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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달군 맥도날드 '초소형 버거' 논란, 美 소비자는 '분노' "소비자에 물가 인상 부담 전가한다" 슈링크플레이션 비판 쏟아져 국내 유통시장에도 만연한 '용량 줄이기' 풍조, 정부는 단속 착수
미국에서 맥도날드의 피쉬버거를 두고 '슈링크플레이션' 논란이 불거졌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18일(현지시간) SNS를 중심으로 맥도날드의 '필렛 오피쉬' 메뉴의 슈링크플레이션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물가로 인해 각국 기업이 수익성 확보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업계 전반의 슈링크플레이션 사례가 속속 수면 위로 드러나는 양상이다.
거세지는 슈링크플레이션 논란, 맥도날드 "그런 적 없다"
슈링크플레이션은 '줄어들다'는 의미의 '슈링크(shrink)'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을 조합한 단어로, 가격을 유지하는 대신 제품의 용량을 줄이는 전략을 의미한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한 틱톡 이용자는 지난 10월 31일 본인의 틱톡 계정에 맥도날드 '필렛 오피쉬' 메뉴를 검지와 엄지로만 잡은 영상을 게재, “최소 20%가량 작아졌다”며 “내 손이 크지만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맥도날드가 가격은 유지하면서 제품 크기는 줄여 물가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해당 영상은 현재까지 92만 건 이상의 조회수와 3만4,000여 개의 '좋아요'를 기록 중이다. 해당 영상을 접한 다른 틱톡 사용자들 역시 "적당히 줄여야 티가 안 나지, 이건 너무했다", "저러다 손가락이랑 크기가 비슷해지겠다", "크기는 계속 작아지는데 가격은 40% 이상 올랐다", “한 입에도 들어가겠다. 이럴 거면 팔지를 마라" 등 비판적인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맥도날드 대변인은 “고객들이 오해하고 있다”며 “필렛 오 피쉬의 크기와 재료는 지난 수십 년 동안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맥도날드 측의 입장 표명 이후에도 해당 영상은 SNS 등지로 확산했고, 슈링크플레이션 논란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국내 슈링크플레이션 사례도 대거 적발
업계에서 슈링크플레이션은 ‘조용한 가격 인상’으로 통한다. 가격을 직접 인상할 때 발생하는 소비자의 반발을 피하고, 몰래 원가를 아끼며 수익성을 확보하기 때문이다. 최근 고물가로 인해 기업의 원자재 가격 부담이 가중된 가운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슈링크플레이션을 택하는 기업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단순 미국에서만 발생하는 문제는 아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국내 슈링크플레이션에 대한 단속을 본격화한 바 있다. 소비자원이 생필품 가격정보 서비스 '참가격'에서 관리하는 가공식품 209개를 조사한 결과, 최근 1년(2022년 12월~2023년 11월) 사이 3개 품목 19개 상품의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바프(HBAF)의 허니버터아몬드 등 견과류 16개 제품 △CJ제일제당의 백설 그릴 비엔나(2개 묶음 상품)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체다치즈 20매, 15매 상품 등의 용량이 7.7%~12.5%가량 줄었다. 단 바프의 경우 허니버터아몬드 등의 용량 변경 사실을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한 바 있다.
정부가 지난달 설치한 슈링크플레이션 신고 센터를 통해 지난 8일까지 접수된 53개 상품 중에서는 총 9개 상품의 용량이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언론 보도를 통해 슈링크플레이션 사실이 알려진 제품 10개 중에서는 총 9개 제품이 올해 용량을 줄였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슈링크플레이션 사례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는 가운데, 각국 정부는 슈링크플레이션의 본격적인 규제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