 잔여 지분 인수가 완료되면 AP홀딩스는 기존 보유 지분(46%)을 포함해 약 70%의 지분율을 보유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김정규 타이어뱅크 회장이 자녀들 소유의 AP홀딩스를 통해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사업이 타이어 유통과 정비, 물류 등 자동차 생태계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만큼 항공업 진출을 통해 그룹 외연을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실제 타이어뱅크는 최근 온라인 직구 확대, 차량 전동화, 정비 시장 경쟁 심화 등으로 기존 사업의 성장성에 한계가 드러난 상태다.

이 때문에 김 회장과 타이어뱅크가 전통 산업에 기반을 둔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항공업을 새로운 외형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에어프레미아는 기존 저비용항공사(LCC)와 달리 중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하는 ‘하이브리드 항공사(HSC)’로, 향후 미주·유럽 등 노선 확장을 통해 외형을 키울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는 점도 인수 결정의 배경으로 꼽힌다.

자본잠식에 빠진 ​에어프레미아로선 구세주가 절실한 상황이다. 자본잠식이란 자본총계(순자산)가 납입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에어프레미아의 지난해 말 기준 자본잠식률은 81%에 육박한다. 상장사의 경우 자본잠식률(자본금-자본총계/자본금)이 50% 이상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완전자본잠식(자본잠식률 100% 이상)일 경우 상장 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사업 활동 전무한 AP홀딩스, 자금 조달 어디서?

변수로는 AP홀딩스의 자금 조달 능력이 거론된다. 장부가 기준 자본금 10억원에 설립된 AP홀딩스는 에어프레미아 투자를 위해 설립된 법인으로 별도의 사업 활동은 하지 않는다. 지난해 매출은 발생하지 않았고, 3,362만원의 영업손실만 기록했다. 작년 말 기준 AP홀딩스 지분은 ​김 회장이 20%, 김 회장의 자녀인 김승연씨(24), 김성연씨(22), 김수연씨(19)가 나머지 80%를 나눠 갖고 있다.

따라서 이번 에어프레미아 지분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결국 타이어뱅크 또는 김 회장 주머니에서 나올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타이어뱅크는 지난 2023년 AP홀딩스가 에어프레미아 지분 30.42%를 JC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인수했을 때도 AP홀딩스가 발행한 전환사채 810억원어치 중 533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전폭적 자금 지원에 나선 바 있다. 나머지 277억원은 김 회장 개인이나 또 다른 관계사가 지원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AP홀딩스가 소노 측에 1,200억원가량을 지급한 이후에도 에어프레미아에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해야 한다는 점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해부터 항공기 정비 및 안전 점검으로 인한 결항을 여러 차례 반복했는데, 이를 해소하는 데 투입될 비용이 막대하다는 진단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엔진 정비를 맡은 롤스로이스사의 스페어 엔진 지급이 늦어지면서 올해 2월과 4월 세 차례에 걸쳐 스페어 엔진 세 대를 추가로 구입한 데 이어 오는 7월에도 한 대를 더 구매할 예정이다.

이 때문에 AP홀딩스는 올 하반기 500억~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유증은 감자를 통해 자본금과 결손을 줄인 뒤 유증을 진행하는 만큼 이 경우 감자 또한 동시 추진될 공산이 크다. 감자 비율 등에 대해선 아직 확정된 바 없지만, 그 시점은 인수대금 납입 기한인 9월 전후가 될 전망이다.

대명소노 “티웨이항공으로 충분”

한편 대명소노그룹은 이번 지분 매각으로 에어프레미아 인수전에서 발을 빼게 됐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예상보다 길어진 티웨이항공 기업결합신고 절차와 자체 미주 노선 확대 자신감, 타이어뱅크 측의 강한 인수 의사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내놨다. 소노그룹이 복수 항공사 인수로 관련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기보다는 티웨이항공 인수 후 육성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앞서 대명소노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서준혁 회장을 비롯한 대명소노 측 인사 9명을 티웨이항공 이사회에 진출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이 나지 않으면서 해당 계획은 무위로 돌아갔다. 기업결합 심사는 신고일로부터 30일, 최대 90일 안에 결론을 내야 하지만, 자료 보완에 들어가는 시간은 심사 기간에 포함되지 않아 승인이 지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자체적으로 미주 노선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대명소노가 티웨이항공에 집중하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명소노는 티웨이항공을 인수하고 에어프레미아도 추가 인수해 대형항공사(FSC)를 출범시키려 했다. 유럽 중심 노선의 티웨이항공과 미주 중심 노선의 에어프레미아 결합으로 대한항공에 이은 장거리 국제선 강자로 발돋움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티웨이항공 자체적으로 미주 노선 확대에 들어가면서 상황이 우호적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7월부터 캐나다 밴쿠버 노선을 신규 취항하는 등 미주 노선을 본격 확대 중이다.

AP홀딩스가 에어프레미아 경영권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한 점도 대명소노가 지분 매각을 결정한 주요인으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AP홀딩스의 자금력에 의문을 품으며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인수금액 경쟁에서 뒤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지만, AP홀딩스가 주당 1,900원에 대명소노와 사모펀드(PEF) 운용사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에어프레미아 지분 22%를 모두 사들이겠다고 나오며 매각 의사를 공고히했단 전언이다. 이번 거래로 대명소노는 에어프레미아 지분을 확보한 지 7개월 만에 약 180억원의 차익을 거두게 됐다.

Picture

Member for

7 months
Real name
김민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