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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실험 자동화 로봇 '노터블' 개발사 에이블랩스, 10억원 규모 프리시리즈 A 투자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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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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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이블랩스 공식 홈페이지

바이오 실험 자동화 스타트업 ‘에이블랩스’가 원익투자파트너스로부터 10억원 규모로 프리시리즈A 투자를 추가 유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8월 미래에셋벤처투자와 퓨처플레이로부터 3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이후 4개월 만이다.

에이블랩스는 액체 핸들링 로봇 ‘노터블’을 개발한 스타트업으로, 최근 중소벤처기업부가 주관하는 스케일업 프로그램 팁스에 선정된 바 있다. 에이블랩스는 팁스 선정을 기회로 분자진단 자동화 로봇을 개발해 바이오 실험 시장을 넘어, 분자진단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분자진단 시장은 바이오 연구 자동화 시장의 15배 규모로,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신상 에이블랩스 대표는 “앞으로 실험 자동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음을 산업 현장에서 확인했다”며 “이번 투자와 스케일업 팁스를 발판으로 바이오 실험 시장 뿐만 아니라 분자진단 시장에서도 확실한 자동화 로봇 기업으로 자리 잡겠다”고 말했다.

액체 핸들러 로봇 '노터블', 실험 효율·재현성 높인다

에이블랩스는 현재 전 세계 생물학자의 90% 이상이 수작업으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는 문제에 주목했다. 연구자가 손으로 수 마이크로리터의 액체를 핸들링할 경우 과학적 결과의 재현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며, 불필요한 인력 소모를 야기하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에이블랩스는 지능형 로봇을 개발해 모든 연구자가 쉽게 실험을 진행하고, 재현성 높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반복적이고 복잡한 실험은 로봇이 대신하고, 연구자는 더욱 가치 있는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에이블랩스가 개발한 액체 핸들링 로봇 노터블 / 사진=에이블랩스

에이블랩스가 개발한 액체 핸들링(Liquid Handling) 로봇 노터블은 바이오 실험에 사용되는 마이크로 리터 단위의 액체를 정밀하게 흡입하고 분주해 바이오 실험을 자동화하는 로봇이다. 노터블을 이용하면 사람이 일일이 스포이트를 사용해 하던 작업을 최대 100배의 효율로 완료할 수 있다. 연구원들이 반복 노동에 시간을 뺏기지 않고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만큼, 생산성이 크게 향상된다는 설명이다.

지금까지 액체 핸들링 로봇 시장은 해외 기업(해밀턴, 퍼킨엘머, 테칸 등) 제품이 독점하고 있었다. 이들 외산 장비는 부피가 크고 무거우며, 평균 1억 원 이상의 고가라는 단점이 있다. 에이블랩스는 이러한 외산 장비들과 성능은 유사하지만, 제품 가격을 기존 대비 50% 이상 낮춘 제품을 선보였다. 이에 더해 외산 제품이 갖추지 못했던 사용자 소프트웨어 편의성, 신속한 기술 지원 등을 내세워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에이블랩스의 기술력은 객관적으로도 입증된 바 있다. 에이블랩스는 작년 말 스타트업 전문 미디어 EO가 주최한 스타트업 서바이벌 오디션 대회인 '제1회 유니콘하우스'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국산 로봇 최초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SOP(Standard Operating Procedure, 작업표준지침)에 등재되기도 했다.

정부, 기술 선도를 위한 '디지털 바이오' 투자 단행

바이오 대전환 시대, 에이블랩스의 바이오 실험 자동화와 같은 '디지털 바이오'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주요국들은 새로운 형태의 바이오 산업 성장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은 지난 9월에 ‘생명공학·바이오제조 이니셔티브’ 행정명령을 통해 바이오 기술로 에너지, 화학, 소재 등 기존 제조산업을 혁신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에 앞서 중국은 지난 5월 ‘바이오 경제 5개년 계획’을 발표해 바이오 기술을 기초로 한 경제 발전 목표를 내놓기도 했다. 우리 정부도 최근 디지털바이오 연구개발(R&D)에 4,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바 있다. 2030년까지 세계 최고 대비 기술 수준을 85%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7일 경기도 성남시 한국바이오파크에서 바이오 분야 기술 육성 계획인 '디지털바이오 혁신전략'을 발표했다. 이번 전략에는 AI와 빅데이터, 로봇 기술을 활용해 바이오 연구와 제조 공정을 고속화·자동화하는 생명공학 공장 ‘바이오 파운드리’ 구축이 포함됐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위해 산업부와 공동으로 3,000억원 규모의 해당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한 상태다.

이밖에도 수십만 개 화합물을 병렬 실험할 수 있는 약물 스크리닝 서비스 'DNA 암호화 화합물은행', 인체 세포·장기 등을 가상 모델링한 '휴먼 디지털 트윈' 등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2026년까지 총 1,78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바이오 연구에 활용되는 14대 소재 정보 통합플랫폼과 국가 바이오데이터스테이션(K-BDS)도 구축할 예정이다.

정부는 바이오 연구의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 R&D에 2023년 기준 4,000억원을 투자하고, 2030년까지 바이오 선도국과의 격차를 줄여갈 예정이다. 국내 바이오 산업은 2010년 5.8조원에서 2020년 17조원 규모로 급격히 성장했지만, 아직 바이오 선도국인 미국의 기술 수준 대비 약 3.1년(2020년 기준) 뒤처져 있다. 정부는 이번 전략을 통해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2.5년까지 단축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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