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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거래소 FTX 투자자들, 관련 투자했던 VC 및 사모펀드 대상 집단소송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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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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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투자자들이 FTX에 투자한 다수의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 기업들을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해당 VC들 모두 2021년 FTX가 벌이는 사업에 대해 ‘정당성이 있는 듯한 분위기(air of legitimacy)’를 조성하는 마케팅 캠페인에 참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현지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번 소송을 두고 같은 투자자끼리 서로 손해배상을 해야 하는 데까지 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관련 VC들은 혐의에 대해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VC와 사모펀드 고소한 FTX 투자자들

FTX는 기업가치 320억 달러, 하루 거래량 100억~150억 달러, 등록된 이용자만 120만 명인 전 세계 2대 암호화폐 거래소였다. 그런 FTX가 지난해 11월 공식 파산을 발표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한때 FTX가 한국의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을 인수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FTX가 파산신청을 하는 데는 8일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후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투자자들은 세쿼이아캐피털(Sequoia Capital), 토마브라보(Thoma Bravo), 패러다임(Paradigm) 등 다수의 기업을 대상으로 집단소송을 진행했다. 이들 기업은 FTX에 약 5억7,000만 달러(한화 약 7,500억원)의 자금을 투자한 VC 및 사모펀드 기업이다.

투자자들은 이들 기업이 “FTX가 벌이는 사업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이 제기한 집단소송 고소장에 따르면 “이들 기업이 FTX를 신뢰할 수 있고, 합법적인 암호화폐 거래소로 묘사하기 위해 그들의 전문적인 명성과 미디어 아웃리치 능력을 활용했다”며 “특히 이러한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FTX로부터 받는) 인센티브가 있었다”고 밝혔다. 현재 VC들은 허위 진술, 허위 광고, 시민 음모 등 다양한 연방법 위반 혐의도 받고 있지만, 아직 혐의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손실 입도록 했다는 VC, 소송 대상인가?

같은 투자자끼리 손실을 보도록 만들었다는 이유로 ‘VC가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먼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VC를 소송 대상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미국 SEC는 FTX 파산 직후 FTX에 투자한 VC들이 투자금 전액을 손실 처리하자, “기존 투자자들이 이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나아가 VC가 신탁 의무를 위반해 투자자에게 손해를 끼치고도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 계약을 금지하도록 하는 규칙을 도입해 사모펀드나 벤처투자 업계의 투명성과 책임을 강화할 방침이다.

반면 미국 VC 업계는 VC가 소송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VC와 사모펀드 모두 기존 투자자들과 동일하게 자신들의 자금을 FTX에 투자한 투자자”라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한 실리콘밸리 VC 투자자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FTX의 사업에 모순이 있고 불완전한 측면이 있다면 가장 먼저 투자금을 뺐을 것”이라면서 “투자한 기업이 사기로 가득한 기업임을 알고도 인센티브 때문에 수백억에 달하는 투자금을 그냥 두는 VC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실적으로 논쟁의 포인트는

‘VC가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관한 이번 논쟁의 포인트는 FTX에 투자한 VC들을 어떻게 보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기존 투자자들의 관점과 같이 VC들을 FTX의 사기 사건 가담자로 본다면 소송 대상이 될 수 있다. 반면 VC 업계의 주장대로 기존 VC와 사모펀드 모두 FTX 경영진에게 속았다고 본다면 VC는 소송 대상이 되기 어렵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FTX에 투자한 VC들이 FTX의 허위 광고 및 사기성에 대해 알지 못했다는 식으로 발뺌할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한편 미국 VC 업계는 이번 SEC가 VC들 상대로 내놓은 강화 방침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 미국벤처캐피탈협회(NVCA)는 “규칙이 통과되면 대부분 투자 행위에서 소송 가능성을 높이게 될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발표했다. 이어 “해당 규칙은 투자시장에 심대한 영향을 끼쳐 VC의 핵심업무인 스타트업 투자에 커다란 장애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VC는 투자기업이 경영을 잘하고 있는지 관리하는 업무를 하는데, SEC의 새로운 규칙이 통과되면 VC가 스타트업에 관여하기가 어려워진다는 게 NVCA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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