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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단체관광객 무비자 허용에 유통업계 ‘유커 특수’ 기대, ‘여행 패턴·소비 여력’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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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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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유커 귀환 시작
침체된 관광·유통 시장에 활력 기대
고전 중인 유통·면세업계에도 단비

정부가 오는 22일부터 무사증(무비자)으로 방한할 중국 단체관광객의 명단 접수를 시작한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7년 만에 재개되는 이번 조치는 중국 국경절 연휴를 앞둔 방한 수요를 선제적으로 흡수하고, 침체된 관광·유통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결정이다. 이에 면세점과 백화점 등 유통업계는 ‘유커(遊客) 특수’의 귀환을 기대하며 분주히 대응에 나서고 있으나, 중국 내 경기 침체와 소비패턴 변화가 변수로 떠오른다.

29일부터 무비자 한국 입국

7일 문화체육관광부, 외교부 등은 중국 단체관광객 대상 한시적인 무비자 입국 허용 관련 세부 지침이 담긴 관계 부처 합동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 사전에 자격을 취득한 국내와 국외 전담 여행사가 모집한 최소 3인 이상 중국 단체관광객에 한해 무비자 입국과 15일간 체류를 허용하는 게 골자다. 단체관광객이 입국과 출국 시 이용하는 항공, 선박편도 동일해야 한다.

2002년 특별법 시행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제주도 방문 중국 개별·단체관광객은 종전대로 30일 이내 체류가 허용된다. 목적지인 제주 방문을 위해 인천과 김포, 김해 등으로 입국하는 환승객(5일 이내), 일본 단체 비자 소지 환승객(15일 이내), 인천공항 환승객(72시간 이내), 청소년 수학여행단(30일 이내)도 현행 무비자 입국 허용 조건이 유지된다.

정부가 중국 단체관광객 대상 무비자 입국 허용과 관련해 세부 지침을 내놓은 건 지난달 ‘관광 활성화 미니정책 TF 회의’ 이후 한 달 만이다. 정부는 지난달 6일 국무총리 주재 회의에서 방한 관광 활성화를 위해 이달 29일부터 내년 6월 30일까지 9개월간 중국 단체관광객 대상 무비자 입국을 한시 허용하기로 했다. 2000년 6월 중국인의 한국 여행 완전 자유화 이후 한국 정부가 중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건 2018 평창동계올림픽(2017년 12월~2018년 3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내수 부진 돌파구 기대

정부가 무비자 입국 허용에 나선 건 내수 진작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조처다. 중국발 여행객 증가에 따른 기대감이 가장 큰 곳은 면세업계다. 올여름 성수기에도 면세점은 웃지 못했다. 매장은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정작 매출은 뒷걸음질쳤기 때문이다. 한국면세점협회 조사 결과 7월 면세점 매출액은 9,2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8.6%, 전월 대비 15.2% 줄었다. 이는 올해 들어 매출액이 가장 낮았던 1월(9,540억원)보다도 더 줄어든 금액이다.

반면 7월 면세점 방문객은 258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2%, 전월 대비 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즉 방문객은 늘었는데 매출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실제로 면세점의 1인당 구매액은 지난해 7월 42만5,922원에서 올해 35만6,521원으로 16.3% 감소했다.

이처럼 유커 특수가 사라진 이후부터 면세업계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공항이나 시내 면세점 가릴 것 없이 수년 째 고전 중이다. 특히 시내보다 공항 면세점들이 더 고전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호텔신라는 호텔 부문에서 선방하고서도 면세점 때문에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4%나 줄었고, 당기순익은 적자 전환(잠정실적 기준)했다. 비상장기업인 신세계디에프도 작년 매출은 약간 늘었으나 영업손익은 2023년 967억원 흑자에서 작년에는 197억원 적자로 적자전환했다.

인천국제공항 내 입점한 신세계면세점 모습/사진=신세계면세점

中 경기 침체에 소비여력 낮아

이런 상황 속 유커들의 귀환 소식은 면세업계에 큰 호재다. 면세업계 매출에서 중국인 비중이 70% 이상으로 추산되는만큼, 실적 부진에 인천공항공사와 임대료 조정 분쟁까지 겪고 있는 면세업계에서는 매출 회복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에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중국 우상그룹·왕푸징그룹 경영진과 협력 강화에 나섰으며, 롯데·신라면세점도 중국국영면세점그룹의 모기업인 중국여유그룹과 미팅을 갖는 등 발 빠르게 대응을 모색하고 있다. 백화점업계도 무비자 시행을 호재로 본다. 전체 매출 성장세는 둔화됐지만 외국인 매출 비중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어서다. 주요 백화점의 외국인 매출 비중은 약 10% 내외로, 현대백화점의 경우 2022년 3%대에서 지난해 10% 중반까지 급등했다.

다만 중국의 경기 침체로 중국인들의 소비 여력이 과거 대비 줄었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예전처럼 중국 단체 관광객이 대규모 입국해 국내에서 많이 소비하는 시기는 이미 지나갔다"며 "중국 관광이 해외에서 소비를 많이 안 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 조사 결과 지난해 중국인 방한객의 주요 활동 중 쇼핑 비중은 68.2%로 2019년(95.1%) 대비 급락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저가 여행상품을 통해 한국을 방문한 뒤 남는 예산으로 면세 쇼핑을 즐기는 구조였지만, 현재는 항공료와 숙박비가 크게 올라 이런 방식의 상품 구성 자체가 쉽지 않다"고 짚었다.

면세업계뿐 아니라 다른 유통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중국인들의 관광패턴이 소비에서 체험으로 변모하고 있어서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중국 유커 유입과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응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들은 쇼핑보다 체험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면세점이나 로드샵에서의 제품구입보다 한국의 맛집, 관광지를 즐기는 경향이 강하다는 의미다. 여기에 최근 중국인들의 지갑이 얇아진 데다 한국이 고물가를 이어가고 있어 중국 소비자들의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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