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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구리 가격, 중국 대규모 경기 부양책 발표에 일제히 반등

철광석·구리 가격, 중국 대규모 경기 부양책 발표에 일제히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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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철강·구리 등 원재재 값 반등
중국 당국의 대규모 부양책 효과
경제 침체에 강력한 정책 지원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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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간 상하이선물거래소 철근 선물 가격 추이/출처=트레이딩이코노믹스

경기 침체로 부진했던 원유·철 등 원자재 가격이 일제히 반등했다. 중국 인민은행의 '유동성 확대 패키지'가 꺼져가던 건설·제조업의 불씨를 되살린 결과라는 평가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25일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1.7% 오른 배럴 당 71.57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가격 역시 런던ICE거래소에서 1.7% 오른 배럴 당 75.16달러를 기록했다. 3주 만에 최고 가격이다.

중국 건설·제조업 부진으로 올 들어 전날까지 22.86% 하락했던 철근 가격도 반등의 계기를 맞았다. 상하이선물거래소(SHFE)에서 철근 선물은 전날보다 3.43% 오른 톤(t)당 3,134위안에 계약이 체결됐다. 구리(4.3%) 은(4.84%) 백금(3.27%) 아연(4.44%) 알루미늄(2.61%) 등 비철금속 가격도 일제히 올랐다.

광산업체·원자재 중개 관련 주들도 급등했다. 미국 광산회사 프리포트맥모란(Freeport McMoRan)의 주가는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7.95% 상승한 48.7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서던 코퍼(7.14%) 아카디움(3.60%) 앨버말(2.02%) 등 리튬·구리 등 채굴업체 주가도 상승세를 보였다. 글로벌 원자재 중개기업 글렌코어 주가는 런던 증시에서 3.94% 올랐고, 프랑스에 상장된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업체 카자톰프롬(Kazatomprom) 주가도 7.45% 급등했다.

중국 당국, 190조 경기 부양책 발표

원자재 섹터 전체 수요를 뒷받침한 대표적 호재는 중국의 광범위한 통화 부양책이다. 24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판궁성(潘功勝) 행장과 리윈쩌(李雲澤)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장, 우칭(吴清)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최 금융당국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다양한 경제 부양책을 발표했다. 조만간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p) 낮춰 금융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위안(약 189조4,000억원)을 공급하고 상황에 따라 올해 안에 지준율을 추가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 0.2%p 인하 방침과 함께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하와 같은 부동산 대책도 내놨다. 중국은 그간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해 새로 지은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금리를 기존 주택보다 낮게 적용해 왔는데, 이를 기존 주택으로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판 행장은 이 정책으로 전체 주담대 금리를 평균 0.5%포인트 내리는 효과가 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베이징을 포함한 모든 지역에 대해 이미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두 번째 주택을 살 때의 계약금(최소 납입금) 비율을 기존 최저 25%에서 15%로 낮추겠다고도 했다. 지방정부·국영기업이 미분양 주택을 대거 매입할 수 있도록 인민은행의 ‘재대출 제도’ 또한 확대 시행한다. 리 총국장은 “은행·보험 기관이 부동산·지방정부 부채 위험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도록 유도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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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제 성장 목표달성 '빨간불'

이번 조치는 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이 발표한 최대 규모 경제 부양책이란 평가가 나온다. 3대 금융 수장이 한꺼번에 나와 중국 당국의 경기 부양 의지를 보여준 것도 이례적이었다. 중국 정부가 '5% 안팎'이라는 올해 경제 성장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그만큼 녹록지 않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열흘 전 발표된 소매 판매와 산업 생산 등 지난달 경제 지표는 모두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8월 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5.3% 떨어져 9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해 성장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에 월가 투자은행(IB)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기관들도 최근 들어 너나 할 것 없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5% 미만으로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UBS, JP모건, 노무라홀딩스 등 기관별로 차이는 있지만, 이들이 집계한 성장률 목표치는 현재 4.5%에서 4.9% 사이에 머물고 있다.

중국 당국이 보다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시점도 이때다. 지난 12일 지방 시찰에 나선 시 주석은 올해 성장률 목표 달성에 매진할 것을 주문한 계기로 당국이 강력한 경기 부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시 주석은 당시 "모든 지역과 부처가 공산당 중앙위원회(당 중앙)의 경제사업과 각종 주요 조치를 성실히 관철해 나가야 한다"며 "3분기 후반부와 4분기의 경제 사업을 잘 수행함으로써 올해 경제사업 발전 목표 임무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5%p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한 이후 중국 인민은행은 위안화 가치를 크게 떨어뜨리지 않고도 통화 정책을 완화할 여유를 얻게 된 것도 이번 경기 부양책이 나오게 된 배경 중 하나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내림세가 가팔라지면서 이보다 적극적인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중국은 부동산 시장 침체 탓에 토지 판매 사업으로 재정을 충당해 온 지방정부가 심각한 부채 위기에 내몰리고 있고, 기업들의 경영난이 가중돼 취업난이 심화되는 한편 임금 삭감도 이어지면서 소비 및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는 악순환이 벌어진 상황이다. 미국과의 격화하는 무역 분쟁도 수출 의존도가 높은 중국엔 악재다. 베이징에서 접촉한 중국의 무역 회사 관계자는 “최근 중국 경제를 지탱해 온 제조 업체들조차 생산 감소를 고려하고, 위안화 환율 급변으로 해외 납품을 망설이고 있다. 팔팔 끓었던 ‘중국 경제’란 큰 가마솥이 식고 있다”고 토로했다. 일부 중국 제조·자재 업체는 한 달 사이 달러·위안화 환율이 크게 출렁이자 수출 시 ‘위안화·달러 환율 고정’ 조건마저 내걸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경제의 난관 봉착은 내부에서도 더 이상 대외비가 아니다. 시 주석이 지난 7월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중국 최고 지도부 집무처)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경제의 큰 흐름에서 봤을 때 큰 도전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한 데 이어 공개 석상에서 중국 대기업 인사들의 ‘앓는 소리’도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중국 최대 기술 기업인 텐센트의 한 임원은 이달 초 선전에서 열린 공개 행사에서 “중국의 소비 다운그레이드(하락) 추세가 뚜렷하고, 과도한 투자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커졌으며, 네이쥐안(内卷·소모성 경쟁)까지 일어나며 대출로 연명하는 기업이 많다”며 “‘케이크(경제 규모)’가 더 커지지 않으면 제로섬게임이 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다만 중국 지도부가 미국의 대중국 압박에 대응하고 정치 안정을 강화하기 위해 ‘기술 돌파’와 ‘국가 안보’를 최우선 순위로 삼은 만큼 향후 파격적인 추가 경제 부양책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뒤따른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관심사는 ‘고품질 발전’과 ‘신품질 생산력’이란 구호로 대표되는 첨단 기술 기반 신경제 모델 구축이기 때문에 당장의 경기 회복에만 역량을 집중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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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으로 번지는 미중 갈등, K-조선 글로벌 지배력 강화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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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조선업까지 겨냥하는 미국 제재 칼날
K-조선 반사이익 기대감 상승, 韓美 협력 강화
사양산업 취급받던 조선업, 호황기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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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조선업계로 전선을 넓혀가는 가운데, 글로벌 선박 시장에서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내 조선사들의 반사이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의 해양 굴기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한국의 조선사들과 협력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미중 간 긴장 고조가 국내 조선사들이 상선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 외에도 미국 해양 방산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할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하는 양상이다.

美·캐나다·EU, 중국 조선업 견제

24일(현지시간)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중국은 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선박을 건조할 때 실질적인 작업량을 수치화한 것) 기준으로 지난해 글로벌 조선사 인도량 6,447만 CGT 중 3,280만 CGT를 인도하며 50.9%를 차지했다. 이어 한국 조선사 1,832만 CGT(28.4%), 일본 조선사 994만 CGT(15.4%) 순이다. 미국 조선사는 61만 CGT로 전체 인도량의 0.1%에 불과했다. 미국의 선박 건조능력은 40년 전만 해도 세계 1위였으나 현재는 세계 19위로 떨어진 상태다. 반면 중국은 최근 20년 동안 연간 미국 생산량의 3배 이상의 선박을 만들어 내며 글로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글로벌 조선업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자 미국은 견제에 나섰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항만에서 사용 중인 중국산 STS 크레인(Ship to Shore Crane·배에 실린 컨테이너를 육상으로 옮기는 크레인)에 25%의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전미철강노조(USWA) 등 미국 주요 노동조합의 청원에 따른 조처로, 앞서 미국 5개 노조는 지난 3월 중국의 조선, 해운 물류 산업의 불공정 관행을 조사해 달라는 진정서를 USTR에 접수했다. 중국 정부가 세계 조선, 해양, 물류 산업을 장악하기 위해 가격을 인위적으로 낮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전 세계에 항만과 물류 시설망을 구축한 뒤 미국 선박과 해운사를 차별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중국 정부가 보조금 등 각종 특혜로 중국 조선업을 지원해 미국 조선업이 피해를 봤다는 의견이 팽배하다.

이에 조 바이든 행정부는 무역법 301조(슈퍼 301조)를 발동하고 중국 조선·해운업에 대한 조사에 돌입, 자국 항만 내 200개의 중국산 크레인을 대상으로 사이버 위협 평가를 내렸다. 중국산 STS 크레인이 원격 제어·서비스·프로그램이 가능한 만큼 중국의 '스파이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보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월 해안경비대에 해양 운송체계를 사이버 위협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필요한 권한을 부여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여기에는 크레인 생산 기반을 미국에 두는 데 5년간 200억 달러(약 26조7,000억원)를 투자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중국을 견제하는 움직임은 캐나다에서도 포착된다. 캐나다해양·조선협회(CMISA)는 이달 초 캐나다 정부에 현재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는 관세율 100% 조치를 선박까지 확대할 것을 요청했다. CMISA는 중국산 선박이 캐나다 산업과 국가 안보에 중대한 전략·윤리적 위협을 가한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 조선소가 상선 외에도 중국 해군을 위한 군함을 건조해 북극해 등에서 캐나다의 이익에 잠재적 도전이 되고 있다는 의견을 정부 측에 전달했다.

유럽연합(EU)에서도 대중국 규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유럽조선소·해양장비협회(SEA유럽)는 올해 초 유럽의회(EP)에 포괄적 유럽 해양 산업 전략을 세워줄 것을 요청했다. SEA유럽은 “선가 차이가 30~40%나 나는 것에 더해 중국 은행이 제공하는 각종 인센티브 때문에 중국으로 발길을 돌리는 선주가 많다”며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유럽 조선 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WSJ "韓 조선업, 美-中 해군력 격차 줄일 열쇠"

이 같은 중국 조선업에 대한 각국의 견제 움직임은 국내 조선업계에 반사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분야는 미국 해군 함정 사업이다. 최근 중국은 아시아 패권을 쥐기 위해 해군력을 급격히 증강하면서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함정 보유수에서 중국(370척)은 미국(292척)을 앞지른 상태다.

글로벌 해양 패권은 지난 100여 년간 1·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영국에서 미국으로 승계돼 왔다. 그러나 미국보다 앞서 조선산업이 쇠퇴한 영국에서는 이제 중형급 구축함 1척 건조에 11년이 걸릴 정도고, 미국도 존스법(Jones act)에 따라 상선건조산업의 명맥만 유지할 뿐, 수익성 높은 군함을 건조하는 조선사들은 급격한 사업 기반 축소 현상에 고민하고 있다. 해양 세력의 맹주를 자처하고 있는 미국이 해양 물류와 인프라는 물론, 해군력 자산 유지 역량에 대해 자성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에 미국이 선택한 것은 세계 조선업계에서 중국과 함께 2강을 형성하는 한국과의 협력이다. 미국은 현행법상 군함을 외국에서 건조할 수 없는 만큼 HD현대중공업 등 한국 조선업체들이 미국에서 직접 조선소를 운영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지난 2월 울산을 방문한 카를로스 델 토로(Carlos Del Toro) 미국 해군 장관은 HD현대 인사들에게 “미국에 투자하라”고 직접 말하기도 했다. 지난 6월 한화그룹이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필리조선소(Philly Shipyard)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맺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대해 미 해군은 한화그룹의 필리조선소 인수가 중국과의 경쟁에서 필수인 미국 조선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환영했다.

WSJ도 중국과의 해군력 격차를 줄일 열쇠로 한국 조선업을 지목했다. 23일(현지시각) WSJ는 ‘세계 최대 조선소에서 중국에 맞설 동맹 찾는 미국’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한국은 해양 지배력이 커지고 있는 중국에 필적하는 조선 역량과 노하우,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 해군 함정 사업 협력 논의 대상인 한국 조선업계의 장점을 소개했다.

첫손에 꼽힌 것은 대규모 생산능력이다. HD현대의 경우 울산 본사에 설치한 10개의 드라이 독(선박건조 설비)에서 매년 40~50척의 군함과 상업용 선박 주문을 소화하며, 1만4,000여 명에 달하는 근로자들이 필요에 따라 군함이나 상업용 선박 건조 현장에 배치된다. 한 조선소에서 군함과 상선을 동시 건조할 수 있어 수요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은 생산 효율성 면에서 또 다른 강점이라고 볼 수 있다. WSJ는 이 같은 유연성이 미국이나 유럽 조선업체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HD현대가 외부 영향을 최소화하고, 효율적으로 주문에 대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조선업체들이 이미 뉴질랜드, 필리핀, 페루 등 여러 국가의 해군 함정을 건조한 경험이 있는 데다 탄탄한 인력·기술력을 보유해 비용 효율성 면에서도 미국에 훨씬 앞선다는 점도 강점으로 언급됐다. WSJ는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같은 사양의 함정을 미국에서 건조할 경우 한국보다 2배 이상 비용이 들고, 건조 기간도 3분의 1 정도 더 길어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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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겨울 끝났다, 슈퍼사이클 맞은 조선업계

이런 가운데 업계에선 혹독하고 길었던 조선업의 겨울이 완전히 끝났다는 평이 나온다. 2000년대 들어 호황 쾌속선을 타고 달리던 국내 조선업은 2010년대 중반,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조선사들이 약진하면서 설 자리를 잃어갔다. 2020년대를 기점으로 업황이 다소 회복되긴 했으나 ‘사양 산업’ 이미지가 씌워지면서 예전의 명성을 되찾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팽배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조선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달라지는 모습이다. 몇몇 긍정적인 신호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선박 가격 흐름을 보여주는 지수가 대표적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이 집계한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 새로 건조하는 선박 가격을 지수화한 것)’는 이달 초 189.7을 기록했다. 이 지수가 180 이상에서 움직인 건 2007년 11월부터 2008년 8월까지 이어진 10개월 동안이 마지막으로, 2008년 8월 기록했던 사상 최고치(191.5)까지 넘볼 태세다.

시장 컨센서스도 긍정을 가리키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의 경우 2022년 3,55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다가 지난해 2,823억원 흑자 전환했는데, 올해는 9,400억원 수준으로 영업이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게 시장 예측이다. HD현대중공업(1,786억원→5,000억원), 삼성중공업(2,333억원→4,279억원)도 올해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된다. 지난해 1,96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한화오션은 올해 2,000억원가량의 흑자를 볼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올해 국내 조선 기업들의 수주 상황도 순조롭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조선 3사가 쌓아둔 수주잔량은 3년 6개월~4년 치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조선사는 최소 2년 치 일감을 갖고 있어야 독을 놀리지 않는 만큼 수주잔량 마지노선을 2년으로 잡는데 이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이 같은 수주잔량 포화는 조선사의 이익 증대로 이어진다. 발주사가 아닌 공급사가 우위를 점한 상태에서 비싼 배만 골라잡는 ‘선별 수주’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중국에 의해 부진을 면치 못했던 국내 조선업이 중국에 의해 다시 살아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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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당선되면 韓·中·獨 제조업 미국으로" 제조업 패권 강화 야망 드러낸 트럼프

"내가 당선되면 韓·中·獨 제조업 미국으로" 제조업 패권 강화 야망 드러낸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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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공장·일자리 빼앗겠다" 트럼프 강경 발언
트럼프가 지목한 한국·독일, 이미 美 투자 규모 막대해
정부 지원금 앞세워 해외 투자 흡수하는 美, EU 등은 '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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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사진=도널드 트럼프 인스타그램

미국 대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요국의 제조업 일자리를 미국으로 가져오겠다는 야망을 드러냈다. 법인세 인하, ‘특별 구역(special zone)’ 지정 등을 통해 자국 제조업 패권을 적극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트럼프, '제조업 대이동' 주장

24일(현지 시각)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州) 서배너에서 실시한 유세에서 “내 리더십 아래에서 다른 나라의 공장과 일자리를 빼앗겠다”며 “나에게 투표하면 중국에서 펜실베이니아로, 한국에서 노스캐롤라이나로, 독일에서 바로 이곳 조지아로 제조업의 대규모 엑소더스(exodus·대이동)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날 유세가 진행된 조지아는 선거인단 16명이 걸려 있는 지역으로, 이번 대선의 승패를 좌우할 주요 경합주로 꼽힌다.

그는 “친(親)제조업 정책의 잠재력을 완전히 실현하기 위해 ‘제조업 담당 대사’를 임명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주요 제조업체들에 짐을 싸서 미국으로 돌아올 것을 설득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지난 2017년 이른바 ‘트럼프 감세안’에 따라 21%로 낮아진 법인세를 재차 15%까지 인하하겠다는 공약도 언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인세 인하는) 제조업 르네상스 계획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만약 법인세를 15%까지 감세하면 지구상 어떤 곳보다 우리(조지아주)가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지구상 모든 회사와 제조업체에 가장 낮은 세금, 가장 싼 에너지 비용, 가장 적은 규제 부담과 함께 지구상의 최고·최대 시장인 미국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을 제공할 것이라 약속한다”면서도 “이는 미국에서 상품을 만들었을 때만 해당한다”고 했다. 이어 최소한의 규제·세금을 부과하는 ‘특별 구역’ 지정을 시사하며 “다른 나라에서 미국으로 이전되는 전체 산업을 재배치하는 데 이상적인 장소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미 투자 쏠려 있는데" 시장 우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국의 제조업 패권 강화를 강조하며 각종 유인책을 제시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차후 글로벌 제조업계의 투자가 미국에 지나치게 편중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한 시장 관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세에서 언급한 한국, 독일 등은 이미 미국 현지 투자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국가"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올해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주요국의 제조업 투자가 (미국 시장에) 과도하게 쏠릴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 파이낸셜타임스(FT)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자료를 자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215억 달러(약 28조5,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며 최다 대미 투자국으로 등극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 2022년 도입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 산업 육성법(CHIPS) 등 각종 인센티브 정책이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확대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독일 역시 미국 현지 투자를 꾸준히 늘려가는 추세다. FT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 기업들은 미국 프로젝트에 157억 달러(약 21조원) 규모의 자본 투자(M&A, 지분 투자 제외)를 단행했다. 이는 전년도 투자액(82억 달러) 대비 2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또한 독일의 해외 그린필드형 투자 약정 금액 가운데 약 15%가 미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외국인직접투자(FDI)의 한 종류인 그린필드형 투자는 현지에 공장이나 사업장을 새로 짓는 방식으로, 고용 창출 효과가 크다는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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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밀려 신음하는 EU

글로벌 주요 기업들의 투자가 미국 시장에 집중되자, 유럽연합(EU) 등 여타 주요국의 제조업 경쟁력은 점차 약화하는 추세다. 한 제조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이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앞세워 해외 기업 유치·제조업 육성에 공을 들인 것과 달리, EU는 정부 차원의 보조금 지급을 자제해왔다"며 "결국 EU의 제조업 경쟁력은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한 국가들 대비 크게 뒤떨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유럽은 1980년대 이후 정부 보조금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EU 집행위원회(EC)는 경제적 국가주의와 싸우며 보조금에 따른 시장 왜곡을 막는 데 주력해 왔다. 그 사이 미국·중국 등 주요국은 국가 차원에서 대규모 보조금을 쏟아부으며 자국 제조업 육성에 막대한 공을 들였고, 그 결과 세계 제조업 시장에서 EU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24%에서 2022년 16% 수준까지 미끄러졌다.

이에 EU 역내에서는 정부 보조금 지원을 엄격히 제한하는 기존 정책 기조를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3월 정부 지원 확대를 주장하는 대표적 인사인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이제 우리의 운명을 우리 손에 쥐어야 한다"며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 생산 능력을 늘리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현지 생산 역량을 확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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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中기술 커넥티드카 규제, 국내 업체엔 위기 아닌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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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러産 ADS·VCS 사용 제품, 단계적 금지
해킹 통한 정보 탈취 및 차량 원격조종 우려
G2 고래 싸움에 한국 자동차업계 반사이익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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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중국산 부품을 사용하는 '커넥티드카'의 판매를 단계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정보 유출에 따른 국가 안보 우려지만, 사실상 중국 자동차의 미국 진입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첨단 산업 분야에서 미국을 넘보는 중국의 성장세를 지금 막지 않으면 세계 경제의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결과다. 주요 경쟁자인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시장 진출이 억제되는 만큼 국내 자동차 업계에는 호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커넥티드카에 中·러산 소프트웨어 탑재 금지

23일(현지시간) 미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중국산 소프트웨어(SW)·하드웨어(HW)를 사용한 커넥티드카의 수입·판매를 금지하는 규칙제정안(NPRM)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도로를 달리는 커넥티드카의 중국산 SW 금지는 2027년부터, HW 금지는 2030년부터 각각 적용한다. 차량 연결 시스템(VCS), 자율주행시스템(ADS)에 초점을 맞춰 특정 블루투스와 위성·무선 기능 탑재 차량, 고성능 자율주행 차량이 대상이다. 커넥티드카는 무선 네트워크로 주변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내비게이션, 자율주행,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카'로, 최근 출시되는 차량 중 이런 기능을 일부라도 탑재하지 않은 차량은 사실상 없다.

상무부는 커넥티드카로 인한 위험에 대해 7개월에 걸쳐 조사를 실시한 결과 충전소와 스마트 도로, 스마트 도시 등 중요 인프라와 차량이 더욱 긴밀하게 연결됨에 따라 다양한 위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전했다. 극단적인 예로 외국의 적대 세력이 미국에서 운행되는 모든 차량을 중단시키거나 통제권을 빼앗아 충돌을 일으키고 도로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제이크 설리번은 "적성국이 교란과 파괴를 목적으로 우리의 중요 인프라에 악성 코드를 사전 배치했다는 충분한 증거를 이미 확인했다"며 "도로에 수백만 대의 차량이 있을 가능성이 있고, 각 차량의 수명은 10~15년이므로, 교란과 파괴의 위험이 극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 전문가들도 운전자들의 거주지, 자녀의 등교 장소, 병원 방문 장소에 관한 데이터 수집 등 미국 소비자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위협에 대해 경고했다.

같은 이유로 상무부는 NPRM 적용 대상국에 러시아도 추가했다. NPRM에 러시아까지 포함된 배경에 대해 미 고위 당국자는 22일 사전 온라인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중국과 유사한 국가안보법을 갖고 있으며, 정부가 자동차 업체들에 데이터·시스템 접근권한을 제공하도록 강제한다는 점에서 (중국 상황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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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BYD

'저가 무기 장착' 中 자동차 업체들, 신흥국으로 판로 확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번 조치가 사실상 중국 자동차 산업을 정조준한 것으로 해석한다. 최근 전기차 및 커넥티드카 분야에서 중국 업체들이 급부상하면서 미국 자동차 산업을 위협하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도 이번 규제안이 중국산 자동차의 미국 수출을 막고,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중국산 기술을 채택하는 것을 억제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 자동차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를 발표하는 등 총공세를 퍼붓고 있는 와중에도 중국 브랜드 판매량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자토 다이나믹스(JATO Dynamics)가 전 세계 151개 시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중국 브랜드는 1,340만 대의 신차를 판매한 반면 미국 브랜드는 1,190만 대를 판매했다. 중국 브랜드가 미국 브랜드보다 더 많은 차량을 판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 증가율 면에서도 중국이 미국을 앞질렀다. 중국은 전년 대비 23% 늘어난 데 비해 미국은 9% 증가율을 보이는 데 그쳤다.

판매 실적을 견인한 건 비야디(BYD)였다. 신흥국으로 시장을 확장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최근 BYD는 중동, 유라시아, 아프리카 전역에서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는 동시에 라틴아메리카와 동남아시아에서도 판로를 넓혀가고 있다. 특히 그간 미국 자동차 업체들의 영향력이 컸던 멕시코 시장 점유율 확대에 열을 올리는 양상이다.

이는 비야디뿐 아니라 장화이자동차그룹(JAC), 지리자동차그룹 등 중국 주요 자동차 브랜드들도 마찬가지다. 그 결과 지난해 중국 자동차의 멕시코 시장 점유율은 19.5%까지 확대됐다. 작년에 팔린 차량 5대 중 1대는 중국차라는 의미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멕시코 시장 점유율이 6.4%였던 것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성과다. 남미 최대 경제 강국인 브라질에서도 중국산 자동차의 약진이 심상치 않다. 특히 전기차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상반기 중국 전기차의 브라질 시장 점유율은 30%를 상회했다.

여기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은 저가 공세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초인플레이션을 겪은 소비자 입장에서 가격은 제품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BYD 전기차만 봐도 최저가는 9,700달러(약 1,300만원)에 불과한데, 유럽연합(EU)이 모든 중국산 전기차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해도 유럽산 전기차와 비교하면 상당히 저렴하다. 이런 이유로 유럽에서는 이미 중국산 차량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독일 시장조사업체 슈미트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0.1%였던 중국산 차량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2023년 2.8%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전기차 점유율도 0.5%에서 8.2%로 급등했다. EU 당국이 지난해 10월 중국산 전기차 반보조금 조사에 착수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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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차그룹

中 기술 커넥티드카 퇴출, 한국엔 '호재'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미국의 이번 규제에 따른 국내 자동차업계의 타격을 우려하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위기보다는 기회라는 것이 중론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의 대미 투자가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미 정부의 대중 견제 강화가 국내 자동차 산업의 북미 시장 확대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동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글로벌 3위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탑재하고 있어 이번 규정안의 규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는 중국산 전기차와 치열한 경쟁이 예고됐던 미국 수입차 시장에서 더욱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기회다.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가 자사 6세대 자율주행 시스템 탑재 차량으로 중국 지리의 지커 전기차를 확정했다가 관세 등의 문제로 현대차 아이오닉5로 대체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현대차와 웨이모의 고위급 인사들은 최근 미국 웨이모 본사에서 세 차례 이상 만나 6세대 자율주행 시스템 탑재 차량을 아이오닉5로 확정하고, 이를 위탁생산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한국GM이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 크로스오버 등에도 미국 GM의 글로벌 커넥티비티 서비스 온스타가 탑재돼 있다는 점에서 한국GM 역시 이번 규정안 여파를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르노코리아와 KG모빌리티의 경우 현재 미국 수출 건이 없어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일각에선 국산 자동차 부품의 대미 수출 증대를 기대하는 관측도 나오지만 중단기적인 수요 예측이 어려운 데다 국내 업체들의 생산 여력이 충분치 않아 국산차 업체들의 판매 증대에 따른 자연스러운 매출 증가 정도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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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원, 테라폼랩스 파산 승인 "최소 2천억원 상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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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피해액 59조원, 국내 피해자만 20만 명 추산
테라폼 "배상해야 할 손실 추정, 사실상 불가능해"
美 SEC 합의금 6조원 제대로 납부하지 못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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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파산법원이 가상화폐 테라·루나 발행사인 테라폼랩스의 파산을 승인했다. 법원이 승인한 파산 계획에 따르면 최소 2,000억원대 보상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앞선 민사소송을 통해 거액의 환수금·벌금 징수에 합의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등 선순위 채권자가 많아 전액이 피해자에게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美 파산법원 "추가 소송보다 나은 해결책 될 것"

19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은 미국 델라웨어주의 파산법원이 이날 테라폼랩스의 파산 계획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결정과 관련해 재판부는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해당 파산 계획이 추가 소송보다 나은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테라폼랩스 측이 법원에 제출한 청산 계획에 따르면 파산 청산금의 일부로 가상화폐 구매자와 투자자, 기타 이해관계자들에게 1억8,450만 달러(약 2,450억원)에서 4억4,220만 달러(액 5,900억원)를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테라는 '페깅(pegging)'을 통해 달러와 동등한 가치를 부여받은 '스테이블 코인'이다. 페깅은 코인 가격을 알고리즘을 통해 법정 화폐와 고정된 교환 비율을 유지하도록 설계하는 방식을 말한다. 테라의 가치가 달러보다 낮아져 페깅이 깨지면 테라 투자자는 떨어진 달러 가치만큼 테라를 루나로 환전하고, 기존 테라는 폐기된다. 이렇게 하면 테라는 폐기된 만큼 유통량이 줄고 유통량이 줄어든 만큼 가치가 올라 다시 달러와 동등한 가치를 갖게 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테라의 가치가 달러보다 높아지든 낮아지든 손실을 볼 일이 없는 구조인 만큼 출시 후 1년도 되지 않아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후 테라폼랩스는 더 많은 투자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금융서비스인 ‘앵커 프로토콜’을 만들어 테라를 예치하면 대략 연 20%의 이자를 지급하는 전략을 전개했다. 이러한 파격적인 조건으로 인해 테라의 수요는 급증했고, 테라와 교환되는 루나의 수요도 크게 상승해 약 3년 만에 시가총액이 55조원에 달하게 됐다.

그러나 2022년 5월 갑자기 시장에 막대한 양의 테라가 쏟아지면서 페깅으로는 조정할 수 없을 정도로 테라의 가치가 폭락하는 디페깅 사태가 일어났다. 시스템의 완전성에 대한 의심이 쌓여가면서 대량 매도와 코인런이 발생한 것이다. 당시 테라의 가치가 1달러 밑으로 하락하자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루나를 발행했지만, 테라의 디페깅이 계속되면서 결국 테라와 루나의 가치가 동반 폭락했다. 특히 루나의 가치는 99% 이상 하락해 1루나의 가격이 1원에도 미치지 못하게 됐다. 

청산금 중 일부는 美 SEC 합의금 지불에 쓰일 듯

테라·루나 폭락 사태로 인한 피해액은 전 세계적으로 450억 달러(약 59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테라폼랩스의 파산 청산금이 온전히 투자 피해자에게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팽배하다. 일반적으로 파산법원에서 소위 '빚잔치'를 할 때 직원의 임금, 금융기관 대출금 등 투자금보다 먼저 갚도록 하는 선순위 채권이 있기 때문이다. 테라폼랩스 측은 "현재 손실을 배상받을 자격이 있다고 판단되는 투자금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추산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납부할 환수금과 벌금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앞서 SEC는 2021년 11월 테라폼랩스와 권도형 대표가 테라의 안정성과 관련해 투자자를 속여 거액의 투자 손실을 입혔고, 이에 따른 사기 피해 금액이 최소 400억 달러(약 53조2,400억원)에 달한다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배심원단은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에 책임이 있다는 평결을 내렸고, 양측은 손해배상액을 결정하는 2단계 재판이 열리기 전에 합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권 대표는 2022년 4월 SEC와의 합의 전에 한국을 떠나 도피 행각을 벌였다. 권 대표가 체포된 것은 지난해 3월 몬테네그로에서 여권 위조 혐의가 적발되면서다. 권 대표는 현재 몬테네그로에 구금된 상태다. 그러다 올해 6월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는 SEC와 46억7,800만 달러(약 6조4,200억원) 규모의 환수금과 벌금 납부에 합의했다. 가상화폐 관련한 합의금 중 사상 최대 규모다. 해당 합의금은 권 대표 개인과 테라폼랩스가 나눠 지불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SEC가 권 대표 몫의 합의금과 별개로 테라폼랩스의 합의금을 파산 절차를 통해 어느 정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이 파산하면 파산법원이 정해주는 대로 채권자, 투자자, 직원 등 이해당사자가 남은 재산을 나눠 갖는데 이를 통해 합의금을 확보할 것이란 예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SEC가 파산 청산금으로 가상화폐 손실 배상 청구를 먼저 해결한 뒤 벌금을 납부하는 데 동의한 만큼 SEC가 파산 청산금을 징수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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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내 피해액 3천억원대 추정, 보상까지 첩첩산중

SEC와의 합의 이후 한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가 거액의 합의금을 지급할 만큼 여전히 자금을 은닉 중인지, 또 미국 정부가 그나마 남은 돈을 다 가져가면 한국인 피해자 구제는 요원해지는 것이 아닌지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에서는 파산 절차가 진행돼 봐야 알 수 있겠지만, SEC 역시 전액을 받아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 모두 합의는 했지만, 정작 낼 돈은 없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현재 테라폼랩스의 자산이 5억 달러 미만이라고 알려졌다"며 46억 달러가 넘는 합의금을 전부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SEC는 "권 대표가 스위스 은행 계좌에 보유한 자금, 피스네트워크(PYTH) 코인 등을 통해 합의금을 납부할 예정"이라며 "만약 합의금을 제대로 지불하지 않으면 압력을 행사해 최대한을 받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또 "권 대표가 비트코인 1만여 개를 빼돌렸는데 이에 대해 압수를 추진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 추산으로 국내 피해자는 20만여 명, 피해 규모는 3,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서울남부지검이 ‘부패재산몰수법’에 근거해 권 대표의 재산에 대한 추징 보전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 중 2,333억원을 인용했다. 권 대표가 국내 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을 경우 피해자들이 피해 금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권 대표가 미국에서의 소송전으로 빈털터리가 될 시 추가로 추징할 재산이 없을 수 있다. 또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재판이 대법원까지 이어진다면 수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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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트로이 목마' 이스라엘이 심은 삐삐 폭탄에 수천명 사상, 확전 도화선 되나

'현대판 트로이 목마' 이스라엘이 심은 삐삐 폭탄에 수천명 사상, 확전 도화선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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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전역서 호출기 동시 폭발, 4,000여 명 사상
이스라엘 '모사드' 배후 지목, 전면전 위기 고조
진화하는 전쟁, 세계 각국 첨단 무기 개발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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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親)이란, 반(反)이스라엘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전역에서 호출기 폭발 테러가 벌어지면서 중동에 또다시 전운이 드리우고 있다. 통신 단말기 공급망에 침투해 대규모 공격을 감행한 최초 사례인 만큼 공급망 보안이 안보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한편, 1년간 무력 공방을 이어온 양측 분쟁이 전면전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상 통신수단이 무기로 돌변, 방첩 치명타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쯤부터 1시간가량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티레, 북동부 헤르멜 등 전국 각지에서 호출기 수백대가 폭발하면서 최소 12명이 숨지고 4,000명이 넘게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 200여 명이 중태인 만큼 사망자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공습과 테러가 빈발하는 중동에서도 특정 인물을 겨냥한 원격 공격이 일어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불특정 다수를 겨냥해 통신기기를 폭발물로 활용한 경우는 전례가 없다.

폭발된 기기는 국내에서 ‘삐삐’로 불렸던 무선통신기로, 헤즈볼라가 올해 초 대원들에게 지급하려고 일괄 구입한 제품이었다. 대부분 AR924 기종으로 각 기기의 배터리 옆에 1~2온스(28~56g)의 폭발물이 들어가 있었으며 이를 원격으로 터뜨릴 수 있는 스위치도 함께 내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호출기가 폭발 직전 수초간 신호음을 내게 하는 프로그램까지 설치돼 있었다는 게 당국자들의 전언이다.

실제 로이터에 따르면 사고 당일 호출기에서 경고음이 울렸고, 호출기 화면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폭발이 이어진 탓에 피해자 상당수가 손이나 얼굴, 복부, 허벅지를 심각하게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 외신들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과일가게에 있던 한 대원의 허리춤에서 호출기가 갑자기 폭발했고, 마트 계산대에 있던 사람이 신호음을 확인하며 호출기를 만지자 곧바로 강한 폭발음과 함께 연기를 내뿜었다. 피해자들은 폭탄 반발력에 2~3m 뒤로 나동그라졌다.

이번 테러의 배후로는 그간 헤즈볼라와 강도 높게 무력 충돌해 온 이스라엘이 지목된다. 이스라엘은 이와 관련해 어떤 입장도 내지 않고 있으나, 이번 공격의 확실한 주체로 여겨진다. 이런 가운데 주요 외신에선 이번 테러의 2가지 방법론이 제기됐다. 호출기에 악성코드를 심어 배터리를 과열시킨 뒤 폭발을 유도하는 ‘사이버 공격’과 장치 내부에 폭발물을 삽입하는 ‘공급망 공격’이라는 분석이다.

현재로서는 공급망 공격이 더 유력하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 정보당국 관계자들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가 수입한 대만 기업의 호출기에 직접 소량의 폭발물을 심은 것으로 보고 있다. 헤즈볼라가 대량으로 호출기를 주문하자 이스라엘 정보당국이 이를 역이용해 공격 수단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반면 사이버 공격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는 쪽은 폭발 규모가 작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통신 장비 해킹 경력이 있는 이스라엘 전직 관리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하나의 장치에 원격으로 (배터리 과열을) 실행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실제 폭발할지는 확실히 알 수 없다”며 “수백 개의 호출기에 동시에 적용하는 것은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기술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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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북부 공군기지를 방문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의 모습/사진=이스라엘 국방부

‘드론 한방’에 전쟁 판세 흔들, 전쟁이 불러온 기술 진화

한편 이번 폭발을 놓고 전문가들은 갈수록 고도화하는 테러 기술에 주목한다. 실제로 현대 전쟁은 신무기의 실험 무대를 방불케할 정도로 양상이 급격히 변모하고 있다. 이 중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 무기는 드론이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현대전은 '드론 전쟁'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드론의 쓰임새가 광범위해졌다.

드론 전술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적극적인 드론 전술을 채택한 이후다. 전쟁 초기만 하더라도 드론은 정찰용으로만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대포 발사용 드론, 제트엔진 드론, 함정 공격용 수상드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를 기습 점령할 수 있었던 것도 드론 전력 우위를 활용한 덕이다. 러시아군의 수백억원짜리전투기와 폭격기조차 드론 공격에 파괴되기 일쑤였다.

러시아 역시 드론을 중요시 여기고 있다. 우크라이나 인터넷매체 유로마이단 프레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1인칭 시점(FPV) 드론 생산량은 매달 5만 대인 반면, 러시아는 30만 대에 이른다. 러시아는 드론을 이용해 우크라이나 댐이나 에너지 시설, 탱크 등을 여러 차례 파괴한 바 있다.

대규모 시가전이 진행 중인 중동 전쟁에서도 드론 무기를 통한 전투 사례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도발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제압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만든 최첨단 방벽 ‘스마트 펜스’의 원격통제 무기 시스템(RCWS)은 하마스의 '취미용 드론' 공격에 허무하게 폭파됐다. 이스라엘도 드론을 활용한 타격을 늘리고 있다. 지난달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 지휘관 알리 자말 알딘 자와드를 제거할 때 사용한 무기도 드론이었다.

이처럼 드론 기술 혁신이 가속화하는 가운데, 주요국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새로운 기술이나 전술이 도입되면 곧바로 이에 대한 대응 무기를 개발하는 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군사 기술 발전의 동적인 특성을 드러내는 대목으로 비대칭 전력의 진화적인 변화를 나타내기도 한다. 실제로 드론과 대드론(Counter-Drone) 기술의 발전은 전자기기 스펙트럼에서의 우위 확보가 현대전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이 같은 기술 확산은 국가 간 힘의 균형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형태의 위협을 만들어내는 등 국제 안보 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엔 상용 드론 기술과 제품의 수출, 군사적 개조·활용 및 민간 기술의 군사 전용 가능성 등도 포함된다.

병력·보급 만으로 승기 잡던 시대 저물었다

전쟁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또 하나의 무기는 군사 로봇이다. 군사 로봇의 전쟁 수행 능력은 다양한 핵심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는데, 특히 다중 스펙트럼(Multi-Spectral) 센서 기술은 전장 인식 및 표적 식별 능력을 크게 개선했다. 이는 여러 파장 대역에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기술로, 물체에서 반사 또는 방출되는 에너지를 측정해 대상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아울러 실시간 데이터 교환이나 원격 조종을 위한 암호화된 통신 체계는 로봇의 작전 수행 능력을 한층 강화시키는 데 일조하고 있으며, 장시간 작전 수행을 위한 고효율 에너지 솔루션과 GPS 교란 환경에서도 작동 가능한 관성항법장치(INS·Inertial Navigation System) 역시 군사 로봇의 생존 가능성과 작전 지속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군사로봇과 함께 AI 기술도 복잡한 전장 환경에서의 의사결정과 적응력을 재고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AI 기반 표적 식별 및 정밀 유도 무기의 발달로 인해 부수적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효과적인 타격이 가능해졌다. 이는 현대 전쟁에서 중요시되는 정밀 타격 능력을 크게 개선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뿐만 아니라 AI는 단순히 타깃 공격을 넘어 전쟁 시나리오를 설계하는 사령관의 역할로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이에 미국과 중국은 AI를 활용한 대규모 워게임을 통해 최선의 전략을 도출하는 실험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병력과 물자만으로 전쟁의 승기를 잡는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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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일변도에 유럽 경쟁력 저하, 전 ECB 총재 "규제 완화 및 8,000억 유로 투자 이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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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개혁 촉구한 드라기 전 ECB 총재, 연간 8,000억 유로 신규 투자 강조
고질적인 규제 문제 꼬집기도, "규제 완화해 시장 자생력 제고할 필요 있어"
은행 ESG 규제로 유럽 은행 시장가치 저평가, DMA 규제에 기업 진출도 가로막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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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사진=유럽중앙은행

마리오 드라기(Mario Draghi)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럽의 위기를 지적하며 대대적인 개혁을 촉구했다. 특히 경쟁법 등 과도한 규제를 완화해 시장의 자생력을 제고해야 한다는 데 목소리를 높였다. 그간 유럽 재계는 지나친 규제 조치에 몸살을 앓아 왔다. AI 법이나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안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유럽 은행을 대상으로 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제는 유럽 은행의 시장가치 저평가 등 실제 부작용을 초래한 것으로 분석된다.

드라기 전 총재 "유럽 경쟁력 뒤처지고 있다"

10일(현지 시각) 드라기 전 총재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연합(EU) 경쟁력의 미래' 보고서 발표 자리에서 유럽의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다고 역설하며 "EU는 혁신을 위해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쟁력 있는 경제 기반을 창출하기 위해 연간 7,500억~8,000억 유로(약 1,114조~1,188조원)의 신규 투자가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미국과 중국 정부가 막대한 보조금 지원 정책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는 만큼 유럽도 공격적인 투자를 이뤄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드라기 전 총재는 기성 완성차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단 점을 유럽 경쟁력 저하의 원인으로 꼽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등 선진 국가들이 소프트웨어, 디지털 등 최신 기술 분야의 연구·개발(R&D) 지출을 확대하는 가운데 유럽은 여전히 자동차 생산 업체가 R&D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드라기 전 총재가 "유럽이 자동차 산업에 치중된 '중등 기술의 함정(middle technology trap)'에 빠졌다"며 강한 어조의 비판을 가한 이유다.

이에 드라기 전 총재는 전기차를 비롯한 청정기술 제조업체에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정기술을 통해 탄소중립 경제를 창출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고 나아가 유럽의 경제적 기반을 다져야 한단 것이다. 이어 신기술 개발을 위해 유럽 기업 간 통합을 이뤄야 한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드라기 전 총재는 "현재는 중국, 러시아 등 EU의 잠재적 적성 국가들이 EU 공급망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며 "통신 등 일부 시장에서 특정 기업이 시장을 통하는 것을 받아들이고 경쟁력을 제고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선 EU가 경쟁법을 완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규제를 완화해 시장의 자생적인 성장을 도와야 한다는 설명이다.

과도한 규제에 EU 구성원 피로감 가중

드라기 전 총재의 경고에서 특기할 만한 건 유럽의 고질적인 규제 문제를 꼬집었단 점이다. 그간 유럽에선 EU의 과도한 규제 조치에 재계가 볼멘소리를 쏟아내는 상황이 자주 연출돼 온 바 있다. EU의 세계 최초 AI 규제인 'AI 법'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법은 규제를 어길 경우 4,000만 유로(약 573억원)나 전 세계 매출의 7%까지를 벌금으로 물릴 수 있도록 했다. 또 생성형 AI와 관련해선 훈련 데이터셋에 저작권을 명시해 공개하고 오·남용을 방지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마련하도록 의무화했다. AI 기술의 가치 보존 및 악용 방지를 위해 마련된 법안이지만, 업계에선 "기술적으로 어려운 요구 사항이 많고 처벌도 과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AI 법으로 오히려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단 지적도 나왔다. 지멘스, 까르푸, 르노 등 EU 기업의 경영진 160여 명은 유럽의회 의원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AI 법은 높은 법 준수 비용과 불균형한 책임의 위험을 불러 혁신적인 기업과 투자자를 유럽에서 몰아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안을 두고도 설왕설래가 오갔다. 앞서 지난 4월 EU 이사회는 도로 교통 오염물질 개편안인 '유로 7(Euro 7)'을 최종 채택했다. 타이어나 브레이크의 미세먼지(PM10·지름이 10㎛ 이하인 입자)가 순수 전기차는 km당 3mg,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전기차, 연료전지자동차는 7mg, 내연기관 대형 승합차는 km당 11mg을 넘어선 안 된다는 게 골자다. 이 외에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배터리가 담보해야 할 최소한의 내구성을 명시하고, 종전의 규제안인 유로 6 대비 더 강력한 배기가스 규제도 적용됐다. 유로 7의 도입 시점은 오는 2026년 초다.

유로 7이 최종 채택되자 유럽 완성차 업계에선 불만이 쏟아졌다. 잇단 환경 규제로 중국 등 역외 국가와의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높아졌단 것이다. 이사회 협상안 채택 과정에선 이탈리아, 프랑스, 체코 등 8개국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바도 있다. 환경 관련 비용 급등으로 업계 경쟁력 전반이 저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EU의 과격한 규제 일변도 정책에 구성원의 피로감만 가중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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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A 규제에 AI 기능 출시 거부한 애플, "규제 부작용 나타나고 있어"

최근 EU의 규제가 유럽의 글로벌 경쟁력 저하를 초래했다는 구체적인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트레버 와그너 미국 컴퓨터통신산업협회(CCIA) 연구센터 소장은 지난 8월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와 CCIA가 공동 주최한 온라인플랫폼 규제 동향에 관한 국제세미나에 참석해 "EU의 디지털시장법(DMA)으로 유럽은 AI를 비롯한 IT 경쟁력이 크게 약화했다"고 언급했다. 한국이 DMA를 바탕으로 한 플랫폼 규제 추진을 타진하자 DMA의 부작용을 설명하며 플랫폼법 제정을 극구 제지한 것이다.

지난 3월 본격 시행된 DMA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고자 일정한 규모의 플랫폼 사업자를 '게이트 키퍼'로 사전 지정해 규제하는 법안이다. 현재 구글 모회사 알파벳,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를 비롯해 아마존, 애플,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이 게이트 키퍼로 지정됐으며, 이들 기업은 플랫폼에서 자사 서비스의 우선 노출 금지 등 규제를 받고 있다.

와그너 소장은 당시 세미나에서 "(DMA 도입 이후) 규제 준수 비용, 규제 요건의 복잡성, 규제 미준수에 따른 막대한 벌금 리스크 등으로 기술 기업이 AI 등 신규 서비스 출시를 유럽에서 출시하는 것을 꺼리게 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DMA 규제로 인한 AI 기술 개발 장벽은 유럽이 글로벌 AI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는 요인"이라며 "최신 AI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저해는 EU 기업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나아가 EU 전체 GDP 성장률 저하를 불러왔다"고 일갈했다. 실제 지난 6월 애플은 DMA 규제를 문제 삼으며 "EU에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등 주요 AI 기능을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을 박은 바 있다.

유럽은행협회(EBF)도 유럽의 ESG 규제가 유럽 내 은행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내용의 분석을 내놨다. EBF에 따르면 유럽은행감독청(EBA)은 지난 1월부터 새로운 ESG 규정을 도입해 은행들이 보유한 자산의 ESG 리스크를 파악하고 측정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상세한 포트폴리오 분석부터 시장 상황 시나리오 분석을 통한 리스크까지 예측해 대책을 세우도록 압박을 강화하기도 했다.

문제는 해당 규제가 오로지 유럽 은행에만 적용되고 있단 점이다. 현재 미국 은행들은 공화당 등의 반대로 ESG 규정 도입이 늦어져 상대적으로 규제에서 자유로운 상황이다. 이처럼 규제가 불균형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강한 규제를 적용받는 유럽 은행의 기업가치가 미국 은행 대비 크게 저평가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4월 기준 JP모건의 시장가치가 보유 자산 대비 1.9배, 모건스탠리가 1.7배로 파악된 반면 유럽 대표 투자은행인 BNP파리바는 0.7배, 도이체방크는 0.5배에 불과했다. 과도한 규제라는 '댐'이 유럽 경제라는 강의 흐름을 가로막는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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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본토 공격 가능해지나, 바이든 “협의 중”

우크라이나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본토 공격 가능해지나, 바이든 “협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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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무기 사용 제한 해제 질문에 바이든 "논의 중"
블링컨 장관도 “이번 주 영국 총리 회담 때 논의될 것”
이란이 러에 미사일 제공한 사실 알려지자 입장 선회
러시아_우크라이나_20240110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장거리 무기로 러시아 내부를 공격하는 것을 제한한 조치를 해제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러시아가 서방이 자국 영토를 위협할 경우 핵무기를 쓰겠다고 위협한 탓에 우크라이나는 서방 무기로 러시아 후방을 공격하지 못하고 사실상 손발이 묶인 상태로 전쟁을 치렀다. 그러나 러시아가 최근 이란으로부터 탄도 미사일을 들여오는 등 화력을 증강하자 우크라이나의 방어를 위해선 장거리 공격 허용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러 내부공격 허용 가능성 시사

10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정원에서 취재진이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에 대한 제약을 유지할 것’이냐고 묻자 "지금 그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도 같은 날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무기 사용을 배제하느냐는 질문에 “배제하지 않는다”고 답하면서 우크라이나의 무기 사용 제한을 풀 수 있음을 시사했다. 블링컨 장관은 "무기의 모든 사용은 전략과 연결될 필요가 있다"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 등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어떤 목적을 갖고 현 시점에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직접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오는 13일 워싱턴 회담에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에 대해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내부를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지원하려고 하고 있지만 미국이 먼저 해결해야 할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며 “우크라이나가 실제 무기를 받기까지 수개월을 기다려야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 장거리 무기 제한 해제 거듭 요청

앞서 미국을 비롯한 우크라이나 동맹국은 우크라이나가 지원받은 무기로 러시아를 공격할 경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연관되거나, 핵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특히 확전을 우려한 미국은 ‘방어용’으로 한해 사용할 것을 전제로 무기를 지원해 왔으며, 러시아 내부를 깊숙이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과 같은 무기 사용은 제한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드론에 폭탄을 실어 러시아의 후방을 공격하는 등 방공능력을 최대로 동원해 물량 공세를 막아서는 데 주력해 왔지만 이는 대규모 피해를 주진 못했다. 결국 한계에 봉착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을 필두로 우크라이나 행정부와 군은 계속해서 러시아 깊숙한 곳을 겨냥한 목표물 타격 허용을 서방에 요청했다. 서방에서 제공한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가 대규모 공격에 나서지 못하도록 발사 지점, 공군기지, 물류거점, 지휘 통제소, 병력 집결소 등 주요 시설을 무력화하겠다는 발상이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주로 진격하면서 동부 전선의 불안정성을 자초하고 있는 것도 러시아 심부 타격 허용을 얻어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무기 사용 용도 제한 해제 문제는 지난 5월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기한 이후 몇 달 동안 유럽연합(EU) 의제로 올라와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현재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폴란드, 발트해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등 일부 회원국이 요청을 승인한 상태지만 보편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아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이 제공한 스톰 섀도의 러시아 심부 타격과 관련해 영국과 프랑스는 동의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반면 미국 등은 확전을 이유로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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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록히드마틴의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사진=록히드마틴

러시아 본토 타격 땐 전황 바뀔 수도

그간 장거리 무기 제한 해제에 대해 반대 입장을 견지해 온 미국이 돌연 입장을 바꾼 데는 이란의 러시아 무기 지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CNN에 따르면 최근 이란은 서방의 경고를 무시한 채 러시아에 수백 발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 등을 제공했다. 이에 미 재무부는 대러 군사지원에 관여한 이란과 러시아 개인 10명과 6개 회사, 이란산 무기 부품과 무기 시스템의 대러시아 전달에 관여한 선박 4척 등을 제재 대상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도 단교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9일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사실상 이란을 지목하며 "러시아에 탄도미사일이 공급되는 상황에 대응해 우크라이나는 테러를 피하기 위해 서방 무기로 미사일을 보관하는 러시아 창고를 파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이 우크라이나의 장사정 미사일 사용을 허용할 경우 2년 7개월째 이어진 전쟁이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무기 제한이 해제되면 사거리 300㎞의 미국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와 사거리 250㎞의 영국산 공중발사 순항 미사일인 스톰섀도는 당장 공격에 투입할 수 있다. 러시아의 주요 군사시설과 산업단지·발전소 등 핵심 기반 시설을 노릴 경우 큰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F-16 전투기가 속속 투입돼 공군 전력이 증강되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500㎞가량 떨어진 수도 모스크바도 안전하지 않게 된다.

다만 러시아가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위험도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영토가 위협받을 경우 언제든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거듭 천명한 바 있다. 러시아 군 관계자는 영국·독일 영토에 대한 핵 공격을 언급하는 등 3차 세계대전을 염두에 둔 협박성 발언을 일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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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역기구, 보호무역주의 확산 경고 “빈민국 최대 피해, 선진국도 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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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무역주의 확산 시 저소득 국가에 타격, 선진국도 생산비용 증가
2차 무역 전쟁 포문 개방, 세계 불평등 해소 위한 '재세계화' 촉구
트럼프·해리스 중 누가 당선되든 보호무역주의 심화 '불가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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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역기구(WTO)가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해 경고의 메시지를 냈다. 보호무역주의가 최빈국에 가장 큰 타격이 될 수 있는 데다, 선진국에도 비생산적이라는 이유에서다. 특히 지난 30년가량 빈부 격차를 완화해 온 자유무역이 위협받으면서 앞으로 이들 경제 간 격차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그간 빈곤국의 소득 증가에 기여한 자유무역주의가 후퇴할 경우 글로벌 불평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WTO, '보호무역주의' 확산 경고

9일(현지시간) WTO는 연례 포럼을 앞두고 공개한 보고서에서 자유무역이 빈곤과 소득 불평등을 낮추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세계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재세계화(reglobalization)’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WTO가 출범한 1995년부터 2022년까지 저소득 국가와 중위 소득 국가가 세계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에서 38%로 불어났으며, 이들 국가 사이에서 발생한 무역이 전 세계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95년 5%에서 2021년 19%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또한 이 기간 저소득 국가·중위 소득 국가의 1인당 소득은 세 배 증가했다.

응고지 오콘조 이웰라(Ngozi Okonjo-Iweala) WTO 사무총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무역이 빈곤을 줄이고 번영을 확산시킨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무역이 세계를 더 불평등하게 만든다는 현재 널리 퍼져 있는 관념을 반박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정학적 압력으로 인한 세계 경제 분열 지속은 기술 최전선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고, 지속적인 추격 성장을 위해 해외 시장 접근에 의존하는 저소득 경제에 불균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관세 장벽을 세워서는 세계화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며 오히려 부유한 국가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온코조 이웰라 총장은 “무역의 제한은 일반적으로 특정 사회 집단의 일자리를 보호하기 위해 비용이 가장 많이 드는 방법으로 생산 비용을 증가시키고 불만을 가진 무역 파트너로부터 값비싼 보복을 불러올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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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 흐름 뚜렷

이번 보고서는 주요국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 색채가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나와 이목을 끈다. 자칭 '관세맨(Tariff Man)'인 미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악관 재입성 시 전 세계 수입품에 10% 보편관세, 중국산 수입품에 60% 초고율 관세 부과 등 무역장벽 강화를 천명했는데, 이 같은 관세 인상은 각국의 보복관세를 초래해 선진국 경제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2018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1기 행정부 시절 미국의 관세 인상이 단적인 예다.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근간으로 한 '트럼프노믹스'는 시행 초부터 날 선 비판에 직면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15명을 포함한 미국 경제학자 1,140명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공개서한을 보냈을 정도다. 이들은 1930년대 대공황이 심해진 배경에는 미국발 관세 경쟁이 자리 잡고 있다고 역설했다. 관세는 궁극적으로 국제 무역규정을 복잡하게 만들고, 미국 수출업자가 해외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더욱 어렵게 할 것이란 지적이다.

각국 정상과 글로벌 CEO들의 비판도 끊이지 않았다. 특히 2018년 1월 열린 다보스포럼의 경우 '트럼프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당시 앙겔라 메르켈(Angela Merkel) 독일 전 총리는 "국가 이기주의나 다름없는 보호무역주의로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했고,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경제정책에 우려를 표하며 "세계화에 앞장서겠다"고 선언했다. 프랑크 아펠(Frank Appel) 도이치포스트 DHL그룹 회장은 "트럼프 정책은 그가 돕고 싶어 하는 쪽을 오히려 다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실제로 트럼프가 주창하는 '아메리카 퍼스트'의 결과는 처참했다. 관세 인상으로 인한 수입품 가격 상승이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유발한 것은 물론 대규모 무역적자도 불러왔다. 관세 폭탄 압박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2019년 초 미국의 무역적자 규모는 8,913억 달러(약 1,197조원)로 사상 최대 규모다. 또한 미국의 관세 보복 때문에 오히려 경쟁력 저하를 우려하던 애플의 역설적 상황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Paul Krugman) 교수가 "보복관세 악순환이 이어지면 전 세계 무역이 위축되고 미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가 더 가난해질 것"이라고 전망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가열하는 미중 갈등, 고래 싸움 휘말린 韓 경제

미국 등 주요국의 관세 인상 움직임은 2000년대 초반의 ‘1차 차이나 쇼크’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값싼 중국판 제품 수입 열풍이 불어 전 세계 인플레이션은 낮게 유지됐지만, 이는 일부 국가의 제조업 일자리 감소를 초래했고 각국의 경공업 기반이 도미노처럼 무너졌다. 이후 2013년 시진핑이 중국 국가주석으로 등극한 뒤에는 중국의 위협이 더욱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시진핑은 개혁개방 이후 경제발전으로 강대해진 국력을 바탕으로 '도광양회(실력을 감추고 은인자중)'를 버리고 '중국몽(중화제국의 영광 재현)'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 같은 중국의 굴기는 세계 2위의 경제력이 뒷받침한다. 지난 30여 년간 WTO 체제하에서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중국은 2009년 미국의 6%에 불과하던 국내총생산(GDP)을 2000년 12%, 2010년 41%에 이어 2020년에는 70%로 격차를 좁혔다. 이로써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유일하게 미국에 도전할 수 있는 세계 2위 경제대국이 됐다.

경제에서 자신감을 얻은 중국은 최근 미국 중심의 단극체제 대신 다극체제를 지향하며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글로벌 영향력을 급속히 확대하고 있으며, 안보에 있어서도 일방적인 '핵심이익'을 설정하고 이를 침해하는 국가에 대한 경제적·군사적 보복도 서슴지 않고 있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는 국제규범에 기반한 '자유무역질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도 자국 주요 산업에 대한 △막대한 보조금 지급 △자국 시장의 선택적 개방 △해외 기술 탈취 등으로 글로벌 무역질서를 교란하고 잇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미국이 결국 칼을 빼 들었고,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무역 보복으로 양국 간 긴장도 고조되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나라 역시 피해를 면치 못했다. 우리나라는 중국에 중간재를 공급하며 성장했지만 2022년 중국 수출 효과가 사라지면서 대중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5% 이하로 내려오며 내수 시장이 포화, 중국의 첨단산업과 중공업 제품이 해외로 쏟아졌기 때문이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가 국내로 물밀듯이 밀려와 국내 철강 산업이 위기를 맞았고, 중국산 저가 태양광 패널이 국내 시장을 장악해 상당수 태양광 패널 기업이 도산하거나 사업을 포기했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도 중국산이 맹위를 떨치고 있으며, 값싼 중국산 석화 제품에 국내 석화 산업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지경에 달한 상태다.

LCD의 경우 이제 한국산 제품이 전무하다. 중국 LCD가 없으면 우리나라는 TV조차 만들지 못하는 셈이다. 최근엔 고부가 제품인 OLED마저 중국에 빠르게 격추당하고 있어 우려가 상당하다. 여기에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반도체도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 규제에 선제 대응해 대량의 제조 장비를 사들이며, 대규모 생산설비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1위와 2위 교역국인 두 나라의 싸움 틈바구니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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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사진=카밀라 해리스 선거 캠페인 공식 사이트(KamalaHarris.com)

더 거세지는 '미 우선주의', 해리스도 트럼프도 '중국 때리기'

이런 가운데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에서 공화‧민주 진영을 떠나 중국을 겨냥한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거세지고 있어 추가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양 후보가 공약하고 있는 보편 관세에 따라 중국에서도 반발 조치가 나오면 미국이 다시 '상응 조치'를 가할 수 있어서다.

먼저 공화당은 정강에서 매년 1조 달러(1,350조원)를 웃도는 상품무역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모든 수입제품에 보편 기본 관세(10%)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산 구매, 미국인 고용’(Buy American, Hire American) 정책을 내세우며 일자리를 해외로 돌리는 기업에 대해선 연방정부와의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동맹국이라 하더라도 중국에 동조하거나, 달러 패권에 위협하는 국가는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경제 보복까지 시사했다. 최근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 시도와 브라질, 인도 등 BRICS 국가들의 움직임에 대한 경고로 풀이된다.

민주당도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 온 ‘바이 아메리칸’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정강에 밝혔다. 수입규제 조치 강화와 함께 철강·알루미늄‧자동차‧배터리‧태양광 등 자국 전략산업 보호를 위한 정책을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아직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과도한 관세 부과 정책에 대해 "전 국민 부가세, 트럼프 세금"이라고 비판한 것이나, 후보 수락 연설에서 "중국과 경쟁에서 이길 것"이라고 말한 것에 비춰볼 때 트럼프보다 유연한 태도를 가지고 있지만 미국 우선주의라는 기조는 명확해 보인다. 또 '동맹 중시' 기조를 계승하는 해리스 부통령은 동맹국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통한 보호무역주의로 중국의 공급망 장악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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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원, 세계 최대 드론 제조업체 中 'DJI' 새 제품 금지안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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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하원, 中 DJI 제품 사용 금지 법안 처리
'국가 안보' 이유, 일본·영국도 중국산 드론 규제
세계 민수용 드론 시장 80% 장악한 中 드론
비행 경로·위치 등 사용 정보 모두 중국 서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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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I 드론/사진=바이두

미국 하원이 세계 최대 드론(무인기) 제조업체인 중국 DJI 신규 제품의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처리했다. 상원에서의 표결이 남아있지만, 미 의회 내에서 중국 견제 움직임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중국 기술 기업에 대한 제재가 전기차를 넘어 드론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中 DJI 신규출시 제품, 미국 내 사용 제한

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이날 중국 DJI 신규 제품의 미국 내 사용을 불허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에는 DJI가 향후 출시할 제품들을 미국 통신 기반 시설에서 작동시키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이미 판매 중인 기존 DJI 제품은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는 DJI 드론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드론의 절반 이상은 DJI 제품이다. 법안 발의자인 엘리스 스테파니크(Elise Stefanik) 공화당 하원의원(뉴욕주)은 "의회는 우리가 가진 모든 도구를 사용해" 중국의 "드론 시장에 대한 독점적 통제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하원 에너지·통상위원회의 프랭크 펄론(Frank Pallone) 민주당 하원의원(뉴저지주)도 "이번 조치로 의회는 DJI의 신형 드론들이 미국에 수입되거나 마케팅, 판매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DJI는 해당 법안에 대해 "원산지가 어디인지만을 따져서 미국 내 드론 사용자들이 본인의 업무에 적합한 장비를 구매해 사용할 능력을 제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美 국방부도 DJI 드론 금지 조치

이번 하원 통과에 앞서 미국 국방부는 지난 2022년 DJI 드론을 '조달금지목록'에 추가하며 정부기관에서 DJI 드론을 사용하는 것을 공식적으로 금지한 바 있다. 2021년까지만 해도 DJI 드론 모델이 안전하다고 판단, 정부에 사용을 권고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국방부는 DJI 드론 두 모델을 분석한 결과 악성코드나 악의적인 의도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미국 서비스와 협력하는 정부 기관과 군대에서 사용하도록 권고했다.

하지만 국방부가 이듬해 입장을 바꾼 것은 역시나 안보 문제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따르면 DJI 드론을 비롯한 모든 중국의 전투 및 정찰 드론은 중국 영토의 국경을 둘러싸고 있는 ‘지오펜스(geofence·지리상 가상의 경계)’를 인식하도록 설계 및 개발됐다. 또 수출용 드론에 감시 기능을 심는 것이 통용되고 있으며 감시 시스템은 드론의 전원·무기 시스템과도 연결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SCMP는 수출 드론이 중국 국경에 접근할 경우 비행이나 무기 발사를 멈추고, 일부 드론은 감시 시스템이 개조되거나 해체될 경우 자폭하는 능력도 갖췄다고 지적했다.

이에 일본도 ‘무인기 조달 방침’을 제정해 정부 부처가 보유한 무인기의 운항 기록 및 사진 유출, 사이버 정보 탈취 우려 등을 점검해 교체하도록 지시했고, 영국 내무부의 경우 중국산 드론은 물론 폐쇄(CCTV)회로에 대해서도 사용금지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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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I 드론 매빅 Mini/사진=DJI

러시아·우크라이나 모두 중국제 드론으로 전투

드론의 무기화도 우려를 키우는 요소다. 드론 획득의 진입 장벽이 사라지면서 어느 누구든지 드론을 공격 무기로 사용할 수 있는 제반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자행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에서 선봉에 선 것은 드론이었다. 작년 10월 7일 당일 하마스는 DJI(기업용 드론 매트리스-600 포함)와 오텔의 상업용 드론을 동원해 감시탑, 감시포탑(sentry gun), 감시카메라, 통신망 등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통제시설 전반에 손상을 줌으로써 이스라엘의 경계체계에 먹통과 혼란을 일으켰다. 하마스는 3단계 공격에서도 대대적인 로켓 발사 외에 자체 제작한 자폭 드론인 ‘주아리’ 35대를 사용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급속히 확산된 FPV 드론도 원래는 스포츠 레저용이었으나 현재는 정찰, 폭탄투하, 자폭 등의 용도로 널리 쓰이고 있다. 더욱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분쟁은 세계 최초의 대규모 '드론 전쟁'으로 불릴 만큼 드론이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측에서만 한 달에 1만 대 이상의 드론이 손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DJI 매빅 2 줌, DJI 매빅 2 엔터프라이즈 등도 포함된다. 특히 현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모두 전선에서 소모하는 자폭 드론 등은 대부분 DJI가 만든 민수용 드론을 수입한 뒤 개조한 것들이다. DJI는 전 세계 민수용 드론 시장의 70~80%를 장악하고 있는 상태로 DJI의 드론을 사용하면 위치, 비행경로, 표적, 카메라 영상 등 모든 정보가 DJI 메인 서버로 전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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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